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고려제국건국기-51화 (51/171)

#51. < 강호출두(江湖出頭) 소림편(少林編) - 5 >

어리둥절한 표정의 무지가 물었다.

"소승이 무얼 잊어버렸다는 말씀입니까?"

"대환단! 오늘 올 때 들고 오라고 일전에 말하지 않았느냐?"

그때야 기억이 난다는 듯 무지가 빠르게 답했다.

"전하께서 소림에 왕림하셔서 해주신 설명들과 제가 얻은 깨달음을 방장과 공심대사조에게 매일 하나도 빼뜨리지 않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물동이를 이용해서 실험을 하는 방법도 알려드렸지요. 방장과 대사조님도 지금쯤이면 제가 얻은 깨달음을 정리한 서신을 읽어보셨을 테고, 그걸 참고로 해서 자신들의 방에서 직접 물동이 실험을 하고 계실 겁니다. 그 실험이 끝나는 대로 아마도 대사조께서 직접 들고 오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전하께서 해석해 주시는 반야심공이 엉터리가 아니란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실 수가 있을 테니까요."

"그런가? 명색이 중이라는 자들이 다들 욕심이 많군. 그들에게는 반야심공이 필요가 없을 텐데 말이야."

무지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왜 그런 것이옵니까?"

"무지 네가 이번에 얻은 깨달음을 이용해서 몸으로 직접 익혀보면 알게 되겠지만 반야심공의 가장 큰 장점은 온몸의 혈맥을 빨리 뚫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공을 막 배운 자에게 아주 유리한 심공이라는 뜻이지. 하지만 자비방장과 공심대사는 이미 혈맥이 다 뚫린 사람들이다. 그러니 별 의미가 없지 않겠느냐? 그리고 그들은 방장만이 익힐 수 있다는 무량심공을 익히고 있는 자들이니라. 소림사의 방장만이 익히는 심공이 약할 리가 없지. 반야심공과 무량심공을 동시에 익혀도 괜찮은 지는 검증이 되지 않았다. 나 역시도 잘 모르는 사실이고."

"아... 무슨 말인지 이해했습니다. 능력도 안 되면서 둘 다를 탐을 내다가는 뜻하지 않은 화를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로군요."

무지의 말에 왕기가 무장을 슬쩍 바로 보며 알아들었느냐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지. 자신의 맘에 드는 신발이 두 켤레라고 해서 둘 다 신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인 거야. 뭐 이렇게 일찍 찾아왔으니 공심대사가 올 때까지 넌 반야심공을 운기하고 있거라.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내가 옆에서 지켜봐 줄 테니까. 무언가를 새롭게 배우는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지행일치(知行一致)라고 하였다. 네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곧바로 적용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야."

"알겠습니다. 전하. 보살핌에 감사드립니다."

무지가 그 즉시 반야심공 특유의 반가좌를 취하자 왕기가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력우향이라는 힘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고 마음속으로 굳게 믿는 것이다. 그 힘의 실체를 눈으로 직접 보았으니 지금은 확신을 가졌겠지? 믿고 또 믿어라. 그러면 혜능의 말처럼 진신불력(眞身佛力) 그러니까 네 몸속의 내공이 상시여동(常時如動) 즉 언제나 그렇게 움직일 테니까 말이다."

무지가 반야심공을 운기하기 시작하자 무장이 눈을 꿈벅 거리며 물었다.

"전하. 소승은 전하의 말씀처럼 반야심공에 욕심을 부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전향력이 무엇인지 미력우항이 뭔 뜻인지 이해도 잘 안되고요. 그런 전 무엇을 할까요?"

"잘 생각했다. 네 아둔한 머리로는 반야심공을 익힐 수가 없어. 넌 밖으로 나가 걸레를 들고 와서 방이나 닦거라."

불만스러운지 입이 툭 튀어나오는 무장을 보며 왕기가 말을 이었다.

"너무 서운해하지 말거라. 기회가 되면 네게도 가르침을 내려줄 테니까 말이야. 네놈은 머리로 무공을 익히는 체질이 아니지 않느냐? 네게 맞는 가르침은 따로 있다.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네. 저하. 알겠사옵니다."

얼굴이 풀린 무장이 걸레를 가지러 가기 위해 후다닥 방을 뛰쳐나가자 왕기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래도 내 말을 꼬박꼬박 잘 듣는 걸 보니 반골 체질은 아니야. 순둥순둥한 게 키워줄 만하겠어. 아마도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던 무지의 영향을 받은 것이겠지. 자신의 사형을 존경하며 아버지처럼 따르고 있으니까. 무지만 낚으면 무장은 1+1으로 딸려올 것이다.'

한편 그 시각. 고려의 개경에서는 아침부터 때아닌 거창한 연회가 열리고 있었다.

[영안왕부(榮安王府)]

10여만 호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대도시 개경을 둘러싸고 있는 나성(羅城). 이런 나성의 북서쪽에는 당대의 고려의 왕인 충목왕이 거주하고 있는 왕궁이 있었다. 왕궁의 정문인 광화문(廣化門) 인근에 위치한 한 대저택. 일반 민가라고 보기에는 넓이가 어마어마하고 화려한 전각들이 줄지어 서있는 이곳은 자신의 막내딸이 원나라 순제의 후궁으로 뽑혔다가 황후가 되어 태자를 낳자 아비인 그를 원나라에서 영안왕으로 추존하였던 기자오(奇子敖)의 집이었다.

기자오가 죽은 후 영안왕의 지위를 물려받은 고려 부원배들의 수장이자 당대의 고려 최고 문관 중에 하나인 승상이기도 하며, 기황후의 친정 오라비가 되는 기철(奇轍)의 저택 정문 편액에는 왕이 하나뿐인 고려 땅임에도 불구하고 영안왕부(榮安王府)라고 떡하니 적혀 있었고, 아침부터 기생들의 웃음소리와 악사들이 연주하는 음악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조정의 중신들 여러 명이 가마를 타고서 왕부 안으로 속속 입장을 하고 있었다.

연회장에 도착한 권겸, 노책 등의 부원배들이 기철을 보며 한마디씩 내뱉었다.

- 아무리 충목왕 전하의 보령이 어리고 허수아비에 불과하다고 해도 이건 너무한 거 아니오?

- 맞소이다. 권신들이 아침부터 연회라니. 이 시간이면 우리들이 조정에 입궐을 해야 할 시간이 아니오?

- 천하고 무지한 아랫것들의 눈과 귀를 무서워하지는 않으나 분명히 저잣거리에서 흉흉한 말들이 나돌 것이외다.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고려 조정의 부원배들이 뭐라 불평을 하자 기철이 손을 들어 산해진미가 잔뜩 차려져 있는 식탁을 힘껏 내리쳤다.

- 쾅.

"다들 진정하시오. 이 사람이 얼마나 급했으면 이렇게라도 해서 그대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겠소이까? 불평불만은 내 말을 듣고 나서 해도 늦지 않소이다. 그대들과 내가 하루 입궐을 좀 늦게 한다고 해서 고려가 당장 망하기라도 하오?"

그러자 평양공(平陽公) 왕현(王昡)의 딸인 경녕옹주(慶寧翁主)와 혼인하여 세도가로 등장하였고, 고려 조정에 있는 부원배들의 책사 노릇을 하고 있는 노책이 입을 열었다.

"이렇게까지 무리를 하면서 아침부터 우리들을 불러 모을 급한 일이란 것이 무엇이오이까? 매사에 대범한 승상의 성품으로 봤을 때 어지간한 일이 아니고서는 이런 일을 벌일 리가 없을 텐데 말이오."

"어젯밤 원나라에서 황후마마가 보낸 사람이 날 찾아왔소이다. 황후마마가 직접 쓴 서찰을 들고서 말이오."

과거에 충숙왕을 따라 원나라에 가서 5년간 시종한 공으로 고위 관직을 얻은 권겸(權謙)이 물었다.

"서신에 뭐라고 되어 있길래 이러는 것이오?"

"조만간 원나라 황제의 명으로 정동행성이 폐지될 것이오. 다들 아실 것이외다. 내가 어디서부터 권력을 틀어쥐고 조정에 올라왔는지를 말이오."

"정동행성(征東行省)의 참지정사(參知政事)가 그 시작이 아니었소이까?"

"맞소. 나의 뿌리인 정동행성을 원나라에서 폐지하기로 했단 말이오. 그뿐만이 아니오. 그대들과 힘을 모아 다음 왕으로 원나라에 가있는 강릉부원대군을 추대하라고 적혀 있었소이다. 그런 다음 난 가족을 이끌고 원나라로 넘어오라고 하오이다. 내 동생이 우리 기씨 집안사람들의 목숨만은 살려주겠다면서 말이오."

"황후마마께서 갑자기 왜 그런 명령을 내렸단 말이오?"

"원나라에 가있는 강릉부원대군 왕기의 꼬임에 빠진 것이지. 다들 어떻게 생각하오? 차기 왕으로 왕기를 민 다음 다들 원나라로 넘어가서 살 생각들이 있소이까?"

"불가하외다. 권겸 대신이야 과거에 원나라에 오래 있어서 그나마 말이 통하겠지만 내가 말도 안 통하는 원나라로 가서 뭘 하겠소? 나의 뿌리는 이곳 고려이외다."

노책의 말을 권겸이 받았다.

"말이 통한다고 해서 그곳이 살만한 곳은 아니외다. 대국이랍시고 원나라 관리들이 고려인들을 얼마나 무시하는 줄 잘 아시잖소?"

"그럼 다들 내 뜻에 동의하는 걸로 알겠소. 긴 말 필요 없소이다."

말을 하며 기철이 식탁 위로 한 장의 종이를 꺼내며 말을 이었다.

"연판장(連判狀)이외다. 다들 왕기를 처치하는데 동의한다는 서약을 받아야겠소. 그대들이 힘을 모아줘야 내 의견에 힘이 실릴 것이고 그래야 누이인 황후마마에게 내 말이 먹히지 않겠소이까?"

한자리에 모여든 부원배들이 별다른 고민 없이 앞다투어 연판장에 서명을 할 때 가장 먼저 서명을 끝마친 노책이 물었다.

"승상께서는 어제 나주에서 올라온 장계(狀啓)를 보셨을 것이외다. 원래는 조정에서 논의해야 하는 일이지만 다들 여기에 모인 김에 물어봅시다. 나주 쪽으로 쳐들어온 왜구들을 어떻게 할 것이오?"

그러자 기철이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나주평야에서 추수가 끝날 때가 되니 기다렸다는 듯이 왜구 놈들이 쳐들어 오는군. 걱정할 필요 없소이다. 양광도 도순문사(都巡問使) 휘하에 있는 깐깐하고 대가 센 최영을 전라도 왜적 체복사로 임명하여 군사들을 맡겨서 내려보내면 그가 알아서 정리해 줄 것이오. 그자의 주특기가 왜구를 때려잡는 것 아니겠소?"

"하지만... 최근 백성들 사이에서 최영의 위상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소이다. 최영은 그의 부친인 최원직(崔元直)의 유훈(遺訓)대로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한다는 자가 아니오? 청렴하기로 유명한 그자가 우리 편이 될 일은 없지 않겠소? 조금 걱정이 되오."

"상관없소. 그자의 나이 이제 겨우 서른하나이외다. 일신의 무력과 병법이 뛰어난 장수이기는 하지만 그자에게는 세력도 없고 원나라와의 끈도 연줄도 없소이다. 내가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정리할 수 있다는 뜻이오."

"알겠소이다. 승상, 그리처리하겠소이다."

역사가 비틀린 효과로 최영 장군의 전라도 왜적 체복사의 임명이 실제 역사보다 10여 년이 앞당겨지고 있을 때 왕기는 공심대사의 방문을 맞이하고 있었다.

[소림사 접객원 특실]

- 턱. 턱.

품에서 목합 2개를 꺼내어 서탁에 올린 공심대사가 입을 열었다.

"소림에서는 약속을 다 지켰소이다. 대환단 3알을 모두 다 드렸고, 장로의 지위도 드렸소이다. 이제는 전하께서 약속을 지키실 차례이외다."

대환단이 든 목함을 품에 넣으며 소림에 온 첫 번째 목적을 달성한 왕기가 물었다.

"내가 풀어준 반야심공의 요결이 정확하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확인하지 않았소? 대환단도 그래서 준 것일 테고. 본 왕도 이미 약속을 지켰소이다."

"하지만... 미력은 너무나 약한 힘이오. 그걸로 반야심공의 위력이 제대로 발휘될 거라고는 믿기지 않소이다. 또 다른 요결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오."

공심의 말에 왕기가 무지를 보며 물었다.

"태풍(颱風)이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

"알고 있습니다. 하남성 쪽으로도 자주 올라오니 직접 겪어본 적도 여러 번 있지요. 거센 폭우를 동반한 채 오백 리가 넘어가는 대지를 단숨에 휩쓸어 버리는 거대하면서도 강력한 바람이지요."

"잘 알고 있구나. 태풍의 바람이 그렇게 강력한 이유를 아느냐?"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간단해. 태풍은 육지에서 발생하는 용권풍(龍券風)처럼 끊임없이 회오리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그 크기가 너무 거대해서 사람이 인지하지 못할 뿐이지. 대방무우처럼 말이다. 그럼 그 회오리의 방향이 어느 쪽일 것 같으냐?"

무지가 눈을 빛내며 즉답했다.

"전하께서 그리 물어보시는 것을 보니... 태풍의 회오리치는 방향도 물이 빠질 때 소용돌이치는 방향과 똑같은 반시계 방향일 것입니다."

그 순간 왕기가 속으로 뇌까렸다.

'자고로 견물생심이라고 하였다. 공심의 욕심을 자극해야만 손쉽게 무지를 얻을 수가 있어.'

- 위이잉.

방 안에서 때아닌 회오리바람이 몰아치며 왕기의 몸이 조금씩 허공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괴이하고도 신묘한 현상에 공심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질 때 왕기의 입이 열렸다.

"정답이다. 천 년 전에도 태풍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오리쳤고, 만 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앞으로 십만 년이 더 흘러도 태풍은 언제나 반시계 방향으로 돌 것이니라. 오백 리 때로는 천리가 넘어가는 거대하고도 강력한 회오리의 방향을 강제(强制)하고 있는 것이 바로 미력이라는 것이다. 약한 미력들이 모이고 모여서 거대한 태풍을 언제나 똑같은 방향으로 돌도록 힘으로 찍어누르고 있는 것이지. 아주 작은 티끌들이 모여서 태산이 되듯 말이다. 반야심공 또한 마찬가지이니라. 미약한 힘이 모이고 모여서 결국 태풍처럼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지금 네가 눈으로 보고 있는 것처럼 말이지. 하지만 공심대사의 말처럼 내가 따로 숨기고 있는 요결 같은 것은 없다. 반야심공을 익히면서 나 나름대로 체득한 요결들은 있지만..."

- 홱,

왕기가 말을 끝마치고 고개를 돌려 공심대사를 노려보며 물었다.

"본 왕이 반야심공을 직접 익히며 체득한 요결마저 소림에서 원하는 것이오?"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회오리에 휘말려 허공에 둥실 떠있는 왕기를 바라보며 공심대사가 대꾸했다.

"그렇소이다. 이왕 알려주시려면 다 알려주시는 것이 맞지 않겠소이까?"

"승려란 사람이 욕심이 많구려. 하지만 그러한 요결은 간단히 말로 전해줄 수가 없는 것이오. 괜히 섣불리 알려줬다가는 애먼 사람만 잡을 뿐이지. 잘못하다가는 주화입마에 들 수도 있다는 뜻이외다."

"그럼 어떡하면 좋겠소이까?"

"간단하오. 무지와 무장을 내게 주시오. 그럼 내가 옆에 데리고 다니면서 계속 지도를 해주겠소. 무지가 반야심공을 대성하는 날이 오면 다시 소림으로 돌려보내드리다. 대성한 무지가 소림으로 돌아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반야심공 비급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오. 소림의 제자이니 소림만의 언어로 완벽하게 해석된 것으로 말이외다. 그동안은 내가 데리고 다니며 부려먹겠소."

"그리하시구려. 단 조건이 있소."

"무슨 조건이오?"

"무지를 반드시 살려서 소림으로 되돌려 보내겠다는 약속과 아무리 늦어도 30년이 지나기 전에 돌려보내겠다는 약속을 해주시오. 그럼 내가 고려검황의 말을 믿고 두 제자를 심왕 전하에게 위탁하리다."

"생살여탈권을 포함한 것이겠지? 무장은 죽어도 상관이 없을 테고 말이오."

"물론이외다. 사람을 부리려면 당연히 그래야 하겠지요. 이왕이면 무장도 살려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소이다. 본 승의 나이가 백수를 넘은지 오래이오. 인재를 탐하시는 전하의 속마음을 몰라서 그러는 것이 아니오. 알고 있지만 그러는 편이 소림의 미래를 위해서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오. 소승이 앞으로 길어야 30년 정도밖에 더 못 살 것 같아서 그러는 것이니 부디 이해해 주시길 바라오."

'강호 속담에 늙은 생강이 맵다더니... 무지가 탐이 나다 보니 내가 너무 티를 냈나 보군.'

왕기가 반야심공을 거두어 서서히 방안으로 다시 하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이다. 무지와 무장을 본 왕이 잘 키워서 30년 이내로 소림의 품으로 다시 돌려보내드리겠다고 약속하겠소. 그 정도면 되었소?"

공심대사가 반장을 하며 주변 사람들이 다 들어라는 듯 방이 떠나가라 큰 목소리로 외쳤다.

"아미타불. 소림과 무림검황과의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소이다. 부디 두 제자를 잘 부탁드리오."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왕기가 속으로 뇌까렸다.

'30년이라 이거지? 차후 30년 이내로 중국을 먹고 소림을 밀어버려야 하겠군. 그럼 모든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야. 죽음은 모든 문제들의 훌륭한 해결책이라고 '이오시프 스탈린(Joseph Stalin)'이 말했었지. 제자를 돌려받을 소림이 사라진다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는 것이야.'

강호행을 시작하자마자 대환단이라는 영약을 무려 3알이나 확보하고, 무지와 무장이라는 뛰어난 인재를 얻은 왕기의 입가에 흡족한 미소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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