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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탈출-15화 (15/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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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의 시점

무사한 시현의 모습을 보며 나는 안도의 한숨을 쓸어 내렸다.

그가 목숨을 걸고 찰스를 상대하러 간다고 했을 때. 나의 시선은 과거의 파논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며. 웃음지었던 파논.

그의 죽음을 바라보던 슬픔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시현도 죽어버린다면...’

그가 죽지 않기를. 나는 빌고 또 빌었다.

다행히. 시현은 찰스를 처치하고 살아남았다.

언제부터였을까. 그의 모습이 나의 마음을 점점 더 많이 차지하게 된 것이.

그와 함께했던 여행을 되짚어 보기 시작했다.

***

비상식량 1호. 그는 나에게 그 정도 존재에 불과했다. 그를 살려 준 것은. 단지 먹을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고.

가끔, 과거의 파논과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을 가끔 한다.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을 위해 무덤을 만들어 준 다거나.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 오히려 나보고 도망가라고 하는 식이다.

그를 이해할 수 없다.

그의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유일하게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었던 파논의 모습이 보인다.

왜일까? 파논의 마지막 말이 떠올랐다.

(언젠가...당신의 앞에 좋은 친구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들에게... 배우십시오. 진정한 인생이라는 것을...그리고)

친구라...

아직 잘 모르겠다. 저렇게 약한데...

애완동물 1호...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

***

돌 영감에게 차여 날아간 후.

시현에게 가장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이봐 애완동물 1호”

“...네?”

“할아범은 널 왜 공격하지 않아?”

생명체란 이기적인 존재이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거리낌 없이 상대방을 죽인다. 단지 그것 뿐이다. 누구나 중요한 것은 자신이 오래 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험한 적은 미리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돌 할아범은 강하지만 그를 공격하지 않았다.

너무 약한 존재라 어찌되었건 상관없다는 것일까?

그는 의외의 말을 했다.

“대화를 하세요.”

이기심을 기본으로 삼는 존재들끼리 대화를 하다고 해도 진정으로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까?

나의 마음을 읽은 것일까? 그가 한마디 말을 더 했다.

“칸나님도 언젠가 죽을 텐데. 죽을 때 먹을 것이 생각나겠어요. 아니면 평생 같이 즐겁게 지냈던 친구 한명이 생각나겠어요?”

그러한 그의 말에. 나는 죽음의 순간을 상상했다. 모두가 나를 조롱하며 쳐다보는 가운데 외롭게 피를 흘리며 맞는 죽음이었다.

그의 말을 들은 나는 잠시 몸서리 쳤다. 고독이라는 감정은 너무 두렵다. 나는 그의 말에 따라 다른 상상을 하였다.

내가 죽는 순간에. 파논이 같이 옆에 있어주는 상상을 한 것이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따뜻함이 밀려들어왔다.

강한 자는 먹고. 약한 자는 먹힌다. 그것이 나의 절대 원칙이었다.

누구보다도 강해지는 것. 그것만이 나의 목표였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 가장 행복해 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레넨을 죽였던 그 순간이 아니라. 파논과 소소한 대화를 하던 순간이 훨씬 행복했음을.

혼란스러운 감정에. 나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답이 아닌 것일까? 시현의 말이 정말 맞는 것일까?

시현. 정말 작은 존재인 그가.

커다란 나에게. 위대한 일들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

시현에게 배운 것에 따라.

사막의 길을 막고 있는 돌 영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

나의 따귀를 올려붙이며 화를 내던 영감이. 20년 동안 막고 있던 문 앞을 비켜섰다.

대화.

사과.

그것이 이렇게 강한 힘이었다는 말인가?

시현은 이러한 것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인가?

따뜻한 마음이 나에게 밀려왔다.

문득. 파논의 말이 생각났다.

(좋은 친구를 만나면. 그들을 절대 놓치지 마십시오.)

나는 내 앞에 있는 잊고 있던 그의 이름을 다시 물어보았다.

“네 이름이 뭐라고?”

“시현...입니다.”

시현. 시현. 나는 그 이름을 되뇌었다.

그리고는 그에게 다가가 그를 꼬옥 안았다.

그는 어떤 존재일까?

호기심이 동한다. 그와 헤어지고 싶지 않다.

나도 모르게. 그를 껴안은 채 말했다.

“이제 넌 내꺼야.”

***

아케넨 행성에서. 유일하게 나를 감동시키는 생명체들이 있다면.

가끔씩 나타나는 전사의 심장을 가진 존재들이다.

그들은 자신보다 더 강한 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가 잘 모르는 단어를. 그들은 말한다.

‘신념’ 이라는 단어이다.

신념. 신념.

그것이 자신의 목숨을 바쳐 가면서까지 이루어야 할 것인가?

그들을 보고 있으면. 온 몸에서 빛이 나는 것 같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그들은 가지고 있다.

그리고

소수결 게임에서. 나는 전사의 심장을 지닌 존재를 또 한명 발견했다.

시현. 그가 자신의 목숨을 걸면서. 씨익 하고 웃었던 것이다.

그 순간. 그는 더 이상 작은 존재가 아니었다.

나는 그에게 배웠던 것들을 기억했다.

대화.

사과.

그리고

“제가... 파란 방으로 가겠습니다.”

희생.

그는 신비한 존재다.

내가 알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그는 알고 있다.

찰스를 죽이는데 성공했을 때. 나는 그가 죽지 않았음에 안도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나의 마음의 한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를 보면 기분이 좋다.

...이것이 친구라는 것일까?

파논.

네가 이야기 했던 친구를. 드디어 찾은 것 같아.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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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신조선 조금더 스피드 하게 올려주시기를 기대 할께요... ㅡㅜ 쿠폰은 다 소모해서.. 추천으로..

쿠폰 정말 감사드립니다 ㅠㅠ 추천도 정말 감사드려요. 독자님께서 조금 더 빠른 스피드를 원하신다면. 저는 더 가속 패달을 밟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은 최초로 4편을 돌파했네요.

lsaka 쿠에시 다시봐도 불쌍 ㅠㅠ 잘보고 갑니다

/잘 보고 가 주셔서 감사해요. ㅠㅠ 쿠에시 제가 생각해도 불쌍하기도 하고. 사람 죽이면서 살았던게 좀 그렇기도 하고... 복잡하네요. 나쁜놈-착한놈. 이렇게 세상이 딱 나누어져 있으면 얼마나 비난하기 쉬울까요.

미래의장 스토리 라인에 큰 변화는 없는건가요?? 그럼 좋겟습니당 ㅎㅎㅎ

/ 아직까지는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과거의 스토리라인에서 개연성 부근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시점의 이야기를 삽입하는 형태가 될 것 같습니다.

대형고철 /쿠에시 과거에 연관된 사람들은... 쩝... 그래도 마지막은 맘 편히 갔겠죠

...지금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행해지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복잡한 마음이 드네요. 슬픈 감정이 밀려 오네요.

마치며.

이번편은 외전격인 칸나의 시점입니다.

용량은 좀 작지만. 다시 보시는 분들 심심하지 마시라고 넣어 보았습니다.

그럼 설원편에서 뵙겠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저는 새벽에는 글을 올리지 않습니다. 혹시 새벽에 대탈출 업로드를 기대하시는 독자분이 있으시다면. 푹 주무시고 내일 낮 시간때에 클릭해 주세요!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응원 코멘트 항상 감사드리고요! 열심히 다음화 쓰러 가겠습니다.

읽어 주시는 독자님들 언제나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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