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장 드래곤 슬레이어들과의 대결
이런저런 소동을 겪으며 루드웨어의 일행은 북극의 땅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북극의 땅의 최남단 항구인 사이온 항으로 북극령에서 유일하게 무역이
가능한 도시이긴 하지만, 북극령이란 나라 자체가 북극의 외진 곳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무역 상인들이 제대로 된 거래를 할 수 있는 항구는 마령의 야센시티의 항구뿐이었다.
그런 이유로 보통의 무역 항구 도시치곤 초라하기 그지없었고 무역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사치들의 활발함 같은 것은 물론이요, 보통 사람들의 생기 어린 모습도 별로 찾아보기 힘
들었다.
?뭔가 초라해.?
로노와르는 생기없는 사람들의 표정을 읽으며 재미있는 일이 생기는 것을 바라지 못해 안타
까운 듯이 말했다.
?그럴 수밖에. 워낙 북쪽에 위치해 있기에 춥기도 하고 마령 때문에 대륙 동북부의 강대국
인 소비에르와의 무역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까.?
?그럼 이곳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 거야??
?물고기를 잡아서 파는 어부가 된다거나 물개나 물소 사냥과 흔한 마물들을 사냥하여 파는
것으로 주업을 삼아 살아간다고 할 수 있지. 우리가 있는 사이온 항이야 초라하긴 하지만,
명색이 무역항이니 대충 산다고는 하지만 이곳을 벗어난 곳의 사람들은 간신히 굶는 것은
벗어날 정도라고 들었어.?
루드웨어가 북극령에 관한 것을 이것저것 로노와르에게 설명해 주고 있었는데, 한참 이야기
를 듣고 있던 로노와르는 무엇인가 좋지 않은 느낌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로노와르의 모습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루드웨어는 주위를 살펴본 순간, 항구 쪽으
로 하나의 파티가 걸어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드래곤 슬레이어??
루드웨어는 로노와르가 느낀 좋지 않은 기운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드래곤 본으로 만들어진 검. 드래곤 슬레이어((검 이름인가요?))에서 내뿜는 기운은 의 마지
막 원한이 서려 있기 때문에 드래곤들은 금방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루드웨어는 용은 아니
었지만 뛰어난 마나 감지력으로 그런 원한이 담긴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처참하게 죽어간 드래곤의 원한의 기운이 느껴지자 로노와르는 가슴속으로 솟아오르는 분노
를 참지 못하는 듯이 보였다.
보통 드래곤들은 인간에게 죽어 검이 돼버린 그들의 원한의 기운을 무시하지만, 헤츨링으로
서 아직 드래곤의 마음가짐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로노와르는 동족의 원한에서 분노를 느끼
고 있는 것이다.
?어? 파르가.?
?뭐야.?
?드래곤이다.?
로노와르의 일행이 있는 곳으로 걸어오는 일단의 파티는 바로 아크라시마를 죽였던 시스의
일행으로 그들의 일원인 소년 마법사 라디안은 한눈에 폴리모프한 로노와르가 드래곤임을
알아본 것이다.
라디안의 말에 파르가는 자신의 허리에 차고 있던 드래곤 슬레이어를 뽑으려고 했는데, 할
버드를 든 시스가 그의 팔을 잡으며 막았다.
?뭐야, 시스.?
?장소가 안 좋아. 또 상대도 만만치 않고.?
시스의 말에 파르가는 다시 한 번 적을 주시해 보았지만 허접하게 생긴 마법사와 신관, 얼
굴을 일그러뜨리는 드래곤이 한 마리가 있을 뿐 그가 두려워할 정도의 상대는 없는 것 같았
다.
?뭐야? 어벙하게 생긴 마법사와 창녀 신관 정도밖에 없잖아??
?멍청한 녀석! 라디안을 봐라.?
시스의 말에 파르가는 라디안을 쳐다보았는데 라디안은 무엇인가에 의해 공포에 떨고 있었
다.
?라디안이 유난히 기운에 민감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겠지??
?그럼??
?저 마법사는 라디안을 넘어서는 상대다.?
시스의 말에 그는 놀라고 말았다. 라디안이 겁이 많고 나이가 어리긴 하지만 오호사의 일
인으로 상당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전에 라디안 이외의 많은 용병 마법사들
을 만난 적이 있는 파르가였지만, 이번에 자신의 동료가 된 소년 마법사 라디안의 마법 실
력을 넘어서는 자는 크샤스 왕의 직속 마법 부대인 오호사와 대륙 마법 길드의 중요 인물
외에는 별로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오호사를 넘어선다는 말인가??
?라디안, 어떠냐??
시스가 묻자 라디안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느끼는 것으로 예상을 해본다면 오호사의 간부급 마도사 모두가 힘을 합쳐도 이길
수 없는 상대예요.?
?뭐?!?
오호사의 실력을 알고 있는 파르가는 라디안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런 라디안의 말에
그들의 뒤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크 엘프 시안이 루드웨어 일행의 모습을 살펴보고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보아하니 저 드래곤이 우리가 드래곤 슬레이어들이라는 것을 눈치 챈 것 같은데 어쩌
지??
그녀의 말에 파라딘의 복장을 하고 있던 크레이드가 말했다.
?별수없지. 싸움은 불가피한 것 같은데 선제공격을 할까??
?아니! 싸움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지. 저들도 북극의 땅에서 쉽게 싸움을 걸어오진
못할 테니까.?
시스는 일행의 유일한 마법사인 라디안이 전의를 완전히 상실한 것을 보고는 상대의 능력이
자신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여 말했고, 그의 말에 일행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나저나 어쩌지.?
?뭘??
?지나가긴 지나가야 되는데,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잖아.?
?라디안, 저들이 공격해 올 때 그 낌새 정도는 알아챌 수 있겠지??
시스의 물음에 라디안은 고개를 저었다.
?불가능해요. 전 7서클 마스터 정도의 실력이지만 저 사람은 8서클을 넘어서고 있어요. 보
통 한 서클의 차이가 나도 소유하고 있는 마력의 차이와 마법 발동 시간은 상상도 못할 만
큼 차이가 난다고요.?
?젠장!?
파르가는 그 자리에서 루드웨어의 일행만을 주시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을 때 루드웨어는 달려들려고 하는 로노와르를 막느라
고 정신이 없었다.
?참아.?
?드래곤 슬레이어를 보고 참으라고? 드래곤 자존심의 문제야! 난 그렇게는 못해!?
?아크라시마를 죽인 자들이다. 고작해야 헤츨링 주제에 뭘 하겠다고.?
?드래곤이 한번 떴으면 오크라도 씹어야지. 그냥은 못 참겠어.?
?미안하지만 오크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여기서 폴리모프를 푼다면 엄청난 일이 벌
어질 것은 예상하겠지? 아마 북극령의 군대와 맞서게 될 거라고.?
그 말에 아이샤도 수긍하며 말했다.
?루드웨어의 말이 맞아요. 애석하지만 장소가 너무 안 좋아요.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다칠 우려도 있단 말이에요. 로노와르 씨, 부탁하는데 제발 참아요 참아.?
로노와르도 장소가 안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분노를 억누를 수가 없었다. 루드웨어는
어떻게 자신이 해결해 보겠다고 생각하고는 그들을 쳐다보았다.
?어이, 거기! 드래곤 슬레이어 일행!?
그때 루드웨어가 입을 열어 그들을 부르자 아이샤와 로노와르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루
드웨어가 나서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뭐, 생각이 다르기는 하지만 그것은
시스의 일행도 마찬가지였다. 엄청난 실력의 마도사가 자신들을 부르자 두려움이 생긴 것이
다.
?마도사가 부르는데??
?시스, 니가 대답해.?
말주변이 없는 파르가가 시스에게 미루자, 시스는 잠시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말했다.
?무슨 일인가??
?미안하지만 우리에게 드래곤 슬레이어를 넘겨주지 않겠나??
루드웨어의 말을 들은 파르가는 더 이상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이 드래곤 슬레이어를 뽑아
들며 소리쳤다.
?능력이 있으면 뺏어보시지!?
전사에게서 좋은 검을 얻는 것은 백만금을 얻는 것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이었다. 오랜만에
좋은 검을 갖게 된 파르가로선 간신히 얻은 드래곤 슬레이어는 평생 얻기 힘든 보물과도 같
았기 때문에 절대로 뺏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는 소리친 것이다.
?이 바보!?
?일 망쳤군.?
시안과 크레이드는 주먹으로 이마를 치며 탄식했다.
?그럼 어쩔 수 없군.?
방금 루드웨어가 제시한 방법은 드래곤 슬레이어를 넘겨받음으로써 서로 간의 원한을 여기
서 끝내자는 뜻이었다.
적이 버겁다는 것을 알고 있는 시스의 일행으로선 드래곤 슬레이어를 넘겨주며 간단히 해결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파르가가 그것을 거부함으로써 일전을 감수하
게 된 것이다.
?바라는 바군.?
로노와르는 그들의 반응을 반기며 폴리모프를 풀 준비를 했다.
?아서라. 여기서 폴리모프를 풀면 애꿎은 사람들도 다친다.?
루드웨어는 로노와르를 저지한 후 앞으로 걸어나가며 그들에게 말했다.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군.?
루드웨어가 나서자 로노와르도 검을 뽑고 나서려고 했는데 아이샤가 그를 잡았다.
?왜!?
?이번에는 루드웨어에게 맡겨요. 아마 그들을 죽이지는 않을 테니 나중에라도 복수할 기회
는 있을 거예요.?
시스 일행은 루드웨어가 다가오자 각자의 병기를 들며 그와 싸울 준비를 했다. 그들의 모습
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싸움 구경을 하려고 멀찍이 모이기 시작했다.
크레이드는 다가오는 루드웨어를 보며 라디안에게 말했다.
?라디안, 사람들이 다치지 않게 매직 실드로 주위를 감쌀 수 있겠니??
?바보. 그랬다간 라디안이 마법으로 우리를 원조할 수 없잖아.?
마도사의 마법을 막기 위해 실드로 감싸달라는 그의 말에 다소 공격적인 성향의 다크 엘프
인 시안은 쓸데없이 매직 실드로 공격 마법의 기회를 상실하는 것을 생각하고는 말도 안 된
다는 듯이 이야기했는데, 라디안은 살며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미 실드는 감싸여 있어요.?
?뭐??
?다가오는 마법사. 그는 시동어도 말하지 않은 채 주변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매직 실드
를 사용했다고요.?
?그럼??
?아마 우리들은 대륙 최고의 마법사와 겨루게 된 것 같아요.?
단순히 개인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매직 실드가 아닌 공간 자체를 실드로 보호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라디안으로서도 모든 공격을 포기한 채 적어도 이십 분 이상 동안 마력
을 집중시켜야만 그것이 가능한데 루드웨어는 마력을 집중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은 채 공간
자체를 매직 실드로 감싸 버린 것이다.
?세계 최고가 뭐 대수냐!?
파르가는 고함을 지른 후 검을 들어 마나를 모으기 시작했다.
?벌써??
파르가의 모습을 보며 시스 역시 할버드에 마나를 집중시켰다.
?어차피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없다면 최고의 마법사에게 최고의 기술을 보여줘야겠
지??
크레이드도 검에 마나를 집중시키자 시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 정말 한심한 사람들과 같이 다니는 것 같다니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시안은 불의 정령 왕 에프리트를 소환하기 위해 정신을 집중시켰고 라
디안 역시 룬어를 읊조리기 시작했다.
?거참, 정말 싸우려고 하네??
그들을 보며 고개를 내젓던 루드웨어는 겁없는 녀석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가볍게 주먹을 쥐자 사방을 감싸고 있던 실드가 좁혀지기 시작했다.
실드가 좁혀들면서 시스의 일행들에게 강한 압력이 느껴져 왔다. 루드웨어는 공기마저 실드
로 압축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실드가 압축되면 기압으로 인해 몸이 망가질 것을 안 그들은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젠장! 실드를 깨라!?
생전 접해보지도 못한 공격을 당한 시스는 다른 이들에게 소리치며 실드를 파괴하는 것을
지시했다.
그때 라디안은 정령 왕을 소환하려는 시안의 팔을 잡으며 소리쳤다.
?시안! 에프리트 소환을 멈춰요!!?
좁혀져 오는 실드 내에서 에프리트를 소환하면 정령을 부리고 있는 시안을 제외하고는 모두
불에 타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라디안은 급히 시안을 멈추게 한 것이다.
시안을 간신히 말린 라디안은 잠시 주문을 외우고는 수십 개의 아이스 애로우를 만든 후 실
드를 깨기 위해 쏘았지만, 라디안이 만든 아이스 애로우는 실드에 부딪치자 산산조각으로
부서질 뿐 아무런 상처조차 내지 못했다.
그것을 보고 있는 시스는 다른 방법을 생각하고는 다른 이들에게 소리쳤다.
?한 군데를 노린다! 크레이드, 파르가, 준비됐지!?
?물론!?
?간다!?
외침과 함께 세 사람의 병장기는 마나가 모아지며 푸른빛을 뿜기 시작했다.
시스의 눈짓과 함께 밀려오는 실드의 한곳을 세 사람의 마나가 실린 병장기가 노리며 부딪
쳐 오자, 루드웨어의 실드는 유리가 깨지듯이 깨지더니 사라져 버렸다.
루드웨어는 그들이 손쉽게 자신의 실드를 깨자 감탄하듯이 탄성을 지르며 말했다.
?오호! 나의 실드를 깨다니, 역시 아크라시마를 죽인 실력이야.?
루드웨어의 장난 같은 말을 들은 세 사람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자신들은 간신히 죽
을 위기에서 벗어났는데 자신들을 공격한 그는 그저 장난치는 것에 지니자 않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모두 자신들의 능력이 자랑할 만한 정도의 실력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루드웨어가 그런 그
들을 우습게 보자 또 다른 분노가 올라왔다.
?좋아. 실력을 인정해 주지. 드래곤 슬레이어를 사용할 정도의 실력은 되는군. 이번은 그냥
보내주도록 할까??
그 순간 시스의 일행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화가 나긴 했지만 자신의 앞에 있는 마법
사를 상대할 수 있는 실력은 없다고 생각했기에 이 자리에서 죽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 마법사가 싸움을 멈추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요?!?
싸움을 여기서 멈추겠다는 말에 얼마 살지 않은 생을 더 연장하게 된 라디안은 놀란 목소리
로 다행이라는 식으로 소리치자, 뒤에서 듣고 있던 시안이 참을 수 없다는 듯이 그의 뒤통
수를 때렸다.
?잘났다! 명색이 마법사라는 녀석이 상대방에게 목숨을 구걸받고도 좋아하다니. 네 녀석은
정식 마법사로서 자존심도 없냐??
?그럼 어떡해. 실력 차이가 너무 나는걸.?
?흥! 난 이대로 물러설 수 없어!?
예상외로 평소에 싸움은 거의 참가하지 않고 돈만 밝혔던 시안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무
시하고 이번에는 싸우겠다는 모습으로 다시 에프리트를 소환하려고 하자 라디안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안! 상대방이 그냥 보내주겠다고 하는데 왜 그래??
시안이 싸움을 계속하려고 하자 라디안은 시안의 발을 붙잡고는 매달리며 애원하기 시작했
다. 라디안이 발에 매달리자 정령을 소환하려던 시안은 정신이 흐트러지며 자꾸 소환 주문
이 깨지고 있어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조용히 해!?
?그냥 가랄 때 가자, 응? 응??
?조용히 해! 집중이 안 되잖아!?
?시안… 응? 응? 응??
라디안의 계속되는 말에 드디어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한 시안은 발을 붙잡고 늘어져 있는
라디안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는 화를 폭발시키고 말았다.
?이 멍청이 꼬마야! 조용히 하라고 했잖아!!?
그런 둘의 모습을 보던 세 사람은 너무나 한심해 할 말이 없었다.
?마법사! 솔직히 당신을 이길 수 있는 실력은 안 되는군! 하지만 우리로서도 그냥 물러설
수는 없지 않겠는가!?
시스는 라디안들을 보던 시선을 거두어 루드웨어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한 달 후 다시 한 번 싸워보지 않겠는가??
?한 달 후??
?그래. 그때쯤이면 우리도 모든 일을 청산하고 당신들과 싸울 수 있으니까.?
?음… 뭐 문제는 없겠군. 그래, 장소는??
?아크라시마의 레어… 그쪽도 복수전이 되니 문제는 없겠지??
?승낙하지.?
루드웨어가 승낙하자 시스는 일행에게 가자는 신호를 보내며 천천히 루드웨어 일행을 지나
쳐 갔다.
?잘 참았어, 로노와르.?
?왜!?
아이샤의 말에 로노와르가 화가 난 듯이 말하자 옆에서 로브를 털고 있던 루드웨어가 말했
다.
?아크라시마의 복수다. 싸움은 내가 아니라 네가 해야지 않겠냐??
?그렇지.?
?헤츨링 주제에 무슨 힘이 있어서 저들을 상대하려고??
?그야…….?
?아서라! 성체가 돼서 상대해도 늦지 않는다. 물론 성체가 돼서 싸워도 이긴다는 보장이
없긴 하지만.?
?뭐?!?
루드웨어의 말에 로노와르가 화가 나서 대들려고 하자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실드를 깰 수 있냐??
?응??
?내 실드를 깰 수 있냐고.?
루드웨어의 매직 실드는 보통의 마법사들이 구사하는 실드와는 다른 모습을 띠고 있는 실드
다. 보통의 마법사들이 실드를 방어용으로만 사용한다면 루드웨어는 빛으로 이루어진 실드
를 경화시켜 범위를 좁히며 적을 공격하는 공격용으로써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루드웨어의 실드의 경도는 웬만한 강철 몇 배의 경도를 가지고 있었고, 마법력도
통하지 않기 때문에 파괴하기 위해선 부분적으로 루드웨어를 넘어서는 마력이나 물리력이
필요한데, 그들은 그런 루드웨어의 실드를 깨버린 것이다.
?내 실드를 깰 수 있는 실력이 된다면 그들과 싸워도 좋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포기
해. 아까운 내 신부감을 뻔히 죽는 곳에 보낼 만큼 난 멍청이는 아니니까.?
?내가 왜 니 신부감이야!!?
신부감이란 말에 로노와르가 소리치자 루드웨어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성체가 되면 여자가 될 테니 걱정 말라고.?
가까스로 차분하고 진지한 모습을 잠깐 보였던 루드웨어지만 천성이 아닌지 금방 무너져 버
린 표정 관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