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8 Episode 12 - 오르막과 내리막 =========================================================================
김철수가 대기를 찢고 날아가고 있었다.
강한 바람의 압력에 그의 두 날개가 부들부들 떨렸다.
" 제길.. ! 무슨 일이 생긴 거지"
김철수의 눈이 다급함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작전이 구멍 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는 안 좋은 생각을 떨쳐내기 위해 스스로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다짐했다.
시현들의 작전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면 다음 몬스터의 습격에 시체가 되어있는 것은 자신과 동료들일 것이었다.
- 슈아아아아아악 -
허공을 찢으며 날아가던 그의 눈에 , 허공에 떠있는 검은 구름이 들어왔다.
'저곳인가...!'
그는 속력을 줄이지 않고 계속해서 대기를 갈랐다.
천천히 속력을 낮추며 다가갈 여유는, 지금의 그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다.
허공에 떠 있는 검은 구름에 거의 다다랐을 때. 그가 찢어지라는 듯이 날개를 좌우로 펼쳤다.
속도를 급격하게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온 몸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 쿠아아아아앙 -
그가 정지함에 따라, 반발력으로 인하여 주변에 대기가 요동쳤다.
"김철수씨!!"
시현들의 옷이 찢어질듯 펄럭였다. 시현의 눈동자에서 초조함이 느껴졌다.
"지금 당장 저희를 태우고 내려가야됩니다!! 지금 당장요!!"
전후 사정을 묻지도 않고, 김철수는 앞발을 휘둘러 서있던 4명을 붙잡았다. 그리고 지상을 향해 수직으로 낙하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악!!"
드래곤에 앞발에 잡힌 거인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 공중으로 방울방울 날아갔다.
김철수는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의 모든 날개를 접고 화살처럼 지상으로 쏘아져 내려갔다.
" 으어어어어어!!! "
- 사아아아아아아아!!! -
공기를 찢는 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지상의 모든 물체가 순식간에 거대해지고 있었다. 김철수는 속력을 줄일 생각이 없는지, 점점 더 빠르게 추락해갔다.
"살려줘어어어어!!!!!"
지면에 닿았다고 생각했을 때. 김철수가 양 날개를 급격하게 펼쳤다.
- 쾅!!! -
그의 두 다리가 지면을 파고들고, 공기압의 반동에 의해 주변 나무들이 부러질 듯 출렁거리고 있었다.
최대한의 속력을 유지하기위해 지면이 코앞까지 왔을 때 급격하게 속력을 줄인 것이다. 그 스스로도 무리한 시도였는지 그의 두 날개가 부들부들 떨렸다.
"크으으으..."
김철수의 입에서 신음성이 나왔다. 다리 쪽 근육이 약간 찢어진 듯. 신경에서 찌르르르 전기가 올라왔다.
( 홀리라이트! )
이그네스가 그런 김철수의 상태를 알아챈 듯 김철수에게 회복마법을 사용해주었다. 다리에서 올라오던 찌르르한 전기들이 사라져 가고 있었다.
"폴리모프!"
시간이 없었다.
황금색 빛과 함께 인간의 모습으로 변했을 때 김철수는 이미 달리는 중이었다.
그런 그보다 앞서, 시현들은 이미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달려가고 있었다.
"저기 있습니다!!"
전방 앞쪽에, 온몸의 뼈가 으스러져 시체같이 누워있는 페가수스가 눈에 들어왔다.
이그네스가 달려가는 속도를 유지한 채, 다급하게 외쳤다
"그레이트 힐!"
금빛 물결과 함께 페가수스의 몸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시현들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계속해서 페가수스를 향해 뛰어갔다.
"헉,헉,헉... 제발.."
"망아지야..! 망아지야!!"
- 탁 -
페가수스가 쓰러져있는 지역에 도달하자마자 앞 다투어 말의 상체를 때리기 시작했다.
- 탁 탁 탁 탁 -
아폴론이 페가수스의 어깨를 미친 듯이 두들겼다.
"페가수스씨! 괜찮으십니까!! 페가수스씨!!"
잠시 시현이 다들 동작을 멈추라는 듯, 양팔을 벌려 모두를 제지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귀를 페가수스의 입에 가져다 댔다.
모두가 긴장된 얼굴로 시현을 바라보았다.
잠시 후 시현이 눈을 감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다행입니다, 숨을 쉬고 있습니다."
모두가 한숨을 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잠시 안도의 한숨을 쉬던 시현이 김철수의 손을 잡았다.
시현이 약간 지친 듯한 얼굴로 김철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페가수스를 살릴 수 없었을 겁니다. 빨리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김철수도 한숨을 내 쉬었다. 그리고는 이내 긴장된 표정을 풀고는 시현을 향해 실없는 말을 건넸다.
"역시 나의 주체할 수 없는 위대함이 또 한 번 발휘되었구먼, 아이큐 230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지 으하하하, 그럼 난 이만!"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용으로 변해 순식간에 비행하기 시작했다.
시현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안부 인사나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 곧바로 공기를 찢으며 남쪽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
- 투두두두! -
한나의 기관총이 불을 뿜었다.
가뭄에 콩 나듯. 한 마리씩 올라오는 몬스터를 처리하기 위함이었다.
그녀의 머리위로 거대한 용이 착지하고 있었다. 지상과 가까워진 용은 금색 빛을 뿜으며 붉은 머리칼을 휘날리는 남자로 변했다. 그리고는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한나를 향해 말을 던졌다.
"한나양! 괜찮나!"
그런 용을 향해, 한나가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자신의 땅을 한번 보고 동쪽의 하늘을 한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김철수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 먼 거리를 벌써 갔다 오신 겁니까?"
김철수가 어깨를 으쓱하며 그 말에 대답했다.
"난 초 천재잖아."
그 말에 한나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잠시 김철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다행이라는 듯 한 표정을 지었다. 일이 잘 풀렸음을 깨달은 것이다.
“고생하셨습니다."
한나가 오른쪽 손을 들어 -척- 하고 김철수에게 경례를 했다. 한나의 눈동자에 장난기와 진심이 반반 섞여있었다. 김철수가 동료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는걸 눈치 챘던 것이다.
"언넝 가서 자라고, 여긴 내가 지키고 있을게, 위대한 드래곤은 일주일쯤 안자도 되니까 어서 가."
그런 그의 말을 듣자 한나의 입술이 얇게 펴지며 희미하게 웃는 모양을 만들었다.
한나는 경례했던 손을 내리고는 큰 돌을 집어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드래곤을 뒤로한 채 마을 쪽을 향해 걸어갔다.
***
"드르르러러렁."
수면장소에 도착하자, 그녀의 귀에 존스의 코골이 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저 정도 소리라면 주변에 몬스터가 모두 알아채고 집중공격을 해도 할 말이 없는 정도였다.
'음...'
케이시의 옆으로 쇼코, 존스, 철림이 나란히 누워 꿈나라에 빠져있었다. 한나는 케이시의 옆에 누운 채, 주변에 널려있는 옷가지들 중 하나를 집어 자신의 몸을 덮었다.
그녀는 방금 전의 김철수씨를 생각 했다. 그는 팀에 합류 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최선을 다해 동료를 지키고 있었다.
아마 용이 되기 전에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아니었을까하는 추측을 하게 되었다.
'마법을 못 쓰는 드래곤이라...'
한나는 마법을 못 쓰는 드래곤이 판타지 세계에서 겪었을 고충을 생각했다.
같은 용족들이 있다면 그를 무시했을 것이고, 인간들도 용들 중 그를 가장 만만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녀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다른 건 몰라도 그가 동료를 지키는 모습은 최선을 다하는 진심어린 행동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남을 잘 믿지 않는 성격인 그녀와는 달리 김철수 씨는 며칠 되지 않은 동료들에게 마음을 열어놓고 있었다.
'어쩌면... 과거에 마음은 따듯하지만 고독했던 사람일 수도 있었겠구나.'
그녀는 그의 과거에 대해 이런저런 상상을 해보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잠을 통해 피로를 회복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칸나가 중앙을 백업해주고 있을 테니.. 수면으로 체력을 보충하자.'
그러한 생각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수면에 빠져들어 갔다.
빠르고 냉철한 판단.
그것이 그녀의 장점이었다.
***
칸나는 동쪽 숲에 있는 바위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주위로 수많은 그릇과 환한 램프들이 보였다.
'... 외롭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과거 아케넨 행성에서의 일들과 시현을 만나고 나서부터 일어났던 일들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며 미묘한 감정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녀 스스로는 머리 쓰는 일에는 자신이 없었다. 만약 동료들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녀는 오래전에 차가운 시체가 되어 몬스터들과 함께 바닥을 뒹굴고 있었을 것이었다.
'..처음은.. 운이었네.'
그녀가 시현은 친구로 택한 건. 도박이었다.
그녀는 그와 하루를 같이 지내봤을 뿐,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파논의 부탁을 드디어 들어줄 수 있다는 생각과 우주에서 있었던 고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시현을 만나고, 모든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그녀 스스로는 예전에 하던 대로 힘을 쓰는 일밖에 하지 않았지만 시현을 만난 이후로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그녀와 뜨거운 감정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겼던 것이었다.
'... 그때는.. 기분 좋았지..'
그녀는 설원에서 거대좀비를 물리친 뒤 모두가 그녀를 향해 뛰어와 등을 두드려 주었던 순간을 회상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세상을 다 가진듯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게 친구인가..?'
동료들을 생각하자. 외로웠던 마음이 점점 더 뒤로 밀려나고 온몸에 힘이 솟기 시작했다. 그녀의 볼이 좌우로 올라갔다. 웃음이 나옴에 따라 밀려 올라간 것이다.
"자~ 정찰 가볼까~"
앞으로 5시간 정도는 몬스터가 출몰하지 않을 확률이 높았지만 그녀는 동료들이 자고 있는 방향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눈빛이 따뜻하게 가라앉았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NeoGGM 빨리 연재해서 구 연재분넘어서 주세요ㅠㅠ 스포하고 싶던거 겨우 참고있어요ㅎㅎ
/알..알겠습니다. 쓰다가 좀 힘든날도 독자님들 생각하며 더욱더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관심 감사드립니다.
아스가드 디펜더스가 사라져서 얼마나 놀랐던지...
/초반 내용을 보고 계시군요.. 디펜더스가 사라질 위기도 잠시 있었지만. 여전히 존재합니다. 걱정 마세요!
기해랑 저도 예전께 더 취향이었네여
/ㅠㅠ 뉴버전의 시작스토리도 사랑해 주세요.
滅怯 철수의 과학력으로 웜홀게이트는 못 만드나요?
/김철수씨의 과학력은 현대의 무기류 [총.탱크] 등을 만드는것 정도에 멈추어져 있습니다. 미래무기나 최신 과학 무기는 아직은 못만들어요.
미래의장
역시 사기급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빨리 죽군요... 옷을 가지면 능력이 상승한다니 ㄷㄷㄷ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단명하는 경우가 많다던데. 대탈출 안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네요. 칸나가 부디 오래살길..
카이마이
철수가 마법을 쓸수없는 이유:영원한 짝꿍 영희가 있기때문...씨익
/*-_-* 우리 영희 어디갔니
하늘에서뚝딱
흐흐 철수씨의 활약입니다. 네.. 드래곤은 S+급이죠..ㅋㅋ 마법만 재대로 쓸수있었다면 칸나랑 동급일건데.. 저녁맛있게 드세요..
/김철수가 드래곤을 찾을 수 있다면.. 반쪽짜리 드래곤이 아닌 진정한 드래곤으로 거듭날텐데요.. 아깝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충분히 디펜더스의 핵심전력이니... 김철수씨는 그런데로 만족하고 있는 것 같군요.
kunhe 얍 첫코 근데 내가 전편에 리플을 안달았었구나 ㅋㅋㅋ
/첫코 축하드립니다. 코멘트는 언제나 작가에게 힘이되요 ㅎ 항상 감사드립니다.
마치며.
1)아직 해가 뜨지 않았군요.
새벽 업로드네요.
이 시간에 글을 쓰면 정말 잘 써지네요. 독자님들도 새벽에 집중력이 좋아지는 이 느낌을 알고 계시리라 믿어요. 좋은 기분이네요.
2)외전편을 종종 써보려고 합니다. 본편만 계속해서 써내려가다가 외전을 한편 쓰니까 나쁘지 않네요.
58편이 끝났군요.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항상 감사합니다.
다음화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