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72 대탈출 %3CThe Great Escape%3E 완(完). =========================================================================
황금의 궁전에 앉아있던 황제가 몸을 일으켰다.
[대탈출 이 시작됩니다.]
“그들이 해냈네. 그들이.....”
공중에 떠 있던 황제의 성이 천천히 땅으로 내려앉았다.
성의 방어막이 사라지며 지상과 성이 하나로 이어졌다.
오랜 세월 이브를 피하기 위해 쳐 두었던 결계는 이제 필요 없었다.
“레빈... 그들이...”
환한 별빛이 그들에게 머물렀다.
해내고 말겠다던 젊은 영웅의 뒷모습이
별빛이 되어 돌아와 있었다.
[‘행성 디펜더스’가 당신을 부릅니다. 응하시겠습니까?]
푸른 언덕 위에서 하늘을 바라보던 신데랄라.
그녀의 머리 위로 금색 별빛이 지나쳐갔다.
“신데렐라 뭐 보니?”
검은 하늘 반짝이는 은하수 사이로 금색의 빛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무언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별똥별이 지나가네요.”
“그래? 추우니까 이거 먹으면서 있어.”
계모가 다가와 신데렐라에게 따뜻한 찻잔을 건넸다.
“네, 어머니. 같이 보실래요?”
“좋지.”
심술궂게 생긴 계모가 다가와 신데렐라의 손을 잡았다.
“좋은 날이네요.”
밀림의 한 가운데.
개미가 되어 스테이지를 헤치던 플레이어가 하늘을 바라봤다.
[‘행성 디펜더스’가 당신을 부릅니다. 응하시겠습니까?]
"으아아아아! 이제 이짓 안해도 되는거야!!"
승낙을 누르려는 순간
(으아아아!! 야호!!!!!!)
기쁨의 포효를 터뜨리며 달리는 거대한 티라노가
개미의 몸을 밟고 지나갔다.
"......"
개미가 허공을 향해 소리 질렀다.
“아이 씨불 새끼! 앞에 안보고 다니냐!”
황금빛 검을 메고 있던 요한이 기지개를 펴며 하늘을 바라봤다.
전설의 용사라 불린 그였지만
그의 마음속에 있는 전설의 용사는 다른 사람이었다.
절망 속에 헤매던 자신을 끌어올려 준 사람.
“당신이 해내지 못할 리 없죠.”
그가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걷기 시작했다.
“당신과 어깨를 겨룰 수 있는 전설 속 인물이 되고 싶습니다. 시현.”
황금의 검을 멘 용사가 사람들의 사이로 사라져갔다.
사라드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바라봤다.
영겁의 세월을 뛰어넘어
결국 회색방의 끝에 도달한 영웅들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비행기를 가지고 놀던 여자꼬마 하나가 눈물을 흘리는 어른을 향해 물었다.
“왜 울어요?”
“...그냥 뭔가 눈물이 나서 그래. 실감도 안나고”
아이가 어른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그런걸 왜 걱정해요?”
“...응?”
당연하다는 듯이 여자아이가 웃으며 말했다.
“프린세스 디펜더가 질 리가 없잖아요.”
갓난아이를 안은 아름다운 여인이 하늘을 바라봤다.
“마마, 마마.”
“우리 하나, 많이 먹었어요~”
작은 공주님이 배시시 웃었다.
“우리 공듀님이 좋으면 나나도...까꿍!”
금빛 나비가 모자의 주변을 축복하듯 부단히 날았다.
무한에 가까운 회색방의 공간에서
수많은 영혼이 이동을 시작했다.
대탈출.
별빛이 된 수많은 영혼들이
억압받는 공간속에서 빠져나와
희망의 땅으로 이동해갔다.
수많은 사람들이 별빛이 되어 사라진 도심의 상공.
칸나는 홀로 해변에 앉아 시스템창을 바라보고 있었다.
[‘행성 디펜더스’가 당신을 부릅니다. 응하시겠습니까?]
“안 가.”
마틸은 직접 시현을 살려주지는 않았지만
회색 방 어딘가에 있다는 부활 능력자에 대해 알려주었다.
그녀는 아직 할 일이 있었다.
[플레이어 칸나.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하시겠습니까?]
“당연하지!”
커다란 창을 빙글빙글 돌리며 흰색 머리칼을 휘날리던 칸나가
시스템창의 OK.버튼을 눌렀다.
“기다려 내가간다아아아!”
그녀의 몸이 회색방의 사이로 희미하게 사라져갔다.
사라진 그녀의 뒤로
회색 머리칼을 지닌 두 여자가 나타났다.
칸나와 동일한 먹성 능력을 지닌 세나와
시현과 칸나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주었던 드라세나였다.
미술용품을 소중히 품에 갈무리한 드라세나가 세나에게 물었다.
“언니, 전성기 엄마랑 붙어보니 어때요? 거봐요. 무리였죠?”
“...시끄러.”
“처음부터 못 이길거라고 했는데.”
“...맞을래? 아빠 찾느라 얼마나 고생하실건데.”
“엄마가 약해졌던 다른 시간 축에서 싸워도 필패 일텐데. 차라리 아빠랑 싸워보는
게...”
“...진짜 이게...진짜 맞고 싶어?”
미술용품을 앞으로 내밀며 방어태세를 취하는 드라세나였다.
"필살! 아빠가 준 선물로 막기!"
"...이 비겁한 년이. 하아. 그 미술도구 아니었으면...후."
회색머리칼을 신경질적으로 흐트러뜨린 세나가 MMA 글러브를 손에 꼈다.
습관적으로 그녀가 귀에 달려있는 붉은 귀고리를 만지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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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귀고리
한 여인을 무려 만 년 간 사랑하고도 더 사랑했던, 시현의 변하지 않는 사랑이 담겨져 있다. 귀걸이를 착용하면 모든 근심걱정이 사라지고 따뜻한 마음이 밀려들어와 자기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된다.
일주일에 한번, 절대 방어 능력을 사용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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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이렇게 된 거 도와드리러.”
“하아. 네. 네.”
"찾게 되면 아빠한테 햄버거 많이 만들어 달라고 해야지."
"...내 것도!"
두 자매가 칸나의 뒤를 따라 회색방의 저편으로 사라져갔다.
어떤 때는 미녀의
때로는 외계인의 이야기.
가끔은
평범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
'잊지 마세요. 남의 길이 아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겁니다.'
햄버거를 들고 기묘한 공간을 여행했던 이야기.
대탈출
완(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