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고려제국건국기-22화 (22/171)
  • #22. < 양의검법(兩儀劍法)에 도전하다 - 2(1권 끝.) >

    비급에는 태허진인의 어린 시절과 관련된 이야기가 좀 더 자세히 기술되어 있었다.

    [다행히 갓 태어난 본 진인을 맡은 도관주(道觀主)는 무당파 출신으로 무공과 의술에 조예가 깊으신 분이었다. 아직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신생아의 몸에서 팔 두 짝을 강제로 떼어냈다가는 아기가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을 내려 아기가 어느 정도 성장할 동안 기다리기로 결정을 내리셨다. 그리고는 배에 있는 팔이 잘 자라지 못하도록 면으로 된 천으로 꽁꽁 싸매어 버렸다. 마치 어린 여자의 발을 천으로 꽁꽁 동여매어 성장을 멈추게 하는 전족(纏足)처럼 말이다. 그와 동시에 배를 통째로 천으로 겹겹이 싸매어 버리셨다. 어린 아기가 자라나면서 뒤집기나 배밀이를 할 때 배에 달려있는 손을 본능적으로 사용하려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본 진인도 워낙 어릴 때여서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 일들이다. 본 진인의 기억은 사람 말을 알아듣고 두발로 걷기 시작했을 때부터이니까 말이다. 나의 첫 번째 스승이 되시는 기억 속의 도관주는 매우 엄격하신 분이었고 어린 나이의 본 진인에게 무당파의 태극심법을 알려주셨다. 본 진인처럼 비정상적으로 태어난 아기는 내공을 지니지 못하면 오래 살지 못한다고 매일같이 마보를 하는 나에게 기를 느껴야만 한다며 모진 매질을 하셨고, 어깨에 매달려 있는 양팔을 좌우 구별 없이 마치 곡예단에서 손재주를 선보이는 곡예단원처럼 능숙하게 놀리도록 하루 종일 훈련을 시키셨다. 나중에 배에 붙어있는 팔을 떼어냈을 때 신경계통에 문제가 발생할 것을 염려해 양쪽 팔의 신경을 최대한 빨리 그리고 골고루 발달시키기 위해서 취한 조치였다고 들었다. 동시에 행여 팔을 한쪽이라도 못쓰게 되는 경우를 대비해서 양팔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훈련이기도 하였다...]

    비급을 읽고 있던 왕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태허진인의 사부라는 자는 의술이 대단한 경지에 올라있었구나. 현대 의학에서 샴쌍둥이는 단명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비록 머리가 하나라고 해도 두 사람의 몸이 하나로 합쳐졌기 때문에 신진대사량이 보통 사람의 2배에 해당하기 때문이지. 거기에 신경계의 교란도 극심한 편이고. 그나마 태허진인은 머리가 하나라서 다행인 케이스야. 이 시대에 그런 의학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자를 사부로 모신 태허진인은 운이 좋았어.'

    왕기가 다시 비급에 집중했다.

    [덕분에 본 진인은 4살에 감기(感氣)에 성공하여 태극심공을 이용한 축기를 시작했고, 5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태극검을 익히기 시작했다. 일반 무인들과 다른 점은 좌우의 팔을 골고루 발달시키기 위해 검을 익히는 첫날부터 쌍검(雙劍)을 사용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본 진인이 6살이 되던 해에 운명의 그날이 찾아왔다. 화타가 발명했다는 마비산(磨脾散)을 어렵게 구해오시고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아편(阿片)을 찾아 아편굴까지 다녀오신 사부께서 내 배에 붙어있는 팔을 순차적으로 떼어내기로 결정을 내리신 것이었다. 마비산과 아편을 복용한 본 진인이 비몽사몽에 처해 있을 때였다. 배에 붙어있는 팔 중에 하나가 잘려나갈 때 본 진인은 심령(心靈)을 뒤흔드는 고통스러운 비명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가 있었다. 그건 분명 본 진인이 지르는 비명소리가 아니었다. 마비산을 복용한 본 진인은 고통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본 진인의 몸속에 숨어 있던 또 다른 누군가의 영혼이 내지르는 비명이었다...]

    '팔을 떼어내는 수술로 태허진인이 엄마 뱃속에서 흡수한 쌍둥이의 영혼이 각성이라도 한 것인가?'

    속으로 뇌까린 왕기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다음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약에서 깨어난 본 진인이 사부님에게 사실대로 말했으나 사부님은 믿지 않으셨다. 한 사람의 몸에 두 영혼이 있다는 걸 믿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그날 이후로 난 내 몸속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나를 '분심(分心)'이라고 불렀으며 자연스럽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놀기 시작했다. 혼잣말로 보이지 않는 상대와 대화를 나누며 놀고 있는 나를 사부께서는 심히 걱정하셨고 나머지 팔마저 빨리 떼어내기로 결정하셨다. 한 달 후 또 한 번 마비산과 아편을 복용한 나는 분심의 정체를 명확히 파악할 수가 있었다. 그는 어미의 뱃속에서 같이 자라던 나의 형제이며 지금도 나의 몸속에 분명히 존재하는 자였다. 배에 붙어있던 두 팔을 강제로 떼어냈음에도 불구하고 형제의 도움으로 본 진인은 별다른 부작용 없이 어깨에 달려있는 양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가 있었다. 그리고 3년 후 우리 형제는 점점 발전하여 하나의 몸으로 마치 두 사람이 시전하듯이 검법을 시전할 수가 있게 되었다. 난 오른팔로 태극검을 시전하고, 나의 형제는 나의 왼팔로 무당의 검법 중 가장 초식이 복잡하다는 구궁검(九宮劒)을 자유롭게 시전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당연히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했다. 그리고 사부께서도 내 속에 또 하나의 존재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셨다. 나와 대련을 하며 한 사람이 두 자루의 검을 사용하는 쌍검술(雙劍術)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검술이라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이를 신기하게 여긴 나의 사부께서는 나의 존재를 본산인 무당파에 알렸고 난 무당파로 불려가 11대 장문인인 태청진인(太淸眞人)의 정식 제자가 되었다. 그리고는 평생을 나의 두 번째 사부였던 태청진인이 명명해 주신 양의검법(兩儀劍法)을 익히고 이론을 정립하는 데 매진했다. 양의검법을 익히는 건 굉장히 까다로우며 많은 단계를 거쳐야만 한다. 단계별로 나누어진 조건을 단 하나라도 통과하지 못한다면 양의검법을 포기하여야만 할 것이다. 이를 어겼다가는 나중에는 결국 파국을 맞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루한 설명 끝에 본격적으로 양의검법에 대한 설명이 나오자 왕기가 정신을 바짝 집중했다.

    [양의검법은 다른 검법들처럼 반드시 익혀야 되는 정해진 초식이 있거나 필살기가 따로 존재하는 검법이 아니다. 단지 한 사람이 마치 두 사람이 된 것과 같은 효과를 보게 만드는 검법일 뿐이다. 쉽게 말해서 겉으로는 상대방과 1 대 1로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2 대 1로 싸우는 것과 똑같은 효과를 보여주는 검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본인의 능력을 두 배로 올려주는 검법이니 가히 신공(神功)이라고 할 만하다.'라는 태청진인의 말씀처럼 그 위력이 예사롭지 않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력이 뛰어난 만큼 익히는 것도 그만큼 어렵다. 양의검법을 익히는 단계는 다음과 같다. '분수(分手)'와 '분심(分心)'에 성공하면 본격적으로 '분맥(分脈)'을 익힌다. 그것마저 완성이 되면 최종오의(最終奧義)인 '분공(分功)'을 시전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양의검법의 위력은 분공이 가능해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양의검법의 개요를 정확히 파악한 왕기의 손이 재빨리 책장을 넘겨 단계별로 정리되어 있는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 분수(分手) : 양쪽 손을 좌우의 구별 없이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훈련한 후 각각이 따로 놀 수 있어야만 한다. 처음에는 오른손으로는 동그라미를 그리고 왼손으로는 삼각형을 그리는 연습을 하며, 익숙해지면 오른손으로는 붓글씨를 쓰고 왼손으로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하여야만 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 분심(分心) : 분수는 훈련으로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분심은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만 한다. 마음을 둘로 나누어 두 가지 생각을 한꺼번에 할 수 있어야 하며 각각의 마음이 각각의 팔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경지에 도달하여야만 한다. 입으로는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을 외우며, 오른손으로는 공자의 논어(論語)를 필사하고, 왼손으로는 악보를 보며 거문고를 자유롭게 튕길 정도가 되어야 가능한 경지이다. 이러한 경지가 되지 않는 이상 절대 다음 단계로 넘어가서는 아니 될 것이다. 만약 그랬다가는 주화입마(走火入魔)에 걸리기 십상이니 명심할지어다.

    - 분맥(分脈) : 분수와 분심에 성공하면 상대방과 대련을 할 때 나름 소정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는 한 사람이 동시에 두 가지 검법을 시전하는 양의검법의 기괴함에 상대방이 당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몸으로 두 가지의 검법을 시전하는 방식은 진정한 고수에게 통하지 않는다. 초식이란 건 어차피 형식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이다. 즉 하나의 내공심법으로 두 가지 검법을 시전하는 것은 고수에게 있어서 별 의미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두 가지 검법의 껍데기만 다를 뿐 내공심법에 따른 본질적인 특질(特質)이 똑같기 때문이다. 양의검법의 진정한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검법에 걸맞은 두 종류의 내공심법을 동시에 운용하여야만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분공(分功)이라 부르며 진정한 양의검법의 정수(精髓)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분공을 하기 위해서는 내공이 흐르는 기경팔맥과 임독양맥을 둘로 나누는 작업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며 이러한 작업을 분맥이라고 부른다. 분맥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자가 분공에 도전하는 것은 불을 보고 뛰어드는 불나방과 같다. 십중 십이면 주화입마를 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 분공(分功) : 분맥에 성공한 자가 두 종류의 내공심법을 동시에 운용하는 경지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반드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양의검법을 익힌 자가 선택하는 두 종류의 내공심법 위력이 비슷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한쪽의 위력이 지나치게 떨어지게 되면 결국 파탄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두 내공심법이 서로 상생(相生)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상극(相剋)의 내공심법을 익히게 되면 이 또한 역시 파탄을 부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 비급을 읽는 자가 무당판의 제자라면 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무당파의 모든 내공심법은 도가의 내공심법이기 때문에 특질이 유연하면서도 공격적이지가 않기 때문에 선택에서 자유롭다. 본 진인이 추천하는 것은 태극심공과 태청심법이다. 서로 상생하면서도 그 위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양의검법을 익히는 자에게는 제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분공의 내용을 읽고 있던 왕기가 순간적으로 절망감에 사로잡혔다.

    '어찌어찌 용케 분맥의 경지에까지 도달한다고 해도 분공이 문제로구나. 난 무당파의 심법을 익히지 않았다. 내가 익힌 것은 소림의 반야심공이라고. 거기에 비슷한 위력의 내공심법을 익혀야 한다고 되어 있으니 내가 새로이 익히는 내공심법은 불가해무공이라고까지 불리는 반야심공과 비슷한 수준이어야만 한다. 강호에 그럴만한 내공심법이 뭐가 있으려나?'

    잠시 고민을 하던 왕기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중얼거렸다.

    "내가 지금 쓸데없는 고민을 하고 있구나. 분맥은 고사하고 분수와 분심에도 성공하지 못한 주제에 분공을 걱정하고 있다니. 돈을 많이 벌기도 전에 어떡하면 돈을 잘 쓸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는 거지꼴이야. 일단 단계별로 차분히 익혀보고 나서 고민을 해도 늦지 않는다."

    마음을 다잡은 왕기가 비급에 나와있는 분수를 익히는 방법을 차분히 정독한 후 방안에 놓여 있는 서탁(書卓)을 끌어당겼다. 그런 후 양팔로 두 자루의 붓을 잡고서 먹을 듬뿍 찍은 후 황실답게 서탁 위에 준비되어 있는 최고급 종이인 새하얀 저지(楮紙:닥나무로 만든 종이)를 양쪽 바닥에 내려놓고서 동그라미와 세모를 동시에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빠르게 사흘이 흘렀다.

    서기 1345년 10월 7일

    [흥성궁에 있는 왕기의 방]

    방 밖에서 척무관이 고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하. 자정원사가 일전의 자객과 관련해서 보고할 것이 있다고 찾아왔사옵니다."

    "들라 하거라."

    - 드르륵.

    방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고용보와 척무관이 방안으로 들어오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온갖 도형과 글 그리고 그림이 잔뜩 그려져 있는 닥지들이 사방에 나뒹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하. 이것이 다 무엇이옵니까?"

    품 안에 뭔가를 잔뜩 들고 서있는 고용보의 물음에 왕기가 고용보와 눈을 마주치면서도 한손으로는 글을 일필휘지로 계속 써 내려가고 있었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림을 그리면서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본 대군이 새로운 무공을 익히기 위해서 수련하고 있는 중이라오. 미처 정리를 못해 방이 어지러워서 미안하외다. 그래서 내게 어떤 걸 보고하고 싶다는 것이오?"

    자신과 말을 섞으면서도 끊임없이 양팔을 움직여 글과 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는 왕기를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고용보가 대답했다.

    "일전에 잠입해 들어왔던 자객의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예상대로 정림방의 사대당주 중에 한 명인 은형암귀(隱形暗鬼)였습니다. 그 사실을 보고받은 황제께서 크게 화를 내시며 자객의 배후로 지목된 정림방의 방주를 황실로 호출해서 그자가 지금 이리로 오고 있는 중이라고 하옵니다. 도착하는 대로 승상과 함께 황제를 배알하게 될 것입니다."

    - 우뚝.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도 끊임없이 움직이며 멈추지 않던 왕기의 양팔이 갑자기 멈춰 섰다.

    "지금 팔비신장(八譬神掌) 그러니까... 화경에 달한 절대고수가 황실로 오고 있다는 뜻이오?"

    "그렇사옵니다. 저하. 팔비신장이 도착하는 대로 저하께서도 같이 입궐을 하셔야 될 것입니다. 그리고..."

    고용보가 품에 안고 있던 물건들을 왕기 앞에 공손히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이건 숨어있던 자객을 잡은 저하의 공을 치하하기 위해 황제께서 직접 내리신 것들입니다."

    왕기의 시선이 고용보가 바닥에 내려놓은 물건들을 무시한 채 척무관으로 향했다. 그러자 왕기의 마음을 읽은 척무관이 입을 열었다.

    "저하. 소인도 같이 입궐할 것이오니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천하의 팔비신장이라고 해도 감히 황실에서 손을 쓸 수는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자가 나나 척무관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 사대당주 중에 두 명을 잃었으니까 말이야. 척무관에게 당한 쾌검청랑은 중태에 빠져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고, 내 손에 당한 은형암귀는 두 쪽이 나서 죽었으니 그럴 만도 하겠지. 조심해야만 할 것이야. 그자가 언제쯤 도착한다고 하던가?"

    "원나라가 다스리고 있는 땅은 넓습니다. 저하. 정림방이 비록 산시성(山西省) 장안(長安)에 위치해 있지만 지금 팔비신장은 왜구들을 처리하기 위해 광동성에 머물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출발한다 해도 열흘은 족히 걸릴 것입니다."

    "배를 타야 하니 그보다 더 걸릴 것입니다. 정확히는 광동성 아래에 있는 하이난성(海南省)에 팔비신장이 머물고 있으니까요. 저하. 그 사이에도 최대한 몸조심하셔야 할 것입니다. 궁지에 몰려있는 바얀(伯顏) 승상이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릅니다."

    척무관과 고용보의 설명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왕기가 속으로 뇌까렸다.

    '팔비신장이 도착하기 전에 최대한 무공의 경지를 끌어올려야만 한다. 화경의 고수가 맘먹고 암수(暗手)를 쓰면 지금의 나로서는 버틸 수가 없어. 바얀 승상이 나를 노리고 자객을 보낼지도 모르고 말이야. 자고로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하였으니 살인멸구(殺人滅口)를 노리겠지.'

    왕기의 생존본능이 또다시 맹렬하게 깨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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