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60 Episode 2-5 영원의 미궁 =========================================================================
"블루문..."
카드를 우그러뜨리는 니세나.
이를 악 문 그녀를 바라보며.
케라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니세나. 나는 이미 선택을 했지."
니세나의 눈에. 섬뜩하게 웃고 있는 케라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는. 네 차례야."
케라의 모습에서
니세나는
자신을 저주해 왔던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
"하하..하하하...."
그녀를 인정하지 않았던 수많은 사람들.
저주를 퍼부었던 여러 명의 플레이어들.
"난.. 틀리지 않았어.. 난.."
잘못된 것은 그녀가 아니었다. 세상이 문제였다.
그럼에도. 남들은 자신을 비난했다.
"...황제.."
자신이 만든 공간에서 조차. 세상은 그녀를 놓아두지 않았다.
"좋아.. 좋다고.."
그녀가 이를 악물었다.
틀린 것은 언제나 세상이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그녀를 굽어 살필 것이었다.
'나는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어.'
수많은 사람의 죽음을 쌓아올리며, 도달한 곳.
죽음의 탑 꼭대기에.
자신마저 쌓아올릴 각오는. 예전부터 해 왔다.
그녀가 케이시를 바라보았다.
"케라카드를.. 다오."
"......"
머뭇거리는 케이시를 보며 니세나가 인상을 찡그렸다.
"케라카드가 마지막이 아니라는.. 너희들의 말을 어떻게 믿지?"
케라를 쳐다보는 케이시. 그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였다.
"어차피 서로가 협력하지 않으면.. 누구도 나가지 못하네."
케이시가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냈다.
케라 카드.
천천히. 그녀가 탁자의 위에 카드를 내려놓았다.
그 모습을 보며 니새나가 담담한 표정으로 손을 뻗었다.
그녀에 손에 들리는 케라카드.
그토록 원했던.
언젠가는 자신이 가지게 되길 바랐던
그녀가 만든.. 최강의 카드.
카드를 받은 니세나는, 공간에 아무런 변화도 없는 것을 눈치 챘다.
"...카드 숫자가.. 부족하군.."
허탈한 웃음을 짓는 니세나.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난 틀리지 않았어...'
휘청 이는 세상.
니세나는 공간이 울렁거린다고 생각했다.
(네년이 언젠가 지옥의 끝에 떨어지기를.. 기대하고 또 기대할 것이다.)
"시끄러..!"
(니세나. 네 방법은 옳지 않아.)
"시끄럽다고!!"
허공을 향해 소리 지르는 니세나를 보며. 케이시가 긴장어린 표정을 지었다.
니세나가 테이블의 위에서 카드 한 장을 집어들었다.
떨리는 그녀의 팔.
"조용히 해..!! 난 틀리지 않았어..!!"
허공을 향해 소리치는 그녀를 보며.
케이시는 무언가가 잘못되어 간다는 것을 느꼈다. 니세나가 케이시를 향해 말했다.
"이봐."
"..네?"
"어차피 너희 아니면 나, 둘중 하나는 카드를 전부 모으게 되겠지."
니세나가 죽건. 죽지 않건.
마지막 카드는 생성된다.
그녀가 말을 이었다.
"만약. 내가 실패한다면..."
진중한 눈동자. 케이시는 그녀가 진심을 말하고 있다고 느꼈다.
"회색방 안에 있는.. 황금의 황제...그에게..."
니세나는 자신의 입술이 바짝 말라있는 것을 느꼈다.
"내가.. 사람들을 위해 노력했었다고 이야기 해주길 바래."
케이시는 누군가에 대해 떠올렸다.
'...어딘가에서...설마..'
시현에게 들었던 이야기.
하늘의 궁전에 사는 황금의 황제.
사람들을 위해. 거대한 공중 섬을 만들어.
그들을 구원했다는 사람.
생각에서 깨어난 케이시는. 니세나가 계속해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황급히 케이시가 입을 열었다.
"...그거면 되나요?"
"..그래"
니세나는 자신이 들고 있는 카드를 바라보았다. '자기살인' 카드.
"......"
어디선가 들려오는
그녀를 조롱하는 목소리들.
지끈거리는 머리를 매만지는 그녀의 귀에. 케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니세나. 만약 네가 성공한다면."
울렁이는 머리를 부여잡고. 니세나가 케라를 쳐다보았다.
"진짜 나를.. 살려주기 바란다."
"......"
케라의 부탁.
니세나가 알았다는 듯 허공에 팔을 휘저었다.
"그 정도쯤은.. 해주지.."
자신의 손에 들린 카드를 바라보자. 니세나는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아직도 생생했던 그들과의 기억.
그녀가 쌓아왔던 악행.
'나는.. 틀리지 않았어..'
그저. 그녀는, 고통 받는 사람들을 구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니세나의 눈이 석실 이곳저곳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만든 세상.
'나는.. 살아남을 것이야.. 신이 있다면.. 내가 옳았음을..'
어두운 석실을 바라보며.
그녀는 자신이 도달하고 했던 꿈을 생각했다.
'사람들을 구원하겠어.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너는 수많은 동료들을 배신했어!)
원한에 가득 찬 목소리를 뒤로 한 채.
그녀가 입을 열었다.
자기 살인 주문.
언젠가.
옛 동료들의 앞에 당당히 서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니세나가 주문을 외웠다.
" [마법카드 NO.00] ... '[자기살인]' "
얼마 후.
그녀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자신이 설정해 놓은 시스템 음성,
블루문과 다른 제어시스템을 사용했기에.
그녀가 선택했던 다른 시스템 음성.
-모든 카드를 전부 획득하셨습니다.
니세나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올랐다.
이제 잠시 후면. 자신은...
그녀는 문득. 세상이 붉다고 생각했다.
붉은 물감이 퍼져가는 세상.
고개를 숙이자. 피에 젖어있는 자신의 몸이 보였다.
그제야. 그녀는 어떠한 것 깨달았다.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
"하..하하.."
피와 함께 입에서 흘러나오는 웃음.
석실에 쌓여있는 인형들을 바라보며.
그녀는 여태까지 자신이 해왔던 일들이 부질없다고 느꼈다.
죽음의 순간이 되어서야.
그녀는 자신이 원했던 바를 이해할 수 있었다.
'...황제..'
그가 말해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
그가 지어주는
작은 미소.
단지 자신은.. 그것이면 충분했던 것이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느끼며
그녀는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을 떠올렸다
'부디... 다음 세상에는...'
편안한 표정을 지으며 죽어있는 여인.
그 모습을 보며.
케라는 그녀도 오래전에... 지쳐버렸던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
- 니세나가 사망하였습니다. 그녀의 카드는 같은 장소에 있는 플레이어, 케이시가 획득하게 됩니다.
케이시를 묶고 있는 쇠사슬이. 거짓말처럼 풀렸다.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그녀는 석실 안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 플레이어 케이시가 '영원의 미궁'의 모든 카드를 전부 획득하였습니다.
"......"
케이시가 천천히 니세나의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가 주머니에서 작은 안경을 꺼냈다.
진실의 안경.
니세나의 앞에 떨어져있는 '관리자 카드'를 집어든 케이시가. 진실의 안경을 썼다.
그러자. 카드의 원래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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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카드 NO.1.
♣거짓말쟁이 카드
자신이 원하는 카드 이름과 설명을
카드에 새겨 넣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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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 앉아있는 케라는.
죽어버린 니세나를 바라보았다.
수많은 세월을 살아온 니세나.
그녀는 과연. 이 속임수를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헛된 자신의 꿈을
이제는 그만... 끝내고 싶었던 것일까.
안경을 쓴 케이시가.
테이블의 위에 올려져있는 카드를 훑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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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카드 No.23.
♣결말
영원에 미궁 안에 있는 ‘모든 카드’를 전부 모으면
다른 공간에서도 ‘미궁의 방’의 카드 능력을 쓸 수 있다.
※이 카드의 소유자 : 케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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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봤던 카드.
하지만 진실의 안경을 쓰자. 다른 내용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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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카드 No.23.
♣결말
영원에 미궁 안에 있는 ‘모든 카드’를 전부 모으면
인형카드 하나를 되살릴 수 있고, 마법카드 하나를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있다.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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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작게 내뱉는 케이시.
관리자가
니세나를 영원히 이곳에 가두는 선택을 했다면.
이 공간의 위험성도 알았을 터.
그대로 방치 했을 리가 없었다.
'그래도..'
카드의 아래쪽을 읽는 케이시의 눈동자가 급속도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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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카드를 모두 모은 플레이어를 제외하고
'영원의 미궁' 안에 있는 모든 생명체는.
기억이 초기화 된 채로 다시 부활한다.
초기화 시점 : 영원의 미궁이 처음 만들어진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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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케이시가 당황한 표정으로 케라를 쳐다보았다.
이 말대로라면
그 역시. 모든 것을 잊어버릴 터였다.
"케라..케라 아저..."
당황한 표정의 케이시를 보며.
케라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초기화가 시작됩니다. 클리어한 플레이어는 대기 공간으로 이동됩니다.
카드를 읽어 내려가는 케라.
그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케이시를 바라보았다.
-초기화 진행 중.
석실이 모래가 되어 흩날리기 시작했다.
크게 흔들리며 사라져가는 석실.
그들은 폭풍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케라는 자신의 몸이 사라져가는 것을 느끼며,
케이시를 향해 소리쳤다.
"나를!! 나를 꼭 살려주게!! 나를!!"
그의 모습을 보며. 케이시가 비명을 질렀다.
"꺄악!! 케라 아저씨!!"
무너지는 세상의 한가운데에서.
케이시는 간절한 눈동자로 자신을 향해 외치는 노인을 붙잡으려 애썼다.
"제 손을..!! 제 손을!!"
-플레이어가 대기 공간으로 이동됩니다.
"꼭..나를..!!"
허공에 손을 뻗은 모습으로.
케이시는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위에 서있게 되었다.
온몸이 굳은 채로.
그녀는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미궁의 숲을 클리어 하셨습니다.
시스템 음성이 들리고 난 후에야.
그녀가 자리에 털썩하고 주저앉았다.
"하..하.."
아무도 탈출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이곳에서.
그녀는 어떻게든 살아남은 것이다.
그녀의 코끝이 찡해졌다.
긴장이 풀리자. 눈에서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자신의 볼을 만지는 케이시.
그제야. 자신이 살아남았다는 실감을 할 수 있었다.
그녀의 앞에. 두개의 커다란 상자가 나타났다.
왼쪽의 상자를 열자. 가득 쌓여있는 인형들이 눈에 들어왔다.
-패배하여 죽어버린 플레이어들 중에서 한명을 되돌릴 수 있습니다.
인형들의 맨 위에.
니세나의 얼굴을 한 인형이 보였다.
"......"
인형을 들어 올리자. 그녀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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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세나.
이 공간을 만든 여자.
누군가가 이 공간을 탈출하는 순간.
그녀는 모든 기억을 잃은 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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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처음부터.. 다시..?'
그녀가 만난 니세나는.
과연 몇 번이나 미궁을 헤맸던. 니세나였을까.
회색방 관리자를 죽이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니세나.
그녀의 모습을 보며. 관리자는 얼마나 소름끼치게 웃고 있었을까.
작게 심호흡을 한 그녀가 오른쪽 상자를 열었다.
미궁 속에서 사용했던. 각종 마법카드들이 보였다.
-마법 카드 중에서 한 가지를. 가지고 나가실 수 있습니다.
한가지인 것이 아쉽지만. 회색방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한 마법 카드들.
이런 저런 카드들을 바라보며. 케이시는 고민에 휩싸였다.
"일단.."
케라와의 약속.
그것을 지켜야 했다.
왼쪽 상자에서 인형을 뒤지던 케이시의 눈에
로키백의 모습이 들어왔다.
'......'
자신을 위해 희생했던 그.
하지만 살릴 수 있는 것은 한 명뿐이었다.
'미안해요...'
그를 옆에 내려놓은 채. 그녀는 케라 모양의 인형을 계속해서 찾았다.
이미 패배하여 한번 죽어버린 그였지만.
자신이 꼭 살려주리라 다짐하면서..
얼마 후.
그녀는 인형들의 사이에서 케라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찾았다.."
깊숙한 곳에 있는 인형을 꺼내는 케이시.
그에 따라 위에 쌓여있던 인형들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별 생각 없이.
떨어진 인형을 바라보던
케이시의 동공이 급속도로 커졌다.
그녀에 손에 들려있던 케라 인형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아..."
케라 인형을 꺼내다가 바닥으로 떨어졌던 다른 인형.
그 인형을 바라보던 케이시가 계속해서 말을 더듬었다.
"아..어..아....'
온몸을 덜덜 떠는 그녀.
그녀의 눈동자에.
자신과 똑같은 모습의 인형이
비춰지고 있었다.
손을 덜덜 떨며 자신의 모습을 한 인형을 집어 드는 케이시.
그녀의 귓속에. 아까전의 시스템 음성이 떠올랐다.
(-패배하여 죽어버린 플레이어들 중에서...)
멈춰버린 영화처럼.
그녀는 계속해서 인형을 바라보았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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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코멘트를 달아주신
신조선, kunhe, 붉은빛마녀 헌씨
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kunhe
@과연 니세나의선택은? 이라고해도 볼것도 없지요 ㅋㅋ 근데 작가님도 같은꿈을꾸다 삼국지 보셨군요
/니세나는 선택을 했군요. 이제것 다른사람에게만 강요했던 선택을. 그녀 스스로가 하게되었네요.
저는 노블레스 결제가 안되어있습니다[...]
다만 이런 저런 소설들의 순위를 보다보니, 눈에 익게된 제목이네요. 하하.
-마치며.
힘이 되는 코멘트 달아주신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코멘트는 몇번이나 읽으며. 힘을 받고있네요.
대탈출 160편이 끝났습니다.
영원히 미궁속을 떠도는 니세나.
자신을 살려달라며 울부짖던 케라.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멈춰버린 영화처럼.. 인형을 바라보고 있는 케이시.
그들의 앞에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지.
대탈출 161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