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89 Episode 16 - 정당성 =========================================================================
셰네브는 강의를 마치고 백화점의 1층 출구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백화점의 자동문이 그녀와 점점 가까워졌다. 아마 약간만 더 걸어가면 문이 열릴 것이었다. 걸어가던 그녀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자동문을 쳐다보았다. 자신이 아직 다가가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동문이 열리고 있었던 것이다.
자동문이 열리자 그 앞에 회색 피부를 지닌 검은머리의 흑인 여성이 서 있었다. 그녀는 바로 앞에 셰네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똑바로 직선으로 걸어왔다. 셰네브는 어깨를 틀어 그녀와 부딪히는 것을 피했다. 셰네브의 눈썹이 찡그려졌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그 여인에게 말했다.
"뭐하는 짓입니까?"
그녀는 셰네브의 말을 듣지 못했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백화점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런 흑인 여성의 앞에, 카이마이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녀에게 종이를 건네주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종이를 찢어서 저를 불러주시면 됩니다."
그녀는 카이마이에게 어떠한 의사표시도 하지 않은 채, 카이마이의 손에서 종이를 낚아챘다. 그리고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물었다.
"식당이 어디냐?"
카이마이의 안색이 약간 찡그려지는 듯 하다가, 이내 다시 기분 좋아 보이는 웃음을 짓고는 그녀에게 대답했다.
"지하 1층입니다."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녀는 종이를 들고 지하로 향했다. 그 모습을 본 셰네브가 소리치려고 했으나, 카이마이가 어느새 다가와 그녀를 말렸다.
"셰네브님... 이곳에서는 소동을 벌이시면 안 되는 것 알고 계시잖습니까..."
셰네브가 싸늘한 눈동자로 지하로 내려가고 있는 흑인여성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회색방 안에서 만난다면, 각오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카이마이를 향해 이제 괜찮다는 눈빛을 보냈다. 그녀는 카이마이에게 미안하다고 차분하게 인사를 하고는, 뒤를 돌아 백화점 밖으로 향했다. 그녀의 푸른색 머리와 함께, 눈동자가 서늘하게 빛났다.
***
시현일행은 격투기의 방에서 이그네스를 토닥여 주고 있었다. 그런 그들을 보며 굉장히 이그네스가 어색하게 웃었다. 예전의 차분하고 환한 미소가 아니었지만, 시현들은 그런 그녀를 어색하지 않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누군가가 이그네스의 손을 잡아끌었다. 칸나였다. 그녀가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기운이 없을 때에는, 밥!"
칸나의 당당한 말에, 시현들 모두가 웃었다. 그리고는 칸나와 이그네스를 따라 지하의 식당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모두가 내려가던 중, 에스컬레이터가 1층을 지나는 곳에서 시현들을 기다리는 카이마이를 볼 수 있었다. 그가 차분한 어조로 우리에게 말을 건넸다.
"지하 식당을 아침과 다른 종류로 개조해 놓았습니다. 방문자님들을 위한 작은 배려이니, 점심도 즐거운 식사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는, 꾸벅 인사를 하고 뒤를 돌아 걸어갔다. 그런 카이마이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넨 시현들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향했다. 칸나가 신난 듯이 시현에게 말을 걸었다.
그곳은 아침과는 다른 분위기의 식당이 되어 있었다. 좌측에는 고급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의 탁자들이 놓여 있었고, 우측은 술을 마실 수 있는 Bar 형식으로 되어있어, 일직선의 긴 테이블과, 의자들, 그리고 수백종류의 술병이 꽂혀 있었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팻말이 하나 서있었다.
< 원하시는 술을 꺼내 드시면 됩니다. >
그것을 본 칸나와 이그네스, 김철수가 신난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곧 무언가를 발견한 듯 긴 테이블의 끝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수십개의 술병에 둘러쌓여, 한 여성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술잔에 술을 따르지 않고, 통째로 술을 들이켜고 있었다. 그리고는 몇모금 마시고는 인상을 쓰더니, 술병을 바닥에 던져 버렸다.
- 쨍그랑! -
그 모습을 본 시현들이 잠시 깜짝 놀랐다. 술병이 깨지며. 유리조각 몇 개가 쇼코의 얼굴에 튀었다. 움찔거린 쇼코가, 이내 그 여자를 향해 말했다.
"이봐요. 그렇게 술병 깨뜨리시면, 다른 사람이 다치면 어쩌려고 그래요!"
그녀는 쇼코의 말을 듣지 못했는지, 다른 술병을 집어 들이키다가, 인상을 쓰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
"별로군.."
그리고는 아무 망설임 없이 술병을 뒤쪽으로 던져 버렸다.
- 쨍그랑! -
또 하나의 술병이 깨져서 유리 파편들이 바닥에 튀었다. 깨진 술병에서 나온 술 냄새가 시현들에게 강하게 다가왔다. 그 모습을 본 쇼코가, 그녀에게 소리질렀다.
"이봐요!!! 제 말 안 들려요!!"
정말로 쇼코의 말이 안 들리는지, 그 여자는 또 다른 술병을 집어들고 있었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벌컥벌컥 마셨다. 자신을 두번이나 무시하는 그녀를 보며 쇼코가 정말로 화난 표정으로 그녀에게 다가가며 소리쳤다.
"뭐 이런 사람이!! 이봐요!!"
술을 벌컥벌컥 들이키던 여자가, 술을 다 마시고 얼굴을 찡그리더니, 고개를 돌려 쇼코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무심한 눈으로 쇼코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짙은 회색피부를 가진 것으로 보아 흑인 여성인듯 했다. 입술의 옆에 있는 점이 그녀를 매혹적으로 보이게 하고 있었다. 그녀가 쇼코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끄러, 동양 계집년아."
쇼코가 머리에 망치를 얻어 맞은 듯, 움찔했다. 그리고 잠시 후 쇼코의 눈동자에서 천천히 분노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곧, 쇼코가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런 쇼코의 옆으로 존스가 나타서, 쇼코를 진정시켰다. 그리고는 화난 듯한 표정으로 흑인여자에게 말했다.
"이곳은 같이 쓰는 곳인데 너무한 것 아니오?"
그 모습을 본 흑인여성이 존스를 바라보고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옆에 있는... 동양 계집보다는 쓸 만하게 생겼네, 저런 년보다는 차라리 나와 같이 다니는 게 어때?"
화를 삭혀가던 쇼코가 분노하며 소리 질렀다.
"뭐라고요!! 이! 보자보자 하니까..!!"
참을성이 많은 존스도 화가 났는지, 눈동자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었다. 존스가 그녀에게 뭐라고 말하려는 찰나. 시현이 그들의 사이에서 나타나 진정하라는 뜻으로 그들의 팔을 잡았다. 그리고는 앞으로 걸어가 흑인 여성의 앞에 섰다. 그런 시현을 보고 흑인여성이 말문을 열었다.
"너도 괜찮긴 하네. 왜? 나한테 할 말 있어?"
시현은 심각한 얼굴로 그녀의 얼굴을 뜯어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쇼코에게 잠시만 기다리라는 손짓을 보내고는 그녀에게 물었다.
"혹시, 아프리카 가나에서 태어나셨습니까?"
시현의 말에, 그녀가 흥미가 동한다는 표정으로 시현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녀가 말했다.
“내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너랑 무슨 상관이지?"
그런 그녀의 말에 시현이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있다가 그녀에게 대답했다.
" 는 상관이 없지만, 제가 아는 사람은 당신과 상관이 있습니다."
시현의 말에 멤버들 모두가 무슨 소리냐는 듯 시현을 바라보았다. 그런 시현을 보며 흑인 여성이 앞에 있던 술병을 하나 집어들도 천천히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마신 뒤, 또 한번 술병을 뒤쪽으로 던져 버렸다.
- 쨍그랑! -
"이..!"
당장이라도 그녀에게 달려들 것 같은 쇼코를 말리며, 시현이 그녀를 향해 말했다.
"혹시, 쿠에시라는 이름을 알고 있습니까?"
그녀는 또 하나의 술병을 집어 들다가 잠시 손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시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그를 향해 씨익하고 미소 지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알 수도 있고, ... 모를 수도 있지. 내가 대답해 줘야 할 이유는 없을 텐데?"
시현은 그런 그녀의 반응을 보며, 점점 더 차가운 표정이 되어갔다. 그리고는 잠시 후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쿠에시 씨를 대신해서 왔습니다."
흑인 여성이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시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한쪽팔로 턱을 괴고는 시현에게 질문을 던졌다.
"내가 누군지 알고?"
시현이 그녀를 내려다보며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시현의 말에 철림과 칸나의 표정이 굳어져 가기 시작했다.
"마담 아브나."
시현을 바라보는 그녀가 미소가
점점 짙어졌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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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칼데라린
시현이 초능력 업글안하나요... 다음등급 버거가 보거싶어요
/3단계 능력은. 정말 잘 열리지 않아요[...]
1->2단계도 엄청난 성능차가 있는만큼.
2->3단계도 차이가 좀 있거든요.
루미젤
잘보고갑니다~~! 역시자신의인생을걸어온사람들이 진실되게 강하다는거군요! 연참부탁드립니다 작..아니 노예님~~!
/연참해드렸습니다.
[...]
자신의 인생을 최선을 다해 걸은 사람은 멋이 있죠.
카이마이
결국 부러우면 지는거군요ㅡㅅㅡ
/그렇습니다
부러우면 지는겁니다[..]
아스가드
나만의 길 ... 이란거군요
/애초에 자기가 가야할 길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늘에서뚝딱
¡! 목표는 zz급 오리진원 만나는 건가요??ㅎㅎ 호흡을 조절하시는건 디펜더스 나눠지는건 좀 더 뒤겠네요.. 그럼 리메전에 없던 러브스토리도 좀...??!흐흐
/zz급 이 나온다면[......]
언제쯤에나.. ㄷ
러브스토리도 가끔 넣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허허허.
ka첨이 오예 첫코ㅋ
/첫코는 쉬워보이지만 3개의 컨비네이션! 축하드립니다.
ka첨이
아아... 슬픈인생을 살아온자가 또오는구나... 역시 남에게 휘둘리지말고 자신의 길을 가는것이 정답이겠지요?
/아무래도.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서도..
자신이 정한길을 가는것이... 죽기전에 후회는 없지 않을까 합니다.
허허.
-마치며-
글을 쓰다가 한번 날리고 이제야 올려요.
엉엉엉
ㅠㅠ
여러분 모두 중간저장을 습관화 합시다.
...
아무튼!
대탈출을 봐 주시는 독자님들 언제나 감사드리며
다음 편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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