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 제국(帝國)의 선포 그리고 새로운 대적자 - 3 >
"......따라서 신년부터는 군대 체제를 5군단과 하나의 특수 사령부 체제로 바꾼다. 새로 얻은 북방의 광개도에 1군단을, 부여도에 2군단을, 발해도에 3군단을 배치하고 전라도에 4군단을, 개경 인근에 최정예 군단인 황제 직속의 5군단을 둔다."
병력의 구성부터 각각의 조직과 그 숫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군단의 배치까지 말한 왕기가 입을 꾹 다문 채 침묵을 지키자 조정의 신하들이 의아해하며 같이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한 사람이 앞으로 당당하게 나와 입을 열었다.
"폐하. 폐하께서 고려가 제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땅인 고토를 중시하시어 무려 3개 군단을 북방에 배치하는 것은 소신도 충분히 이해를 하겠사옵니다. 하지만 소신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사옵니다."
"무엇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이냐?"
"폐하께서 말씀하신 방식으로 5개의 군단을 배치하면 고토와 개경 사이가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되어 버립니다. 만약 적군이 전격적으로 북방을 돌파하게 되면 개경까지는 대항할 군대가 없어서 무혈입성하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충청도와 경상도에는 군대 자체가 주둔하지를 않사옵니다. 남쪽을 통해 침입하는 적을 막을 방도가 없다는 뜻이지요. 신의 생각으로는 고려의 남과 북이 모두 위험한 형태의 군대 배치인 것으로 사료되옵니다."
신하의 말에 왕기가 빙긋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설마 짐이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리 배치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 아닌가?"
왕기의 물음에 앞으로 나선 신하가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지 묵묵부답하며 서있자 왕기가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그대들에게 일각의 시간을 주겠노라. 짐이 군단을 왜 그리 배치했는지 그 이유와 아직 밝히지 않은 특수 사령부의 위치가 어디일지 그리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한번 알아맞혀 보거라. 그걸 모두 맞추는 자에게는 상으로 은 1,000냥을 내리겠다. 그리고..."
왕기가 척 무관을 바라보며 명을 내렸다.
"상령은 지금 즉시 황실 통신소로 사람을 보내어 변산반도에 있는 최영 장군에게 전통을 보내거라. 지금의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그 답변을 받아오라 하거라. 최영 장군이 얼마나 뛰어난 장군인지 짐이 한번 알아봐야 하겠다."
"명을 받사옵니다. 폐하."
- 휘리릭.
마음이 급한지 사람을 보내는 대신 척무관이 경공을 시전하며 직접 황실 통신소로 달려가자 조정의 문신과 무신들이 자신들끼리 의논을 하느라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문신 따로 무신 따로 의논을 하던 자들이 머리를 굴려도 제대로 된 답이 안 나오는지 다 함께 모여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하지만 왕기에게 이의를 제기한 신하만은 혼자 꼿꼿이 서서 눈을 꼭 감고 깊은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런 광경들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던 왕기가 속으로 혀를 찼다.
'쯧... 이 시대의 기술력은 나의 예상보다 더 뛰어나다. 하지만 이 시대의 지식인들은 나의 예상보다 더 무식해. 하긴 매일같이 공자왈 맹자왈 하면서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도 모르고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자들이니 전반적으로 통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이래서 실학을 융성시켜야 하는 것이야.'
시간이 조금씩 흐르는 가운데 중신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주장하느라 목청을 높이는 바람에 난데없이 연경전에서 도떼기시장이 펼쳐진 것처럼 떠들썩할 때였다. 황실 통신소로 달려갔던 척무관이 최영 장군의 답신을 받아 들고 뛰어들어와 공손하게 왕기에게 바쳤다. 어좌에 앉아 최영 장군의 답신을 받아서 읽어본 왕기가 조정의 신하들이 들리도록 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역시 최영 장군이로구나. 짐의 맘을 그 누구보다 잘 헤아리고 있어."
그러자 마음이 급해졌는지 어전회의에 참석한 신하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져갈 때 왕기가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그만! 일각의 시간이 이미 지났다. 짐의 뜻이 무엇인지 헤아린 자가 있으면 그 답을 말해보거라."
왕기의 말에도 아무도 나서서 답을 말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왕기가 맨 처음 이의를 제기한 신하를 콕 집어 물었다.
"그대도 답을 모르겠느냐? 나름 열심히 궁리를 하고 있던데... 틀려도 좋으니 어디 한번 말해보거라."
그러자 지명받은 신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소신이 한번 답을 해보겠습니다. 정확히는 모르겠사오나 소신의 생각으로는 전하께서 군단을 그리 배치하신 것은 고토에 배치한 1. 2, 3군단이 중국 쪽에서 넘어오는 군대에 절대 뚫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일 것이라고 생각되옵니다. 요즘 백성들 사이에서 무적의 군대라고 불리고 있는 고려의 포병대로 인해 그만한 자신감이 폐하에게는 있으신 것이지요. 또한 1. 2, 3 군단으로도 막지 못할 정도로 강한 군대라면 어차피 개경까지는 손쉽게 내려올 것이라는 판단이 이미 서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군대라면 차라리 백성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개경까지 빠르게 무혈입성을 하도록 내버려 두고 최정예 군단인 개경의 5군단이 최후의 방어선을 친 다음 막도록 하겠다는 뜻인 것으로 보입니다."
"오호... 거의 정답이다. 마지막으로 특수 사령부의 위치까지 맞히면 네게 은 천 냥을 하사하마. 거기가 어디일 것으로 생각되느냐?"
"소신의 생각으로는 아마도 경상도에 위치한 마산 일대일 것입니다."
"그 이유는?"
"폐하께서 일본 정벌을 꿈꾸고 계신다는 것을 모르는 고려 백성들은 아무도 없사옵니다. 특수 사령부는 아마도 일본 정벌을 위한 군대일 것이고, 그러한 일본 정벌을 위해서는 1, 2차 여몽연합군이 그러했듯이 전함들을 마산 앞바다에서 띄워야만 하겠지요."
"마산에서 띄워야만 하는 까닭이 무엇이더냐? 여몽 연합군이 그리하였다가 모두 패퇴하고 말았지 않느냐?"
"해류(海流) 때문이옵니다. 전함이 최대한 빨리 그리고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대마도로 가기 위해서는 바다의 물살을 이용해야 하는 법인데, 마산에서 배를 띄울 경우 풍향과 상관없이 배가 대마도 쪽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이지요. 여몽 연합군이 패퇴한 이유는 마산에서 배를 띄워서가 아니라 일본 본토에 상륙한 후 전투를 잘못했기 때문이오니 이번에도 역시 전함들을 마산에서 출발시켜야만 할 것입니다."
그 순간 왕기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졌다.
"네 말이 옳다. 특수 사령부는 마산에 설치될 것이야. 이 자리에서 너를 일본 정벌에 나설 최영 총사령관과 함께 일본 정벌에 따라나설 부사령관에 임명하마. 그리고 약속대로 은 1,000냥을 내리겠다. 근데... 그대는 누구인가? 피의 숙청에서도 살아남은 것을 보니 고려의 충신인 것은 알겠으나 그것 말고는 짐이 그대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구나. 자세히 설명을 해보도록 하거라."
"소인은 얼마 전까지 '참지중서정사(參知中書政事 : 중서성(中書省)의 종 2품 벼슬)'를 맡고 있던 '이천선(李千善)'이라고 하옵니다."
"이천선이라. 그래도 잘 모르겠구나. 어디 한번 너의 집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보거라."
"소인은 덕수(德水) 이씨(李氏)의 시조(始祖)이자 과거 '거란유종(契丹遺種 : 멸망한 요나라의 거란족 유민들)'이 침입해 왔을 때 이를 막아낸 정 5품 '중랑장(中郎將)'을 지낸 '이돈수(李敦守)'의 4대손입니다. 이돈수의 아들이자 '동지추밀원사(同志樞密院使)'를 지냈던 '이양준(李陽俊)'의 후손이며, 이양준의 아들이자 '세자내직랑(世子內直郞)'을 지냈던 '이소(李召)'의 손자이고, 이소의 아들이자 공을 세워 나라로부터 '선충경절공신(宣忠勁節功臣)'에 책록된 '이윤온(李潤溫)'의 아들이옵니다."
신분을 중요시하는 시대에 걸맞게 숨도 쉬지 않고 자신의 가문 내력을 자랑스럽게 줄줄 읊어대는 이천선의 말을 듣고 있던 왕기가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 손뼉을 치며 말했다.
- 짝.
"그대가 말한 덕수 이씨의 본관이 현재 개경에 있는 개풍군(開豊郡) 덕수리(德水里)를 말하는 것이렸다?"
"맞사옵니다. 폐하."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왕기가 다시 입을 열었다.
"역시 충신의 가문에 뛰어난 인재로구나. 짐이 낸 문제를 맞힌 그대에게 상을 하나 더 내리겠노라. 모든 죄를 사한다는 특별한 '사면장(赦免狀)'을 짐이 그대 가문에 내려줄 것이야. 아무리 충신의 가문이라도 살다 보면 죄를 지을 수도 있는 법이지. 그때 그 사면장을 이용하거라. 고려의 황실이 지속되는 동안 역모(逆謀)를 포함한 그 어떤 죄라도 한 번은 사면해 줄 것이니 반드시 살아남도록."
말을 끝마친 왕기가 자신의 옆에 서있는 노국공주에게 나지막하게 말했다.
"지필묵을 주시오. 지금 당장 사면장을 써야 할 테니."
그러자 노국공주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의아하다는 눈빛을 하며 나지막하게 물었다.
"알겠사옵니다. 페하. 근데... 너무 과한 상이 아닐까 하옵니다."
"절대 과하지 않소.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저자의 가문은 반드시 살려서 대를 잇게 해야만 하오. 이천선이 누군지 아직도 모르겠소? 덕수 이씨는 이순신(李舜臣) 장군의 본관이외다. 저자는 이순신 장군의 선조가 되는 자란 말이오. 저자가 살아남아야 훗날 이순신 장군이 탄생할 것이오."
"아..."
감탄성을 터뜨린 노국공주가 다급히 내시를 시켜 지필묵을 가져오게 하자, 질투가 났는지 우의정 백문보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 최영 장군의 답변이 무엇인지 궁금하옵니다. 또한 자고로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서운 법이라고 하였사옵니다. 중국 쪽의 침략은 그렇다 치더라도 지금의 배치로는 북쪽에 있는 거란족과 여진족이 힘을 합쳐 고려의 본토를 향해 전격적으로 남하했을 때의 대책이 없사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있으신지 궁금하옵니다."
그러자 왕기가 척무관에게 턱짓을 하며 말했다.
"최영 장군이 보낸 전통을 읽어주어라."
"네. 폐하."
왕기로부터 전통을 공손히 건네받은 척무관이 우렁찬 목소리로 읽기 시작했다.
"폐하. 폐하께서 고려의 군대 대부분을 고토에 주둔시키는 것은 그야말로 현명한 처사이시옵니다. 어차피 원나라는 앞으로 영원히 고려로 침공해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원나라는 전하가 개발하신 화약무기의 위력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고려 조정에 있는 중신들보다 그들이 백배 천배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 으음..
중신들의 입에서 단체로 신음성이 터져 나올 때 척무관이 거침없이 읽어내려갔다.
"...자고로 옛말에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였지요. 원나라는 과거 일본 정벌을 나설 때 '동화창'이라는 대포를 개발하여 사용하였고, '테츠하우'라는 청동 수류탄도 개발하여 사용한 적이 있사옵니다. 화약무기를 처음 접해본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들도 이번 홍건적의 난을 통해 뼈저리게 깨달았을 것입니다. 그들이 만든 화약무기와 전하께서 개발하신 화약무기가 위력 면에서 천양지차가 난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한 기술 차를 극복하기 전까지는 무서워서 고려 쪽으로 오줌도 누지 못할 것이옵니다. 일전에 전하께서 소신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전하께서 개발한 무기들은 원리를 안다고 해서 모방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니라고요. 따라서 당분간은 원나라의 침공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고토에 살고 있는 거란과 여진족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고토에 최대한 많은 군대를 배치할 필요가 있사옵니다. 그래야만 고려 백성들이 안심하고 고토로 이전을 하거나 여행 또는 장삿길에 나서게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백성들이 걱정 없이 자유롭게 오고 가야만 고토가 진정한 고려의 땅으로 복속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특수 사령부는 마산 쪽에 배치될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대마도를 먼저 점령한 후 보급기지를 삼으실 생각이시기 때문이지요. 배들을 대마도로 보내기 위해서는 마산이 최적지이니 고민할 필요가 없는 문제이지요. 전라도에는 4군단이 버티고 있고, 경상도에 특수 사령부를 설치하면 남쪽으로부터의 적의 침입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매일 같이 폐하를 그리워하고 있는 최영 올림. 이상 통신 끝."
척무관이 장문의 전통을 다 읽자 조정 중신들이 역시 대단하다며 고개를 끄덕일 때였다. 왕기가 그런 중신들을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다들 잘 들으셨소? 짐이 괜히 최영 장군을 일본 정벌 총사령관에 임명한 것이 아니라오. 그리고 고토에 살고 있는 거란과 여진족은 걱정할 필요가 없소. 늦어도 한 달 이내에 짐이 직접 그들을 정벌할 것이기 때문이라오.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니 오늘의 어전회의는 이것으로 끝마치겠소."
어좌에서 일어난 왕기가 걸어가자 척 무관과 노국공주가 따라붙으며 물었다.
"폐하. 그들에게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을 굳이 줄 필요가 있겠사옵니까? 충성스러운 폐하의 군대는 지금 당장이라도 거란과 여진족을 토벌할 준비가 되어 있사옵니까."
척무관의 물음에 왕기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상령. 그리해서는 아니 된다. 지금 이 시점에서 고려가 여진족을 상대할 가장 강력한 무기가 뭘 것 같으냐?"
"박격포와 얼마 전에 새로 개발한 고려 2식 대포이겠지요. 황하 위에 떠있던 비행선에서 발포한 대포 말입니다."
"틀렸다. 현재 고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사람의 입이다."
"사람의 입... 말입니까?"
"그래. 사람의 입과 입을 통해 전달되는 소문 말이다. 고려군이 얼마나 막강하고 대단한 군대인지, 그런 고려군이 쌍성총관부와 황하에서 어떤 전과를 올렸는지 사람들의 입과 입을 통해 고토 전역에 퍼질 것이니라. 그런 소문이 제대로 퍼져야만 고려가 협상의 우위에 설 수가 있는 것이야. 그러기 위해서는 소문이 퍼질 시간을 줘야만 한다."
그러자 노국공주가 물었다.
"폐하께서는 그들을 토벌하기보다 회유하여 고려인으로 끌어들이실 생각이시로군요?"
"정비의 말이 맞소. 지금 현재의 고려 인구수로는 제대로 된 제국이 될 수가 없소. 사람 숫자가 너무 적단 말이오. 북방에 살고 있는 자들을 모조리 고려인으로 만들 것이오."
"하지만 전하. 단순히 군대가 강하다고 해서 그들을 진정한 고려인으로 만들 수 있겠사옵니까? 살아온 환경과 문화가 너무 다를 텐데요."
"지금 고토에 살고 있는 자들은 단순한 유목민들이 아니오. 반농반목(半農半牧)에 가까운 자들이라오. 그들을 회유할 두 가지 방법이 있소. 그중 하나는 동북면병마사로 임명한 이자춘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오. 아무런 공도 없는 이자춘을 그러한 지위에 임명한 것은 이날을 위한 것이었소. 여진족과 친한 이자춘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였지."
"그럼 다른 하나의 방법은 무엇이옵니까?"
"반농반목을 한다는 것은 그들에게도 제대로 된 문화가 태동하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하오. 그런 자들을 회유하기 딱 좋은 방법이 하나 있지. 문화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돈맛을 제대로 보게 하는 것이라오."
"아..."
현대를 살았던 노국공주가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는 듯 신음성을 흘릴 때 왕기가 중얼거렸다.
"그들에게 진정한 돈맛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아주 제대로 보게 해줄 생각이오. 그러기 위해서는 짐이 준비할 것이 아주 많소이다. 내게도 어느 정도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지. 그래서 한 달의 시간을 둔 것이오."
말을 하면서 마음이 급해진 듯 왕기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