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12 대가(代價) =========================================================================
“...그녀의 허벅지 안쪽에는 점이 있습니다.”
모두의 눈초리가 여선생을 향하고 있었다.
미묘한 원장의 발언에 여선생이 극구 부인하며 손을 흔들었다.
“권군 과는 그런 사이 아니라니까요.”
“......”
그녀의 말에도 불구하고 장내의 분위기는 이미 그녀와 권군이 무슨 관계가 있었다고 굳혀가는 분위기였다.
“......”
“이유를 재대로 설명 안하시면.. 범인이라고 생각 할 수밖에 없습니다.”
“찔리는 게 있으니까 이야기 안 하는 거겠죠.”
쏟아지는 융단폭격. 여선생은 이 상황을 넘어가기 힘들다고 느꼈다.
‘윽..’
어쩔 수 없이. 그녀는 자신의 본심을 털어 놔야 했다.
“그래요.. 서로 조금 호감이 있긴 했어요.”
“..조금 호감으로 누드모델까지 해 줘요?”
“...제자가 그림을 그린다는데 모델 좀 서 준 게 어때서요.”
당당한 그녀의 말에 나이아가 벙찐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여선생의 말이 이어졌다.
“그리고. 제가 권군과 무슨 사이였다고 해도.. 그렇다면 오히려 더더욱 권군을 죽일 이유가 없잖아요. 호감이 있는 사람을 죽이나요?”
그의 말에 남학생이 혀를 차며 말했다.
“혹시 모르잖아요. 관계가 나빠졌을지, 아니면 무슨 협박을 당했을지.”
의심의 눈초리가 그녀에게 모여들었다.
“아니라고요. 자 봐요. 저는 살해 동기가 없어요. 제가 아니라 오히려 그런 게 있다면 창수죠.”
“..창수요?”
여선생이 남학생을 가리켰다.
“......”
헬사는 아무 생각 없이 창수의 방을 뒤지고 있었다. 그녀는 단서보다 입에 물려있는 햄버거에 집중하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그녀의 복사 능력은 특정 조건이 만족되어야 하는 것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햄버거능력이 복사 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뭐.. 생각한 것만큼 나쁜 능력은 아닌 거 같으니...’
일단은 수색을 계속 할 까라고 생각한 그녀의 머리위에 느낌표가 떴다. 창수의 방과 혁의 방의 구조가 비슷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렇다면.. 혹시 사물함도..’
의미 없이 쌓여있는 것 같은 미술도구들을 뒤지는 헬사. 그녀의 눈에 창수의 사물함이 나타났다.
‘역시. 방마다 사물함을 하나씩 숨겨놓고 쓰는 건가?’
금속 자물쇠가 걸려있는 사물함. 하지만 어떤 자물쇠도 그녀는 열수.. 아니 갈아버릴 수 있었다.
부르르릉. 전기톱이 또 한 번 신나게 돌기 시작했다.
끼이이이익. 전기톱은 순식간에 자물쇠를 잘라버렸다. 웅웅. 하며 헬사가 장비를 진정시켰다.
‘자.. 볼까.’
딸깍.
평범해 보이는 사물함. 그 안에는 여학생의 얼굴이 찍힌 스티커 사진이 아무렇게나 방치되어있었다. 거의 대충 받아서 던져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위에 남학생의 지갑과 통장이 놓여져 있었다.
‘뭐지 이건..’
팔락. 헬사가 통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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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이체
창수 -> 원장 200000 학원비
권혁 -> 창수 20000
권혁 -> 창수 150000
권혁 -> 창수 50000
권혁 -> 창수 50000
권혁 -> 창수 100000
권혁 -> 창수 20000
권혁 -> 창수 50000
권혁 -> 창수 20000
권혁 -> 창수 30000
권혁 -> 창수 50000
권혁 -> 창수 5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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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으로부터 창수로 이체된 수많은 돈들.
헬사가 나이아를 불렀다.
(나이아 씨....? 이건 좀 이상한 것 같은데요?)
텔레파시는 헬사와 나이아뿐만 아니라 노드와 시현도 공유되게 열어 논 상태였다. 헬사의 목소리를 들은 노드가 웅성거리고 있는 죄수들을 향해 소리쳤다.
“조용이 좀 해! 또 새로운 증거를 찾은 것 같으니.”
그가 창수를 향해 물었다.
“야, 너”
“...?”
“피해자한테 수시로 돈 받았지.”
“그런 적 없는데요.”
당당한 표정으로 반박하는 창수를 향해 노드가 아쉽다는 투로 말했다.
“통장 나왔어.”
순간 창수의 얼굴이 굳어졌다.
“아주 그냥.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 돈 쭉쭉 이체 했던데. 창수가 너한테. 어떻게 된 건지 설명.. 뭐 안 해줘도 되긴 하는데... 범인으로 너 찍으면 되니까.”
“......”
여학생이 토끼눈을 하며 창수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보았던 창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차분하게 공부를 하며 대학교 봉사장학생 전형을 노리고 있는 소년이었다.
“그.. 그럴 리가 없는데요.”
혼란스러운 눈빛을 하는 여학생에게 노드가 아무렴 어쩠냐는 듯 말했다.
“뭐, 그건 나야 모르겠고. 통장에 그렇게 찍혀있으니까 돈 관계가 있다는 건 맞겠지.”
“봐봐. 얘 수상하다니까.”
궁지에 몰렸던 여선생이 노골적으로 창수를 보며 싫은 표정을 했다. 창수가 그녀의 눈빛을 되받아 쏘며 말했다.
“아, 그거는 그냥 창수랑 저랑 게임 아이템 사려고 같이 돈 모아서 투자 한 거 에요.뺏고 이런 거 아니고요.”
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수상한 표정으로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아 진짜 아니라니까요. 제가 오랜 친구인 창수를 죽일 일도 없고, 걔 죽으면 누가 저랑 같이 아이템 살 돈 모아줘요. 저 아니라니까요.”
“아이템 때문에 죽인 거 아냐?”
“...아... 진짜 아니에요. 이거 그냥 순순히.”
“니가 죽였지??”
“아.. 무슨 소리에요. 그냥 게임 아이템 산거라니까요.”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는 음성에도 불구하고 여학생의 얼굴은 어두웠다. 떨리는 입술로 나이아를 바라본 그녀가 자신에게 텔레파시를 걸어 달리는 손짓을 했다.
(..왜?)
(..혹시.. 권 군에게 이체된 돈이 얼마인지.. 알 수 있을 까요.)
(음.. 잠깐만..? 헬사, 얼마라고? 아. 한 평균 5만원쯤. 알았어. 일주일에 5만원이라고 하네.)
여학생의 입이 벌어졌다. 주먹을 꽉 쥔 그녀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뭐지..’
나이아가 금액을 들은 후의 여학생의 경직된 모습을 보며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다. 얼마간 부들부들 떨던 여학생이 나이아를 향해 말했다.
(그.. 5만원... 제가 일주일에 한 번씩 권혁한테 뺏기던 금액이랑 똑같아요..)
(...뭐야?)
이건 또 무슨 이야기야?
나이아는 머리가 뱅글뱅글 도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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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벌레
살인자는 전부
/그는 예고홈런처럼 범인 홈런을 예고했다!
루미젤
치정관계는 가장 무서운법이죠 ㄷㄷ 잘보고갑니다~~~!
/그렇습니다.. 현실세계에서도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음유시인뮤즈
저에게 천재는 무리데스요>ㅁ< 그런 고로 전 명탐정 코난에서 벗어나 얌전히 읽기만...ㅎㅎㅎ
/명탐점 코난이 되시면 같이 여행하시는 분들의 생존률이 40%이하로 떨어지시는 것을 볼 수 있거늘.. 아쉽군요.
루이레아
권군과는 사겼던 것같네요 누드화 정도라면..!
/누두화를 그려주고 데이트를 갈 정도의 사이네요.
유조아。
원장과 여선생은 아마.."정식"으로 사귀자고 했었을거 같고...권군이 xx하는 장면을 보고 협박을 했다거나... 그리고 원장이 권군 죽였을 냄새...
/원장은 어떤생각을 가지고 있을 지, 권군은 어떻게 된 것인지....
이거2번쨰아이디
원장은 어찌안대
/음...그..글쎄요..?[..]
-마치며.
드러나는 남학생 창수의 실체.
대탈출 다음화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