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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탈출-135화 (135/373)

00135  Episode 2-3 Faker  =========================================================================

“그래서 말입니다만.”

그녀가 진중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지는 그녀의 말.

현식의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뭐라고요?”

그녀가 다시 한 번 현식에게 말했다.

“제가 내일 누를 번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

현식의 머릿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우리를 이기게 해 주겠다고? 하지만..’

그녀의 주장은 모순이 있었다. 우리를 이기게 해 주겠다면서 상대팀의 대장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러 갔던 모습. 팀원 모두들이 있을 때 이야기 한 것이 아니라.

‘세르게이 만을 불러서 따로 이야기를?’

현식은 기쁨과 의심. 안도와 불안의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딜러가 번호를 알려준다면 내일 있을 게임에서 2개의 번호는 확정적으로 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 저만을 따로 불러서 이야기 하는 것입니까?”

현식이 이야기의 핵심을 짚었다. 팀을 이기게 해 주겠다는 이야기라면 충분히 세르게이에게 전달받아도 될 일. 굳이 세르게이와의 동행을 피한 채. 단 둘이 딜러들의 숙소 앞에서 이야기 할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딜러가 일리 있다는 듯 고개를 미묘하게 끄덕였다. 그녀가 팔짱을 끼더니 잠시 눈을 바닥으로 깔았다. 얼마 후. 그녀가 현식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세르게이. 그 자를 믿지 못하겠습니다.”

현식의 머릿속에 물음표 하나가 떠올랐다. 그녀가 말을 이었다.

“저는 플레이어 팀에게 우리가 누를 숫자를 알려줄 의사가 있습니다만. 세르게이. 그 자가 상대방의 리더를 만나는 것이 불안합니다.”

“...무엇이 불안하다는 것이죠?”

딜러는 어차피 중립적인 입장. 플레이어가 이기든 헌터가 이기든 그들은 상관이 없다.

“왜 우리를 도와주려는 것입니까?”

당황한 표정을 띠는 그녀. 동시에 무언가 긴장감이 느껴졌다. 그녀가 말했다.

“우리 상관께서... 당신들이 이기기를 원하기 때문이죠.”

상관..? 현식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들이 우리를 이기게 하려고 한다고? 그들 입장에서는 헌터보다 플레이어가 살아남는 것이 나은 것인가?

현식은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그렇군요.”

알아들었다는 표정의 현식을 보며. 그녀가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그렇습니다. 세르게이님 혼자만을 믿는 것은 불안하기 때문에, 당신에게도 말해두는 것입니다. 만약 그가 배... 솔직하게 말해도 되겠죠?”

“...물론입니다.”

“그가 플레이어 팀을 배신할 가능성 역시 열려있기 때문입니다.”

배신. 현식 역시 생각했던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그가 배신을 한다고 해도. 이득이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 그가 만약 배신을 한다고 해도. 이득 되는 것이 없다. 현식의 말을 들은 그녀가 팔짱을 풀지 않은 채 대답했다.

“현식님. 정말 진실을 말하자면.”

“진실..?”

“내일 열릴 지옥의 방. 말이죠.”

내일 패배하면 가게 된다는 지옥의 방. 살아남을 가능성이 낮은 편은 아닌 곳이라고 들었다.

“제 설명을 들으셨다면.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고 이해하고 계시겠습니다만.”

“그렇습니다.”

그녀가 후우. 하고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거짓말입니다.”

“...네?”

이건 뭐야? 라는 표정을 현식이 지었다. 그녀가 다른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옥의 방은. 말 그대로 지옥의 방입니다. 지옥도가 펼쳐져 있겠지요. 살아남을 확률 같은 거. 우리는 모릅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런 이야기를..”

대답을 하지 않는 그녀.

“...어째서 그런 것으로 거짓말을 한 것입니까?”

현식의 추궁에. 그녀가 마지못해 대답했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물리적 충돌을 방지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리적 충돌..?”

현식은 살 희망이 없는 스테이지로 움직여야 하는 플레이어들과 헌터들을 생각해 보았다. 포탈로 들어가지 않기 위해 인벤토리에서 엄청난 물품들을 쏟아내며 피터지게 싸우는 모습. 그리고 그들을 제압하려고 무기를 든 딜러들.

‘...거짓말이었나?’

그녀가 다시 현식을 보며 말했다.

“어쩔 수 없이 그런 방으로 가야 한다면. 아이템을 그나마 많이 가지고 있는 편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아마 헌터들에게 배신을 대가로 물품들을 받았다고 한다면..”

“...지금은 우리가 코인도 많고 유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상대방이.. 3개의 숫자를 모두 맞출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면.. 당신들은 패배하게 될 겁니다.”

1라운드 전자기계에서 한 번에 당첨되던 헌터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가 계속해서 말했다.

“우리 입장에서는, 현식님. 당신이 보험입니다. 세르게이 그 자가 헌터들의 대장을 만나서 어떠한 이야기를 할 지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에게도 이야기를 해 두는 것입니다. 부디..”

현식의 눈동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그녀.

“부디.. 내일 게임에는 당신이 나오시기 바랍니다.”

세르게이를 의심하며 현식의 게임을 추천하는 그녀. 현식이 긴장감에 침을 삼켰다. 탄탄대로인줄 알았던 팀원들 간의 믿음에. 금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를 보며. 현식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이겨 보이겠습니다.”

“...2개의 숫자만 맞춘다고 해도. 확률은 플레이어들 쪽이 높습니다. 저도 현식님이 대표로 나올 수 있게. 여론을 조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현식과 그녀의 눈동자가 허공에서 마주쳤다.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숙여 현식에게 인사했다.

"그럼.. 내일 게임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네.”

몸을 돌려 숙소 안으로 들어가는 그녀. 문이 완전히 닫히기 전. 그녀가 한 번 더 현식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그 인사를 받아 작게 인사를 한 현식. -철컥- 하고 문이 완전히 닫혔다.

현식은 오래전에 끊었던 담배 생각이 났다. 천천히 자신의 숙소 쪽으로 향하는 그. 머릿속에 여러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딜러는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

(거짓말입니다. 지옥의 방은. 말 그대로 지옥의 방입니다. 지옥도가 펼쳐져 있겠지요. 살아남을 확률 같은 거. 우리는 모릅니다.)

이미 한 번의 거짓말을 했다고 실토한 딜러. 한번 거짓말을 했던 그녀.

‘...혹시 딜러가 헌터의 편..?’

1라운드에 충격적인 패배. 그리고 지금 완벽하게 잘못된 숫자를 플레이어들에게 가르쳐준다면. 플레이어들은 아무 생각 없이 버튼을 누르며 사자의 입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숙소로 돌아가는 현식. 그의 머릿속에 여러 가지 가정들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디펜더스 멤버들이 보고 싶군.’

스스럼없이 서로를 믿었던 그들. 현식은 또 다른 동료들에게 그 느낌을 받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들이고. 지금의 동료들은. 다른 사람들이지.’

계속해서 도박테이블 사이를 걷는 현식. 그의 앞에 어느새 플레이어들의 숙소가 보였다.

‘...세르게이가 내가 침대에 없다는 것을 알아챘겠군.’

잠시 침을 삼키는 현식. 그가 문 앞으로 다가갔다. 들킨다는 것은 이미 예상했던 전개. 문제는 최악의 경우 세르게이가 자신을 처리하려 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갈까.’

경계를 한 채 문을 열고 들어가는 현식.

-끼익-

방 안에 불은 꺼져있는 채였다. 문을 천천히 닫고 침실 쪽으로 다가가는 현식. 거리가 가까워지자 한쪽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잠들어 있는 세르게이의 모습이 보였다. 현식의 발걸음이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자는 척 하는 것일까.’

현식이 세르게이를 쳐다보았다. 이불을 덮고 얕은 숨을 쉬고 있는 그. 하지만 현식의 눈동자가 그의 움직임을 읽었다.

‘호흡이 빨라. 잠을 자고 있다면 평소보다 호흡 혹도가 더 느려야 정상.. 일 것 같은데.’

그와 가까운 침대에 눕는 것이 꺼려진 현식은. 세르게이와 멀리 떨어진 벽 근처에 앉았다.

잠든 척 하는 세르게이와 벽에 기대어 앉아서 눈을 감는 현식.

그들 사이에서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

띠. 띠. 띠. 하는 손목시계의 알람 음이 울렸다. 올가의 방 쪽에서 나는 작은 소리. 그 소리에 현식이 몸을 일으켰다. 세면을 하기위해 화장실로 들어간 그. 현식이 화장실에 들어가고 얼마 있지 않아 세르게이가 감았던 두 눈을 떴다.

이불을 밀어내고 일어난 그가 몸을 일으켰다. 침대 밖으로 나온 그거 벗어두었던 흰색 와이셔츠를 입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피부가 푸석푸석한 상태라는 것을 알아챘다.

‘......’

침대 옆에 의자에 앉아 오늘 있을 일을 생각하고 있을 때. 안쪽 방문이 열리며 올가가 나타났다.

“화장실 쓰고 있나요?”

“네, 현식님이 쓰고 있네요.”

음.. 하며 그녀가 화장실을 한번 바라보고는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얼마 후면 결판이 나겠군요.”

“그렇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유리하죠.”

“우리가 이겨야. 헌터들이 죄 없는 사람들을 헤치지 않겠죠?”

아무 생각 없이 질문을 던진 올가. 하지만 세르게이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세르게이씨..?”

“아, 죄송합니다. 생각을 좀 하느라...”

미간을 좁히는 올가. 그녀가 말했다.

“나쁜 녀석들 잡으러 가는데. 좀 더 힘내야죠.”

“..나쁜 녀석들이라.. 헌터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나쁜 녀석들 일 수도 있잖아요?”

이상한 질문을 하는 세르게이를 보며 피식하고 웃는 올가. 그녀가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들도 살인을 하지 되지 않을 기회가 있었을 것이에요. 예를 들면.. 헌터가 되기 전이라던가 말이죠. 그 기회를 놓친 지금이라면. 그들은 용서받을 가치 없어요.”

씁쓸하게 웃는 세르게이.

“그런가요..?”

“나이가 어린것도 아니고. 머리가 굳어서 나쁜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라면.. 용서의 여지가 없죠.”

후우. 하고 숨을 내 뿜는 세르게이. 올가가 무언가 말을 더 하려다가 화장실에서 수건을 목에 두른 채 나오는 현식의 모습을 보았다.

“저 먼저 씻어도 되죠?”

세르게이를 향해 묻는 그녀. 세르게이가 문제가 없다는 듯이 그녀를 향해 괜찮다는 손짓을 했다. 그녀가 화장실의 안으로 들어가고. 머리를 수건으로 닦고 있는 현식과 쓸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세르게이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그리고 동시에.

“저..”

“할..”

무언가 말을 하기 위해 입을 여는 두 사람. 세르게이가 먼저 말하라는 표시로 현식에게 손짓을 했다. 현식이 잠시 숨을 고른 후. 세르게이에게 말했다.

“오늘 게임은 제가 나가겠습니다.”

잠시 현식에게서 시선을 돌리는 세르게이. 그가 무언가 생각을 하더니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는 세르게이를 보며 현식이 말했다.

“제 이야기는 그것이 끝입니다만. 하실 말씀이...”

“음.. 여기서는 좀 그렇고. 잠시 나가서 이야기를 하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옷걸이에 걸려있는 해군 정복을 입는 현식. 평소에도 잘 쓰지 않는 해군 모자를 제외하고 옷을 차려입은 그가 세르게이와 함께 밖으로 향했다.

***

숙소에서 약간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야기를 하는 현식과 세르게이. 어느새 도박장의 조명들도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차임이 되자 모든 조명이 켜진 것이다.

“제가 할 말은...”

단도직입적으로 말문을 여는 세르게이. 그가 현식의 안색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딜러는 33이라는 숫자를 누를 것입니다.”

“......”

놀라는 연기를 하는 현식. 하지만 세르게이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험상궂게 생긴 헌터가 쓰는 능력을 알아냈습니다."

진정으로 놀라는 현식. 세르게이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전자 기계를 해킹하여 자신의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거나. 그 안에 있는 정보를 읽어 낼 수 있습니다."

현식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렇다면."

세르게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3개의 번호를 모두 맞추게 될 것입니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담뇨

고민하다가 남은 쿠폰 13개 여따뿌리고가여. 안오시는데 무슨일있으신건 아닌가 걱정되네여

/개인적으로 일이 있었지만.. 그럭저럭 잘 해결되었습니다.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로베르트

알보고갑니다 칸나는 언제나오나요#

/언제 나올지는 저도 잘[..]

담뇨

으아아....전 골뱅이다는게 부끄러워서 다 해주시는 작가님이 좋았는데...ㅠ

/에이 골뱅이를 부끄러워 하지마세요. 평범하게 채팅한다고 생각하시면 되어요.

벨몬트

마스터칼솔람/ 훗 그래봤자 민간인. 저는 하키를 했고 제 친구들 따라 풋볼,하키,헬스 등 하다가 근돼지됌. 나중엔 애들이랑 부폐에서 먹다가 쫒겨남 ㅋ. 리리플 달 시간에 글을 더 쓰시겠다라! 연참 기대하겠습니다.

/헐.. 하키 헬스 풋볼이라.

근육이 엄청나시겠군요. 잘 먹는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들에게 인기만점.[..]

연참을 할 예정은 없었지만. 요즘 몇일 글을 안올렸기 때문에. 몇편 더 올리고 잘 예정입니다.

phara

@어제 저녁에 대기타고 있엇는데... 허를 찔렸군요.......

/....오늘은 새벽입니다만..

1등을 가실 수 있으실지.. 하지만 1등이 아니더라도 코멘은 몇번이고 읽고 있어요.

kunhe

@이젠 리리플에 달아야하는군요 ㅠㅠ 솔직히 작가님이 일일이 리리플 다해주시느라 오래걸리는것도 사실이니까요 리리플이 거의 사라지면 이제 용량사기(?!) 사라지겟군요 ㅋㅋㅋㅋㅋ

/리리플 하는것이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합니다. 보통 30분[..] 은 넘어가고는 하거든요. 하지만 뭐 리플을 달아주시는 것도 기분 좋고 리리플도 즐거운 면이 많아요.

조아라 소설 용량의 경우 -작가의 말- 은 용량에 포함되지 않아요.

-마치며-

죄송합니다.

며칠 소설을 업로드 하지 못했네요.

인생에 대한 고민과 해결해야 될 일들이 있어서.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했네요.

업로드를 안한 날들의 편수를 채우기 위해.

오늘 저녁시간데에 대탈출이 한 편 더 업로드 됩니다.

내일 역시 한편 이상을 업로드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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