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탈출-35화 (35/373)

00035  짧은 휴식  =========================================================================

그곳은 부엌과, 6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작은 별장이었다.

우리는 신발을 벗고, 별장의 안으로 들어섰다.

"각자 원하는 방 쓸까요?"

우리는 각각 한방씩, 들어가서 자신의 짐을 풀었다.

***

( 탁! 탁! 탁! 탁! )

멀리서, 쇼코가 도마에 야채를 올려놓고 써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랜만에 자신이 실력을 발휘해 주겠다고 해서. 우리는 그것을 기다리며 각자의 방에서  할 일을 하고 있었다.

"60, 61, 62...."

나는 기본적인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는 중이였다.

평소에 운동 좀 해둘 것을... 팔이 아파왔다.

- 끼이익 -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시현? 뭐해?"

- 덜컹 -

“운동하고 있어.”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칸나가 어느새 방에 들어왔다.

그러더니

“이렇게 하면 운동 효과가 더 좋지 않나?”

라고 말하며

- 턱 -

하고 내 허리위에 앉았다.

팔굽혀펴기 도중이었던 나는, 당연히...

- 쿵 -

"으어어어어.. 칸나 그거 잘못하면 허리뼈 나간다고.."

허리가 끊어질듯 요동쳤다.

"아하하.. 미안."

칸나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내 허리 위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는 일어서서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 손잡아."

- 휙 -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우리는 서로 웃으며 서 있었다.

“이봐 시현. 궁금한 게 있어.”

갑자기 무엇이 궁금한 것일까?

“지구인하고 아케넨인하고도 애 낳을 수 있나?”

“음?”

땀을 닦으며 골똘히 생각하는 나에게 칸나가 물주머니를 내밀었다.

“고마워. 음... 그건 잘 모르겠네. 신체 구조가 비슷하니까 가능하지 않을까? 구체적으로는 ..”

무언가 고민을 하던 칸나가 입을 열었다.

“그럼. 나랑 시현이랑 아이 만들 수도 있겠네?”

-푸학!-

하고 나는 먹고 있던 물을 내뿜었다.

“켁.켁.켁”

“시현? 괜찮아?”

사례가 들려서 켁켁 대는 내 등을 칸나가 두드려 주었다. 그녀가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안되나?”

그때.

- 탁 -

하고 그녀가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목욕을 한 직후인 듯 은은한 샴푸 냄새가 풍겨져 왔다.

"시현!"

"응..?"

- 척 -

그녀가 내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맞대고 말을 이었다.

"절대 죽으면 안 돼... 알았지?"

그녀가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바로 앞에서 나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숨길이 느껴졌다.

"...물론이지. 절대 안 죽을 거야."

우리는 잠시 동안 그렇게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내 눈에 바로 아래. 그녀의 입술이 들어왔다.

매혹적인...

그때

- 덜컥! -

"시현오빠 ! 밥 먹으래!!"

케이시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나는 너무 깜짝 놀라. 허둥지둥 거리며 그녀에게 먼 거리를 떨어져 있었다.

"오 맛있는 거!"

칸나가 케이시의 말을 듣고는 웃으며 부엌으로 향했다.

나의 심장은 아직도 콩닥콩닥 뛰고 있었다.

***

맛있는 냄새가 풍겨져 왔다.

"대단하다..."

우리의 앞에는 테이블 위에 수십 가지의 일본식 요리가 놓여 있었다.

쇼코가 웃으며 우리를 바라보았다.

“오랜만에 솜씨를 발휘해 봤는데... 입맛에 맞을까 모르겠네요.”

그 옆에는

( 마법의 요리 재료 생성기, 원하는 요리재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단 별장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없음 )

요상한 문구가 붙어있는 기계가 있었다.

"어서 드세요."

그녀는 싱긋 웃으며 우리에게 자리를 권했다.

- 우적우적 -

"우-와 진짜 맛있네.. 이거 내 입맛인데?"

존스 씨가 소고기 덮밥을 퍼먹으며 말했다.

- 보글보글보글 -

우리 앞에는 전골도 놓여 있었는데. 각종 버섯과 해산물이 미친 듯이 들어가 있었다.

"이건 뭐에요.. 근데.. 좀 많아 보이는데 ..?"

"이건 스키야키라고.. 일본 전골이에요.. 재료는.. 무제한 있어서 최대한 많이 넣어봤어요."

"아... 마법의 요리 재료 생성기.."

- 쩝쩝쩝 -

내 옆에서 장어를 통째로 먹고 있는 칸나에게서 달콤한 일본 간장 냄새가 풍겨져 왔다.

"맛있어! 맛있어!"

케이시가 입에 여러 가지 반찬을 넣고 행복하다는 듯이 먹었다.

"시집가도 되겠는데? 허허."

그런 철림아저씨의 말에 쇼코가 웬 말이냐는 듯. 즐겁게 웃었다.

***

( 드르르르렁 )

옆방에서 존스 씨의 코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긴장감에 아직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문득 칸나가 했던 말이 들려왔다.

( 절대 죽으면 안 돼... 알았지? )

사실 별로 자신이 없다.

나는 칸나처럼 변신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존스 씨처럼 오랫동안 격투기를 했던 것도 아니니...

"후우..."

하지만 할 수 있는 발버둥은 모두 해 볼 것이다…….

상념에 잠긴 채. 나는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과거의 일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

/ 과거 - 지구. 천사강림 당시./

2023년 8월 15일.

/ 대한민국 서울 명동 /

광복절을 맞아, 수많은 사람들이 명동 거리를 걷고 있었다. 쌀쌀한 늦은 밤이었지만, 천금 같은 공휴일이었기 때문에, 수많은 연인들이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여느 때와 같은 행복하고 평범한 모습이었다. 명동주변을 감싸고 있는 자동차 도로에도, 수많은 차들이 빼곡하게 몰려 있었다.

다른 방향의 차들이 서로 만나게 되는 교차로의 주변에, 쇼핑센터와 고층빌딩들이 자신의 높이를 자랑하듯 늘어서 있었다. 그러한 빌딩의 위쪽에는 대형 스크린들이 달려있었는데, 3류 예능이나 광고 같은 상업적인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다.

그때, 길을 걷던 여러 사람들이 인상을 찌푸리며 도로쪽을 바라보았다. 시끄러운 사이렌소리가 여러 군데서 울려 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에에에에엥 -

민방위 훈련이라도 하는 걸까? , 사람들은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관심이 없다는 듯 다시 자신이 가던 길을 가려고 했다. 하지만 여러 군데에 설치되어 있는 빌딩 스크린이 동시에 지직이는 모습을 보며, 의야 함에 가던 길을 멈추어 섰다. 무언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모든 스크린에서 광고나 3류 프로그램이 종료되고 갑자기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 급보입니다. 믿으실 수 없겠지만, 대한민국 상공에.... )

속보를 전달하고 있는 여자 뉴스 앵커도, 받아든 종이를 보며 스스로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잠시 멈추어졌던 그녀의 말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 대한민국 상공에... 천사가 강림했습니다. )

잠시 멍하니 있던 그녀는 곧 침착한 표정으로 뉴스를 계속해서 진행하기 시작했다.

( 현장에 나와 있는 이현성 리포터를 연결 하겠습니다. )

- 지지지직 -

카메라는 명동하늘의 어떤 부분을 잡고 있었다. 그곳에는 금빛을 뿜어내는 어떤 물체가 공중에 떠 있었다. 잠시 후 화면을 확대되며, 그것의 모습을 정확히 볼 수 있었다.

순백색의 날개를 지닌 여성형태의 천사가 황금빛 물결을 뿜어내며, 공중에 정지해 있었다. 길거리를 지나가던 수많은 사람이 공중에 있는 천사를 바라보며 손짓하고 있었다.

카메라 화면속의 오른쪽 공중에서, 방송용 헬기가 그녀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보였다. 천사는 다가오는 헬기를 잠시 바라보더니 오른손을 휘둘렀다.

그리고 잠시 후,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천사에게 다가가던 헬기가 그대로 폭발하며 추락하고 있었다.

천사는 추락하는 헬기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입을 열어 말했다. 들릴 리 없는 거리였지만, 수백 미터 떨어져 있는 사람들에게도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인간들은 들어라, 나는 신의 5번째 자녀 익시드. 지금부터 1시간의 시간을 주겠다."

천사를 보고, 명동을 걷던 수많은 기독교와 천주교 신자들이 무릎을 꿇고 신께 기도드리고 있었다. 그들의 입에서 ' 신이 우리를 구원하러 오셨나이다. ' 라는 말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일부의 사람들이 ' 한 시간? " 이라는 의문을 표하며 천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천사의 입술이 열렸다.

"1시간 후에 지구는 멸망한다."

기도하던 사람들, 천사를 향해 손짓을 하던 사람들, 그리고 뉴스를 보던 사람들의 표정이 모두 굳어가기 시작했다.

***

/ 남산. 시현 /

“헉, 헉, 헉……."

나는 남산 산책로를 따라 조깅을 하고 있었다.

뜀박질만 하기에는 너무 심심했기 때문에 스마트 폰으로 음악채널을 틀어놓았다.

숨 가쁜 호흡 속에 공기와 함께 들어온 주변의 풀 냄새가 나를 기분 좋게 했다.

그때.

- 에에에엥 -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울려 퍼졌다.

'뭐야…….? 민방위 훈련인가?'

- 치지지직 -

내가 듣고 있던 음악방송이 제멋대로 뉴스채널로 변경되었다.

'뭐야 이거?'

( 속보입니다. 천사가 강림했습니다 )

...?

21세기에 이게 무슨 개소리야...?

방송국이 해킹이라도 당한건가?

아니면 만우절 재방송?

짜증스런 표정으로 제 자리에 멈추어선 나는 핸드폰 액정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정말로, 공중에 둥둥 떠 있는 천사가 눈에 들어왔다.

***

천사의 말에, 사람들은 혼란에 휩싸여 있었다. 천사는 지상에서 움직이는 수많은 사람들을 무심함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그녀가 왼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허공에 거대한 크기의 불타는 운석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녀의 등 뒤의 공간에서 몇 개나 나타났을 뿐이지만, 그 수가 점점 불어나기 시작했다. 얼마 후 그녀의 주변으로 수천 개가 넘는 운석이 나타나 허공에 정지해 있었다. 잠시 지상을 바라보던 천사가 말했다.

"선택권은 없다. 너희에게 허용된 시간은 1시간뿐이다."

그녀는 말을 마치고는 뒤쪽에 있는 달을 바라보며 손을 휘둘렀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어떠한 질문도 받지 않겠다, 1시간을 주겠다. 멸망할 마음의 준비를 해라."

그녀의 뒤에 떠 있던 달이, 비현실적으로 반으로 갈라져 사라지고 있었다.

***

/ 주인공 시점 /

처음에는, 누군가가 방송국을 해킹하여 장난을 치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달을 향해 손을 휘두르는 천사를 보며, 무언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핸드폰 화면 속에서 달이 갈라지고 있었다.

설마..?

나는 액정에서 눈을 때고, 고개를 올려 밤하늘에 떠있는 달을 바라보았다.

뭐..뭐야?

달이 빛을 잃고. 흐릿하게 사라져가고 있었다.

***

세계 각국의 모든 뉴스 채널에서는 서울 상공에 떠있는 천사에 대해서 보도를 했다.

( 속보입니다. 달이 사라짐에 따라 조력에 이상이 생겨 각종 이상현상이 발생 하고 있습니다. )

( 속보입니다. 군부대가 천사와 접촉하기 위해서 다가갔지만 천사해 의해 모두 살해당했다는 끔찍한 소식입니다. )

( 속보입니다. 데프콘 1단계가 발령되었습니다. 군인들은... )

세계의 군, 정부들은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인류는 천사와 대화를 해보려고 했으나 그녀에게 다가간 자는 아무도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

많은 방법을 동원했지만, 천사와의 대화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시간이 지나며 세계 각국은 초초해 지기 시작했고

( 속보입니다. UN과 전세계의 각국들이 입장을 합쳤습니다. 현 시간부로. 인류. 즉 모든 국가의 군 사령부는 그 생명체와...)

결국 인류는 천사를 적으로 간주하기로 결정했다.

( 전면전을 선언하였습니다.)

============================ 작품 후기 ============================

35화 회상 내용이 프롤로그와 겹쳐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본성의 에피소드를 삭제하고 프롤로그에 35화에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35.36화의 회상은 원래 과거의 프롤로그 부분인데, 새로운프롤로그를 사용하기 위해 35화로 시간 순서를 미루었습니다. 한데 새로운 프롤로그를 많은 분들이 별로라고 말하셔서 다시 35화의 내용이 프롤로그로 가게 되었습니다.

중간 수정으로

혼란이 있으실 독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하늘에서뚝딱 아 마틸도 귀요뮈임..ㅋㅋ 음... 다음방이..아!기억났다는...ㅋㅋ 제법 오래 걸리던 그곳이겠군요..흠..그리고 50+100+200+400+800+1600+3200=6350! =\= 6320 ..다른말안해두 아시겠죠??ㅋㅋ

/후후후. 독자님 정보 감사드립니다. 날카로우시군요...그걸 다 계산하시다니...

하.지.만! 제가 6320이라고 적은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코인은 몬스터를 죽인 경우에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존스가 멤버들에게 격투기를 가르칠 때. 바닥에서 좀비 한마리가 솟아오르죠. 즉. 설원 맵이 끝날 당시 안 죽은 좀비들이 극 소수 있는 것입니다. 6350 마리로 계산을 한 후. 천운이 겹쳐 살아남았을 좀비 30마리를 제외하고 6320개의 코인을 얻은 것입니다.

여태까지 이런거 물어보신 분 아무도 없었는데... 정말 대단하군요. 날카로운 통찰력입니다.

abcbbq 항상 소재가 소재다보니 잡지식을 많이 얻어가는 소설이죠 ㅋㅋㅋㅋㅋ 다음에는 멀로 태클이 들어올라나 ㅎㄹ

/뭐. 독자와 작가의 여러가지 의견교환이 있으면 좋죠. 사실 쓰다보면 독자님들 말이 맞는경우도 상당히 많고. 웬만하면 적극적으로 수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독자님이 언제던지 '이건 아니지 않느냐?'라고 하시면 저는 무시하지 않고 생각을 설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kunhe 재밌게 읽고갑니다 후후 쉬어가는편이네요 이제곧 재앙이 오겠지만(모든걸 아는 독자)

/어헉... 모든걸 아는 독자님.. 무섭군요 -0-;; 과연 다음편에서 어떤 재앙이 올지.. 우리 함께 가봅시다.

마치며.

과거편의 글이 너무 길어져서. 2편으로 쪼겠습니다.

연달아서 다음편도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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