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탈출-17화 (17/373)

00017  Episode 5 - 살아남기 위한 한 가지 방법  =========================================================================

- 띠링 -

시스템 알림음과 함께 시스템 음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곳의 온도는 영하 60도입니다. 최종목표는 이곳에서 일주일간 살아남는 것입니다.

이곳은 1 제곱 KM 정도의 크기로 되어있으며 4개의 출발지점이 있습니다.

설원의 방에 있는 플레이어는 현재 6명이며, 3명, 1명, 1명, 1명으로 나누어 져서 시작하게 됩니다. ]

우리 말고도 다른 플레이어가 다른 곳에서 시작하는 듯 했다.

식량도 없고 추위가 몰아치는 이곳에서 맨손으로 살아남기라니... 미칠 노릇이었다.

[ 이 방안에는 살인경험이 있는 플레이어가 3명 있습니다.

이 방안에서 살인을 하면, 원래의 살인 보상 외에 추가로 하루치 식량과 모닥불이 제공 됩니다.

과거에 살인 경력이 있던 플레이어를 죽이는 경우 보상이 2배로 지급됩니다. ]

"뭐야.. 살기 위해서 우리더러 서로 죽이라는 것인가?"

철림 아저씨가 인상을 찌푸린 채로 투덜거렸다.

"하아......"

살인자까지 껴있다고 한다.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매일저녁 9시에 각 시작지점으로 설원 좀비 때가 몰려듭니다.]

"설원 좀비..?"

"...?"

"...?"

[설원 좀비 때는 하루가 지나면 2배수로 늘어납니다.]

"뭐야. 아까 그게 끝이 아니었어?"

어이가 없었다.

[7일째 밤저녁 10시에는 거대 좀비가 등장합니다.]

그냥 살기도 될까 말까 인데 살인자에, 좀비에, 보스까지 있댄다.

[플레이어들의 건투를 빕니다.]

"......"

"......"

"......"

[안전막이 해제됩니다.]

-휘이이이이잉-

거센 바람소리가 귀를 때리며 눈 뭉텅이가 온몸에 와서 부딪혔다.

눈 폭풍 때문에 눈을 뜨기도 힘들었다.

'젠장...'

-딱.딱.딱.딱.-

철림 아저씨가 이빨을 딱딱거리며 추워서 오들오들 떨며 하늘을 향해 외쳤다.

"씨발 새끼들아!!!"

[설원 생존 게임을 시작하겠습니다.]

***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우리는 오두막으로 달려갔다. 안전막이 해제되자마자 엄습한 추위에 그대로 동사할 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삐걱-

오두막의 썩은 바닥을 밟자, 나무 바닥이 부서질 듯 비명 질렀다. 내 뒤로 철림 아저씨와 칸나가 들어왔다.

-딱.딱.딱.딱-

철림 아저씨가 이빨을 부딪치며, 추위에 떨었다.

"젠장!"

밖이나 여기나 추위는 별 차이가 없었다. 오두막 양쪽에 있는 창문은 모두 통째로 뜯겨져 나가 있었기 때문에, 거센 바람과 눈덩이가 그대로 우리의 몸에 부딪히고 있었다.

문제는 이 집은 창문과 문뿐만 아니라 천장에도 구멍이 뚫려있다는 것이다.

칸나가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평소에는 욕을 한마디도 안하던 철림 아저씨가 욕을 했다.

"씨발, 이집 천장에도 구멍 뚫려 있어!"

"인벤토리 열어서 일단 있는 것 아무것으로나 막아요!"

"으악..!! 내 손 벌써 동상 걸린 거 같아!"

나는 철림 아저씨의 손을 잡았다. 손이 새파래지고 반쯤 얼어있었다. 오두막에 들어온 지 몇 분도 되지 않았지만, 철림아저씨는 얼어서 죽어가는 것이었다.

나는 다급하게 십자가 목걸이를 그에게 걸어주었다.

" 이건..."

" 쿠에시 씨의 목걸이입니다! 그 목걸이를 차고 있으면 추위를 막아 줄 거예요, 칸나는 아직 버틸 만 한가요?! "

"아직은 버틸 만 해! 하지만 에너지가 급속도로 소모되고 있어! 빨리 어떻게든 해봐! 인벤토리 오픈!! "

" 철림 아저씨! 목걸이 1분후에 저한테 넘겨주세요!! 번갈아가면서 착용 하면 얼마는 버틸 수 있을 거예요!! "

'으아아아아아!'

쿠에시 씨의 목걸이를 풀자마자 손이 차갑게 얼어갔다. 수십 초도 안 되어 동상증상이 느껴졌다. 손에 감각이 없어지는 것이다.

7일이 문제가 아니었다.

게임 시작 10분도 안되어 우리는 단체로 얼어 죽기 일보직전이었다.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이걸로 어떻게 될 것 같은데?!"

칸나의 인벤토리에서 옷가지들이 쏟아져 나왔다.

각종 남자 옷, 각종 여자 옷, 죄수복, 간호사복, 남자 속옷, 여자속옷, 구두...

"나한테 못이 있네!, 이걸 사용하게!!"

철림 아저씨는 손바닥만 한 작은 플라스틱을 칸나에게 던졌는데, 20개 들이 콘크리트 못 세트였다.

칸나가 그 못을 받아들고는 옷가지를 들고 외쳤다.

"이거 어떻게 사용하는 거야?!"

"새워놓고 박으면 되네!"

"그럼! 둘 다 옷 한쪽씩 잡아줘!! 빨리!!"

나와 철람 아저씨는 바닥에 떨어져있는 여자 정장을 들어 옷을 창문 위쪽에 가져다 댓

다.

-쾅. 쾅. 쾅.-

칸나가 맨손으로 못을 박았다.

'이건...'

옷을 잡고 있는 내 오른손이 점점 차가워지더니, 따가움이 느껴졌다. 그리고 조금 후에는 불타는 듯 한 뜨거움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동상으로 인해 손의 신경신호체계가 혼란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었다.

"시현 받게!!"

철림 아저씨가 목걸이를 넘겨주었다.

온몸에 따스함이 전해져 오며. 동시에.

"으아아아악!"

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손이 녹으면서 신경이 베이는 듯한 고통이 찾아 왔다.

손이 후들후들 떨렸다.

반면 , 목걸이를 건넨 철림 아저씨는 안색이 새파래지면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갔다.

목걸이를 건네주자마자 다시 온몸이 얼어가고 있는 것이다.

"옷 빨리 잡아!! 나도 오래 버틸 수 없어!!"

칸나가 못을 들고 소리치며 말했다.

황급히 나는 옷을 들어 창문을 틀어막았다.

"빨리!"

-쾅. 쾅. 쾅.―

***

지긋지긋한 눈 폭풍이었다.

-펄럭 펄럭 펄럭-

거센 바람이 옷가지들을 때리고 있다.

옷가지를 이용해 창문과 문을 간신히 막았지만, 구멍이 너무 많아 웬만한 곁가지 바람들이 새어 들어왔다.

옷도 부족했지만, 못이 20개밖에 없었기 때문에 4군대를 다 막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그나마 눈보라와 바람을 형식적으로 나마 막자, 체온이 떨어지는 속도가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만약 옷이 찢어지고 바람과 눈이 다시 쏟아진다면 10분도 버티지 못할 것이었다.

"이대로는 몇 시간 안에 우린 다 얼어 죽고 말걸세."

"......"

"......"

우리는 오두막 구석에 최대한 몸을 밀착시키고 붙었다.

철림 아저씨는 목에 목걸이를 건채 바로 내 앞에 앉아있었다.

칸나와 목걸이 착용 자가 체온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두 명이 한명을 좌우에서 껴안고  있으면, 가운데 있는 사람도 어느 정도 체온조절이 가능했다.

우리는 잡동사니의 산에 파묻혀 있었다. 각자 인벤토리에서 꺼낼 수 있는 만큼 꺼내서 우리를 그 속에 파묻어 버린 것이다.

-딱.딱.딱.딱-

내 이빨이 부딪히면서 소리가 났다.

"누군가 정찰을 해보는 건 어떤가?"

"한명이라도 이 오두막에서 나가는 순간 나머지는 몇 분 안에 얼어 죽고 말겁니다."

-쩝. 쩝. 쩝-

칸나가 햄버거를 소리 내며 먹었다. 햄버거의 냄새가 풍겨 와야 했지만, 코가 굳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녀역시 체온조절을 위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었다.

햄버거로 에너지를 계속 채우고 있지만, 에너지가 흡수되는 속도보다 체온유지로 사용되어 없어지는 속도가 더 빨랐다.

그녀에 얼굴에서 초조함이 묻어나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철림 아저씨와 동시에 목걸이를 잡아 보았지만, 목걸이의 효과는 1명에게만 적용됐다.

그가 내 목에 목걸이를 넘겨주었다.

몸이 조금씩 다시 녹았다.

"이대로 버티면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는가?"

"이대로 있다가는 몇 시간 후면 저희는 죽게 될 겁니다"

"추위는 그런 대로 막고 있지 않은가?"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몇 시간 있으면 9시가 됩니다."

덜덜덜덜 떠는 그에게 나는 다시 목걸이를 넘겼다.

또 다시. 추위가 엄습해 왔다.

"9시가 어쨌다는 건가?"

"잊으셨습니까? 좀비 때 말입니다. 9시가 되면 좀비 때가 몰려온다고 했습니다!"

"이런 제길!!"

"저희는 지금 일어설 수조차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좀비 때가 몰려오면...!"

나는 창문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더 이상 말을 잇을 수가 없었다.

-찌이이익-

창문을 막아두었던 옷이 바람에 찢어지는 중이었다.

바람과 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체온을 유지할 방법이 없었다.

-휘이이이이이-

찢어진 옷 사이로 바람이 새어 들어왔다.

"제길!"

어떻게든 옷가지가 날아가는 걸 막아보려던 철림 아저씨가 날아가는 옷을 잡지 못하고 욕설을 내 뱉었다.

산 넘어 산이었다.

돌아버릴 것 같았다.

'으으으윽'

손발이 따가웠다. 감각이 점점 사라져갔다.

목걸이는 하나뿐이었기 때문에, 세 명 중 두 명은 죽게 될 것이었다.

"이대로 오래 버틸 수 없네!"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떠오르지 않을 때. 악마의 속삭임과 같은 말이 떠올랐다.

(이 방안에서 살인을 하면, 원래의 살인 보상 외에 추가로 하루치 식량과 모닥불이 제공 됩니다.)

누군가를 희생시켜야 하는가?

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다.

철림 아저씨는 딸을 찾고 있어서 죽을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철림 아저씨는 회색방 탈출을 키워드를 지니고 있다.

쿠에시 씨가 부탁했던 복수를 해주려면 칸나가 살아야했다.

나 역시 생존에 필수적인 능력인 식량 능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부모님이 보고 싶었다.

철림 아저씨가 살아야 하는가?

칸나가 살아야하는가?

내가 살아야하는가?

다른 진영에 있는 살인자들은 어떻게 하지?

역시 칸나가 살아남는 게 가능성이 가장 높은가?

다시 한 번, 시작 전에 설명했던 음성이 또다시 머릿속에 떠올랐다.

(살인을 하게 되면 하루치 모닥불과 식량이 추가됩니다.)

......

그럴 순 없어.

방법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역시 그 수밖에 없잖아?

나는 갈등했다.

"포기하지 말게"

절망적인 나의 표정을 읽었는지 철림 아저씨가 나에게 말했다.

나는 그런 아저씨를 쳐다보았다.

"자네가 예전에 나에게 말했잖는가, 포기하기 때문에 꺾이는 거라고"

희미하게 기억이 났다. 저 말은 소수결 게임을 할 때, 포기한 모습으로 낙심해 있던 철림 아저씨에게 내가 했던 말이었다.

"내게......"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철림 아저씨는 진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내게 방법이 있네."

============================ 작품 후기 ============================

칸나가 구멍들을 막을때,  인벤토리에서 쏟아져 나온 각종 옷들의 정체 :

칸나의 옷 + 찰스에게 양도받은 옷들 ( = 찰스의 죄수복 + 찰스가 죽였던 사람들의 옷가지 + 그들의 유품 )

- 작가의 말 -

킹q 안녕하세요ㅋㅋ

/안녕하세요. 저번에 아무 말도 없는 리플로 저를 궁금하게 하셧던 킹 님이시군요. 반가워요 ㄷ

Croness 슬슬 염장질이 시작되는군요 으 역시 먼치킨보단 시현이같은 주인공이 좋다니까요

/공부는 잘 하셨나요? 먼치킨 주인공 소설은 너무 많아서. 그런 주인공은 쓰고 싶지 않았어요. 감사합니다!

루미젤 오~ 추위와의 싸움 힘들겠네요 시현일행이 원래 대자연과 싸움이 가장힘든법이죠 ㅋㅋ

/안녕하세요 루미젤님. 시현 일행이 설원에 도달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추운것 엄청 싫어하기 때문에... 감정 이입이 잘 되서 썼던 화 입니다...

lsaka 으아아 개인적으로 추위가 가장 싫음 ㅠ 잘보고 가요 ㅋㅋ

/이사카님. 잘 보고가셨다니 다행입니다 ㅠㅠ 좀 더 진행을 빨리 하겠습니다.

카이마이 일반에선 시현의 부모님에 대한 부분은 없었던 것 같은데...스토리가 종 변했나봐요?

/ 아무래도 회색방에 바로 떨어지자 마자 부모님 걱정을 하나도 안하고 진행을 하면,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을 해서. 부모님에 대한 걱정 부분을추가 했습니다.

개연성을 위해 중간 중간 많은 부분을 삽입하거나 제거하고 있어요.

대형고철 칸나 귀여워서 염장질도 좋습니다!

/대탈출 표지로 칸나의 모습을  하고 싶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만... 칸나의 모습을 닮은 일러스트를 12시간 동안 찾다가 포기한 기억이 나네요. 염장질이 괜찮으시다니 다행입니다! 그럼 필요하면 아낌없이 넣어도 되겠군요!

ka첨이 여기서 승리조건이... 아 이것도 말하면 네타구나 아니 뭘 좀말할려고하면 네타밖에 없어ㅋㅋㅋ 아 역시 칸나긔엽긔 근데 임자가있지.... 두고보자 시현....(빠드득)

/빠른 전개를 해서 코멘트란에 무한 예측을 해도 상관이 없도록 빠른시일내에 글을 써 볼게요. 오늘도 대탈출의 새로운 스토리를 몇시간이나 곰곰이 생각을 했네요.

사신조커아크 일반에서보다가 노블로옴겨져서 재탕하는느낌드니 쫌 그렇지만 기존나온내용을넘어 다음내용을기다리며 추코와 쿠폰을드리지용

/ 저 역시 약간 재탕이라는 느낌이 들어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최대한 가속브레이크를 밟고 달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ㅠㅠ 죄송해요. 쿠폰 정말 감사드리고요. 다시 보는분들도 심심하지 않도록 외전편을 종종 삽입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미래의장 추위는 장난아니죠.. 요즘 겨울이라 추운데 영하 60도라니 ㅠㅠ

/특히. 설원맨 초반의 시현 일행의 복장은. 겨울옷이 아닙니다. 칸나의 경우 다리의 각선미가 다 드러나는 짧은 바지를 입고 있고. 시현도 그냥 가을 옷을 입고 있죠.

덕분에. 차가운 감각을 직빵으로...

추운 겨울에는 그냥... 따뜻한 집 방바닥에 누워있는게 좋더라고요.

마치며.

중심 단어들은 건드리지 않았지만 여러부분을 수정하였습니다.

오타를 잡으려고 글을 다시 읽어보니. 50개가 넘는 오타가(...)

과거의 제가 얼마나 맞춤법 바보였는지 알 것 같더군요.

(지금도 오타가 엄청나지만...)

글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해서. 오타 0개가 되는 수준에 도달하고 싶습니다.

어제 2편을 약속드렸는데 퇴고를 하다가 12시가 넘어버렸네요. 죄송합니다.

오늘 낮 시간에는(12시 지났으니..)

좀 더 스피드 있게 달려 보겠습니다. 빨리 설원을 끝내고 심심한 재주행 독자님들을 위해 외전도 써야 겠어요.

그럼 낮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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