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58 Episode 2-5 영원의 미궁 =========================================================================
그녀는 시현에게 편지를 보냈을 터.
칸나에게 날아온 답장에.
케이시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천천히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케이시.
그녀의 눈동자가 놀라움으로 커졌다.
길고 긴 편지를 읽은 케이시가. 편지지를 테이블의 위에 올려놓고는.
자신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시현 오빠...칸나 언니..."
***
얼마 전.
초원을 걷는 코끼리.
그 머리위에 앉아있는 개미 한 마리.
"음..."
칸나는 시현에게 온 편지를 보며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뭔소리지...."
자신의 앞머리를 긁는 개미.
"뭐.. 3일이나 이곳에 있었으니.. 소일거리나 해볼까... 이봐, 부관."
그녀의 말에 뒤에 있던 병정개미가 그녀의 앞으로 나왔다.
"벌레들을 모아달라는데... 먹이 안줘도 잘 사는 작은 곤충들 없어?"
병정개미가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그녀를 향해 의사표시를 했다.
(개미가 환경에 맞춰서 잘 삽니다.)
"음.. 보내면 다 죽는다는데?"
잠시 머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던 병정개미가 칸나를 향해 말했다.
(...밀림 안을 보면.. 잠복벌레라고 사는데.. 움직이지 않고 있는 탓에.. 수명이 깁니다.)
"그래? 그럼 그놈들 100마리 정도만 잡아다줘."
(알겠습니다. 여왕님.)
칸나가 명령을 내리자.
초원의 위로. 검은 파도가 나타났다.
지평선의 끝까지. 대지를 뒤덮는 개미의 무리.
(잠복벌레를 잡아와라!)
수억의 개미가. 그녀의 명령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얼마 후.
그녀의 앞에 달팽이 같이 생긴 벌레들이 모였다.
(이들입니다.)
병정개미의 말에. 칸나가 코끼리의 몸을 타고 바닥으로 미끄러져 내려왔다.
"잘했어!"
개미들을 칭찬하며. 그녀가 우체통을 열었다.
"이것들이랑.. 시현이 전해주라고 한 편지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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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 안녕.
칸나 언니야.
잘 지내고 있니? 케이시는 동물로 변할 수 없으니까 언니가 걱정이 많아.
시현이 부탁한 것들은 통 안에 담아 보냈어.
왜인지는 나도 잘 모르니~. 같이 보낸 시현의 편지를 읽어보길 바래.
헤어진 지 얼마 안됐지만 케이시가 너무나도 보고 싶어.
다음에도 어려운 일 있으면 시현에게 물어보도록 해~ 그게 정답이니까!
개미 칸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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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통 속에 들어있던 통에 힐끗 보였던 이상한 벌레들.
분명히 시현이 무슨 방법을 낸 것이다.
케이시의 얼굴표정이 밝아졌다.
역시.
그들은. 언제나 길을 찾아낸다.
우체통에 안에 있는 다른 쪽지를, 케이시가 집어 들었다. 무언가가 빼곡히 쓰여있는 종이 쪽지.
글을 고심이 읽고 있는 케이시를 보며. 케라의 머리위에 물음표가 떴다.
'무슨..말일까.'
혹시 자신을 죽이는 법에 대한 것일까?
케라는 지금 소녀를 죽이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빌었다.
계속해서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케이시를 보며. 그는 호기심이 일었다.
무슨 내용이기에. 그녀가 저렇게 집중해서 읽는 것일까?
"흠흠..."
헛기침을 하는 케라. 마침 케이시가 편지를 다 읽었는지. 케라를 올려다보았다.
"케라님?"
"...?"
케이시가 자리에서 일어나 케라에게 편지를 내밀었다.
"...내가 읽어야 하는 것인가?"
"네."
마침 궁금했던 내용. 케라가 편지를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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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케이시. 혹은 케라님.
시현이라고 합니다.
케라카드는 하나의 생명체를 만날 때 마다. 하루안에 하나의 생명체를 죽여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과 하루뿐이 같이 있을 수 없습니다.
생명체를 죽이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사람이 아닌 다른 것들을 죽이게 유도할 수 는 있습니다.
하루에 한번. 케라님이 케이시에게 벌레 한 마리씩을 받아서 죽이게 되면. 아무도 죽이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하루가 연장됩니다.
벌레 역시 생명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백 마리의 벌레들을 이용한다면.
수백일 동안 아무도 헤치지 않고 존재할 수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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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읽어가며.
케라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단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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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그곳에서는 방의 몬스터를 죽이지 않으면 플레이어도. 몬스터도 석실로 돌아갈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케라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많은 세월을 살아오셨다고 하더군요.
아마 이제까지 버텨 오신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목적을 이루실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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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케라의 눈동자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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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케라님이 죽지 않으면 스테이지가 종료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케라님은 목적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그곳에 남아 계신 것으로 추측됩니다.
미궁의 숲의 설명을 들었을 때.
케라님이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일단 죄송하다는 말을 드립니다.
화가 나시지 않기를 바라며.
케이시에게 '거짓의 거울' 이라는 아이템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케이시는 현재 당신의 카드에 의해 모든 카드 능력이 봉인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카드능력을 쓸 수 있습니다. 케라 카드가 발동하는 것이 그 증거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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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을 짚는 말.
케라는 편지속의 사람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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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에게 '거짓의 거울' 카드를 양도받아.
케라님 스스로를 복제하십시오.
그리고...
스테이지를 종료시키시고. 케이시와 함께 석실로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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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라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어떻게 스테이지를 종료시킨다는 이야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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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를 종료시키는 방법은.
케라님이 죽는 것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차후에 니세나의 힘을 얻는다면. 카드가 된 케라님을 다시 부활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방에서 나가기 위해서는..
오리지날 케라님은 .. 죄송하지만 잠시 죽으셔야합니다.
복사된 케라님도 오리지날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으므로.
케이시와 함께 영원의 미궁을 클리어하시고.
카드가 된 오리지날 케라님을
다시 부활시키시기 바랍니다.
그곳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입니다.
아무리 당신이라도. 언젠가는 패배하게 될 것입니다.
목적을 이루고, 살기 위해서는. 밖으로 나가셔야 합니다.
PS. 이 편지를 먼저 읽었을 케이시는. 케라님에게 이 편지를 전해주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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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끝까지 읽은 케라는 한동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
쉽게 납득하기 힘든 방법.
하지만
길고 긴 세월을 지나.
찾아낸 작은 실마리.
"나갈 수.. 있는 건가.."
그는 계속해서 편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자신이 죽어야.
자신이 살게 된다.
"허허....."
편지를 내려놓는 케라.
그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 그런 거였어..."
어쩌면,
그 스스로는 예전부터 이 방법을 알았던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무적이나 다름없는 케라카드.
그 능력의 뒤에서. 여태껏 몸을 웅크리고 숨어있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
케이시가 긴장한 표정으로 케라를 쳐다보고 있었다.
케라는 그 후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 사이에 긴 침묵이 이어졌다.
눈을 감고 무언가를 계속해서 생각하는 케라.
케이시는 그의 마음이 어떠한 선택을 하고 있음을 눈치챘다.
케이시의 배가 고파질 무렵이 되서야.
그가 눈을 떴다.
허공을 바라보며. 그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거울 카드를 .. 잠시 보여주게."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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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를 달아주신
헌씨,당장싸대기,하늘에서뚝딱,루미젤,퀸터♠,kunhe,어스트레이,나야나사기꾼
님 감사드립니다!
하늘에서뚝딱
@자주 나온 설정인거같은데 시공간의 뒤틀림.ㅋㅋ 케이시한테는 몇일이지만 퀘스트를 완료한 시현과 칸나는 이미만나서 므흣한 마틸씨의 여관(?)에서 휴식중일지도 ..ㄷㄷ 그건 그렇고 어느새 따뜻한 봄이네요..ㅎㅎ
/제 설정을 잘 알고있군요.. 허허. 므흣한 마틸씨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요즘 많이 안나와서 섭섭해하시는 분들이 있네요(는 저입니다.)
오늘 날씨가 많이 따뜻해 졌더라고요. 며칠만 지나면 반팔을 입고 다녀도 될 것 같아요.
kunhe
@설마 칸나강림? ㅋㅋ 무슨꾀가 있을지 궁금하군요
/아쉽게도..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군요. 허허.
시현이 케라에게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네요.
-마치며.
코멘트를 달아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몇번이고 읽고는 있어요.
코멘트를 읽으며, 많은 분들이 시현과 칸나가 만나기를 바라고 있다는것을 다시한번 깨닫네요[...] 빠른시일내에 디펜더스가 만나게 되기를..
대탈출158편이 끝났습니다.
케이시에게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대탈출 159편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