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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567화 (567/657)

< --  [타이거 벨트라인]  --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천둥을 치며 주위가 어두워지며 폭우로 변하고 있었다.우르르 쾅! 쾅! 쏴아아!폭우가 내리고 있어 주위가 다소 어두침침한 상태다. 암자 안을 슬며시 들여다보다 화들짝 놀랐다. 머리가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다. ‘뱀을 모시네.’지구촌에는 종교도 많고 또한 괴이한 신을 모시기도 한다. 최태욱이 문틈으로 보게 된 암자 안은 너무도 괴이했다. 길고 하얀 수염인 노승이 커다란 뱀을 앞에 모셔놓고 괴이한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흐미, 벌거벗은 여자도 있어.’ 지그시 눈을 감고 뭔가 주문을 외우는 노승 옆에는 젊은 여자가 벌거벗고 누워있었다. 여자의 몸 위에는 뱀들이 긴 혀를 날름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가끔 여자가 몸을 부르르 떠는 모습도 생생하게 보였다.회1/14 쪽등록일 : 13.03.15 00:04조회 : 1080/1084추천 : 52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5203

‘괴이한 일이군.’가장 놀란 것은 노승의 앞에 사람의 몸집 크기인 뱀이다. 세모진 머리를 가진 엄청난 크기의 뱀이 똬리를 틀고 앉아 있었다.‘허! 구렁이가 저렇게 큰 놈도 있나?’마치 거대한 아나콘다를 보는 것과 같았다. 그래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고 말았다. 에이트가 슬며시 따라서 암자 안을 살펴보더니 싱겁게 말했다.“에이, 나는 또 뭐를 보고 놀라신다고·······. 태공, 저건 가짜 구렁이에요. 노인의 수염도 완전히 가짜고요. 젊은 놈이 여신도를 농락하려고 하네요.”“뭐! 뱀이나 노인이 모두 가짜라고?”“예, 중국인들은 저런 가짜를 아주 잘 만들어요. 가짜수염이야 기본이죠.”커다란 구렁이가 혀도 날름거리고 눈도 껌벅 거리고 있었다. 노인이나 뱀이 모두 가짜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자세하게 살펴보니 가짜2/14 쪽

가 틀림없었다. 그러나 암자 안으로 직접 들어가 더 이상 확인하지는 못했다. 노승으로 위장했다는 젊은이가 앉아 있는 두툼한 보료 주변에는 살아있는 진짜 독사들이 우굴 거렸다. 더구나 젊은 여자가 완전히 벌거벗고 누워 있었다. 여자의 알몸에는 괴이한 뱀 문신이 가득했다. 더구나 살아 있는 많은 뱀들이 그런 여자의 몸 위를 기어 다니니 너무 괴이했다. ‘별 이상한 상황으로 만들어 놓고 여신도를 농락하는군.’에이트가 이런 괴이한 장면을 전에 목격해 그런지 별로 신기하지 않다는 듯 뒤로 돌아서며 말했다.“태공, 여긴 주변에 대나무도 많아 독사들이 많이 사는 곳 같습니다. 이런 곳에는 맹독을 지닌 살모사가 많아요. 노인으로 변장한 청년이나 여신도는 문신으로 보아 모두 사교 신도 같습니다.”“사교라고?”사교(蛇敎)란 뱀을 신으로 모시는 종교를 말한다. 용을 믿은 종교도 있고 조상신을 믿는 종교도 있으니 이상할 것은 없다. 너무 음침해 보이고 독사가 주변에 많으니 으스스 한 것은 틀림없었다.3/14 쪽

이때 내리던 폭우가 멈추고 있었다. 돌아다닐 수 있게 되자 최태욱은 지시했다.“에이트, 그만 내려가자!”“넷! 이런 음산한 곳은 오래 있을 곳이 절대로 못됩니다. 더구나 여신도를 어찌하려는 이상한 분위기도 그렇고 아주 사악한 곳 같아요.”최태욱은 진짜로 알던 커다란 뱀을 보자 놀란 느낌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너무 괴이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가짜를 만드는 중국인의 솜씨에 매우 놀라고 있었다.“중국인들이 가짜를 만드는 재주는 본시 타고 났어.”“그야 당연하죠. 그들은 본시 남의 나라 역사도 자기들 역사라고 주장하니까요. 가짜를 만드는 재주가 아주 뛰어났죠. 소설도 괴이한 손오공 같은 것도 잘도 지어내고요. 무협지를 보면 완전히 펑이 99퍼센트는 차지하잖아요.”에이트가 이렇게 중국을 혹평하는 이유는 중국정부에서 몽골의 역사인 원 4/14 쪽

제국도 자신들이 만들어낸 역사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최태욱은 문뜩 중국인들이 고구려사를 자신들의 역사라고 주장하는 동북공정이 떠오르고 있었다.‘중국이 시도하는 동북공정을 보면 임나일본부를 주장하는 일본 놈들은 어린아이들 장난 정도로 너무 순진한 수준이야. 일본 놈들은 그나마 역사의 일부를 교모하게 고치지만 중국 놈들을 완전히 남의 역사를 통째로 처먹어 버리려고 하니 더한 놈들이야.’  모두 나라의 힘이 약해 당하는 억울함이다. 하지만 지금이야 전에 자신이 살던 구시대와는 전혀 다르다. 일본이야 이미 꽁지가 완전히 내려간 상황이다. 경제가 어려워 보다 꽁지를 내린 이유는 미국에서 베네룩스 왕국에게 핵무기 보유를 인정했고 유엔도 인정했기 때문이다.핵 버튼을 쥐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니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한 것과 똑 같았다. 이제 최태욱은 주변국에 대해 두려움 따위는 전혀 없었다. 그래도 오만함은 적에게 허점을 노출한다고 판단해 이렇게 다짐했다.‘한국이 조금만 더 발전하게 도와주자고. 그러면 내가 해야 할 역할은 진짜 끝나는 거야.’최태욱은 이런 생각을 하며 좁을 산길을 내려오고 있었다. 내려오는 동안 5/14 쪽

뒤에서는 아주 괴이한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크아악! 크아악!’최태욱은 여자의 괴성에 놀라 ‘저러다 죽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작은 신음소리를 듣고 한숨을 토했다.“후우! 여자가 어지간히 기분 좋은 모양이군.”옆에서 따라가는 에이트도 상황이 어떤지 대충 짐작 가는지 슬며시 말했다.“태공, 사교하는 모양입니다.”“암, 사교는 사교지.”괴이한 여자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두 사람은 작은 암자에서 떠나 대로변의 음식거리로 가게 되었다.와글와글.6/14 쪽

수많은 사람들이 비가 개인 음식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유난히 사람들이 몰리고 있었다.“왜 사람들이 몰리지?”“아마 비가 온 이후에 먹는 음식이 맛이 있어서 그런 모양입니다.”“그런 이야기도 있나?”“예, 몽골은 그런 이야기가 오래 전부터 있습니다.”물이 오른 무엇이 제일 맛있다는 소리야 한국에도 있었다.두 사람은 많은 사람이 오가는 대로에서 다시 다소 좁은 골목으로 향했다. 골목에는 유난히 뱀술이나 또는 뱀, 장어구이, 미꾸라지, 개구리, 두꺼비 등 탕을 전문으로 파는 식당들이 많았다.우글우글. 수군수군.대부분 중년으로 보이는 부부가 같이 찾아와 뭘 먹을 것인지 상의하며 지나다니고 있었다. 음식점에는 중년들이 가득 차게 앉아 게걸스럽게 괴이한 음식들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7/14 쪽

“주로 파충류를 먹거리로 파는 거리군.”“그렇군요. 특이한 음식 거리입니다.”음식거리를 지나가던 최태욱은 좋아하는 뱀탕을 사먹으려다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중국인들은 가짜를 너무 잘 만드니 음식도 가짜로 만들 것 같아 먹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고 말았다. 더구나 조금 전에 괴이한 모습인 여자의 벌거벗은 몸을 떠오르니 기분이 묘했다.‘뱀탕을 먹으면 꼭 여자가 뱀으로 변신한 것을 먹은 기분이 들게 생겼어.’대륙에서 살던 많은 사람들이 좁은 땅덩어리로 이주해 와 살아서 그런지 대만은 좁은 영토 안에 아주 다양한 각종 문화가 혼재되어 있었다. 요즈음 들어 역사나 문화에 관심이 많아진 최태욱은 음식거리를 천천히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있었다.돌아다니다가 최태욱은 개구리 뒷다리를 따로 모아 튀김해 파는 식당으로 들어갔다.“어머나, 태공께서 저희 집을 다 오시고.”8/14 쪽

50대로 보이는 주인아주머니가 호들갑을 떨며 한국말로 반겼다. 정체가 탄로 난 최태욱은 그제야 쓰고 있던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벗고 가볍게 응수했다.“아주머니, 저를 어떻게 알았죠?”“여기 경호실장인 에이트란 분을 보고 알았죠.”“아, 그러네요.” 개구리 뒷다리와 고량주를 주문하고 나서 최태욱은 주변을 슬며시 돌아보았다. 좁은 골목길에 있는 가게라 그런지 건너편에 있는 뱀탕집이 훤하게 보이고 있었다. 건너편의 뱀탕집 안에는 젊은 남녀가 뱀탕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젊은 사람도 뱀탕을 좋아하는군.’이렇게 생각하다가 여자의 팔에 있는 뱀 문신을 보고 약간 놀라고 말았다. 아까 암자에서 보았던 뱀의 문신과 똑 같았기 때문이다. 남자의 얼굴을 보니 분명히 암자에 있던 노인으로 변장했던 청년이었다. 뱀을 모시는 사람9/14 쪽

이 뱀을 먹고 있으니 참으로 알 수 없는 노릇이다.‘오라, 서로 만나서 가끔 사교를 즐기는 사이군.’최태욱이 자꾸 다른 가게로 시선을 돌려 미모가 뛰어난 여자를 바라보자 주인여자도 따라서 바라보더니 말했다.“태공, 저 여자에게 관심이 있어요?”“예? 그게 무슨 소리죠?”“아, 그거 있잖아요. 저 여자는 여기서 아주 소문만 여자에요.”“소문이 나다니요?”“부잣집 며느리인데 아이를 낳겠다고 외간 남자와 잠자리를 노골적으로 하고 다녀요. 그러니 어떤 남자고 신체만 건강하면 저 여자와 잠자리를 가질 수 있어요. 그런데 재수 없으면 그 짓하다가 뱀에게 물려 죽는다니 조심해야 해요.”“그래요?”  10/14 쪽

인공수정도 발달한 나라에서 굳이 남자와 직접 접촉해 아이를 가지려고 한다니 이상했다. 아이가 목적이 아니고 진짜는 사내가 목적 같았다.잠깐 스치는 생각이지만 요즈음 세상사는 진짜가 가짜가 되고 가짜가 진짜가 되고 있었다. 그런 복작함 속에서 자신이 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최태욱은 빠르게 개구리뒷다리 튀김과 고량주를 먹고 주인에게 말했다. “튀김하고 고량주를 50만원 어치 싸주세요.”“그럼 완전히 떨이네요.”“다 싸주세요.”최태욱은 튀김과 고량주를 사서 애틀랜타 호로 돌아오게 되었다.애틀랜타 호로 돌아온 최태욱은 튀김을 유네스코의 조사원들에게 건네주게 되었다. 그들이 튀김을 먹는 동안 이미 탐사 준비를 끝낸 장기보 선장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지시했다.11/14 쪽

“선장님, 여기는 조사가 끝났으니 자리를 조금 옮겨 탐사를 시작하죠.”“넷! 아무래도 제 생각에도 여기서 10킬로미터 떨어진 암초가 많은 지역으로 이동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그렇게 하시죠.”애틀랜타 호는 서서히 이동해 암초가 많은 지역에 조심스럽게 정박하게 되었다.최태욱은 혹시 몰라 호화요트를 내리고 일부 경호원들과 같이 해변 가까이에서 스킨스쿠버를 즐기며 바다 속을 살피고 있었다.수심이 낮은 곳에서 찾아보는 이유는 암초에 걸려 침몰하다가 해안 가까이로 이동해 갯벌이나 바다 모래에 파묻혀 있을 고대 선박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지루한 탐사 작업은 계속되고 있었다. 별로 성과가 없자 최태욱은 자꾸만 가족들이 휴가를 보내는 마이애미 생각이 떠오르고 있었다.‘에이, 거기나 가서 다비흐와 축구나 하면 더 재미있었을 것인데.’아직도 축구라면 미련이 남는 최태욱이다. 그래서 가끔 경호원들과 같이 12/14 쪽

공차기를 하지만 별로 재미는 없었다. 그래도 뭔가 배우려고 열심히 축구공을 차는 아들과 공놀이 하는 것이 더욱 기분 좋을 것 같았다.  해변에서 탐사를 겸해 스킨스쿠버를 즐기던 에이트가 갑자기 물위로 오르며 크게 소리쳤다.“태공, 여기 뭔가 있어요.”“뭔데?”“이상한 도자기 파편이 보입니다.”“그래? 쓰레기가 아니고?”“아닙니다. 아주 오래된 도자기로 보여요.”중국에서 버린 쓰레기가 이곳 대만으로 밀려오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해안에는 중국 상표가 인쇄된 비닐봉투인 쓰레기들이 아주 많았다. 최태욱은 뭔가 발견했다는 에이트와 같이 물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수심이 불과 10미터에 불과했다. 최태욱은 숨을 크게 쉬고 물속으로 들어가 바닥으로 도착해 보니 많은 도자기 파편이 보이고 있었다.13/14 쪽

‘뭔가 있군.’드디어 자신이 찾던 고대 선박의 잔해를 발견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크게 외치고 있었다.‘아싸! 잘하면 대박이다.’14/14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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