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92 군인(軍人) =========================================================================
“크윽..”
-쾅!!!
지상으로 이어지는 계속되는 포격.
질세라.
-두두두두두!!!
리자의 기관포가 하늘에 탄환의 그물을 만들었다.
단 한명의 반항.
사람을 살리기 위한 작은 바람.
떨어지는 포탄.
"하게 놔둘 것 같냐 시발 놈들아!!"
리자는 별모양의 귀걸이를 계속해서 집어던졌다. 일회용의 방어아이템. 인벤토리에 있는 수량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하늘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점들.
“빌어먹을 자식들아!!!!!!!”
-투다다다다다다!!!!!!!
무의미한 방어.
도망칠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도망 안 칠거니까!!!"
리자의 무기는 모두 소모성이었다.
그녀의 초능력은 공격계열이 아니기에 순수하게 아이템만으로 전투를 해나가야 하는 처지.
그녀의 눈이 힐끗 도망치고 있는 아이들을 쫒았다.
“흥!”
힘이 들어가는 두 손.
디딤 발이 익숙한 지면을 디뎠다.
-두두두두두두!!!!!!!!!!!!!!!!!!!!!!1
기관총을 장비한 채
하늘에서 낙하하고 있는 헌터부대의 네핌.
언제나와 같은 출동.
두 손에 살의를 담은 채. 아래쪽을 바라본다.
그는 하늘로부터 초라한 작은 마을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
그를 포함한 대원들은 모두 순간이동 능력자. 작은 마을을 제압하는 것 따위는 손쉬운 일이었다.
‘이번 일을 끝내면 한동안 플레이어를 죽이지 않아도... 생존 할 수 있겠지.’
수십이 넘는 순간이동 헌터들의 부대.
등장하는 것만으로 웬만한 플레이어들은 모두 도망갈 것이었다.
“대장! 비싼 아이템 챙기시길 바랍니다! 노예들도요!!”
귀에 장착된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
멀지 않은 곳에서 낙하하고 있는 대원하나가 그를 웃으며 바라보았다.
헌터들에게 살인은 불가결한 것이다.
고양이가 쥐를 잡는 것처럼.
연어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땅에 있는 초라한 마을을 바라보던 그의 눈에. 마을 주변으로 흩어지는 몇몇 사람들이 보였다.
‘정신 나간 녀석이 아니라면.. 저렇게 도망치는 것이 당연하겠지.’
플레이어들은 헌터의 먹잇감이었다.
"전 부대! 도망가는 녀석들을 저격......."
저격명령을 내리려는 순간.
장미의 가시처럼.
지상으로부터의 포격이 시작되었다.
"전 부대 정지!"
작은 마을의 중앙에서
단 한 기가 뿜어내는
엄청난 수의 총탄.
“정신 나간 놈이.. 있었나?”
그가 미소 지었다.
“전 부대. 지상에서의 총탄을 조심하라!”
순간이동을 이용해서 총탄을 피하는 대원들. 그들이 낙하의 반대방향으로 순간이동 하기 시작했다.
“대장! 마을중앙 쪽의 대공무기입니다!”
“흥!”
초라한 반격.
순간이동이 기본인 대원들에게 한 기의 대공포대는 장난감 같은 것이었다.
“전 부대원. 시한신관 폭탄 투척.”
그의 명령에 따라. 대원들이 인벤토리에서 수백발의 폭탄을 쏟아냈다.
하늘에 흩뿌려지는 죽음의 비.
“잘 가라고. 지상의 미친 친구.”
-두두두두두!!!!
지상에서 대공포를 연사하고 있던 리자의 눈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수백발의 검은 물체들이 들어왔다.
“씨발!!!!”
그녀의 이성이 전장을 이탈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무리.
필패.
개죽음.
“시끄러!!!!!”
한사람이 어쩔 수 없는 전장.
“시끄럽다고!!”
그녀가 인벤토리를 열었다.
손에 쥐어지는 수백 개의 귀걸이.
스스로 방어능력이 없기에 소중하게 하나하나 모아왔던 아이템들.
수백발의 시한폭탄들이 마을에 떨어지기 직전.
반드시 간직해야 하는 그 귀걸이들을
리자가 허공에 흩뿌렸다.
“씨발 꼬맹이들!!!! 꼭 살아남으라고!!!!!!”
-쾅!!!!!!!!!!!!!!!!!!!!!!!!!!!!!!!!!!!!!!
마을의 상공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수백명의 사람을 한번에 몰살시 킬 수 있을만한 파괴력.
단 한발이라도 맞는다면
누구든
그 즉시
싸늘한 시체가 되어버릴 것이었다.
"헉..헉..헉.."
리자의 이성이 계속해서 도망치라고 말했다.
쏟아지는 식은땀.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한 화약 냄새가
계속해서 그녀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상대방을 수십. 자신은 혼자.
그녀의 방어 아이템은 이미 바닥.
그에 반해 상대편의 회피는 거의 무한.
기관포로 맞출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고맙다 빌어먹을 신 자식아!!”
그녀가 크게 웃었다.
이런 곳에서 사용해서는 안 될 자신의 일회용 병기들.
그게 어쨌다는 말인가.
그녀의 미소가 짙어졌다.
“자동 대공포1-100 셋트!”
공중의 헌터부대.
네핌의 귓속에 부하의 말이 파고들어왔다.
“미친놈 하나 처리하는데 너무 많이 쓴 것 아닙니까?”
엄청난 폭발 구름이 피어오르는 지상의 마을을 보며 네핌이 한숨을 쉬었다. 그가 생각해도 너무 많은 폭탄을 쏟아 부은 감이 있었다.
“쓸데없는 소리하지마라 레피. 무기는 다시 충원하면 된다.”
‘무언가 한수가 있는 적인 줄 알았지만..’
긴장한 표정을 풀며 지상을 향해 다가가려고 하는 네핌.
잠깐의 소란이었을 뿐이었다.
요리를 하려던 도마 위의 물고기가 땅에 떨어져서
잠깐 놀란 정도의.
한숨을 쉬던 그의 귓속에 당황한 대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피하십시오!! 대장!!"
동시에. 또다른 대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상에 수백 개의 대공포대 발견!!”
“...뭐라고?”
있었다.
있을 리가 없는
혼자서 마을을 지키고 있는 정신 나간 여자가.
폭발의 연기가 걷힌 마을.
놀랍게도 마을은 부서지지 않았다.
누군가가 수백발의 폭발 공격을 막아낸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붉은 머리를 휘날리는 여자와
수백 개의 금속 대공포가 헌터부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네핌은 등에서 소름이 돋아오는 것을 느꼈다.
“피해!!!!!!!”
그의 명령과 동시에.
지상에 있는 수백문의 대공포가 불을 뿜었다.
그것은 총탄의 해일.
“미친!!!!!”
수만 발의 탄환이
저녁 하늘을 붉게 감싸 안았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마을 밖으로 달리며. 현식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을 수놓는 수만 발의 총탄.
세상과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언제나 계속해서 투덜거리던 붉은 머리의 여자.
그러나
정작 모두가 도망칠 때.
그녀는 홀로 거대한 적들과 맞서 싸우고 있었다.
언제나 세상은 행동하는 자에 의해 바뀐다.
그리고 그들은 새로운 불가능에 도전한다.
“......”
끊임없이 달리는 현식. 그의 옆에서 포포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디까지 가시려는 겁니까!!?”
자신을 도와달라며 포포를 이끌고 온 현식. 그들이 달리고 있는 방향은 사람들이 도망가고 있는 방향과 달랐다.
“좀만 더 가면 되네!!”
마을과는 이미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
현식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사라드의 상공에서 도시를 포격하고 있는 우주전함.
결국에는 저것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모두가 죽게 될 것이었다.
닫힌 세계인 회색방의 특성상. 도망갈 곳은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다시 모이게 될 것이라고 했어요. 뜻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국가를 이룰 거라고.. 좋은 세상이 올것이라고 그랬어요.)
(허허. 꼬마 숙녀분. 좋은 세상.. 같이 만들어 봅시다.)
사람들을 위해서
언제나 누군가는 싸워야 한다.
만약
마을을.
나라를.
세상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면.
사람들은 그들을
전사.
용사.
또는
군인(軍人) 이라고 부를 것이었다.
평원의 숲속.
발걸음을 멈춘 현식이 포포를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 땅 파는 게 주특기라고 했지?”
“그렇습니다만..”
“그럼..”
현식이 숲의 공터를 바라보며 말했다.
“땅 좀 파주게.”
“...예?”
(쾅!!!!!!!!!!)
계속해서 들려오는 전장의 포화 속에서
포포는 현식의 의도를 읽을 수 없었다.
현식이 먼 하늘에 있는 우주전함을 가리키며 말했다.
"격추 시키겠네."
"네?"
바보 같은 이야기.
말도 안 되는 말을.
그는 꺼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루미젤 연참감사합니다~~! ㅋㅋ
/감사합니다. 다시 마음잡고 열심히 쓰고있습니다!
그럼 독자여러분. 다음화로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