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탈출-281화 (281/373)

00281  Episode 2-11 돈의 왕좌.  =========================================================================

한 없이 쌓여가는 접시들, 목장의 사장님은 연신 싱글벙글 웃음을 지었다.

“서비스입니다~”

파전, 막걸리, 소주, 복분자, 해장국, 김치찌개, 샐러드....

10분에 한번 씩 추가되는 서비스 음식들

"저도 복분자 먹어봐도 돼요?"

"몰라~"

주방에 냉장고에 있던 음식들이 새 단장을 하고 테이블의 위에 놓였다.

"서비스 입니다~"

사장님의 함박미소와 함께 음식들이 쌓였다.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 10분에 10인분씩 먹는 칸나의 테이블을 바라보며 사장님이 어깨춤을 추었다.

‘신난다~’

덩실 덩실.

그의 큰 덩치가 이리저리 움직였다.

‘한 달 매출 하루에 다 뽑겠구나~’

덩실 덩실.

얼쑤.

지칠세라 칸나가 사장님의 춤에 기운을 보탰다.

“사장님 여기 모듬구이 10인분 더 추가요~”

덩기덕 쿵 더러러러.

“예~예~ 갑니다.”

지글지글 구워지는 달콤한 고기냄새를 맡으며

사장님이 리듬을 탔다. 고기를 또 가져오는 그 길이 황금의 길처럼 느껴지는 그였다.

"맛있다."

상추쌈을 입에 넣고 먹고 있던 고아라가 품에서 물건 하나를 꺼냈다.

우걱.

“칸나 양. 이거.”

고이 간직해온 물건이었다.

“응?‘

검은색 원형 구슬이 칸나에게 건네졌다. 범상치 않아 보이는 물건이 칸나의 손에 올라왔다.

“뭐에요. 이거?”

'그건 내가 묻고 싶은 것이었는데'

고아라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음....그, 저기 게임하는 사람들 물건 인 것 같아요.”

칸나가 고기를 씹으며 구슬을 이리저리 돌렸다.

구슬의 아래쪽에 작게 글자가 적혀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천.리.안.

"천리안?"

잘 익은 풋고추 하나를 쌈장에 찍어먹으며 고아라가 우물거렸다.

"위치추적 장치 같던데요. 칸나 양 위치도 그것으로 찾았으니."

"오호?"

유라가 대게 된장찌개의 진한 국물 맛을 느끼며 물었다.

"에? 어디서 난 거에요?

풀을 염소처럼 우물거리며 고아라가 대답했다.

“저번에 저택에 갇혔을 때 인섭이란 사람이 준건데, 칸나 씨 위치가 표시되던데요.

아 칸나씨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위치도요. 헬라씨도 표시되고.”

인섭에게 건네받은 아이템이 고아라가 칸나를 에게 인도했다.

"그러니까 빨리 움직여야 되지 않을까 하는데요?"

그녀의 말에

칸나가 심각한 표정으로 고아라를 바라봤다.

“일단 먹고!!”

덩기덕 쿵 덩기덕 쿵.

어깨춤을 추며 다가온 사장님이 커다란 모듬고기 접시를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추가, 모듬고기 10인분 나왔습니다!”

"꺄악!!"

사장이 구슬땀을 닦았다.

그가 카운터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작게 중얼거렸다.

"하얗게 불태웠어."

왠지 하얀 배경색을 입혀줘야 할 것 같은 그의 대사에 굴러다니는 영수증이 눈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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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돌박이

모듬

항정살

갈빗살

....

total : 743만 3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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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슬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세 여자가 도로에서 머리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산쪽으로 그녀들의 시선이 이동했다.

“분명 이쪽인데요.”

유라가 미심쩍은 눈빛으로 도로의 위쪽의 야산을 바라봤다.

“진입하는 길이... 걸어서 올라가야 될 것 같은데요?”

"누가 있을지 모르니.. 좀 천천히 하는 것이.."

그녀들의 희망을 뭉개며 한 여자가 튀어나갔다.

“나를 따르라!!”

상의도 없이 무작정 산길을 뛰어올라가는 칸나.

"작전 짜요! 작전!"

사색이 된 유라와 고아라가 황급히 그 뒤를 따랐다.

“누가 있을 줄 알고! 작전 좀 짜고 가요!”

풀이 자라지 않은 작은 길을 밟고 올라가며 칸나가 소리쳤다.

“괜찮아! 지금은 배부르니까!”

“그게 무슨 소리에요!!”

"배고픈 거랑 작전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언니!"

칸나는 흥겨운 콧소리를 내며 오솔길을 총총총 올라갔다.

총총걸음이지만 이상하게 잡을 수 없는 속도.

결국 두 여자는 그녀를 따라잡는 것을 포기하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너무 배불러..”

“저도요..하하..”

"앞으로 또 언제 그렇게 먹어보려나.."

"저도.."

칸나는 홍홍홍 콧노래를 부르며 풀 냄새가 진동하는 오솔길의 끝에 올랐다.

커다란 분지에 보였다.

"어! 집 발견!"

작은 2층 별장이 눈에 들어왔다.

“저긴가 봐! 찾았어!”

(같이 가요!)

(언니! 작전!)

깔끔하게 두 여자의 조언을 무시한 칸나가

두두두두. 초록색의 풀들을 밟으며 질주했다.

"똑똑!"

입으로 노크를 한 그녀가 자신의 행위를 무의미하게 만들려는 듯 굳게 닫혀 있는 별장의 문을 무시한 채, 2층 발코니로 뛰어올랐다.

멀리서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유라가 컥 숨소리를 내며 소리쳤다.

(언니! 문 놔두고 왜 위로가요!)

힘겹게 따라 올라와 칸나를 시야에 넣은 고아라가 입에 거품을 물고는 말했다.

“그거 가택침입이에요!! 문으로 다니세요!!”

그러려니 말거니 2층에 유리창 앞에 고양이처럼 앉아 창문을 열어버린 칸나.

“남호 여기 있나요!!”

우당탕탕 거리는 소리와 함께 물건들이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

"남호~"

(누구세요!)

한 소녀가 쿵쿵 거리며 2층으로 올라오는 발소리를 냈다.

(꺅!)

별장의 위치도 잊어버리고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머물 곳을 찾은 소녀.

고양이 자세로 발코니에 앉아있는 칸나를 보며 2층으로 올라온 소녀의 눈에서 눈물이 차올랐다.

"칸나언니?!"

“어? 세나가 여기 있네?”

금방이라도 펑펑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이 울먹이는 세나였다.

“카..칸나 언니. 이거, 이거 꿈 아니죠?”

칸나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나 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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