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0 Episode 10 - 각자의 사정 =========================================================================
/ 공중 지역 - 시현, 현식, 이그네스 /
"헉..헉...헉.. 다 왔습니다."
"헉..헉..헉.. 죽을 뻔했네요."
세 명은 온몸에 땀을 흘리고 있었다.
2000 M 상공에서 30 cm 폭의 다리를 건너는 건 새로운 체험이었다.
시현은 다리를 건너는 중 계속 온몸에 전기가 찌릿찌릿 했으며 다리가 자기 맘대로 후들후들 떨려서 2 km 아래 지상으로 추락할 뻔한 적도 있었다.
"헉..헉..다신 해보고 싶지 않은 체험이었습니다."
"헉..헉..동감입니다.."
그들의 눈앞에.
거대한 간판이 놓여 있었다.
<< 황금 수문장의 집 >>
"... 황금 수문장의 집...? "
그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계십니까..?"
- 콩콩콩콩콩 -
시현이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안쪽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 ...누구냐!!! )
안쪽에서 거대한 소리가 들려왔다.
진짜로 누군가가 대답할 줄은 몰랐기에. 시현 일행은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누가 있습니다.”
현식과 시현이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현식이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시현이 안쪽을 향해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소리쳤다.
"태양의 신 아폴론님을 찾고 있습니다!"
( ....... )
아무런 대답이 없자. 시현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지금도 지상에서는 동료들이 힘겹게 싸우고 있을 것이었다. 어떻게든 단서를 찾아야 했다.
"혹시 어디 계신지 알고 있으신가요?!"
시현이 소리치던 그때.
갑작스럽게, 거대한 문이
- 끼이이이익 -
소리를 내며 열렸다.
시현일행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긴장하며 무기를 집어 들었다. 그들의 몸이 잔뜩 긴장해 있었다.
하지만, 문 안쪽에서부터
조금씩.
서서히.
아름다운 음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 딴따다다다 ♬ -
피아노로 시작된 음악소리는, 점점 하나씩의 악기가 추가되어
악기간의 화음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윽고, 수십 개의 악기가 추가된 하모니는 웅장한 음색을 드러내었다.
- 빰빠빠바바바 ♬ -
- 둥칫 ! 둥칫! -
북소리와.
트럼펫 소리.
- 팅 ♬ 팅 ♬ -
트라이앵글 소리.
- 쿵♬ 쿵♬ 쿵♬ -
수백 명의 사람이 지면을 밟는 소리.
- 따다다단다다다단 ♬ -
하프 오르간의 소리.
- 빠라라라리나리 ♬ -
비올라의 소리.
- 우우우웅웅웅웅 ♬ -
웅장한 소리를 내는 알 수 없는 악기의 소리까지.
꿈속의 오케스트라가 있다면
이런 기분일까?
...
“이건...”
이그네스가 놀라운 눈으로 전방을 쳐다보았다.
갓 구운 빵의 냄새와 여러 가지 향신료의 냄새,
구워진 오리고기의 냄새 등이 풍겨져 왔다.
문이 열리자, 그곳은 100M 정도 되어 보이는 크기의 성 안이었다.
엄청난 높이의 천장은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경외감을 일으키게 하였으며.
천장에는 영웅의 일대기를 기록한 듯 한 명화들이 그려져 있었다.
양쪽으로 일렬로 늘어선 거대한 기둥들에는 하얀색 인물들이 조각상이 붙어있는데. 흰색 조각상의 부분 부분에는 금으로 된 장식들이 붙어있어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기둥과 기둥사이에는 광택이 나는 고급 석재로 이루어진 아치들로 이어져 있었는데,
이곳을 성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하나의 예술 작품.
만약 예술가가 이곳에 도착한다면.
예술의 끝없음에 감동하며
두 무릎을 땅에 꿇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으리라.
가운데에는 붉은 카펫이 깔려 있고. 시현 일행의 양쪽으로 수백 개의 테이블과 춤을 추는 사람들이 보였다.
‘무도회장..?’
파티를 하는 듯, 드레스와 양복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흥겹게 떼를 지어 춤을 추었고.
수많은 수의 메이드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수백 개의 테이블에 음식을 날랐다.
“도대체 여기는...”
테이블에는 각종 요리뿐만 아니라, 온갖 산해진미가 차려져 있었다.
음악소리를 따라 고개를 둘러보니. 붉은 카펫의 좌우를 따라 수백 명의 악사가 일렬로 서서 연주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 라라라라라라라라라 ♬ -
- 빠빠빠빠빠 ♬ -
- 쿵♬ 쿵♬ 쿵♬ 쿵♬ -
수백 명이 합주하는,
웅장한 환상속의 오케스트라가 우리 앞에 펼쳐져 있었다.
"와아……."
“피아노, 바이올린, 트럼펫, 트라이앵글, 비올라, 북, 하프, 오르간....끝도 없는 악기들이군요.”
"엄청 나군.."
수백 명의 악사들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 띠리리리리림♬♬♬♬ -
- 쿵♬ 쿵♬ 쿵♬ 쿵♬ -
- 빠빠빠빠바밤 ♬ -
- 둠칫♬ 둠칫♬ -
시현일행은 무의식적으로 흥겨움에 빠져들었다.
"이런 게 진정한 음악이군요."
"흥겨움이 절로 나네요."
온몸이 조금씩 좌우로 흔들리며, 조금씩 리듬을 탔다.
사람에게 힘을 주는 즐거운 음악이란 것이 이런 것일까?
"어서오십시오!"
어느새 다가온 늙은 신사가 중절모를 벗으며 시현일행에게 90도로 인사를 했다.
***
시현일행은 늙은 신사를 따라 붉은 카펫을 걸었다.
그들이 걷는 길을 따라, 좌우의 일렬로 서 있는 악사들의 악기 방향이 그들 쪽으로 따라왔다.
- 따라라라라♬ -
- 둠칫♬ 둠칫♬ 둠칫♬ -
- 쿵♬ 쿵♬ 쿵♬ -
- 샤라라라라 ♬ -
파티 장에서는 남여 수백 명이 일정한 동작으로 테이블 옆에서 춤을 추었다.
빙그그르 돌아가는 수백 개의 순백색 드레스들이 눈에 들어왔다.
붉은 카펫은 몇 개의 계단위로 이어져 있었고
시현 일행은 늙은 신사를 따라 계속 걸어갔다.
- 퉁♬ 퉁♬ 퉁♬ 퉁♬ -
"와아..."
- 타타타♬ 타타타♬ 타타타♬ -
오케스트라는 점점 더 그 웅장함을 더해갔다.
“왕이시여.”
늙은 신사가 계단 위쪽을 향해 말했다.
(....)
아무런 대답이 없자. 신사는 조심스럽게 시현일행을 대리고 계단을 올라갔다.
붉은 카펫으로 이어져있는 계단을 오르자.
흰색 조각들과 순금으로 장식된 왕좌에 늙은 노인이 왕관을 쓰고 앉아 있었다.
‘이 사람이 이곳의 왕인가?“
시현일행이 왕좌에 앉아 있는 노인의 앞에 서자.
앞에 있던 늙은 신사가 노인을 향해 말했다.
"황금의 황제시여. 새로운 사람이 찾아왔나이다."
늙은 노인이 고개를 들어 시현일행을 바라보는 순간. 시현과 현식은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늙은 노인은 흐리멍덩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이번이 몇 번째지.. ?"
“3241 번째 방문자입니다."
늙은 노인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는
“흐흐흐..흐흐흐흐하하하하하”
하고 웃었다.
“레빈... 이제 나는 황제가 아니야.. 쓸쓸히 죽어가는 노인에 불과해..”
그 말에. 늙은 신사가 황금의 황제에게 다가가 황급히 말을 건넸다.
“아닙니다..! 황금의 황제께서는 세상을 바꿀 분이십니다. 아래를 보십시오. 수많은 백성들이 흥겹게 춤을 추고 있습니다... 그러니 황제께서..”
레빈이라 불린 늙은 신사가 길게 말을 꺼내는 사이.
황제의 얼굴이 노기를 뗬다. 그리고는
앉아있던 의자의 손잡이를 내려쳤다
- 쾅!! -
"집어 치워라!!"
황제의 분노 섞인 음성에.
흥겨운 음악소리가 멈추고
춤을 추던 수백 명의 사람들이 멈추어 섰다.
왕좌를 내려친 황제의 두 손이 힘없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황금의 황제시여..."
- 쾅!! -
황제의 얼굴에서 슬픈 감정이 묻어 나왔다.
"백만금이 무슨 소용이란 말이냐!!"
- 쾅!! -
그의 손이 의자 손잡이를 계속해서 내리쳤다.
"나는... 나는 이곳에서 겁에 질려 쓸쓸히 죽어가고 있단 말이다!!"
- 쾅!! -
"황금이 아무리 많은들... 무슨 소용이단 말이더냐..!!"
노인이 자신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한동안 조용히 있던 노인의 눈에
한 두 방울씩 눈물이 맺혀갔다.
***
- 스스슥 -
부드러운 소파의 감촉이 느껴져 왔다.
시현 일행은 10M 정도 되는 고풍스러운 긴 소파에 앉아있었다.
"방문자님들 오해하지 마십시오... 황제께서 그러시는 분이 아닌데... 감정이 격해 졌나 봅니다."
그들은 늙은 신사를 따라 작은 손님용 방으로 들어와 있었다.
천장은 원형으로 되어있었는데, 유리로 되어있어 파란 하늘이 그대로 눈에 들어왔다.
그 유리를 타고 바로크 풍의 금속 장식이 바닥으로 이어져 내려왔다.
방의 디자인은 직선과 곡선이 조화되어 있었으며. 문과 창문의 많은 부분에 순백색 아치로 되어있어. 동화 속 궁성에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아름다운 창문을 통해 바깥의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방 전체는 여성의 곡선이 느껴지는 호화롭고 고풍스러운 디자인과
남성의 강함이 느껴지는 직선이 같이 쓰여 있었다.
바닥을 보면, 아름다운 문양들이 금색으로 빛났다.
" ......저는 이런데 처음 와보네요. "
"나도 일세."
"...평생 이곳에서 살고 싶네요."
- 덜컥 -
메이드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서 각종 과자와 쿠키, 과일들을 가져다 놓았다.
- 쪼르르르륵 -
에메랄드 색으로 빛나는 잔을 하나씩 놓고, 향긋한 냄새가 풍겨오는 음료를 따르기 시작했다.
"저...황제께서 아프신가 보죠?"
시현이 메이드가 음료를 따르는 모습을 보며 앞에 서 있는 늙은 신사에게 물었다.
"레빈이라 부르게...“
“...아.. 네 레빈님.”
한숨을 쉰 레빈이라 불린 늙은 신사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황제께서는...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었지... 모든 세상의 황금은 황제께서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세."
"...와"
- 바삭 -
이그네스가 갓 구운 초코쿠키를 하나 집어먹으며 감탄 성을 냈다.
"...제 동생이 해준 쿠키만큼 맛있네요.."
그가 시현 일행을 보며 말을 이었다.
"부러운 것 없는 일상들이었네... 황제께서는 지상에서 몬스터들에게 핍박받던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거대한 공중 섬을 만들고 그곳으로 사람들을 옮겼지."
"아... 땅에 있는 빈 마을이 그것이군요."
"그리고 어느 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네."
"... 한 무리의 사람들이요?"
그가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트와일라잇(Twilight-황혼)' 이라고 불렀네."
"트와일라잇이요?"
"그들은, '황제께서 우리들을 도와주신다면, 이 회색방을 탈출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라고 했다네."
그 말을 들은 시현일행 모두는 하던 동작을 순간적으로 멈추었다.
"그 이후, 황제께서는 얼마간 사라지셨네, 황제가 사라지고 나서 며칠간 회색방의 시스템이 다운되기 시작했네."
"시스템 다운이요..?"
"그러네, 문을 열어도 아무 공간도 없고, 몬스터들이 출몰하지 않고. 살인자들이 나타나지 않았지 "
"..!!"
레빈이라는 신사의 말을 들으며. 시현 일행은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얼마 후 황제께서는 다시 돌아오셨네, 그리고 우리에게 말했지."
노인은 슬픈 표정을 지었다.
"우리들은 그의 꼭두각시에 불구하다고 .... 아무리 강해져도 우리는 그를 이길 수 없다고."
"어떤 의미인가요..?"
"잘 모르겠네.. 하지만 그 이후로, 황제는 이상한 행동을 반복했지.."
"이상한 행동이 어떤 것 입니까?"
현식이 무슨 의미냐는 듯이 되물었다.
"온 세상의 망치들을 전부 다 모으기 시작하신 것일세...
그날 이후로 황제는 거대한 망치들을 계속해서 모았네.
사람들은 황제가 미쳤다고 생각했지“
“......”
“시간이 흘러 거대한 왕궁의 창고가 망치로 가득 찼을 무렵, 황제는 소리쳤네."
그가 잠시 말을 멈추자. 이그네스가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뭐라고 소리 친 것입니까?"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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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빈 : 늙은 신사, 황금의 황제를 보좌하고 있다.
아르누보 : 디자인의 양식으로, 곡선과 여성의 미를 강조하며 고풍스러운느낌을 준다.
바로크 : 디자인의 양식.
-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업로드를 하네요.
다음편이 연달아 올라오므로 그곳에 리리플을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