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19 대가(代價) =========================================================================
“이.. 이게 무슨..“
죄수들은 자신이 보고 있는 사실을 믿지 않으려고 했다.
“왜... 왜 막혀있는거죠.”
떨리는 목소리. 여선생의 반응에 헬사가 한숨을 쉬었다.
“당신들.. 출구까지 모조리 막아버린 건가요.. 경찰은 모두 어디 있나요?”
쯧. 작게 혀를 찬 노드가 ‘에이씨.’ 라고 말하고는 감옥의 문을 열었다.
철컹.
“니들 눈으로 확인 하고 오던가.”
어정쩡한 포즈로 감옥에서 나온 네 명이 엘리베이터의 앞에 섰다. 그들을 향해 노드가 말했다.
“가봐.”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는지 죄수들도 말수를 줄이고는 나이아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저벅, 저벅 죄수들이 1층의 밖으로 나갔다.
건물의 밖.
그곳은 온통 회색으로 이루어진. 건물을 둘러싼 회색의 방이었다.
남학생이 재빠르게 달렸다. 마치 지금이 아니면 플레이어들의 손을 벗어날 수 없다는 듯이 말이다. 그 모습을 보던 헬사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도..도망쳐!”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 남학생을 보며 다른 죄수들도 서로를 바라보았지만 이어지는 남학생의 비명소리에 그들의 발이 얼어붙었다. 남학생이 얼굴을 감싸 쥐며 바닥에 쓰러진 것이다.
“으..투..투명한 벽..”
그가 고통을 호소하며 말했다. 투명한 벽이 있다고. 그가 부딪힌 곳을 향해서 다른 죄수들이 달려갔다. 원장이 천천히 손을 뻗자 그곳에는 정말로 투명한 벽이 존재했다.
“..이..이게..”
그들의 뒤로 헬사가 나타나서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제 가죠. 이곳은 모두 막혀있어요.”
“아니야..이게.. 우릴 왜 가둔 거지..?”
“내보내주세요. 당신들..”
헬사를 향해 울먹이는 표정을 짓는 죄수들을 향해 헬사가 불쌍하다는 표정을 짓고는 자신의 머리를 어루만지고는 말했다.
“잘 봐요.”
그녀가 허공에 손을 뻗자. 죄수들의 눈이 헬사의 손에 집중되었다. 그 순간 헬사가 시동어를 외쳤다.
“[햄버거 소환].”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서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햄버거가 나타났다.
“뭐..뭐에요?”
당황한 죄수들을 향해 헬사가 말했다.
“초능력요.”
“..초..초능력?”
원장이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았다. 이것은 꿈이거나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헬사가 햄버거를 인벤토리에 넣고는 천천히 다가와 투명의 벽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당신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있는 곳은 닫힌 세계에요. 어디에도 도망 갈 곳 따위 없어요.”
“..뭐..뭐라고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죄수들이 이리저리 흩어져서 달려갔다. 회색으로 되어있는 방의 틈을 찾기 위해. 투명한 벽을 손으로 만져가며 이리저리 뛰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출구를 찾을 수 없었다. 애초에 출구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이봐. 이만들 가자고.”
건물에서 나온 노드가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죄수들은 투명한 벽을 더듬어 갔다.
“뭐 놀라고들 그래. 텔레파시도 봤으면서.”
“텔레파시는..”
여학생이 머리를 붙잡았다. 어째서 텔레파시를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인가.
노드가 쯧쯧.. 이라고 혀를 차며 그들에게 말했다.
“이봐들! 헛짓 거리들 하지 말고 오라고! 시간이 없어! 지랄들 하고 있다가 진짜 모두 죽게 될 거야!!”
그의 눈에 멍한 표정을 지은 죄수들의 모습이 보였다
시현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죄수들은 이곳이 실제로 자신들이 살았던 세상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인벤토리 명령어를 사용할 수 있었고, 그렇다는 것은 과거에는 플레이어라는 뜻이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그들로부터 나온 사실은 지금까지 기억에 관해 예측했던 것과는 달리 시현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헬사나 자신의 경우를 보았을 때에는 그냥 기억의 일부분이 증발된 것뿐이었다. 하지만 죄수들의 증상은 기억이 증발과 동시에 ‘조작’ 되어있었던 것이다.
‘이 방의 사물들처럼 표현되게 말이지..’
그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첫 번째. 이 방은 단순한 추리 방 일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두 번째. 이 방은 기억의 단절뿐만 아니라 조작이 된 부분까지 존재한다.
세 번째. 자신의 기억도 조작 되었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었다.
자신은 정말 시현이라는 존재인가?
기억이 조작된다면 신체가 조작되지 말라는 법도 없었다.
‘......’
그가 그라는 증거를 기억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아야 했다.
혹시, 자신은 시현이라는 존재가 아닌 것 아닐까.
내가 나라는 증거.
‘초능력?’
초능력을 떠올린 시현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햄버거 소환. 신데렐라 폼. 인벤토리의 물건들.
이것들은 기억 조작으로 어떻게 되는 일이 아니었다. 마스터 셰네브는 초능력의 발현이 극히 힘들다고 말했었다. 실제로. 복사된 케이시는 원래 케이시의 능력을 사용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 햄버거 소환 쓸 수 있지..”
가슴을 쓸어내린 시현이 머리를 다시 회전시키기 시작했다.
기억이 잘린 것이 확실하다면, 왜 짤린 것일까?
첫째. 게임에서 패배해서.
둘째. 이 게임 자체가 잃어버린 기억을 추리하는 게임이다.
‘.....’
시현은 자신이 알아내야 할 것을 떠올렸다.
어떠한 경우에도. 기억의 공백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는 것이 급선무였다.
시현이 눈을 감았다.
이로서 사람들의 진술은 전부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오직 증거로만, 범인이 누군지 찾아야 하는 것이었다.
‘그래..회색 방.. 평범한 추리 문제를 낼 리가 없지.’
그가 생각에 잠기려 할 때.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열렸다.
그곳에는 기괴한 표정을 지닌 죄수들이 시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이 시현을 향해 물었다.
“이게..어떻게 된 일입니까?”
그 물음에 잠시 생각을 한 시현이 대답했다.
“사실은 두 번째이겠지만.. 뭐, 회색방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엘리베이터에 같이 타고 있던 나이아가 밖으로 내리며 말했다.
“이들의 기억이 조작 된 것이라면.. 어떻게 범인을 찾을 수 있죠?”
그녀의 물음에, 시현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 전에 더 중요한 것이 있죠.”
“더 중요한 것이요?”
“네.. 그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억이 진짜인지, 스스로 증거를 찾아봐야 합니다.. 그것이 맞지 않는다면.. 이곳에 있는 누구의 기억도 진짜라고 보기 힘듭니다.”
시현의 말에 헬사와 노드의 얼굴이 일그러져 갔다.
"진짜가 아니라는 것은.."
"우리가 가짜 기억을 가진 존재라는 것이겠죠."
============================ 작품 후기 ============================
루이레아
키퍼가 질질끌고 있는것같은데요
/그렇게 생각 할 근거들도 내용상 충분하네요.
루미젤
7월29일에 입대합니다 ㅠㅠ 가기전에 연참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잘보고갑니다~~!
/허..얼.. 얼마 안남았군요;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Eyrun
@칸나는 지금 상황 모르겠죠?
오랜만이니까 쿠폰 발사!!!
/본문에 의하면... 아무래도 우체통 이용이 안되는 지역이니,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쿠폰 감사합니다!
벌레
이거 범인 이미 맞췃거나 틀려서 리섹하고 다시허는거일듯
/벌레님의 예측은...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