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51 Episode 2-5 영원의 미궁 =========================================================================
회색의 석실 안.
니세나는 작은 인형을 만들고 있었다.
눈물범벅이 되어있는 케이시를 보며, 그녀가 입을 열었다.
“용케 살아남았네..? 이거 어때?”
그녀가 작은 인형 하나를 내밀었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인형.
그것을 바라보며, 케이시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만약 저 인형이
자신과 같은 기억을 지니고 있다면
저것이 진짜 케이시일까
내가 진짜 케이시일까?
니세나가 케이시를 바라보며 소름끼치게 웃었다.
“다시 돌아온 것을 환영해. 케이시양?”
***
쇠사슬로 묶인 상태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케이시.
니세나가 그녀를 보며 불쌍하다는 듯이 말했다.
“이런 이런... 거짓의 숲에서 너무 많은 힘을 써 버렸나보네..?”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케이시.
니세나가 고개를 몇 번 젓더니, 자신이 가지고 있던 카드 중 한 장을 케이시의 앞에 놓았다.
“고통스럽다면.. 이게 도움이 될지도..?”
창백한 얼굴의 케이시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앞에 놓인 카드가 보였다. 니세나가 건넨 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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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카드 No.33.
♣행복한 꿈
사용자가 원하는
행복한 꿈을 꾸게 해준다.
※이 카드의 소유자 : 니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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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유자 변경. 해 둘 테니. 정 힘들면 사용해.”
케이시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녀의 귓속으로, 니세나의 말이 들려왔다.
“흠.. 121장의 카드를 전부 모으면.. 카드로 변한 부하들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지.”
눈을 감은 채. 케이시는 그녀의 말을 들었다.
지금은 너무나 피곤했다.
“네가 얻은 로키백이라던가.. 되돌릴 수 있다고?”
“......”
힘이 없는 와중에도.
케이시는 생각을 떠올렸다.
혼자는 너무 힘들다.
로키백같은..
아니 로키백이 아니더라도..
자신과 함께 싸워줄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언가 말을 더 하려는 니세나.
그보다 먼저 케이시가 입을 열었다.
“...저.. 하루만 쉴게요.
너무나도 힘들었던 모험.
케이시는 온몸이 너무 무겁다고 생각했다.
심연 속으로 잠기듯.
그녀가 꿈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
석실 안.
잠든 케이시의 모습을 보며, 니세나가 고개를 저었다.
“오래는.. 못 버티겠군..”
그녀가 자신의 앞에 있는 카드들을 만지작거렸다. 이런저런 카드를 만지자.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팔등을 간질였다. 그 모습을 보며, 시간이 참 많이 흘렀다고 생각 했다.
그녀는 원래, 단발머리였으니까.
최종보스 케라.
앞에 앉아있는 소녀가 그를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는 상관없었다.
이기든 지든.
자신은 강해질 것이니까.
그녀가 자신의 앞에 놓여있던 인형을 집었다. 케이시와 똑같이 생긴 인형.
“귀여운 인형이네.“
차갑게 웃은 그녀가 인형을 테이블의 바깥으로 천천히 던졌다. 수많은 인형들이 쌓여있는 곳. 그 위에. 케이시의 인형이 떨어졌다.
니세나가 만족스러운 듯이 웃었다.
“하나는 해결했고.. 이제.. 그녀가 얼마만큼 할 수 있는지.. 볼 차례지..?”
그녀가 테이블 위에 있던 카드를 한 장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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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카드 No.12.
♣망자의 싸움터
이 카드를 사용하면,
카드 덱에서 ‘망자의 미궁’을 뽑게 된다.
※이 카드의 소유자 : 니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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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히 잠든 케이시의 모습.
그 모습을 보던 니세나가 두 눈을 감았다.
그녀의 눈앞에. 그동안의 싸움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팔레인. 페릴...
함께 싸웠던 수많은 동료들.
그들은 해내지 못했다.
......
하지만.
‘나는 달라.’
죽어가는 수많은 동료들을 바라보며.
수없이 많은 사람을 죽이면서.
그녀가 꾸었던 꿈.
그 꿈이. 얼마 멀지 않았다.
‘내가 인류의.. 구원자가... 되겠어.’
***
케이시는 오랫동안 눈을 뜨지 않았다.
마치 죽은 것처럼. 잠을 잤다.
“......”
니세나가 오른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에 카드가 쥐어져 있었다.
케이시의 앞에 놓이는 한 장의 카드.
망자의 싸움터.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던 니세나가. 자신의 앞에 있던 카드 한 장을 더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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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카드 No.00.
♣자기 살인
스스로를 죽인다.
※이 카드의 소유자 : 니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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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카드를 바라보던 니세나.
잠시 후.
케이시의 앞에 한 장의 카드가 더 놓여졌다.
***
천천히.
케이시가 눈을 떴다.
니세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깨어났군.”
“......”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케이시.
꿈속에서. 가짜의 자신들과 죽이고 죽이는 꿈을 꾸었다.
“상태가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시간이 얼마 없어. 이제 가야해.”
니세나가 턱짓으로 케이시의 테이블 앞을 가리켰다. 케이시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그녀의 앞에 두 장의 카드가 놓여있었다.
‘망자의 싸움터, 자살.’
“......”
케이시가 후우. 후우. 하고 심호흡을 했다.
그녀는 카드를 뽑는 것이 두려웠다.
꿈도 희망도 없는, 죽음의 게임.
“그 카드를 가지고 랜덤 카드를 뽑게 되면, 망자의 싸움터가 나오지.”
“......”
케이시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시선이 랜덤 덱으로 향했다.
“이번에 살아남게 되면. 마지막 카드의 존재를 확인 할 수 있단다. 시간이 없으니. 어서 카드를 뽑으렴.”
케이시가 두 눈을 감았다.
혼란.
두려움.
긴장감.
많은 감정이 그녀를 지배했다.
‘이겨내야 해.. 꼭..’
꿈을 꼭 이루어 달라고 부탁했던 또 다른 케이시들.
그녀들을 위해서라도. 그녀는 살아남아야 했다.
랜덤 카드로 손을 뻗는 케이시. 그녀가 천천히 카드를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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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카드 No.11.
♣망자의 싸움터
이 카드를 뽑은 자는
자신의 기억과 싸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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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동이 시작됩니다.]
세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니세나가 케이시를 바라보며 웃었다.
“......”
케이시는 니세나가 건네준 카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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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카드 No.00.
♣자기 살인
스스로를 죽인다.
※이 카드의 소유자 : 니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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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니세나는... 이런 카드를 준 것일까?
***
케이시는 술집의 안에 있었다.
과거. 디펜더스와 맛있는 것을 먹던 그 술집.
맥주의 냄새와.
달콤한 훈제치킨의 냄새가 풍겨져 왔다.
여러명의 종업원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며 청소를 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미녀 한 명이. 케이시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머 ? 첫 손님이시네요! 맥주 한 잔 드릴까요?”
케이시는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 내가..여기에..’
무언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종업원에게 괜찮다고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문 밖으로 나섰다.
“왜 내가..여기에.. 어?”
문을 열자.
문 밖에 서있던 여성종업원이 웃으며 말했다.
“어서오세요~ 마틸 술집입니다. 어머? 어린 손님이네요?”
문 밖에서
수많은 종업원이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문을 열자. 똑같은 술집의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케이시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거짓의 숲의 기억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설마 .. 또..’
수없이 많은 테이블.
케이시가 정신을 다잡기 위해 숨을 고르고 있을 때.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가 케이시를 불렀다.
“이봐 케이시!”
남성의 목소리.
케이시가 천천히 목소리가 돌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음식을 먹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순간. 케이시의 온몸이 굳어졌다.
리볼버를 든. 중절모를 쓴 사내.
그가 씨익 웃으며 케이시를 쳐다보았다.
“...헥스..?”
설원 당시. 존스에게 죽은 헌터.
그가 케이시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케이시가 머리를 감싸쥐었다.
삐이-
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헥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즐겁다는 듯이 말했다.
“드디어 복수를 할 수 있겠군.”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하늘에서뚝딱
@우선~150화 축하드려요~~군대가시는분들 2년도 안되는데 금방이죠 머..하면 화내실라나 ㄷㄷ.. 그래도 휴가나와서 글본다는 기대를 가지시고..혹시 아나요 작가님이 칸나랑 시현의 므흣한 씬을 적을ㅈ.. 흐흐
/허허허 밖에 있는 사람에게 2년은 금방이긴 한데.... 군바리에게는 정지해 있는 시간.. 이것을 상대성 이론이라고 하죠.[..]
같은 시간이라도 사람에 따라 체감이 다르게 느껴지는...ㅜㅜ
므흣씬..[..] 은 잘 모르겠지만.. 열심히 연재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허허.
마스터칼솔럼
@음? 저 넷이 전부 공유되는 한명이라면 첫타로 쓰고나서 다른 애들은 마나가 오링난 것일 수도 있겠네.
/4명의 케이시는.. 여러가지 가정이 가능하죠. 하지만 저는 글쓴이이므로.. 상상은 독자에게 맡기는걸로[...]
루미젤
@군대라 ㅠ 듣기만해도 슬픈단어죠 ㄷㄷㄷ작가님 150화축하드리고 200화를 향해 고고싱 ㅋ
/군대는.. 정말 슬픈단어입니다... 군대가는걸 축하해주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군대는 현실은 군대=무덤 이니.. ㅠㅠ
200화를 향해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phara
@케이시가 몬스터카드로 니세나 죽이면 .....
/그럴수도..있죠.
허허허.
유입인
@저도갑니다..4월8일..
/헐......유입인님.....얼마 남지 않았군요
ㅠㅠㅠ
kunhe
@군대라 저도 그리 먼단어는 아니네요 슬슬 생각해야지
군대라.. 저는 가끔 폭설이 내릴때마다 군대에 있던 때를 생각하고는 합니다. 치워도 치워도 줄지 않는 눈...
NeoGGM
@붙여야 리리플 대상인가요?
/그렇습니다 골뱅이를 붙여야 리리플 대상입니다.
NeoGGM
@올만첫코
/첫코 축하드립니다! 하지만 첫코가 아니라, 어떤 코멘트이든 저는 좋아해요.
-마치며-
거짓의 숲에 관해 여러 추측이 있군요.. 하지만 저는 글쓴이이므로.. 추측은 독자님들의 상상에 맞기겠습니다[...]
케이시가 또다른 곳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죽은.. 헥스를 만나게 되네요.
과연. 니세나가 자기 살인 카드를 준 이유는 무엇일지.
대탈출 152화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