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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탈출-215화 (215/373)

00215  대가(代價)  =========================================================================

째각. 째각.

시계소리만이 시간이 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해 주었다. 정지한 시현은 생각에 바다에 빠져 있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내 능력을 썼다? 회복을 위해서?’

햄버거는 누군가가 타의로 먹일 수도 있었지만 신데렐라 폼은 그의 자의가 아니면 사용 할 수 없는 능력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기억이 없는 동안 시현이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내 몸을 조종하는 능력?’

잠시 세뇌된 자신을 떠올리던 시현은 이내 그 가정을 머릿속에서 깨끗이 지워버렸다. 회색방이 천사들이 사는 궁전이 아닌이상. 애써서 세뇌한 상대방을 치료 해 줄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햄버거 능력을 계속해서 받으려고?’

그의 머릿속에, 세뇌시켜서 오래오래 써먹을 계획을 한 악당A의 모습이 그려졌다. 햄버거를 무한대로 공급받으며 랭크를 올리기위해 세뇌를 성공하고도 그를 살려주는 누군가를 말이다.

‘......’

잠시 생각을 하던 시현이 세뇌론을 발로 차 멀리 날려버렸다. 만약 그가 누군가를 조종할 능력이 있었다면 다른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인벤토리에 있는 수많은 아이템들을 그대로 놔둘 바보는 없었다.

‘..혹시 악당이 바티칸의 교황님 뺨칠 인품과 자비를 가지고 있다던가?’

푸. 가능성이 0에 수렴하는 확률이었다. 점점 추리가 실현 불가능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생각을 하면 할수록 첫 번째의 가정이었다. 기억이 없는 어떠한 시간대에 시현 스스로가 자신의 회복을 위해 먹었다는 것이다.

‘그래.. 헬사..’

신데렐라 폼. 헬사의 이야기. 더부룩한 배. 회복된 성대.

네 가지가 의미하는 것은 명확했다. 어째서 그는 아직까지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일까.

‘기억이 없던 시간대에 내가 내 몸을 사용하기 위해 햄버거를 사용했고, 초기에 나를 도와준 것은 헬사다?’

시현이 아무리 햄버거를 먹으려고 해도 손이 움직이지 않는 이상 먹는 것은 무리였다. 그렇다는 것은 누군가가 그에게 먹여주었다는 것인데, 그녀의 말이 맞다면 시현과 그녀는 기억이 없는 시간대에 키스를 한 적이 있고, 그런 행위를 했다는 것은 적어도 헬사가 그에게 적대 관계는 아니었다는 뜻이며. 그녀 역시 아무런 기억도 못한다는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라 최소 2명이 기억하지 못하는 어떠한 시간대에 알 수 없는 사건들이 일어났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가정이 맞는지 여러 가지를 점검했다. 모든 상황을 의심하라. 맞다고 가정하고 생각을 하면 치명적인 실수를 할 확률이 높았다. 가정을 세웠으면 그 가정이 틀렸다고 생각하고 반박을 해야 하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꿈이라던가..’

자신은 아직 사라드에 누워있고 어떠한 이유에서 인지 이러한 환상 속에 갇혀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아마도 동료들이 자신을 치료하기 위함일 것이었다.

‘......’

그럴 수도 있었지만 이 가정은 아무 쓸모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이것이 꿈이라고 가정한다면 시현 그 스스로가 열심히 움직이던 대충 움직이던 아무것도 변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꿈이라고 가정한다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1)꿈인데 열심히 한다.         ->그냥 꿈

2)꿈인데 그냥 가만히 있는다.  ->그냥 꿈

3)꿈이 아닌데 열심히 한다.    ->살아남음

4)꿈이 아닌데 가만히 있는다.  ->패배.

꿈이 라고 생각하고 플레이 하기에는 4번의 경우가 문제가 되었다.

‘일단 어찌되었던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내야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지?’

해야하는 일의 목록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1. 범인을 찾는다.

2. 기억이 없었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힌다.

3. 노드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범인을 찾아내는 것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히는 것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3번인 몸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기억이 없어진 것이 사실인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밝혀내는 것은 그 다음이었다.

‘일단 몸을 지키고, 단서를 모아야 해.’

노드로부터 어떻게 몸을 지킬 것인가? 그가 현재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것이 가장 중요했다. 자신의 목숨과 직결되는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시현은 가장 약자였다. 누구든지 마음을 먹는다면 그를 죽일 수 있었다.

‘침착하자.. 침착해...’

시현과 우호적인 것은 헬사였고, 대립점에 있는 인물은 노드였다. 그렇다면 질문은 간단해진다.  헬사가 노드를 이길 수 있는가?

삑 삑 삑. 머릿속에서 에러음이 울렸다. 노드의 능력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헬사의 지금 능력은 알았다. 햄버거소환.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은데.’

그렇다면 방법은 나이아를 같은 편으로 끌어 들이던가 노드를 설득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베스트는.’

두 가지를 모두 하는 것 이었다.

“우리 이야기좀 하죠.”

나이아가 노드의 어깨를 잡으며 말을 걸었다. 무슨 이야기? 라고 되묻는 그의 눈에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 나이아의 얼굴이 보였다.

“알았어, 알았다고.”

쳇. 죄수들을 한번 스윽 하고 둘러본 그가 나이아와 함께 학원의 안으로 들어갔다. 딸랑. 하는 소리가 들리며 죄수들의 시야에서 그들이 사라졌다.

학원의 안으로 들어가자 누워있는 시현이 보였다.

“괜찮아요?”

나이아의 물음에 시현이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뭐, 나쁘진 않네요.”

“저 병신 안부 물으려고 날 데려 온 건 아니지?”

막말을 하는 노드를 향해 눈을 흘긴 나이아가 그녀의 용건을 말했다.

“심문은 제 담당이었잖아요.”

“하나하나씩 해서 언제 할려고.”

그녀의 눈 사이가 좁혀졌다. 그럴 것이었다면 약간의 약해를 구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다짜고짜 들어온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나이아였다.

“저기요?”

힘겨루기를 하고 있던 두 명의 눈빛이 시현을 쏘아봤다. 갑자기 끼어들어 온 탓에 자신들도 모르게 반응을 하게 된 것이었다.

“이거 드셔보시겠어요.”

툭. 툭. 두 개의 햄버거가 바닥을 굴렀다.

“뭡니까...”

나이아가 힘 빠진 목소리로 바닥에 떨어진 햄버거를 주웠다. 그녀와 다르게 노드는 주워든 햄버거를 이미 한입 베어 물고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햄버거를 먹고있는 노드를 보며 나이아는 햄버거와 그의 볼따구를 날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안 먹을 거면 나 줄래?”

그걸 말이라고, 목구멍 바로 위까지 올라온 말을 삼키며 나이아가 숨을 몰아쉬었다. 인상을 찡그린 채로 그녀가 노드를 보며 말했다.

“사양하겠습니다. 회색방에서 음식은 소중한 존재니까요.”

마침 출출했던 그녀가 햄버거 종이를 벗기고 크게 한입 베어물었다. 어? 그녀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쳇."

보통의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먹은 사람들은 모두 나이아와 같은 표정일 것이었다. 회색방에서 구하기 힘든 식량자원일 뿐만 아니라 미묘하지만 모든 스텟을 올려주는 음식. 잠시 멍하니 서있던 나이아가 시현을 쳐다봤다.

"당신..."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시현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햄버거 맛 괜찮죠?"

나이아와 노드가 없어진 감옥의 안은 금방이라도 폭탄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었다. 누군가가 먼저 한마디를 한다면 그것이 도화선이 될 것이었다.

여선생, 창수, 여학생. 이 세명이 모두 위험했다. 돌발행동이 큰 싸움이 벌어질 수 도 있는 일이었다.

결국 원장은 그것에 찬물을 뿌리기로 결정했다.

"탈옥하자."

"예?"

"네?"

갑작스런 말에, 모두가 눈을 크게 뜨며 원장을 바라보았다. 그가 머리를 몇번 긁적이더니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길쭉한 금속의 물체. 무언가의 열쇠였다.

"열쇠요?"

"..설마?"

"나도 잘 모르지만.. 일단 해보자고."

원장이 꾸물꾸물 앞으로 나와서는 쇠창살의 밖으로 손을 뻗었다. 그의 목표는 쇠창살에 걸려있는 좌물쇠였다.

그가 좌물쇠에 열쇠를 꼽아놓고는 손을 회전시켰다.

'돌아가라... 제발..'

그의 간절한 기도를 신이 들어준 것일까.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쇠 창살이 열렀다.

"우와!"

"조용히해!"

여선생이 움찔하며 원장을 쳐다보았다.

감옥의 열쇠는 그가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 눈빛을 느낀 것일까. 원장이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말했다.

"나 아니야.. 눈 떠보니 무슨 열쇠가 주머니에 있었지만 감옥 열쇠인지는 몰랐다고."

"...우리 나갈까요? 기회가 언제 또 올지 모르잖아요."

창수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들은 감옥 앞을 떠날줄을 몰랐다. 기회가 있다면 지금이었다.

"하..하지만 총을 가지고 있는데.."

"여자를 쓰러뜨리고 빼았자."

네명이 서로의 눈빛을 교환했다. 그들의 일을 정리하는것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총을 들고 협박하는 것들과 같은 동등한 힘을 지니는 것이 우선이었다.

끼익.

철창이 열리고

4명의 죄수가 쇠창살을 벗어났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루이레아

신데레라 템효과가 아직있어서 시간을 되돌리나 제한이 걸린다던지 틀린추리 이전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던지...기억잃는 이유가 궁금하네요!

/어떠한 이유가 있을 것인데.. 과연.. 어떠한 이유일지..

퀸터♠

스테이지 범인찾기보다

시현의 기억찾기가 더 관심이가네요 ㅎㅎ

/저도 어떤 기억일지 궁금해지네요.. 사실은 눈을 뜨면 칸나가 옆에서 자고 있다던가..?

루미젤

뭐지? 기억의 공백기가 있네요 ㄷㄷㄷ 잘보고갑니다~~!

/시현이 뭔가 냄새를 맡았네요. 기억의 공백기 동안 무슨일이..

-마치며

본격

장애인 추리물 대탈출.

장애인 오빠는 무사히 살아서 모든 비밀을 밝힐 수 있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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