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32화 (32/247)
  • 32장 소드 마스터들의 대결(2)

    라므는 두 자루의 투 핸디드 소드 중 하나의 검에 마나를 주입하고는 자세를 잡았다. 마나

    를 주입하지 않은 검은 위로, 마나를 주입한 검은 뒤로 뻗는 자세였다.

    루덴스는 그의 자세를 보고는 자신 역시 자세를 잡았는데, 루덴스의 자세 역시 그와 비슷하

    기는 했지만 왼손은 손바닥을 편 채 앞으로 내밀었고 검은 우측 아래를 향하게 뻗었다.

    ?하앗!!?

    고함 소리와 함께 라므는 뒤쪽으로 돌린 마나를 주입한 검을 루덴스를 향해 던졌다.

    단순히 검을 일직선으로 던진 것이 아닌 엄청난 회전을 주입하여 던진 검은 지면과 맞닿을

    정도로 낮게 회전을 하며 루덴스에게 날아갔고, 검의 회전 때문에 대지는 요동 치며 엄청난

    흙먼지를 일으켰다. 순식간에 주변은 흙먼지로 둘러싸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혼탁해

    졌고, 루덴스는 먼지를 일으키며 날아오는 검을 보며 한 발자국 옆으로 살짝 피했다. 한데

    반대쪽에 있어야 할 라므는 이미 루덴스의 시야에서 사라진 지 오래였다.

    ?위??

    루덴스는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강한 흐름에 위를 쳐다보았는데 5미터 정도의 상공에서 라므

    가 떠 있었다.

    ?데스 호크!!?

    라므는 기술 이름을 외침과 동시에 남은 하나의 투 핸디드 소드를 루덴스에게 집어 던졌다.

    상공에서 떨어지는 라므의 검은 빠른 속도로 루덴스를 향해 날아왔고 루덴스는 검을 피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느끼곤 자신의 검으로 그가 던진 검을 쳐내기 위해 휘둘렀다.

    캉!

    루덴스의 검과 라므의 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대지를 울리면서 한 자루의 검이 루덴스의 좌

    측으로 날아갔다. 그것은 라므의 검으로 루덴스의 마나가 깃든 검과 부딪친 라므의 검은 두

    동강이 난 채 날아갔다.

    하지만 이 공격으로 끝은 아니었다. 라므의 모습은 다시 한 번 루덴스의 눈에서 사라진 것

    이다.

    데스 호크. 그것은 단순히 눈을 가리면서 적의 위에서 공격하는 기술이 아니었다.

    처음 던진 마나를 깃들여 회전시킨 그 검이 진짜 공격이었다.

    대지에 흙먼지를 일으키며 회전하던 검은 포물선을 그리며 다시 루덴스의 뒤쪽으로 날아왔

    고, 그의 뒤에는 공중에서 내려온 라므가 있었다. 라므는 강하게 회전하는 검을 보지도 않고

    잡아채면서 루덴스의 허리를 베어갔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루덴스는 당황할 만도 하건만 그러한 기운은 루덴스의 눈에는 보이지 않

    았다.

    ?소멸의 검!!?

    암흑 투기의 발현. 유리마가 인간의 신체로 암흑 투기를 발현시키는 데 상당한 제한이 따르

    는 데 반해, 마신 라스타의 대리자로 거의 모든 힘을 이어받을 수 있는 루덴스의 암흑 투기

    는 엄청났다. 흙먼지로 가득 찬 대지는 어느새 루덴스의 암흑 투기에 의해 어둠의 공간으로

    변해 버렸고 한줄기의 검은 빛줄기가 라므가 있던 곳을 관통해 나갔다.

    암흑 투기는 단순히 라므를 공격한 것만으로도 그 기세가 멈추지 않고 뻗어 나가 일행이 지

    나쳐 왔던 밀림을 헤집고 앞으로 뻗어 나가며 날아갔다.

    일 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어느 정도 흙먼지는 가라앉았고 두 사람의 모습은 드러났다.

    루덴스는 자신의 검을 앞으로 뻗은 채 자세를 멈추고 있었고 라므는 두 손으로 투 핸디드

    소드를 들어 방어하는 모습으로 서 있었다.

    그 순간까지도 결과는 잘 알 수 없었다. 라므의 공격이 성공한 것이지, 아니면 루덴스의 공

    격이 성공한 것인지. 하지만 얼마 안 있어 결과는 드러났다.

    라므의 투 핸디드 소드… 엄청난 크기의 그 검은 조금씩 가루가 되어 날아가는 듯하더니 잠

    시 후 완전한 가루가 되어 흩어져 버린 것이다.

    라므의 입에서 붉은 핏줄기가 새겨지며 밑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라므는 비통해하지

    않았다.

    피를 흘리는 와중에서도 라므의 입에는 미소가 서려 있었다.

    루덴스는 자신의 검을 검집에 집어넣고는 말했다.

    ?만족하는가??

    그의 말에 라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만족합니다. 소멸의 검, 그 정체를 알 수 있었다는 데 말입니다.?

    그 말과 함께 라므의 몸은 쓰러졌는데 대지와 그의 몸이 부딪치자마자 라므의 몸은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루드웨어는 그의 모습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말했다.

    ?다크 그리터와 카오스 오브 스페이스… 더욱 강해졌군.?

    루드웨어는 그 짧은 순간 두 개의 기술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본 것이다. 먼지와 암흑

    투기에 가려져 아무도 보지 못한 장면을 본 루드웨어는 루덴스의 무서움을 알 수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로노와르가 묻자 루드웨어는 고개를 끄덕이며 두 사람의 대결을 이야기해 주었다.

    ?라므의 두 개의 검 중 하나는 강한 회전을 일으키며 적의 시야를 막는 것이고, 다른 하나

    는 공중에서 적을 공격하는 것이지. 데스 호크 상대가 평범한 전사였으면 첫 번째나 두 번

    째의 공격에 패배를 당하겠지만 그 정도의 공격은 루덴스에게는 별것 아니었지. 하지만 세

    번째 공격, 즉 첫 번째 회전시켜 던진 검이 포물선을 가르며 다시 되돌아왔고, 그것을 라므

    가 잡아 자신의 전 마나가 담긴 검을 휘둘렀을 때 루덴스는 막는 방법보다 자신의 비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선택했지.?

    ?비기로 공격했다고??

    ?그래. 소멸의 검… 암흑 투기를 발현하여 적을 공격하는 방법이지만, 카오스 오브 스페이

    스와 다크 그리터는 방어와 공격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기술이지. 루덴스는 그 찰나의 순간

    왼손으로 카오스 오브 스페이스를 사용하여 라므의 공격 시간을 늦추었고 오른손의 검으로

    다크 그리터를 사용했다. 자신의 공격이 실패한 것을 깨달은 라므는 회전하는 투 핸디드 소

    드를 돌려 루덴스의 다크 그리터를 방어하려고 했지만, 다크 그리터는 소멸의 암흑 투기, 라

    므의 전 마나가 담긴 검을 꿰뚫어 버린 거지.?

    루덴스의 일단의 행동은 정말 짧은 시간이었지만 루드웨어는 두 사람의 대결을 정확하게 체

    크하고 그 방법까지 알고 있었기에 루덴스 역시 루드웨어의 눈에 탐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 시스는 루덴스의 실력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대륙에서 최고의 실력을 지닌 이 중

    한 명이란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었지만 그것은 마신 라스타의 암흑 마법의 힘을 모두 쓸

    수 있기 때문이라 믿었는데, 루덴스는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자신도 이길 수 있을까 생각

    되는 라므와의 싸움을 간단하게 승리로 이끈 것이다.

    ?소멸의 검… 그것을 난 막을 수 있을까??

    정답은 불가능이었다. 마나로 방어했음에도 아무 소용이 없던 녀석의 공격을 무슨 수로 막

    겠는가? 루덴스와의 싸움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의 기술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방법밖에 없지만, 카오스 오브 스페이스로 자신의 움직임을 막을 수 있는 그의 기

    술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카오스 오브 스페이스는 단순히 기술이라기보다 순간적으로 쓸 수 있는 마법, 즉 홀드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보통의 마법사가 마법을 한 번 사용하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또 서클이 높은 마법사

    라면 더블스펠이 가능하기는 했지만, 상대를 묶어둘 수 있는 홀드 마법은 상대보다 정신력

    이 높아야만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더블스펠로 분산된 정신으로는 상대를 묶어놓기가 어렵

    다. 그렇기 때문에 마법사들은 전사와의 1:1 싸움에서 결코 홀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인데 루

    덴스의 기술은 홀드와 같은 기능을 발휘하면서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또 보통의 홀드라면 마나를 다룰 수 있는 소드 익스퍼트 이상의 검사들에게는 별로 소용이

    없지만 그의 카오스 오브 스페이스는 소드 마스터에게도 통하는 것이다. 물론 완벽하게 묶

    지는 못하지만 소드 마스터 급의 싸움에서 약간의 시간이라도 멈추게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승리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라므의 부하들은 대장이 루덴스와의 싸움에서 패한 뒤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뻐하는 표정을 짓다가 다시 부러워하는 것 같았다.

    ?저 녀석들은 도대체 뭐 하는 놈들이지? 대장이 죽었는데도 화내기는커녕 도리어 좋아하잖

    아??

    시안은 그들의 모습을 보며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지만 시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들은 이미 죽음을 각오하고 이 장소에 나온 것이다. 살아 돌아간다는 것은 이미 그들의

    생각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그들이 부러워하는 것은 자신들의 대장 라므라는 녀석이 진정

    한 강자와 1:1 대결을 한 후 죽었다는 것이지. 저들에게 그것은 명예이지 결코 치욕이 아니

    다.?

    시스의 말에 시안은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완전히 수긍한 것은 아니다. 솔직히 죽음보다

    는 삶이란 것이 더 낫지 않은가?

    라므의 일행 중 할버드를 들고 있는 기사가 한 명 앞으로 나오더니 손가락으로 시스를 가리

    키며 말했다.

    ?난 크샤스님의 친위대의 일급 기사인 파리브라고 하네. 시스,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이름을

    가진 자네와 한번 겨루고 싶구만. 상대해 줄 수 있겠나??

    처음 시작했을 때와의 난전과는 반대로 이제 싸움은 정말 기사들이 겨루는 1:1 결투로 바뀌

    어진 기분이 들었다. 시스는 파리브란 자의 요청에 고개를 끄덕였다. 드래곤과의 싸움에선

    동료의 도움이 많이 있었지만 자신도 한때 기사의 한 사람이었던 자. 강한 자와의 결투는

    그 역시 거부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시스라고 합니다. 이미 버리기는 했지만, 로아냐드 제국의 황실 기사단의 일급 기사였기에

    파리브님의 요청을 거부할 수가 없군요.?

    ?고맙네.?

    파리브는 두 손으로 할버드를 잡아 앞으로 내밀었고, 시스 역시 그와 똑같은 자세로 할버드

    를 내밀었다.

    잠깐의 시간이랄까? 누구 하나 움직이려 하지 않는 가운데 루드웨어가 돌멩이 하나를 그들

    의 가운데에 던졌고 그 순간 두 사람은 빠른 속도로 상대에게 대시해 들어갔다.

    ?타앗!?

    파리브가 할버드를 횡으로 휘두르자 시스는 공중으로 뛰어올라 가볍게 공격을 피한 후 수직

    으로 자신의 할버드를 휘둘렀다. 하지만 그 역시 시스의 공격을 가볍게 옆으로 피하고는 할

    버드에 마나를 주입하며 소리쳤다.

    ?간다! 파이어 스톰!?

    그의 할버드는 불의 속성이 새겨져 있는 무기였는지 마나를 주입하자 엄청난 불길이 치솟아

    올랐고, 그가 할버드를 휘두르자 불길의 소용돌이가 시스를 향해 몰아닥쳤다.

    시스는 할버드에 마나를 주입하고는 불길의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 들어갔는데 그는 어깨 갑

    옷으로 불길의 소용돌이를 지나가며 기세를 멈추지 않았다.

    ?폭포 자르기!?

    시스의 할버드가 횡으로 휘둘러졌고 파리브는 시스의 폭포 자르기에 허리를 잘리고는 땅으

    로 쓰러졌다.

    얼마 안 되는 시간의 결투였지만 두 사람의 결투는 치열했는지 시스는 어깨 갑옷이 파괴당

    한 채 피를 흘리고 있었다.

    ?살을 내주고 뼈를 가른다. 동방에서 내려오는 무인들의 속담이 생각나는군.?

    루드웨어는 시스의 결투에 간단하게 소감을 말하고는 앞으로 나아가 크샤스의 부하들을 향

    해 말했다.

    ?1:1의 결투도 좋긴 하지만, 우린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는 없는 입장이라서 말이야. 어

    떤가, 한 번의 대결로 결정을 보는 것이??

    그의 말에 그들은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하다가 한 명의 기사가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이미 두 번의 결투에서 우리는 패했소. 이 정도의 호의를 베풀어주는 것도 고마운 것이거

    늘 어찌 염치없게 더 이상 당신들의 앞을 막겠소이까. 하지만 우린 주군의 명령을 받은 기

    사, 당신의 요청대로 이번의 대결을 통해 서로의 갈 길을 정해보도록 합시다.?

    그 말과 함께 그는 허리에 차 있는 롱 소드를 뽑아 들었다. 그 역시 소드 마스터인지라 그

    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투기는 상당히 놀랄 만한 것이었다.

    루드웨어는 그의 선택에 미소를 짓고는 시안에게 다가가 말했다.

    ?나에게 단검 열두 개만 잠시 빌려주게나.?

    루드웨어의 말에 시안이 놀라면서 말했다.

    ?루드웨어, 당신이 싸우려고요??

    시안의 말에 루드웨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사가 기사와의 1:1 대결을, 그것도 남의 무기

    를 빌려서 싸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시안은 조금 망설여졌지만 옆으로 돌아온

    시스의 무언의 말에 시안은 자신의 품에서 열두 개의 단검을 꺼내주었다.

    ?시안, 날 너무 우습게 보지 말라고. 비검이라면 나 역시 어느 정도 자신이 있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비검에 자신이 있다고 해도 상대는 소드 마스터였다. 도둑의 비검이 아무리

    강하다고는 해도 기습이 아니라면 비검은 소드 마스터에게 우스울 뿐이었다.

    루드웨어는 시안에게 받은 열두 개의 단검 중 4개는 허리에, 8개의 단검은 손가락 사이에

    끼워 넣은 후 자신을 상대할 기사를 보며 말했다.

    ?나 역시 비검 하나만은 소드 마스터 정도의 능력이 있으니 우습게 보지는 말기 바라네.?

    물론 상대는 그를 우습게 보지 않았다. 이번 한 판으로 서로 간의 갈 길을 정하는 것인데

    그런 중요한 일에 실력이 없는 자가 나설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물론입니다. 전 친위대의 일급 기사 란티스라고 합니다.?

    /?크샤스에게서 들어 내가 누구인지 정도는 알고 있을테지만, 소개하지 칠인회의 총회주

    직을 맡고 있는 루드웨어라고 하네.?/

    로노와르는 갑자기 루드웨어가 앞으로 나서자 주제도 모르고 나선다는 생각에 조금 화가 났

    다.

    ?저 멍청한 녀석, 왜 나서는 거야!!?

    ?기사다운 기사를 모욕하기 싫었기 때문이랄까??

    그 목소리는 암흑 신관 유리마였다. 로노와르는 유리마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했다.

    ?모욕하기 싫어서 나서다니 무슨 말이야??

    ?루드웨어는 실제적으로 이 일행의 리더다. 이런 중요한 결정에 리더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상대방을 우습게 보는 것이 될 테니까.?

    ?말도 안 돼! 루드웨어는 마법사야! 기사 간의 대결에서는 마법사가 나서지 않는 것이 보

    통이라고!?

    ?물론이지. 하지만 루드웨어에겐 마법사로서의 능력뿐 아니라 전사로서의 능력도 있으니

    까.?

    ?전사로서의 능력??

    지금까지 루드웨어가 검 같은 것을 사용한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로노와르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루드웨어와 루덴스는 닮은꼴이라고 할 수 있지. 루덴스가 검을 다루는 기사로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루드웨어는 마법을 다루기는 하지만 검 역시 잘 다루지. 오래간만에

    루드웨어의 비검을 보겠군.?

    ?유리마는 루드웨어의 비검을 본 적 있어??

    ?마계에서 딱 한 번. 엄청났지. 그 당시에는 광 투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보통의 인간들이

    내는 투기만을 사용했는데도 말이야.?

    ?응? 광 투기? 루드웨어가? 광 투기는 신족들만이 사용하는 거잖아??

    광 투기란 말에 다시 되묻는 로노와르를 보며 유리마는 실수했다는 투로 쓴웃음을 내뱉으며

    말했다.

    ?아직 루드웨어가 이야기해 주지 않은 모양이군. 그렇다면 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

    기해 줄 수 없지. 하지만 녀석의 비검에 대한 것이라면 이야기해 줄 수 있다.?

    할 수 없이 로노와르는 비검에 대해서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어떤 비검인데??

    ?동방의 기술로 팔연환비도술(八連環飛刀術)이라고 하지. 자세한 내용은 보면 알 거고. 녀

    석과 한 번 대련을 해본 적이 있는데 굉장하더군. 하지만 시간이 지난 만큼 그 뒤로 이어오

    는 다른 비술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다른 비술??

    ?그래. 광 투기까지 가지고 있는 지금 광 투기를 사용하지 않을 리는 없겠지. 루덴스 역시

    암흑 투기를 이용하여 기존의 기술을 변형했으니까 말이야.?

    어쨌든 유리마와 로노와르의 정말 축구 해설 같은 설명을 뒤로하고 루드웨어에게 카메라를

    넘긴다면… 서로 공격은 하지 못하고 노려보고만 있는 두 사람은 어느 사이엔가 서로를 마

    주 보며 옆으로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루드웨어의 상대인 기사는 멀리 유리마에게서 들려오는 기술의 이름을 듣고서 그의 비검이

    8개가 연달아 날아오는 연속 비검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기에 그렇게 서두르지는

    않았다.

    비검이란 것이 한번 실패하면 획복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도대체 아군이란 놈이 적에게

    기술 이름을 다 말해 주고 있다니, 이것이 무슨 싸움이란 말인가!

    ?간다!?

    란티스는 갑자기 루드웨어를 향해 재빠르게 뛰어갔고 루드웨어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공

    중으로 뛰어올랐다.

    ?팔연환비도술!!?

    루드웨어의 팔연환비도술. 한꺼번에 여덟 개의 단검을 집어던지는 이 기술은 마나를 포함하

    면 더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마나 주입과 힘의 조정에 의해서 같은 시간 여덟 곳에서 날아드는 이 비도술은 상대로 하여

    금 피할 틈을 주지 않고 공격해 들어가는데, 란티스는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롱 소드에 마나를 주입하고는 회전했다.

    란티스의 마나가 주입된 검은 강한 검기를 이루었고 검기를 이룬 채 란티스가 회전하자 란

    티스 주위에는 마나의 장벽이 둘러쳐졌다.

    ?검막!?

    ?검막??

    유리마의 외침에 로노와르가 궁금한 듯이 묻자 유리마는 검막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

    었다.

    ?산검류의 달인만이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비기가 바로 검막이다. 검을 빠르게 휘둘러 하

    나의 막을 만들어 버리는 기술인데, 최고의 방어력을 자랑하는 검기술이다.?

    란티스의 검막에 의해 단검들이 모두 사방으로 튕겨 나가자 란티스는 회전을 멈추고 빠른

    속도로 루드웨어를 향해 대시해 들어갔다.

    비검의 기술이 실패한 이상 약간의 빈틈이 드러날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

    은 란티스의 오판이었다.

    ?섬광비도술!?

    루드웨어의 손에서 하나의 빛줄기가 뻗어 나가며 대시해 들어오는 란티스의 머리를 관통해

    나갔고 란티스는 그 자리에서 움직임이 멈춰지고 말았다.

    ?저럴 수가!?

    그 대결을 보고 있던 다른 사람들은 놀라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루드웨어의 손에서 뻗어

    나간 빛, 그것은 바로 마나를 머금은 단검이었고 움직임이 멈춘 란티스의 이마에는 한 자루

    의 단검이 깊숙하게 꽂혀 있었다.

    또 단검은 머리에 박혀 있었지만 놀랍게도 란티스의 뒤통수에는 검이 뚫고 나간 것처럼 큰

    상처가 새겨져 있는 것이다.

    ?광 투기…….?

    유리마는 단검에 머금어졌던 마나의 정체가 광 투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광 투기는 단

    검에 머금어져 쏘아졌다가 란티스의 이마에 박혀 단검의 움직임이 멈춰지자 단검을 벗어나

    그대로 란티스의 머리를 뚫고 지나간 것이다.

    ?대륙 제일의 비도술…….?

    왠지 알 수 없는 무협적 발언을 내뱉은 란티스는 그 말을 끝으로 땅으로 쓰러져 죽음을 맞

    이했다.

    루드웨어와 란티스의 대결에서 란티스가 패하자 나머지 친위 기사들은 란티스가 약속했던

    대로 그들의 앞에서 사라져 갔다.

    루드웨어 일행은 그들이 사라지자 후~ 하는 한숨을 쉬며 안도의 표정을 지었는데 그것을

    알 수 없었던 로노와르가 물었다.

    ?웬 한숨이야? 실력은 우리가 월등하잖아.?

    그 말과 동시에 루드웨어가 로노와르의 머리를 주먹으로 강타하며 말했다.

    ?멍청한 녀석! 저 정도의 실력을 이렇게 쉽게 끝낼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라고. 만약 난전

    으로 휩쓸렸다면 도둑인 시안이나 신관인 아이샤 같은 사람은 죽음을 면치 못했을 거라는

    것은 예상도 못하냐!?

    맞은 것이 억울하기는 하지만 루드웨어의 말이 틀린 것이 아닌지라로노와르로서는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어쨌든 번거로운 녀석들을 보냈으니 이 근처에서 야숙을 하자고. 날도 어두워지고 있고

    주위의 기운을 느끼니 5킬로미터 안까지 느껴지는 적의 기운은 없으니까.?

    루드웨어의 말에 일행은 고개를 끄덕이며 야숙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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