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드래곤의 마법사-3화 (3/247)
  • 2장 어린이들의 미궁

    ?그래, 자네가 말하는 존재하지 않는 미궁을 어떻게 찾아냈는가??

    ?별거 아닙니다. 페어리들의 이야기를 듣고 좀 힌트를 얻었지요.?

    ?페어리??

    프로란스가 의문스러운 얼굴을 보이자 그는 자랑스럽다는 듯이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톡톡 치며 말했다.

    ?다 저의 뛰어난 머리가 이루어낸 성과라고 할 수 있죠.?

    그의 말이 끝나는 순간 루드웨어의 모습은 갑자기 사라졌는데 에이션트 드래곤이라는 프로

    란스조차 그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마력조차 감지되지 않기에 이상하게 생각되었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자 에이션트급의 프로란

    스는 차원의 벽을 돌아보면서 루드웨어가 그곳에 몸을 숨긴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페어리들의 공간이지요.?

    루드웨어의 목소리가 바위에서 나오자 프로란스는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마법인데 나조차도 마력을 감지할 수 없는가??

    프로란스가 말하자 루드웨어는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말했다.

    ?시각의 반대 편입니다.?

    ?시각의 반대 편??

    루드웨어는 자신의 손에 들고 있던 빵 조각을 보이며 손가락으로 프로란스가 보고 있는 한

    쪽 면을 가리켰다.

    ?신의 창조물 중 가장 심오한 것이 바로 빛이죠. 지금 보이는 빵은 빛이 없다면 보일 수가

    없는 것 아닙니까??

    ?물론이지.?

    ?하지만 이쪽 뒤편은 사물에 가려져 빛이 비춘다고 해도 보이지 않지 않습니까??

    ?그렇지.?

    ?바로 이쪽이 페어리들이 사는 공간입니다.?

    그 말에 프로란스는 조금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알겠네만 보이지 않는 미궁이란 그럼 무엇인가? 만약 페어리들의 공간이라면 지금까

    지 페어리들이 알지 못할 수가 없지 않은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거죠.?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면??

    프로란스의 물음에 루드웨어는 다시 빵 조각을 들고는 말했다.

    ?이것이 빵 조각으로 보이지만 사실…….?

    순간 루드웨어의 손에는 빵 조각이 사라지고 하나의 닭다리가 들려져 있었다.

    ?닭다리랍니다.?

    루드웨어의 마술 같은 솜씨를 보고 있던 드래곤은 모두들 무슨 현상인지 고심하기 시작했

    다.

    ?저놈이 잠시 안 보이더니만 빵 조각을 닭다리로 바꾸는 마법을 만들어냈군.?

    ?그게 아니야. 저건 원래 빵 조각인데 우리가 보는 게 닭다리로 보이는 환상을 걸어놓은

    거라고.?

    ?웃기는 소리! 저건 원래 닭다린데 루드웨어가 잠시 빵 조각으로 보이게 한 거라고.?

    ?하하하, 웃기는군.?

    한 드래곤의 웃음소리에 나머지 세 드래곤이 왜 웃느냐는 표정으로 쳐다보자 그는 말했다.

    ?저건 사실 닭다리가 아니네.?

    ?그럼.?

    ?저건 사실 오리 다리네.?

    그의 말에 세 드래곤이 멍한 눈으로 황당하게 쳐다보자 그 드래곤은 의미심장한 얼굴로 설

    명을 하기 시작했다. 들리는 소문에 그는 인간계에서 상당히 유명한 미식가로 폴리모프를

    하고 돌아다니는 드래곤이라 한다.

    ?자세히 보라고. 닭다리라고 보기엔 겉에서 보는 육질의 미가 다르지 않은가? 지금 흐르고

    있는 육즙의 속도를 잘 보게나. 육즙의 흐르는 속도는 감히 닭다리로써는 엄두도 못 낼 정

    도로 빠른 속도가 아닌가? 이것은 육질 하나하나의 조합성이 닭다리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 멀리 떨어져 있는 이곳에서도 맡을 수 있는 고기의 냄새를 느껴보게나. 보통

    닭이라고 하는 것은 농장 안에서 대량으로 키워지는 것이 보통이지 않는가? 하지만 그가 들

    고 있는 고기에는 약간의 진흙 향기가 느껴져 오네. 향기롭지 않은가? 군침이 흐르지 않은

    가? 코끝에서 강하게 뿜어 오르는 고기의 냄새에서 자네들은 오리 특유의 냄새를 느끼지 못

    하는가? 연못에서 방축하고 있는 오리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그런 향길세. 연잎의 냄새가

    느껴지질 않은가? 은근히 풍기는 장작의 냄새를 느껴보게. 반 뼘 정도 두께의 장작 12개로

    구워낸 저 오리 다리의 밝게 빛나는 모습을 보게나. 저건 감히 닭다리로써는 흉내 낼 수 없

    는 것일세.?

    그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있던 드래곤들은 한순간 그의 설명에 교화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이

    며 말했다.

    ?음, 저건 오리 다리로 보는 것이 타당하겠군.?

    ?자네의 말에 나도 동감일세. 저건 오리 다린 게지.?

    ?저 정도의 오리 다리를 들고 있다니, 루드웨어를 다시 봐야겠군.?

    아직도 꿈꾸고 있는 네 마리 드래곤의 명복을 빕니다.

    ?그것이 자네가 말하는 것인가??

    ?예. 빛의 굴절을 바꾸는 것이지요.?

    루드웨어가 왼손을 들자 그곳에는 빵 조각이 들려 있었다.

    ?현재 보이는 것이 왼손에는 빵 조각, 오른손에는 닭다리가 들려져 있지만 진짜로 들고 있

    는 것은 왼손에는 닭다리를 오른손에는 빵 조각을 들고 있는 거죠.?

    이 순간 미식가 드래곤은 루드웨어의 말에 반발하며 그것은 오리 고기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고 한다.

    ?재밌군. 그래, 존재하지 않는 미궁은 어디 있는가??

    ?어린이들의 미궁입니다.?

    ?어린이들의 미궁??

    어린이들의 미궁. 태고 적부터 존재하고 있는 미궁이지만 그 난이도가 극악의 이지 레벨이

    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놀이터로 쓰이고 있는 곳이었다. 현재 로아냐드 황성 주변에 위치해

    있는데, 영구 마법을 걸어놓은 관계로 웬만한 토목 공사로 무너뜨릴 수 없기 때문에 아직까

    지도 존재하고 있는 최악의 미궁이다.

    어린이들의 미궁에 존재하고 있는 극악 난이도의 몬스터들은 현재 미궁에서 놀고 있는 아이

    들의 장난감 대용이나 박제, 간식용 몬스터 고기들로 미궁 안에서 길러지고 있다.

    불쌍한 몬스터들……. 잠시 벗어난 설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미궁 안의 유명한 음식에는

    슬라임 딸기 시럽, 물에 살짝 익힌 슬라임 고추장 무침 등이 있으니, 군침이 도는 분은 어린

    이들의 미궁 식당을 찾아주기 바란다. 물론 저렴한 가격에 모시겠습니다.

    ?어린이들의 미궁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 태고 적 보물을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맛이 아

    닐까 싶습니다.?

    그의 진지한 얼굴을 본 프로란스는 혀를 차며 말했다.

    ?그래, 그런 선물을 싸 들고 온 까닭은 뭔가??

    ?하하하하, 편지에 써놓았다시피 황제란 녀석의 엉덩이를 파이어 볼로 조금 태워놓았더니

    공개 수배령을 내걸어서 말입니다. 현재 도망 다니는 중이라 로노와르의 레어에서 도피 생

    활 좀 하려고요.?

    루드웨어의 말에 프로란스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적당히 괴롭히고 가도록 하게나.?

    ?괴롭히다뇨?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무튼 허락하시니 로노와르의 레어로 가겠습니다. 그럼

    수명 연장을 빌며 사라지도록 하죠.?

    루드웨어가 사라지자 프로란스는 이스타나스를 보며 말했다.

    ?드래곤 체면이 말이 아니구나. 인간 녀석의 장난에 속아서 드래곤 소집이나 하고 말이

    다.?

    이스타나스는 분노에 어린 주먹을 쥐고 있다가 프로란스의 말에 손을 펴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제가 드래곤 로드란 게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무슨 말을. 에이션트 드래곤이라는 이 늙은이도 속았던 것을……. 그나저나 로노와르 녀석

    이 문제군.?

    ?그러게 말입니다.?

    이 시간 제대로 폴리모프 주문조차 모르는 로노와르는 현재 엄청난 준비를 하며 자신의 레

    어 안에서 필사의 탈출을 감행하고 있었다.

    자신의 어머니 헤이샤에게서 눈물로 얻어낸 폴리모프 주문을 간신히 외우고 몇 개의 금화와

    도구를 들고 탈출을 감행하는 로노와르. 그의 눈에는 자신의 생의 연속과 밀접한 관련을 맺

    고 있는 루드웨어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한 굳은 의지의 빛을 내뿜고 있었다.

    여기저기 놀고 있는 고블린과 오크를 괴롭혀 주면서 레어를 빠져나가는 그는 인간의 세상으

    로 탈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잘 알겠지? 루드웨어가 오면 잠시 외출했다고 해야 한다.?

    헤츨링이라고는 하지만 드래곤의 종족인 로노와르의 반협박에 가까운 부탁에 눈물을 흘리며

    듣고 있는 오크들은 뒤쳐지는 지능에 못 알아듣고 있다가, 로노와르의 손에 박살이 난 불쌍

    한 오크와 고블린의 시체 위에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칙칙, 그러니까 그 누드웨어 칙칙, 라는 인간이 오면 칙칙, 로노와루님은 외출을 나가셨다

    고 하면 됩니까??

    ?칙칙, 그렇다. 칙칙.?

    고블린의 칙칙거리는 소리에 잠깐 동안 전염되어 버린 로노와르는 잠시 칙칙거리다가 이제

    는 됐겠지 하는 심정으로 가방을 메고 산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설마 이 정도까지 했는데 찾지는 못하겠지.?

    로노와르는 드디어 속였다는 비장한 미소를 지으며 씩씩한 발걸음으로 산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데 한 마리 오크가 그의 뒤를 급하게 쫓아오며 말했다.

    ?로노와루님. 칙칙.?

    ?왜!!?

    큰 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 오크를 보며 화가 난 로노와르가 소리치자 오크는 겁

    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어디 가냐고.?

    갑자기 유창해진 목소리. 하지만 불쌍한 로노와르는 그러한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외출 나간다고 했잖아!!?

    열받은 로노와르는 검을 뽑아 들고 오크를 단번에 베어버릴 시늉을 하고 있었는데 오크는

    그런 로노와르를 보며 당당하게 말했다.

    ?루드웨어가 들켰다고 올라오래.?

    순간 로노와르는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젠장!!?

    다 자란 드래곤도 못 돼보고 죽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로노와르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흑흑, 나도 성체 드래곤이 되고 싶어…….?

    ?로노와르, 배고프다! 밥은 줘야 하잖아.?

    실패의 아픔으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로노와르의 귀에 많이 들어본 목소리가 들

    려왔다.

    ?루드웨어…….?

    로노와르를 멈춰 세운 오크는 루드웨어가 폴리모프한 모습이었다.

    ?밥줘!! 이 덜 자란 드래곤아!!?

    욕하고 싶지만 어떻게 하랴. 배고픈 인간에게 밥을 주기 위해 로노와르는 자리에서 일어나

    레어 쪽으로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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