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탈출-245화 (245/373)

00245  Episode 2-11 돈의 왕좌.  =========================================================================

왕궁의 안.

차가운 대리석의 바닥이 무릎 꿇은 사내의 다리에 전해져왔다.

“왕이시여.”

공포가 그의 몸을 감쌌다. 그는 아직까지 충신으로 남아있었지만 헌터의 왕에 대항하려는 자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사라드 공략에 실패한 후유증이었다.

왕이 걱정 말라는 듯 손짓했다.

그의 머릿속을 오로지 우주전함을 침몰시키는 프린세스 디펜더의 모습만이 반복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능력자가 다시 나타나지 않게 해야 한다.”

“......”

사내가 머리를 조아렸다. 그가 품속에서 사진을 꺼냈다.

“프린세스 디펜더는 찾지 못했지만.. 후속작인 ‘칸나’라는 플레이어의 위치는 파악했습니다.”

무심한 눈으로 사내를 바라보던 헌터의 왕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불손한 자들을 보내라.”

꿀꺽. 사내가 고개를 숙였다. 사라드 사건 후, 왕에게 불손한 태도를 보이는 헌터들을 파견하라는 뜻이었다.

“알겠습니다.”

도박장의 안.

인섭은 눈에 신나게 도박을 하고 있는 헬라와 남호의 모습이 보였다. 평범한 옷차림을 한 인섭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표정은 온화하고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하지만 단 하나.  살의에 가득 차 있던 눈만은 그대로였다.

덩치 큰 사내와 조금씩 돈을 따는 검은 드레스의 여자.

‘연합했군.’

플레이어 두 명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지만 그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피어나왔다. 살인만이 그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그 때 승부를 내야 할 것이었다.

과연 어떤 능력을 가진 자들일까. 인섭의 입에서 계속해서 웃음이 새어나왔다.

칩을 환전소에서 돈으로 바꾸고 있는 헬라의 뒤에서 남호가 의심스럽다는 눈빛으로 말했다.

“어떻게 한 거야?”

“뭘요?” “왜 맨날 돈을 따는 거야?” “당신처럼 바보가 아니라서요.”

“......”

헬라가 싱긋 웃으며 고객 카드를 환전소에 내밀었다.

“오늘 콤파는 얼마죠?”

“520만원입니다 고객님.”

패할 때 마다 10프로씩 적립해주는 서쪽 랜드의 포인트. 일설에 의하면 많은 돈을 잃고도 이 콤파포인트 때문에 계속해서 도박장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문이었다.

“......”

카드를 받아든 그녀가 뭐 먹고 싶냐고 남호에게 물었다. 도박장의 모든 숙박시설과 음식점은 이 콤파라는 포인트를 사용해 결제 할 수 있었기에 부담 없이 먹을 것을 먹고 있는 그들이었다.

“고기 먹자.”

“스테이크 먹으러 가죠. 콤파 깡 되는 곳으로요.”

콤파 깡. 속칭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꿔주는 행위였다. 엄연히 불법이지만 서쪽랜드 에서는 당연한 듯이 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

“어련하시겠습니까. 돈의 공주님.”

남호가 건물 밖으로 나가는 헬라의 뒤를 따랐다. 헬라의 행동패턴은 단순했다. 도박을 하고, 호텔에 가서 샤워를 한 뒤, 맛있는 것을 먹고 저녁에는 움직이지 않는다.

“......”

그러면서도 매일 자금력 1위를 유지하는 그녀였다. 번화가의 거리를 걸으며 남호는 그녀에 대해 생각했다. 생각보다 괜찮은 여자였다. 제 멋대로 움직이는 것만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녀가 번화가를 걷다가 놀란 표정을 짓는 것이 보였다. 어떤 사람이 ‘콤파 깡 현금화 50%’ 라는 푯말을 들고 서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포인트를 현금화 해 했을 때 떨어지는 돈은 20% 정도. 헬라가 놀라 표정으로 남호를 바라봤다.

“50%래요!”

남호가 인상을 찡그렸다. 남들과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사기를 칠 속셈이라거나 뒤가 구린 자들뿐이었다.

“사기겠지 당연...”

남호가 푯말을 든 사내를 바라보다가 갑작스럽게 외쳤다.

“이봐! 피해!!”

푯말을 든 사내가 등에 있던 나이프를 꺼내며 헬라를 향해 돌격한 것이었다. 헬라가 깜짝 놀라 인벤토리에서 칼을 꺼내는 동시에 남호가 나이프를 든 사내의 몸을 들이받았다.

퍽.

거구의 남호와 얇은 남자가 부딪혔음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남호의 가슴팍에 존재했다. 남호가 그의 얼굴을 내려다봤다. 첫날 봤던 플레이어 중 한명의 모습이었다.

“헬라....피해..”

남호의 옷이 피로 물들어갔다. 남호가 부딪히는 순간. 이미 인섭는 그의 가슴팍에 나이프를 쑤셨던 것이다.

남호가 인섭의 온 몸을 움켜쥐었다. 헬라가 도망칠 시간을 벌어야 했다.

“싱겁군.”

인섭의 실망한 목소리에 남호가 인상을 찡그렸다.

‘......’

너무나도 쉽게, 남호는 인섭에게 일격을 당해버렸다. 남호는 점점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 인섭이 나이프를 뽑아냈다. 푸학. 하는 소리와 함께 피가 뿜어져 나왔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잠시 쓰러지는 남호를 바라보던 인섭이 사라진 헬라의 뒤를 쫒기 시작했다.

도로로 뛰어가는 헬라. 숙소에 있는 돈은 문제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다. 남호가 충분히 시간을 끌어 준 덕에 그녀는 인섭과 충분한 거리를 둘 수 있었다.

“택시!!”

다른 도시로 향하는 총알택시들이 그녀의 앞에 멈춰 섰다. 멀리서 인섭이 쫒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가 차의 뒷문을 열고 들어가며 말했다.

“빨리 출발해주세요!!”

그녀가 문을 닫는 동시에 택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뛰어오는 인섭의 즐겁다는 듯 한 표정이 보였다. 그녀의 온몸에 소름이 돋아났다.

인섭이 도로의 끝에 멈춰서며 떠나가는 헬라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얼굴을 감싸 쥐었다. 이렇게 빨리 누군가가 습격해 올지 몰랐기에 은행 계좌를 아직 만들어 두지 않은 것이 한이 되었다. 약간의 방심에 이은 계산 미스. 그녀가 드레스 안쪽에 넣어두었던 돈다발을 꺼내들었다. 100만원.

‘......’

1억 가까운 돈에서 고작 100만원이 남게 된 것이었다.

‘젠장 인벤토리에 돈이 들어가기만 했어도...’

택시를 타고 이동하며 그녀가 생각에 잠겼다.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인섭은 그녀를 찾아왔었다. 그렇다는 것은 언제 어디로 또다시 찾아올지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젠장..’

오늘 밤이 되면, 자신은 꼴지에 가깝게 떨어지고. 자신의 돈을 훔쳐간 저 사람이 일위로 도약할 것이었다.

‘역시 혼자서는 안 돼.’

그녀가 머리를 감싸 쥐었다.

[드라고니아, 랜덤 워프로 회색 방 차원에 접근 중.]

[마스터. 드라고니아를 요격하시겠습니까.]

[마스터. 새로운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스터,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마스터.....]

엉망이 되어버린 실험실의 한 가운데에 붉은 긴 머리를 지닌 소녀가 나타났다.

그녀의 마스터가 사라진 지 꽤 되었지만 아직도 그녀는 마스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회색방의 마스터를 자처하는 자들은 수없이 많이 나타났지만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진짜 회색방의 마스터는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

그녀가 부서져 버린 실험관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도 마스터는 그녀의 말에 응답을 하지 않고 있었다.

잠시 유리파편에 의해 난장판이 되어있는 실험실을 바라본 그녀가 입을 열었다.

[회색 방. 총괄 시스템 이브.

과거 명령의 의미들을 파악.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회색방을 조정하겠습니다.]

붉은 머리의 소녀가. 연구실의 안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 작품 후기 ============================

퀸터♠

운동선수는 수익이 전부 식비로 나갈수도있으니... 역시 푸드파이터가 답인가요?

/운동선수를 하게 되면.. 칸나의 몸 자체가 쓸수 있는 에너지를 넘어서면 칼로리와 교환을 하게 되는 형식이므로.. 푸드파이터가 더 좋은 듯 합니다.

dkdlsh

벽돌 같은 특정 이상 식품을 먹는것은 이식증 이라고 하는데요 정신적인 부분과 육체의 영향소 결핍이 문제입니다 영향소결핍 문제라면 이식을 한다해도 특별히 문제가 되진않습니다 다만 식품이 되는 물체의 세균 식후 창상의 문제로 권유되지 않습니다

/이런 자세한 답변이라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실제로 TV에서 봤던 나사를 먹는 아저씨 등은 철분에 문제가 있거나 정신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높군요. 그 분 요즘에는 뭐하고 사시는지 알아봐야겠습니다.

장지뱀

오늘도 재미있게보고갑니다 ㅋㅋㅋ 2연참만해도 저는 행복해요

/감사합니다. 연참을 좀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중입니다.

장지뱀

흑흑... 데이터와 배터리의 부진으로 지금이서야 들어오다니 ㅠㅜ 선추코!

/데이터와 배터리의 부진이라니.. 와이파이가 필요한 시점이군요. ㅠㅠ

유조아。

그나저나 기간은...?

/이 방의 기간은....? 한달입니다.

이거2번쨰아이디

세계최강걸

/생각해보면 단순히 100 m 달리기만해도 세계기록이 나올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어스트레이

저 필드는 시간제한이 대체 얼마인가요?

/소설 초반에 한달이라고 언급되어있습니다..만 제가 서술을 빼억었을 수도 있습니다.

타카르튼

운동하며 땀흘리는.여자참매력있던데 ㅋㅋ 칸나는역도로는땀을안흘리겟죠? ㅋㅋ

/칸나가 땀을 흘리려면.. 최소한 600 kg 정도는 들어올려야 할듯 싶습니다[...]

-마치며.

작가 에너지 충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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