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3 Episode 3 - 안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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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식 에피소드는 잔혹한 내용이 다소 포함 되어 있으므로 임산부나 노약자는
아래의 내용들을 읽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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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에시의 이야기가 끝나고. 시현은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쓸쓸하게 웃은 쿠에시가 시현을 향해 말했다.
“부디. 작전이 성공하길 바라내.”
고개를 끄덕인 시현이 방 안에 있는 칸나를 불렀다. 쿠에시가 그녀를 보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모습을 드러낸 칸나를 향해 그가 물었다.
"칸나양, 자네의 속도는 어느 정도 되는가?"
그런 그를 보며 그녀가 대답했다.
"직접 보시면... 아마 최고일걸요? 엄지손가락 치켜 드실지도?"
쿠에시가 환하게 웃었다.
***
시현과 칸나. 그리고 우산 아저씨는 빨간 방에 앉아 결의를 다졌다. 시간이 끝날 때 까지 빨간 방에 3명이 있으면 시현일행의 패배이기 때문에 시간이 종료되기 직전. 처음이자 마지막인 작전을 실행하기로 한 것이다.
"절대 실패하지 말게나."
우산 아저씨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하며 시현의 어깨를 다독였다. 그 뒤로. 칸나가 다가와 시현을 꼬옥 껴안으며 말했다.
"죽으면 안 돼. 시현. 내가 준 거. 꼭 네 손으로 돌려줘."
평소와는 다른 쓸쓸한 표정의 칸나를 보며. 시현은 결전의 순간이 왔다는 것을 느꼈다.
‘침착 해. 어떻게든 찰스를 제거해야 해. 차분하게.’
후우. 후우. 하고 떨리는 몸을 추스르기 위해 심호흡을 하고 있는 시현의 귀에 시스템 음성이 들렸다.
[소수결 게임이 끝나기 10초가 남았습니다. 카운트다운이 들어갑니다.10.9.8...]
시현이 파란 방으로 가는 마법진 앞에 섰다. 나머지 두 명이. 떨리는 눈으로 시현을 바라보았다.
[4.3.2]
2초가 되는 순간 시현이 파란방의 포탈을 밟았다.
***
시현이 파란 방에 들어왔을 때, 찰스와 쿠에시가 바짝 붙어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래. 이번에 생긴 수명으로. 우리 둘이 함께 잘 해 나가는 거야? 어때 쿠...”
이야기를 하던 그는. 0초가 되기 직전에 나타난 시현을 보고 놀라서 소리쳤다.
"이 미친 새끼가..!!"
[0,삐빅]
[소수결 게임이 끝났습니다. 시간 종료. 빨간 방에 2명, 파란 방에 3명의 인원이 존재합니다.]
[2:3 으로 빨강 팀이 승리하셨습니다. 승자에게는 수명 10년 코인이, 패자에게는 수명이 -40년으로 줄어듭니다]
순간 시현은 자신의 몸이 무거워 진다고 느꼈다. 또한 눈이 침침해져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시현이 눈을 찡그려 앞을 바라보니 찰스와 쿠에시의 머리가 새하얗게 세고 쭈글쭈글한 피부를 지닌 할아버지가 되어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시현이 씨익 웃었다.
‘성공이다.’
수명 -40년으로 인해 시현과 그들은 늙어서 할아버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소수결 게임이 종료되었습니다. 잠시 후. 모든 플레이어는 대기실로 워프 됩니다.]
"다 죽여버리.."
찰스가 무언가를 말하려고 할 때 쿠에시가 찰스의 목을 잡고 넘어뜨렸다. 우당탕탕 하는 소리와 함께 두 명이 뒤엉켜 쓰러졌다. 그리고 쿠에시 씨가 팔과 다리로 온 힘을 다해 그를 감았다.
동시에. 마법진 안에서 칸나가 튀어나왔다.
"지금일세!!"
"이..미친 새끼들..!"
순간 찰스가 시현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직후. 거짓말처럼 찰스의 나이프가 시현의 코앞에 멈추어져 있었다.
구석에서는. 온 몸을 난자당한 쿠에시가 꾸역꾸역 피를 흘리고 있었다.
"죽..어... !..어?"
찰스의 나이프가 시현의 코앞에서 떨렸다. 나이프를 쥔 그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고개를 내려 자신의 가슴을 바라보았다. 예쁜 손이 그의 가슴을 관통해 있었다. 노란색 손톱이 아름답게 반짝였다.
“어, 어떻게 나를 찌른 거지?”
가슴에서 피를 쏟아내는 찰스가. 고개를 돌려 칸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제일 강한데... 나는 이제 남보다 강한데 왜...어떻게 내 공격을 알았지...?"
가슴에서 피를 흘리며 찰스가 천천히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몸에서 칸나가 손을 뽑았다. 쓰러진 그의 등에서 피분수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왔다.
칸나가 휴우. 하고 한숨을 쉬며 찰스에 말에 대답했다.
"글쎄..? 아마 내가 더 강하니까?"
그런 칸나의 대답에 입에서 피를 꾸역꾸역 토해내는 찰스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런가? ... 그래 ... 약하면 ... 죽어야지"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칸나님이 찰스님을 살해하셨습니다. X등급 코인이 1개 지급되며, 찰스님의 모든 아이템이 칸나님께 귀속됩니다.]
시스템 음성을 뒤로한 채. 시현이 노화된 몸뚱이를 힘들게 일으켜서 쿠에시에게 달려갔다.
"쿠에시 씨!!"
쿠에시는 온몸에서 피를 흘린 채 죽어가고 있었다. 그는 시현을 보자마자 말했다.
"과연 ... 최고구만"
그리고는 힘들게 손을 들어 칸나에게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렸다. 칸나가 그런 그를 보며 똑같이 엄지를 추켜올렸다.
"쿠에시 씨 괜찮으십니까..?
쿠에시는 편안해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정말이지 후련해 보이는 미소였다.
"고맙네......"
그리고 그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 쿠에시의 이야기.
내 이름은 쿠에시.
아프리카 가나에서 태어났다. 사람들에게 직업을 소개할 때는 도축업자라고 하지만, 사실 사람을 죽이는 게 주업이다.
아프리카에는 아기공장이라는 것이 있다. 빈민가 사람들에게 아이를 사들여 외국에 노예나 창녀로 팔아넘기는 곳이며, 공장이라고 하는 이유는 여자들일 무분별하게 잡아 임신시키고 그 아이를 다른 곳에 팔아 남기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곳에서 태어났고, 운이 좋게도 다른 아이들처럼 팔려나가거나 장기를 적출 당하지는 않았다. 대신 장기를 적출하는 사람의 조수로 일했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 많은 죄책감을 느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내가 그 일을 하지 않으면, 그 다음날에는 내 장기가 적출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나를 향해 살려달라고 하는 사람들도 무서웠고, 내가 저들을 죽이지 않으면 죽을 것이라는것도 무서웠다. 나는 죽기 전에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표정이 너무 무서웠다. 두려움에 매일 매일 울었다.
이곳의 책임자는 마담 아브나 라는 여자였는데, 내가 사람을 죽이는 것에 자책감을 느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람을 죽이지 않는 방법은 없냐고 그녀에게 물었던 적이 있었다.
그녀는 다음날 흑인 남성 두 명을 데리고 왔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하루 종일 폭행과 강간을 당했다.
동성에게 강간당하는 고통은 신체적 보다 정신적으로 더 많이 다가왔다. 나는 그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엎어져서 계속해서 울었다.
온몸이 부르르르 떨려왔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숨 막히는 공포에 몸을 재대로 펼 수도 없었다.
형편없이 엎어져 수치심에 떨고 있는 나에게 아브나가 와서 말했다
"네 녀석이 쓸모없어지거나 다른 생각을 한번만 더 한다면 그 즉시, 죽게 될 것이다, 너는 인간이 아니라 노예다. 짐승이다."
아브나는 나를 향해 그렇게 말 한 뒤 사라졌다. 흑인 사내들은 그녀를 따라 돌아가지 않고 다시 나를 무차별 폭행하기 시작 했다. 나는 그들에게 계속 말했다. 살려주세요. 다신 안 그러겠습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라고
폭력은 사람을 순종적으로 만들었다. 3일 밤낮으로 폭행을 당하자 그들이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 혹시 지나치다가 마주칠까 두려워 나는 일할 때를 제외하고는 바깥으로 나가지 못했다.
폭력은 나를 길들였고, 나는 두려움에 매일매일 울었다.
몇 년 동안 정말 순종적으로 열심히 일했다. 실력도 많이 늘어서 조수가 아니라 직접 사람을 죽이고 장기를 적출하는 일을 맡았다.
사람들이 살려달라고 할 때마다 그들의 눈이 너무 무서워 고개를 돌리고서야 그들을 죽일 수 있었다.
나는 밤이 너무 두려웠고, 매일 불면증에 시달렸다. 밤에 혼자 있을 때는 바람소리가 귀신들의 노랫소리로 들렸고, 문이 움직이는 소리에 조차 떨어야 했다. 사람들이 죽기 직전 나를 바라보던 그 표정이 꿈속에서 나를 계속 괴롭혔다.
그런 나에게도 구원이 찾아왔다.
한 여자가 아기 공장에 잡혀왔는데, 그녀는 놀랍게도 수녀였다. 그녀는 다른 여자들과 마찬가지로 남자들에게 강제로 임신을 당하게 되었다.
쓰러진 그녀를 향해 다가가 괜찮냐 고 물었다. 그녀에 대한 걱정도 약간 있었지만, 수녀에 대한 호기심이 더 컸다. 그녀는 그런 나를 올려다보며 오히려 웃으며 환하게 웃으며 나에게 물었다
"당신이야 말로 괜찮으신가요?"
나에게 괜찮냐고 물어본 사람은 그녀가 처음이었다. 그 웃는 모습과 말이 그대로 날아와 내 가슴에 꽂혔다. 갑자기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녀는 나를 사람으로 대해주었다.
그녀와 한마디를 나누었을 뿐이지만 나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에피야였다.
***
"쿠에시, 이 성경구절은 참 좋은 거 같아요. 어때요?"
[너희는 내게 부르짖으며 와서 내게 기도하면 내가 너희를 들을 것이요, 너희가 전심으로 나를 찾고 찾으면 나를 만나리라]
[예레미야 29:12~13]
나는 그녀에게 그것이 틀렸다고 말해주었다. 내가 정말 하느님을 찾았을 때도 하느님은 나에게 구원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쿠에시, 사람은 항상 사랑하는 마음을 지녀야 돼요,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지니도록 하세요, 그러면 한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을 거예요"
그녀는 열약한 시설에 힘들게 있으면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정말 사랑했고, 존경했다. 밤에 잠들 기전에 항상 그녀의 말과 성경 구절이 생생하게 들려왔다. 이제는 밤이 두렵지 않았다.
그는 나에게 올바른 마음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주었다.
"길을 잃었을 때는, 따듯한 마음에게 물어보세요, 당신이 제대로 된 길을 걷고 있는지요. 그러면 올바른 길을 알려 줄 거예요"
그녀는 어느 날 나에게 울퉁불퉁한 나무 십자가를 내밀었다.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어때요?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났다. 정말이지 태어나서 가장 크게 펑펑 울었다. 그녀가 너무 고마웠다. 나 같은 존재를 사랑해준 그녀가 너무 고마웠다.
"울지마요 쿠에시. 뒤를 보세요. 당신은 구원받을 수 있을 거예요"
십자가의 뒤를 보자 조그마하게 글씨가 쓰여 있었다.
[너희는 내게 부르짖으며 와서 내게 기도하면 내가 너희를 들을 것이요, 너희가 전심으로 나를 찾고 찾으면 나를 만나리라]
[예레미야 29장 12~13절]
나는 그녀를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그녀와 함께 있는 매 순간순간이 행복했다. 그녀는 나를 짐승이 아닌 사람으로 대해주었으며,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그녀가 준 십자가를 목에 걸고 다니는 것을 마담이 보고 시비 걸까 두려워, 긴 목걸이를 만들어 십자가를 품속에 감추고 다녔다. 십자가가 약간 컸기 때문에 걷는데 불편하긴 했지만 그녀를 생각하면 그러한 불편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가 매 순간 보고 싶었다.
어느 날, 그녀는 매일 있던 그곳에 없었다. 나는 그녀를 찾아 이곳저곳을 울부짖으며 돌아다녔지만 아무대서도 그녀를 찾을 수 없었다.
가슴에 구멍이 뚫린 것 같았다. 수년 만에 처음으로 나는 마담 아브나에게 찾아가 흐느끼면서 말했다.
"에피야가 없어졌습니다. 무슨 일이던 할 테니... 제발...제발 그녀를 찾아주세요.. 죽으라면 죽겠습니다.. 제발..."
그런 나를 보며 마담 아브나는 말했다.
"그녀가 어디 있는지는 지구상에서 ... 나만 알지... "
나는 그녀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했다. 그런 나를 향해 그녀는 말했다.
"좋아, 10년만 내 밑에서 더 일하면...그녀가 있는 곳을 알려주지"
나는 짐승처럼 미친 듯이 일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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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야 : 아기공장에 잡혀온 수녀, 불행한 상황에서도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았으며
쿠에시에게 성경구절을 가르쳤다. 쿠에시가 자신의 목숨보다 사랑한 존재이다.
-작가의 말-
미래의장 작가님 중간에 맹목적 인거 오타인거 같아용 ㅋㅋ대탈출 볼려고 노블 결재했으니 많이많이 써주세요~
/헉. 이런 책임 의식이 또 증가하는군요. 알겠습니다. 많이많이 쓰겠습니다 ㅠ 맹목적이라는 것의 뜻을 곰곰이 생각했는데. 제가 의도한 뜻과는 다르게 읽힐 수 있을 것 같아 수정하였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카이마이 쿠에시 죽을때 비명이 쿠에에 !인가요?...죄송합니다ㅡㅡ
/ 그렇습니다. 본성이 죽을때는 브어어어언스어어엉 하고 죽고 양치후는. 치우우우우후!! 하고 죽습니다.
... 죄송합니다 ㅡㅡ;
대형고철 추코! 선은 이미 했습니다. 맛깔난 리메 부탁드려요
/ 감사합니다 대형고철님! 당신의 추코선은 저에게 힘을 줍니다.
루미젤 작가님 잘보고가요~~ㅋㅋ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루미젤님. 매번 코멘트 달아주시는 이유가 '작가야 더 열심히 하거라' 라는 것으로 알아듣고 더 열심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마치며.
에피야가 한 말을 듣고있으니 저도 힘이 되네요.
"길을 잃었을 때는, 따듯한 마음에게 물어보세요, 당신이 제대로 된 길을 걷고 있는지요.
이번화도 생각보다 오타및 비문. 시점꼬임이 많지 않아서 고치는데에 몇시간 정도 밖에 들지 않았네요.
대탈출을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리며.
시간이 남은 관계로 판마는 계속 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