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29화 (29/247)
  • 29장 전투

    마령군 측의 현 상황은 이렇다.

    중장갑 기병 약 1천 기, 경장갑 기병 약 2천 기, 중장갑 보병 약 3천 기, 경장갑 보병 약 3

    천 기, 궁병 약 2천 기로 총 11,000기 정도였다.

    부상자가 7,800명이나 되면서도 이 정도의 숫자를 맞출 수 있었던 것은 로우나의 마법 병단

    의 치료 마법이 상당한 도움이 되었던 탓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인원의 전력이 정

    상적인 건 아니었다. 몸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는 병사들이라면 모두 이 작전에 투입되

    었는데 이렇게 마법적 치료를 겸하면서도 부상자를 투입할 수밖에 없게 된 이유는 숫자의

    부족과 크렌 장군이 칠인회에 부탁한 안개 마법, 즉 평원에 안개 마법을 사용해야 했기 때

    문에 서클이 높은 치료 마법은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확히 상황을 설명하면 출전 인원 중 3천여 명 가량은 몸이 정상이 아님에도 출전한 것이

    다. 그 외의 나머지 인원은 현재 주둔 기지에서 부상으로 누워 있었다.

    ?상당히 무리하게 되는군요.?

    크렌 역시 완벽하지 않은 병사의 상태에서 전투를 감행한다는 것이 상당한 무리임을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 상황에서는 차라리 공격이 최선의 방어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법 병단 중 50여 명 가량이 협조할 겁니다.?

    ?고맙소. 그럼 이만.?

    크렌은 로우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 후 자신의 애마 애브로시아에 올라타 진영의 앞쪽으로

    말을 몰았다.

    진영의 앞쪽에는 그의 부관 안티아노를 포함한 마령 1급 기사 십여 명이 크렌 장군의 지시

    를 기다리고 있었다.

    크렌은 자신들의 뒤쪽으로 진형을 이루고 있는 병사들을 보며 마나를 돋우어 소리쳤다.

    소드 마스터에 달하는 실력을 지닌 크렌이 지르는 목소리는 만 천여 명에 달하는 모든 장병

    들의 귀에 또렷하게 들리고 있었다.

    ?마신 라스타님의 수호를 받으며 루덴스 폐하의 은총을 받고 있는 마령의 병사들이여! 들

    어라!!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를 안겨준 마계는 현재 북극의 악적 크샤스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 크샤스는 우리에게서 삶과 자유, 그리고 유일한 구세주이신 루덴스님을 없애려 한다.

    우린 현재 그 악적의 음모를 막고자 이 땅에 서 있다! 어찌할 것인가! 루덴스님께 받은 무

    한한 은혜를 저버릴 것인가, 아니면 은혜를 갚고자 노력할 것인가! 제군들이여! 제군들은 결

    코 살아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나 역시 이곳에서 살아 나가지 않을 것이다! 나에게 삶이란

    것은 무한한 은혜에 보답하여 죽을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두려움을 느낀다면 지금 이

    시간 물러나도 좋다. 하지만 두려움을 벗어 보은의 길을 택할 수 있는 자들이 있다면, 나와

    함께 그 은혜를 보답할 수 있는 길로 떠나자! 그리고 내세에 무한한 은혜를 벗어던져 진정

    한 마음으로 마계의 일군으로 마신 라스타님과 루덴스 폐하를 위해 다시 일할 수 있는 길을

    떠나도록 하자!! 마령의 수호자며 대륙의 영웅이신 루덴스 폐하 만세!!?

    크렌 장군이 만세를 외치자 순식간에 마령의 모든 군병들은 무기들을 높이 올리며 만세를

    외치기 시작했다. 그들에겐 이제 두려움은 없었다. 지금 죽는다 해도 마계에서 다시 태어나

    마신 라스타와 루덴스님을 따를 수 있다면 차라리 싸우다 죽는 길을 택하겠다는 생각이 가

    득 차 있는 것이다.

    크렌 장군의 연설과 마령의 병사들의 진군 모습을 구경하러 나온 라디안은 이 광경이 놀랍

    기만 했다. 한 인물에 대한 맹목적이 충성, 그것은 신성 제국이라고 일컬어지는 로아냐드 제

    국에서도 결코 찾아볼 수 없는 그런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마령 국민의 암흑의 황태자 루덴스에 대한 충성은 거의 사교 집단의 광교도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구나.?

    라디안의 옆에서 같이 연설을 보고 있던 로우나는 놀라고 있는 라디안을 보며 말했고 라디

    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루덴스가 탁월한 능력으로 마령의 모든 백성들에게 추앙받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금의 모습은 마치 현세에 살아 있는 구세주를 추앙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군요. 이지적

    인 크렌 장군님까지 저렇게 맹목적일 줄은… 아마 일반 평민들은 더 광적이겠죠??

    ?그럴지도. 옛날에 루드웨어님은 마령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었지. 마령이 대륙

    의 모든 국가들의 공격으로 멸망한다 해도, 한 사람의 백성이라도 살아 있다면 진정한 의미

    의 마령은 멸망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이야.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알 것 같구

    나.?

    백 년이란 시간, 대륙에서 가장 역사가 짧은 국가인 마령이지만 현재 마령은 천 년이 넘어

    가는 대륙의 어느 국가보다도 국민의 충성심으로 뭉쳐진 국가였다.

    이러한 사례는 후에 제2마령 건국 전쟁에서도 나타난다. 중제의 제국 레더스와 일전을 겨루

    는 마령의 병사들은 죽지만 않는다면 어떤 부상을 입어도 적군에게 덤벼드는 거의 광전사

    수준이었다. 그 전쟁에서 레더스의 장군들은 그들을 광전사의 군대라고 불렀다.

    여기서 잠시 마령의 이름 유래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왜 마령이라 부르는가? 마국이나 마제

    국이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생각할 것이다.

    다른 국가들은 ##왕국, ##제국, ##법국 등으로 ?국?이란 이름으로 끝나는데 왜 마령은

    ?령?이란 이름으로 끝나는가는, 이것은 현 대륙의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현재 대륙은 신성 국가들로 이루어져 있다. 신성 국가가 아닌 곳은 로아냐드 동부의 야만족

    이라고 일컬어지는 소수 부족인 유온 족뿐(유온 족은 유목 민족으로 토속 신앙을 믿고 있

    다), 거의 모든 국가가 신성 국가 체제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로 인정받으려

    면 교황의 승인과 신성 제국의 승인이 필요한데, 마령의 경우에는 교황의 승인이나 제국의

    승인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마령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것은 타국이 마령을 부를 때 쓰는 예이고, 또 다른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었

    는데, 이것은 마령의 국민들 역시 자신들의 땅을 마령이라고 부르는 데 있다. 마령의 또 다

    른 뜻은 마계의 다른 영지, 즉 인간들이 사는 이 대륙에 있는 마족의 영지란 뜻이다. 물론

    실제적으로는 마신 라스타를 믿는 신성 국가로 루덴스란 왕이 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북극령의 경우에는 하나의 국가로 국민 전체가 아리시아 성교회 및 나머지 4개의 성교를 믿

    고는 있지만, 세뇌라곤 해도 마물을 병사로 부리고 있어 교황과 제국에게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이기에 북극령이라 부르고 있는 것이다.

    한편 파이어 웰 더블 사이로 간신히 첫 번째 중하위급 마물 지대를 벗어난 루드웨어 일행은

    모든 이들의 추적에서 벗어나 울창한 밀림을 조심스럽게 통과하고 있었다.

    첫 번째 중하위급 마물들이 있는 곳이 보통의 숲과 같다면 이곳은 열대 지역에서와 같이 밀

    림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분지의 안쪽으로 가는 곳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보아 중급이나 상

    급 정도의 마물들이 살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숲을 헤칠 수 있는 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루덴스와 크레이드 둘밖에 없었지만 마령의 왕

    이라고 할 수 있는 루덴스에게 밀림을 헤치며 나아가라고 할 수 없었기에 크레이드가 선두

    에 서서 앞을 가로막고 있는 열대 식물이나 덩굴 등을 헤치며 나아가고 있었다.

    ?후, 완전히 열대성 기후 아냐.?

    로노와르는 추운 북극령에 들어오면서부터 계속 껴입었던 옷을 하나씩 하나씩 벗어 던져 버

    린 후에도 더운지 손으로 부채질하며 밀림을 헤쳐 나가고 있었다.

    두꺼웠던 옷은 이제 홑옷 하나만을 남기고 있는지라 여기저기 달려드는 곤충들 때문에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었다.

    ?레허드 분지는 신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다. 일종에 치외 신권 지역이라고나 할까?

    지금 이곳에선 뜨거운 열기가 푹푹 찌지만, 한 발짝 앞이 추운 겨울일 수도 있다는 거지. 아

    마 사막 지역도 있을걸??

    ?분지가 맞긴 맞는 거야??

    ?물론! 다만 분지 하나가 작은 국가 하나의 크기와 맞먹는다는 것이 문제지.?

    루드웨어의 말에 로노와르는 한숨을 푹 쉬었다. 수많은 마물들이 넘쳐 나는 것도 버거웠지

    만 이렇게 날씨가 뒤죽박죽인 곳도 버거웠기 때문이다. 더워서 옷을 다 버려 홑옷 하나뿐인

    데 얼마 안 있다 추운 날씨로 바뀐다면 어떡할 것인가.

    ?뭐, 춥게 변하면 루드웨어 로브나 뺏어 입어야겠다!?

    로노와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걸어가고 있을 때 갑자기 선두가 멈춰 섰다.

    ?뭐지??

    일행이 갑자기 멈춰 서자 선두에 선 크레이드를 보며 로노와르가 물었는데 크레이드는 손을

    들어 조용히 하라는 수신호를 보내고는 무엇인가에 집중한 채 소리를 들으려 하고 있었다.

    한참을 듣고 있던 크레이드는 뒤쪽으로 두 개의 손가락을 펼쳐 보이고 다시 3개의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이것은 적이 나타났을 때 약속했던 수신호로, 처음 신호는 레벨, 두 번째는 수

    를 말한다. 즉, 중위급 마물 세 마리가 전방에 있다는 뜻이었다.

    루드웨어는 텔레파시를 통해 시안에게 말했다.

    [한 번에 처리해라, 시안!]

    시안은 정령사이자 도둑 출신 엘프였기 때문에 단검을 잘 사용하였다. 이런 곳에서 마법을

    사용하다가는 디텍드 마나에 걸리기 때문에 루드웨어는 비검을 사용할 수 있는 시안을 부른

    것이다.

    시안은 루드웨어의 텔레파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갔고, 그 뒤로 크레이드와 시스가

    여차하면 뛰어들 준비를 했다.

    잠시 후 오른손에 세 개의 단검을 쥔 시안은 마물을 향해 검을 던졌고 조용한 숲에서 세 개

    의 물체가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시스와 크레이드는 재빨리 앞으로 뛰어가 시체를 살펴보았고 죽었다는 것을 확인하자 크레

    이드가 말했다.

    ?시안, 비검 솜씨가 늘었는걸? 리자드맨 세 녀석의 목에 정확하게 단검이 박혀 있으니 말

    이야.?

    리자드맨은 도마뱀 같은 녀석으로 밀림에 서식하는 마물인데, 중급치곤 약하기는 하지만 밀

    림에서만큼은 다른 중급보다 한 단계 빠른 몸놀림으로 적을 공격하는 귀찮은 녀석들이다.

    ?이제부터 조금씩 적들이 나타날 것 같으니까 정신들 차리라고. 특히 로노와르.?

    ?왜 또 나야.?

    ?아까부터 투덜투덜거리기만 하고 조심성이라고는 눈곱만치도 보이지 않잖아.?

    루드웨어의 말에 로노와르는 다시 투덜투덜거렸지만 뭐라고 반박할 말도 없어 조용히 자기

    자리로 걸어갔다.

    ?아이샤, 봉인 지역까지는 얼마 정도 남은 것 같냐??

    아이샤는 천계의 신을 믿는 신관이기 때문에 천신 레이뮤의 봉인 지역에서 나오는 힘을 어

    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

    ?점점 더 힘이 약해져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대략 20킬로미터 정도 남은 것 같아.?

    ?20킬로미터라… 서둘러야겠다. 힘이 미약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봉인이 풀려가고 있다는

    거니까.?

    루드웨어의 말에 일행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 크레이드는 검으로 밀림을 헤치며 앞으로

    다시 나아갔다.

    평지에서의 움직임이야 별로 문제가 될 것은 없었지만 밀림에서 나무들과 덩굴들을 헤치며

    나가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었다.

    크레이드가 상당한 실력을 지니고 있는 파라딘이라고는 하지만 1킬로미터 정도를 그렇게 앞

    으로 나가자 지쳐 가기 시작했다.

    ?크레이드, 잠깐 쉬도록 하세.?

    루드웨어의 말에 크레이드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이런 식으로 앞으로 가다간 싸우기도 전에 지쳐서 쓰러지겠군.?

    이런저런 생각으로 루드웨어가 고민하고 있을 때, 그의 그 고민을 알았는지 암흑 신관 유리

    마가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나에게 맡겨줄 수 있겠나??

    ?유리마, 뭐 하려고??

    ?내가 길을 한번 뚫어보겠네.?

    ?어줍잖은 수는 쓰지 말라고. 이 지역은 조용히 빠져나가는 게 제격인 것 같으니까.?

    ?네놈의 걱정은 다 알고 있다.?

    현재 루드웨어의 마력치는 파이어 웰 더블을 사용한 관계로 반 이하로 줄어들어 있는 상태

    였기에 적에게 발견된다면 마나 고갈로 어려움을 겪어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유리마가 그렇게 생각없는 인물이 아니었기에 믿어보기로 결심하고는 고개를 끄덕였

    다.

    ?오랜만에 검을 좀 써봐야겠군.?

    유리마는 그렇게 말하고는 로브를 벗어 던졌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로브에 후드를 뒤집어

    쓰고 있었던 유리마였는지라 아무도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본 사람이 없었고, 그의 얼굴을 아

    는 사람은 루덴스와 루드웨어뿐이었기에 다른 사람들은 드러나는 유리마의 얼굴을 보려고

    시선을 집중했지만 애석하게도 실망으로 끝을 맺고 말았다.

    유리마는 검은색 면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협도 아닌데 면사라니… 엄청 신비한 척하네.?

    로노와르는 유리마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데 상당히 실망한 표정을 하며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남들의 말에 신경도 쓰지 않는지 지금까지 로브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검을 뽑아 들었

    다. 유리마의 검은 생긴 것은 평범한 롱 소드였지만, 검집에서 뽑으면서 드러나는 롱 소드의

    검은 검신은 결코 평범한 검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유리마, 암흑 투기를 쓰려고??

    검을 뽑는 유리마를 보며 루드웨어가 놀란 얼굴을 하며 소리치자 유리마는 고개를 끄덕였는

    데, 루드웨어는 말도 안 된다는 듯이 다시 말했다.

    ?암흑 투기는 마족의 것이다. 인간이 사용한다면 인체의 붕괴를 가져다 주는 것을 알고 있

    지 않나??

    ?알고 있다. 하지만 약간 정도면 충분히 견딜 수 있지. /어차피 난 라스타님을 모시는 신관

    이지 전사가 아니야 암흑 마법과 신성력만을 가지고 있으면 되지 않는가.?/

    유리마는 루드웨어에게 툭 던지듯이 한마디 하고는 온몸에 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시스나

    크레이드가 기를 모을 때는 푸른색의 투명한 영기가 드러나는 데 비해 유리마의 기는 검은

    색의 안개와 같았다.

    어느 정도 기를 몸에 집중시키자 유리마는 숨을 가볍게 내뱉고는 크레이드가 있는 곳으로

    갔다.

    ?크레이드 군, 자리를 비켜주겠나??

    ?아! 예.?

    면사로 자세히는 볼 수 없지만 젊어 보이는 유리마가 하대하는 것이 조금 이상하게 보이기

    는 했지만, 그도 루드웨어와 같이 겉모습만 젊을 뿐 실제로는 백 세가 넘는 노인이라는 것

    을 눈치 채고 있던 크레이드는 별말없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뭐, 네 녀석이 자신한다면야 막지는 않겠지만, 이 정도의 난관에 암흑 투기를 과도하게 사

    용하지는 말라고.?

    ?…….?

    유리마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크레이드의 자리로 걸어가 검을 들고는 가볍게 위에서

    아래로 대각선으로 내려쳤는데, 놀랍게도 암흑 투기의 영향으로 잘려진 나무나 덩굴들은 베

    어짐과 동시에 시꺼멓게 말라 버렸다.

    ?뭐야?!?

    생기를 뺏어버리는 암흑 투기를 보자 로노와르는 놀라서 소리쳤고, 루드웨어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로노와르를 보며 설명해 주었다.

    ?해츨링인 네 녀석은 본 적이 없겠지만 암흑 투기는 고위 마족들이 사용하는 기의 일종이

    다. 광 투기의 반대 기술이라고 할까? 신계의 신족들이 쓰는 /예를 들면/ 광 투기를 사용하

    여 나무를 베면 일주일 정도는 생기가 유지된다고 /하는데 반해/ 마족의 암흑 투기로 나무

    를 베면 나무는 생기를 잃고 말라 /버리게 되지./ 신계와 마계가 상극이라는 것은 광 투기

    와 암흑 투기만 봐도 잘 알 수 /있는거야./?

    루드웨어의 설명을 듣자 로노와르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갔는지 고개를 끄덕였지만, 암흑 투

    기의 힘을 보면서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다.

    ?굉장하다. 난 저런 투기를 쓸 수 없는 거야??

    ?뭔 헛소리냐? 드래곤들은 자신들만의 투기가 있다고. 프로란스 할머니가 안 가르쳐 주

    데??

    ?우리들의 투기??

    ?거참, 아무리 멍청한 녀석이라도 너무하는군 그래. 드래곤들의 투기는 사람들이 용 투기라

    고 하지. 신족의 광 투기와 마족의 암흑 투기와는 다르게 드래곤의 용 투기는 속성의 원리

    를 따르지. 예를 들어 용 투기로 나무를 베면 드래곤의 각 속성에 따라 다른 변화를 보인다

    고나 할까? 레드 드래곤이면 베인 단면이 타버리고, 화이트 드래곤이면 얼어버리지. 그린 드

    래곤의 경우라면 아마 베어진 단면이 독으로 녹아버리던가 하겠지.?

    ?근데 난 왜 투기를 모을 수 없는 거야??

    ?해츨링이 별걸 다 원하는군. 대충 설명하자면 아직 마나의 응집력이 모자르다고나 할까?

    즉, 드래곤 하트가 아직 작다는 거지.?

    ?성룡이 되면 용 투기를 쓸 수 있다는 거야??

    ?그래. 하지만 너의 용 투기는 다른 그린 드래곤과 조금 다를 거다.?

    ?응? 그건 뭔 소리야??

    다른 그린 드래곤들과 용 투기가 다를 것이라는 소리에 의문을 느낀 로노와르가 되묻자 루

    드웨어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직 말해 줄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말은 해줄 수 없지만 조금 힌트를 준다면 네가 어렸

    을 때 겪었던 불행한 사고 이후로 넌 조금 변했다고 할 수 있지.?

    ?사고??

    로노와르가 어렸을 때 겪었던 불행한 사고는 이것이다. 400세가 조금 넘었던 해츨링인 로노

    와르는 폴리모프도 하지 않고 밖으로 가출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일단의 마법사

    들에게 걸린 적이 있었다. 드래곤을 노린 마법사들이 해츨링인 로노와르를 죽이려고 강한

    공격 마법으로 공격해 로노와르가 쓰러지고 말았는데 그것을 루드웨어가 우연히 발견하여

    구해준 것이다.

    일족의 해츨링이 거의 죽음 직전까지 이르자 전 드래곤들은 분노하여 대륙의 마법사들은 모

    두 죽이려고 했었는데 루드웨어의 도움으로 로노와르가 살아나자 대충 정리된 사건이었다.

    이 사건으로 루드웨어는 처음으로 로노와르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응. 아무튼 나중에 설명해 줄 테니 지금은 그냥 가자고. 봐! 너랑 헛소리하는 새에 유리마

    가 벌써 멀리 가버렸잖아.?

    로노와르와 루드웨어가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아무 말 없이 자기 일을 하던 유리마는 일행

    보다 백 미터나 앞으로 나서 있었다. 유리마가 검으로 만들어놓은 길은 크레이드와는 달리

    깨끗했다. 암흑 투기의 영향으로 생기를 잃고 말라 버린 나뭇가지나 덩굴들이 거치적거리지

    않고 땅으로 깨끗이 깔렸기 때문이다.

    ?길 만드는 거 하나는 암흑 투기가 좋긴 좋네.?

    로노와르의 말에 루드웨어는 수긍이 간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걸음을 빨리 놀려 유리

    마의 뒤를 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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