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탈출-1화 (1/373)

00001  프롤로그  =========================================================================

지구는 멸망했다.

사람들이 한번이라도 보기를 원했던

천사라는 존재는

현세에 강림하자 마자 수만개의 유성을 땅에 떨어뜨렸다.

그로인해

지구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럼에도, 나는 죽지 않았다.

멸망의 순간.

긴 뿔을 지닌 악마가

나를 구해주었기 때문이다.

'......'

눈을 떴을 때 처음 보인 것은 회색의 방이었다.

온통 회색으로만 칠해진 네모난 방. 어째서 자신이 이곳에 있는지, 누가 자신을 이곳에 넣은 것인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으으으윽.."

뼈마디가 욱신거렸다. 악마에 의해 구해졌다면 지옥이나 그런 곳으로 가야 하는 게 아니었을까? 불안함과 의구심이 나를 감싸 안았다.

사실 모든게 꿈이었던 것은 아닐까.

천사가 내려와 지구를 멸망시키던 일과.. 살기위해 부질없이 뜀박질 하던 나를 구해준 여자 악마의 일 같은 것들이.. 모두 말이다.

혹시 내가 점심으로 먹었던 음식에 마약이라던가. 환각제 등이 들어있었던 것은 아닐까.

어떤 것도 확신이 드는 일이 없었다.

지구가 침몰해가는 것을 보며, 나는 악마의 옆구리에 끼인 채 하늘 높은 곳으로 점차점차 올라갔었다. 천사를 발견한 악마가 그녀에게 뛰어들 때 까지. 그녀의 품 안에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나를 바닥으로 던지기 전. 붉은 팔찌를 채워주었다.

설마......

꿀꺽. 침을 삼키고는 천천히 왼손을 들어 올려 보았다.

평소 들고 다니던 스마트 폰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을 리가 없는 붉은 금속 팔찌가 보였다.

'내가 기억하는 건 여기까지인가..'

다른 가정도 있다.

자신은 어딘가의 실험시설로 끌려온 것이 아닐까.

혹은 이미 미친 상태로,

시골 어딘가의 정신병원에 수감된 것일 수도 있었다.

고개를 들어 전방에 있는 회색의 문을 바라보았다.

저 문을 열면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는 듯 평범한 풍경이 보일까.

아니면 지옥이라던가.. 혹은 정신병원의 풍경이 그려질까.

긴장되는 양 다리를 억지로 낑낑대며 부여잡고 일어났다. 온몸의 신경을 타고 긴장감이 요동쳤다.

'간다...'

한발자국, 두발자국. 천천히 움직여 회색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문고리가 잠겨있지 않기를 빌며 천천히 손을 회전시켰다.

-딸깍.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겨있지 않아..'

순간.

갑작스럽게 왼손에 차고 있던 팔찌에서 여성의 기계음이 들려왔다.

'으어억!'

예상치 못한 음성에 내 몸이 살짝 움츠러들었다.

"DX11334번 문 개방,  ST22312번방으로 연결됩니다, 초기 블루문 시스템 시작. 개체에서 이능력 DNA인자 검색, 검색된 초능력 패턴 청, 초능력을 개방합니다. 충격에 주의하십시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뇌가 울렸다. 어질어질 하며 눈이 흐릿해져갔다. 문이 끼이익 하면서 열리면서 모래가루가 후드드득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여..여긴..'

뜨거운 열기가 피부를 타고 흘렀다. 끝도 없는 모래언덕이 눈앞에 펼쳐졌다. 방 문을 여니 눈앞에 커다란 사막이 펼쳐져 있던 것이다.

'......'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무언가를 생각하려고 할 때.

갑자기 현기증이 났다.

시야가 흔들렸다.

'윽..'

심하게 흔들리는 시야 사이로. 사막의 모래 속에 파묻혀 있는 긴 흰색머리의 여자가 보였다.

'누..누구...'

여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몸의 균형 감각이 엉망이되며 세상이 휘청였다.

결국. 몸에 중심을 잃으며 모래바닥으로 쓰러졌다.

"ST22312번 문 개방, 개체의 이능력 DNA 개화 완료, 초능력 DNA와 완전결합.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뇌가 개방되었습니다."

초능력..?

무슨 소리야...

"당신은 초능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자신은 정녕 정신병원에서 미쳐버린 것일까.

초능력이라니..

"당신의 초능력은.."

의식이 흐릿해져가는 와중에

의문의 목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그래.. 이왕 미친거라면... 초능력도 좀 좋은걸로 해서.. 하늘도 날고..

예를들면 순간이동이라던지.. 시간을 멈출 수 있다던지..

용으로 변신할 수 있다던지..

어두운 터널로 떨어지는 느낌을 받으며

약간의 기대감을 가진 나의 귓 속에

시스템 음성이 들려왔다.

"당신의 초능력은... 햄버거 소환입니다."

============================ 작품 후기 ============================

대탈출 노블레스가 시작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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