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프롤로그
제이슨은 오른 주먹을 왼쪽 가슴 심장 위에 대며 힘차게 소리쳤다.
“제이슨 폰 바론. 대륙력 2752년 2월 12일부로 전역을 명받았습니다.”
“그런 명령 내린 적 없다.”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서류를 바라보던 벡스 장군은 아무런 대꾸가 없어 고개를 들어 보자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제이슨이 보였다.
벡스 장군은 검지와 중지로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물었다.
“좋냐?”
“예! 좋습니다!”
“너 가봤자 할 것도 없어. 여기 남으면 승승장구. 장군까지 볼 수 있는 것 알잖아.”
“아닙니다! 10년간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합니다.”
“할 만큼 했지. 쓸만하게 키우는데 5년이나 들었지만, 5년 동안 할 만큼 충분히 한 것 알아.”
“왕궁에서 이미 명령이 내려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벡스 장군이 손에 들린 명령서를 바라보았다. 중앙에서 일하는 것들이 근무 기한을 마쳤다고 딱 맞춰 전역 명령서를 보내왔다. 보통 이런 일은 대충대충 하고 늦춰지고 하는데 이렇게 딱 맞춰 온 것을 보니 뭔가 야료가 있어 보였다.
“네가 연락했냐?”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왕궁의 안보에 관련된 일이라 모든 연락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의심의 눈초리를 숨기지 않던 벡스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물었다.
“그래서 돌아가면 할 일은 있냐?”
“뒹굴 겁니다.”
벡스는 명령서를 들고 일어나 제이슨의 앞으로 다가왔다. 벡스는 제이슨을 바라보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너 없이 어떻게 하냐?”
“장군께서는 잘하실 수 있을 겁니다.”
벡스는 픽 웃음을 흘리고는 명령서를 내밀었다.
“제이슨 폰 바론. 10년간 왕국을 위한 그대의 수고를 치하하며, 전역을 명한다. 알렉스 폰 바울 트랑 국왕.”
제이슨이 명령서를 받자 벡스는 그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언제든. 언제든 돌아와도 좋다. 군은 널 기다린다.”
“절대로 그럴 일 없을 겁니다.”
활짝 웃은 제이슨이 명령서를 잡아채고는 후다닥 도망갔다.
“군은 널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