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탈출-59화 (59/373)

00059  Episode 12 - 오르막과 내리막  =========================================================================

/ 마을지역 5시간 후, 케이시 /

( 띠링 )

(( C 급 몬스터 얼굴 없는 듀라한 들이 몰려옵니다 ))

( 케이시! ) ( 케이시! )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더 자고 싶은데 자꾸 누가 깨우는 거야. 일어나지 않기 위해 옷을 머리까지 잡아당기며 뒤돌아 누웠다. 온몸의 근육이 비명 지르는 중이었다. 지금은 더 쉬고 싶었다.

( 케이시! ) ( 일어나! ) ( 몬스터 웨이브가 시작됐어! )

꿈으로 다시 빠지려는 나는 ' 몬스터 웨이브 ' 라는 말을 듣고 찬물을 끼얹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곧바로 오뚝이처럼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흐릿하게 쇼코의 얼굴이 들어왔다.

"케이시! 준비해!"

"...누에.“

'네' 라고 대답을 하려고 했는데, 자다 일어나서 목이 막혀있었다. 나는 긴급해 보이는 쇼코의 얼굴을 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 주변에는 한나 언니와 철림 아저씨, 존스 오빠가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었다.

"흠..흠.. 아에이오우, 흠..출발해요! 쇼코 언니!"

"[ 절대 복구 ]!"

쇼코 언니가 우리 옆에 있던 가죽주머니에 절대복구를 시전 했다. 거대한 가죽 주머니는 두개가 있었는데, 슬쩍 그 속을 보자 엄청난 량의 탄피가 들어있었다. 두개의 주머니에 기관총탄하고 리볼버 탄을 나누어 놓은 것 같았다.

"[ 절대 복구 ]!"

쇼코 언니는 기관총탄이 들은 가죽주머니 전체를 인벤토리에 집어넣고는 옷가지 여러 개를 들어 동료들의 몸을 덮어주었다.

"쇼코언니 준비 다 됐어요! [ 인벤토리 오픈 ]!"

"가자! [ 인벤토리 오픈 ]!"

나는 어느새 손에 쥐어져 있는 햄버거를 한입 베어 물었다. 바로 이 맛이야. 시현 오빠의 햄버거는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근데 이럴 때가 아니지.

"가자!"

쇼코 언니도 햄버거를 하나 베어 물고는 나에게 말을 던졌다.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뛰기 시작하는 그녀를 보며, 나도 그녀가 뛰는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

/ 남쪽 입구 /

- 탁 탁 탁 탁 -

"헉..헉.. 김철수씨!!"

쇼코가 뛰어오면서 김철수를 부르고 있었다. 김철수는 이빨로 돌을 깎고 있었는데 그의 옆에는 산처럼 많은 둥근 돌들이 쌓여있었다. 막간의 시간을 이용해 깎아놓은 것들이었다.

"오 쇼코씨! 케이시도!"

돌을 이빨에 문 채로 김철수가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앞발로 돌을 집어 내려놓고, 그녀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용의 입이 좌우로 벌어져 있었다. 웃는 것 같았다.

"전방에 시체들이 모두 없어졌군요!, 브레스 작전 성공이군요!"

"하하하... 이제 몬스터 오려면 10분 정도 걸려!"

김철수는 앞다리 전체를 빙빙 돌렸다. 마치 체조선수들이 몸을 푸는 것 같았다.

땅에 있던 돌들과 지렛대의 파편을 바라보던 쇼코가 말을 이었다.

"지렛대는 모두 사용했군요! 이제부터 잘 부탁합니다!"

"걱정 마. 이 몸은 올림픽 금메달감의 운동신경을 지니고 있지!"

거대한 용이 준비운동을 하듯 온몸 체조를 하며 근육을 풀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김철수가 심호흡을 하고 거대한 돌들의 옆에 섰다.

"쇼코 씨! 돌아오는 몬스터 있으면 정리 좀 해주라고!"

"알겠습니다!"

몬스터의 구름이 점점 다가왔다. 갑옷을 입은 검은 기사들이었는데, 전부 머리가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머리가 자기위치에 존재하지 않았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검은 기사들은 왼쪽 손에 자신들의 머리를 들고 있었다.

"으...."

듀라한들의 가까이 오자 케이시가 소름 돋는다는 듯 자신의 팔을 매만졌다.

"자, 갑니다! 1번 레인!"

거대한 용이 볼링을 하는 포즈로 거대한 바위를 앞발로 잡고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는 공을 굴리며 던진 손을 하늘높이 치켜들었다.

완벽한 '프로볼링선수'의 자세였다.

- 쿠르르르르르르르 !! -

지렛대로 움직였을 때와는 다르게 거대한 바위가 엄청난 속도로 몬스터들을 향해 쇄도 했다. 레이저 브레스에 의해 증발한 시체들과 함께 잘 깎여진 땅은 바위의 회전력 돕고 있었다.

거대한 바위공이 무서운 속도로 몬스터들을 쓸고 지나갔다.

치고 지나간다는 표현보다. 부수고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 콰콰쾅!! -

- 우르르르르!! -

- 쿠에에에엑!! -

달려오던 검은 기사들이 돌에 부딪혀 이곳저곳으로 튕겨 나갔다. 재수 없게 정 중앙에 있던 몬스터는 그대로 돌에 깔려 바닥에 박혀 버렸다.

"멋있다!"

효과가 있는 '돌 굴리기 작전'을 바라보며 케이시가 김철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케이시는 신난다는 듯이 양팔을 휘두르며 김철수를 응원했다.

어느새 김철수는 다시 볼링 자세를 잡았다. 방금 전의 그 자세였다.

"자, 2구째 갑니다!"

김철수의 팔이 하늘로 들어 올려지며 둥그런 거대 돌을 던졌다. 한쪽다리가 뒤쪽으로 길게 늘어졌다. 또 한 번의 완벽한 프로볼링선수의 자세였다.

- 쿠르르르르르릉!! -

- 콰콰콰쾅!! -

- 쿠에에에엑!! -

구르는 돌의 압도적인 회전력과 파괴력에 몬스터들이 치여 날아갔다. 그 모습을 보며 김철수가 흐뭇한 듯 미소 지었다.

그가 고개를 돌려 뒤쪽에 있는 쇼코와 케이시에게 물었다.

"이정도면 우주볼링대회 챔피언 감이지?"

돌아보며 묻는 그를 향해 쇼코와 케이시가 양손을 앞으로 뻗고 각각 2개씩 4개의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쇼크가 장난스런 표정과 대견하다는 표정이 반쯤 섞인 얼굴로 김철수의 말에 대답을 했다.

"1타 1천 피라니. 볼링 지존의 경지십니다!"

아까 던졌던 둥근 돌이, 아직도 멈추지 않고 먼 전방에서 수많은 듀라한들을 치고 지나갔다.

- 쿠에에에엑!! -

***

/ 동쪽 숲 /

시현일행은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페가수스를 보고 있었다.

"깨어났습니다! 깨어났어요!"

"이 망아지야!! 망아지야!!"

아폴론이 울먹이며 페가수스를 꼬옥 껴안았다. 그는 페가수스가 살아나서 정말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어..? 제가 살아있네요? 으하하하 역시 하늘은 나에게 장사를 더 하라고 하시는구나!!"

일어나자마자 실없는 소리를 하는 페가수스를 보며 시현일행은 잠시 힘이 빠짐을 느꼈다.

이그네스가 그 모습을 보며 미소 지었다.

"페가수스씨, 이제 일하실 시간입니다!"

"걱정 마세요, 사랑하는 고객님들! 자 내 등에 올라타세요!"

페가수스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시현들이 타기 쉽게, 다리를 낮춰 등을 낮은 높이에 오게 만들어 주었다. 시현들은 모두 페가수스에 올라탔다.

"확실한 AS 서비스! '[ 주 ] 페가수스 운송' 발진 준비 중!! 꽉 잡으세요! 제가 왜 천마인지 보여드리 겠습니다! 갑니다!!"

그 소리와 함께 시현일행은 페가수스의 온몸을 움켜쥐었다. 페가수스가 자세를 낮추며 뛰어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쾅!! -

말발굽이 지면을 박차는 소리가 들려왔다. 페가수스가 지면을 박차 오르는 순간 공기의 파동에 의해 주변의 나무들이 부러질 듯 휘청거렸다. 그리고 주변 풍경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으헉!!"

현식이 자기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는 앞에 있는 아폴론의 허리띠를 모든 힘을 다해 잡았다. 너무 빠른 가속도에 자기도 모르게 움켜잡게 된 것이었다.

하늘에 수직으로 긴 선을 남기며, 페가수스가 별빛처럼 쏘아져 올라가고 있었다.

***

- 투두두두두!! -

"제길, 총탄이 잘 안 먹힙니다!"

쇼코가 간헐적으로 몰려오는 듀라한들에게 총알을 갈기고 있었지만 쇳덩어리 갑옷으로 무장되어있는 듀라한들이 잘 쓰러지지 않았다.

"쇼코 씨! 조금만 막아줘! 케이시, '특급배달작전' 시작하자!"

김철수가 케이시의 대답도 듣지 않고 앞발로 케이시를 움켜쥐었다.

"알겠.., 꺄악!"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던 듯, 케이시가 앞발에 잡혀 날아가며 작은 비명을 질렀다.

쇼코의 오른쪽에 듀라한 한마리가 또 뛰어오고 있었다.

- 투두두두두두!! -

쇼코의 기관총이 불을 뿜었다.

“[ 절대 복구 ] !”

그녀가 오른쪽에 쌓여있는 탄피를 향해 능력을 사용했다. 순식간에 복구된 탄을 집어든 그녀가 기관총을 다시 재장전 했다.

"김철수 씨!  얼음폭탄 잘 부탁드립니다!"

쇼코가 기관총의 탄을 장전하며 전방에 날아가고 있는 드래곤을 향해 외쳤다.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레드드래곤은 고속으로 앞으로 쏘아져 날아갔다.

- 투다다다다다!! -

기관총이 또다시 화염을 토해냈다.

***

/ 남쪽 6 km 지점 /

- 슈아아아악 -

김철수의 몸체가 공기를 찢고 날아가고 있었다.

앞발에 잡힌 케이시가 두 눈을 뜨지 못하고 온몸을 찔끔찔끔 거렸다.

- 쿠어어어어 !! -

- 쿠어어어어 !! -

- 쿠어어어어 !! -

그런 그들의 아래로, 계속해서 개미군단 같은  '얼굴 없는 듀라한'들이 지나갔다. 끝도 없는 몬스터들의 물결이었다.

어느 정도 적당한 위치라고 생각했던지, 김철수가 공중에서 날개를 접어버렸다. 날아가던 속도 그대로 몬스터들 한 가운데로 거대한 그의 몸이 낙하하기 시작 했다.

"꺄아아악!!"

케이시는 급강하에 따른 일시적 무중력 상태를 느꼈다. 그녀의 입에서 본의 아니게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김철수는 지상을 향해 떨어졌다.

- 쾅!!!! -

거대한 용의 뒷다리가 듀라한들의 갑옷을 찌그러뜨리며 지면에 박혀 들어갔다. 주변에 있던 모든 듀라한들이 튕겨져 나갔다.

듀라한들 몇 백 마리가 찌그러졌지만, 그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수많은 몬스터들이 김철수를 향해 모여들었다.

모여오는 듀라한들을 보며 김철수가 꼬리로 지면을 쓸었다. 개미처럼 몰려오는 듀라한들이 꼬리에 밀려 쓸려나갔다.

하지만 꼬리가 모든 범위를 타격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듀라한 몇 마리가 그의 뒷다리를 찔러오고 있었다.

"케이시!"

김철수의 말에, 케이시가 호흡을 가다듬었다.

잠시 후 케이시의 머리카락이 하늘색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전방으로 손을 내뻗으며 외쳤다.

"[ 절대 영도 (絶對 零度) ]!!!"

S급 광범위 공격스킬인 케이시의 '[ 절대 영도(絶對 零度)] '가 24 시간이라는 긴 수면을 끝마치고, 다시 세상에 깨어났다.

- 띠링 -

[ S급 범위스킬인 '절대 영도 (絶對 零度)' 가 시전 되었습니다. 압도적인 한파가 몰려옵니다. 반경 2 KM 내의 모든 지역이 얼어붙기 시작합니다. ]

그녀를 중심으로 해서, 원형의 파동이 물결쳐 나가기 시작했다.

그 파동을 따라 주변의 모든 곳이 얼어붙으며 부서져 나갔다.

그 압도적인 모습에 김철수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그 장면을 쳐다보았다.

- 쩌저저저적!! -

섬뜩한 소리와 함께 얼음들이 지면을 타고 밀려나갔다.

달려오던 듀라한들이, 그 모습 그대로 얼어붙으며 멈추어 섰다.

얼음의 파도가 출렁이며 지면을 타고 계속해서 밀려갔다.

곧이어 강한 바람이 불며 눈 폭풍이 내리기 시작했다.

- 휘이이이이!! -

반경 2KM 의 모든 듀라한들이 움직이지 못하고 모두 자리에 얼어붙었다.

절대 거부할 수 없는 혹한의 추위에 움직이던 동작 그대로 모두 얼어붙어 버린 것이었다.

케이시와 김철수의 주변에 새까맣게 존재하던 모든 존재들이 얼음덩어리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눈 폭풍에 의해, 모두 눈 속으로 파묻혀지기 시작했다.

극한의 눈보라 사이로 하늘색 머리카락을 지닌 소녀의 눈동자가 빛나고 있었다.

"으아아아!!"

김철수가 알 수 없는 기합소리와 함께, 눈 폭풍을 뚫고 뛰어가기 시작했다.

- 와그작!! 와그작!! -

얼음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얼어서 파묻혀 버린 듀라한들을 김철수가 밟고 지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김철수가 뛰어감에 따라 지면이 흔들리며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 쿵! 쿵! 쿵! -

- 와그작 !! 와그작 !! -

김철수의 발걸음 소리와 함께 얼음 깨지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이거 재미있군!!"

- 휘이이이이이!! -

- 쿵! 쿵! 쿵! -

- 와그작 !! 와그작 !! -

눈 폭풍의 압도적인 위력을 실감하며, 한없이 몰아치는 얼음의 바람을 가르고 드래곤이 질주하고 있었다.

김철수가 달리는 속도를 늦추지 않은 채 전부 얼어있는 전방을 주변지역을 바라보았다. 그가 케이시를 향해 소리 쳤다.

"대단하군! '얼음폭탄' 양! 이건 완전히 재앙급 초능력인데?"

"뭐에요!! 그 별명은!!"

김철수의 말에 그의 앞발에 잡혀있던 케이시가 어이없다는 듯이 화를 내며 앙증맞게 양팔과 양다리를 휘둘렀다.

"하하하하!"

케이시의 화내는 목소리를 듣지 못한 듯. 김철수는 계속해서 폭풍을 뜷고 얼음조각들을 밟으며 달려 나갔다.

눈 폭풍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다.

- 휘이이이이!! -

- 와그작!! 와그작!! 와그작!! -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폭풍이 휘몰아쳤다.

눈 폭풍 사이로 계속해서 얼음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얼어있는 듀라한들이 달려가는 김철수의 발에 밟혀 산산조각 나고 있는 것이다.

- 와그작!! 와그작!! 와그작!! -

"이거!! 재밌네!!"

압도적인 냉기의 눈보라를 뚫고

흥에 겨운 드래곤의 음성이 남쪽 하늘에 울려 퍼졌다.

- 휘이이이이!!! -

눈 폭풍이 점점 더 거세지며 끊임없이 대지를 얼려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얼굴없는 듀라한 (랭크C) : 단단한 갑옷을 입고 있으며, 자신의 목을 왼손에 들고 다닌다. 물리공격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80km 정도 달리는 승용차와 추돌해야 데미지를 입게 되는 편이다. 일반적인 도검으로는 상대가 불가능하다.

-작가의 말-

滅怯

시현 햄버거 장복하면 환골탈태하나요?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는.. 제가 말해버리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계속 지켜보신다면 예상이 맞으실지 다른 상황이 나올지 알 수 있으실 겁니다!

kunhe

이런 이제 일어나서 첫코를 놓쳤군 작가님 건필하셔요!!

/응원 감사드려요! 좋은 하루 되세요!

카이마이

이침의 시작을 대탈출 첫코로 시작!

/아침부터 뵙네요! 반갑습니다. 한편 더 업로드 하였습니다.

마치며.

59편 이군요. 60편까지 한편이 남았네요.

선작은 여전히 잘 늘지 않지만. 걱정은 그다지 없습니다.

한분이라도 계속해서 봐주시는 고마운 분이 계시다면 대탈출은 완결까지 쭈욱 갑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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