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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563화 (563/657)
  • < --  [타이거 벨트라인]  -- >[타이거 벨트라인]모라토리엄은 채무유해 선언이다. 즉 채무변제를 조금만 연기해 주고 조금 빚을 탕감해주면 어떻게 해서라도 벌어서 최선을 다해 갚겠다는 선언이다. 그러니 빚을 준 사람들로는 두 번 다시 돈을 빌려주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수 있는 싸가지 없는 선언이다.자본주의에서 돈이라면 한 푼에 목숨 거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데 준 빚을 탕감해 주고받을 때 못준다고 버티면 그 나라는 신용이 추락해 누가 돈을 빌려주려고 하지 않게 된다.당연히 돈을 빌리려고 하면 고금리를 주어야 겨우 빌릴 수 있다.그러나 북한의 행동은 그보다 더욱 심했다. 흔히 ‘디폴트 선언’이라고 채무불이행 선언을 북한은 오랜 전에 해버렸다. 쉽게 말하면 남의 돈을 빌려 사용하고 ‘나 돈 없으니 돈 하나도 못 준다.’라고 배 째라는 식이다. 그러니 완전히 죽여서 돈을 날릴 수는 없어 행여나 하고 목숨은 살려주고 있는 것이다.그래도 땅덩어리는 있으니 ‘미처 알지 못한 금덩어리라도 발견해 받게 되회1/14 쪽

    등록일 : 13.03.14 00:00조회 : 2096/2104추천 : 93평점 :선호작품 : 5203(비허용)

    려나?’ 하는 것이다. 그러나 돈을 내놓지 못한다고 하니 그런 나라와는 어떤 거래도 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 사람의 심리다.   최태욱은 불가리아 주재 북한대사가 북한은 가장 정치적으로 안정된 나라라고 하며 타이거 태공이 자신의 나라를 지칭한 소리라고 한 논평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등신, 아부도 유분수가 있지.”가끔 북한 방송에서 나오는 ‘살찐 돼지가 잡기가 쉬우니 인민들은 총궐기해 통일을 앞당깁시다.’이런 방송도 달리 해석했다.‘북한의 아나운서가 에둘러서 북한의 지도층을 상대로 인민들이 기회를 보아 동시에 봉기하자고 호소하는 소리야.’북한은 살찐 돼지가 여러 마리 있는 동물농장이 있다. 하지만 한국이야 잘사니 오래 살고 싶어서 어떻게 해서라고 체중을 줄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관료나 정치인들도 살이 너무 찌면 북한의 돼지를 닮았다는 소리를 듣게 되자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다.물론 한국에 있는 양돈장에는 살찐 돼지가 많았다. 하지만 그것들도 너무 2/14 쪽

    살이 찌면 육질이 좋지 않다고 해서 약간 운동량을 늘려 전에 비해 비만도가 약해졌다. 필리핀 영해를 떠나 타이완 영해로 향하자 대만 해군의 12000톤급 순양함이 호위하고 있었다. 장기보 선장이 이런 모습을 보며 최태욱에게 말했다.“태공의 인기가 높군요.”“대만도 살자고 하는 행동이죠.”“그런가요?”대만은 국제사회에서 중공을 중화인민공화국으로 승인함에 따라 1971년도에 유엔에서 탈퇴했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실리를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키신저와 공모해 대만을 철저하게 배신한 행위다.미국의 이런 배신행위로 인해 한국이나 기타 많은 나라도 결국 대만을 버리고 중국을 택했다. 당시에 대만은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의 배신에 매우 분노했었다. 그 후에 독자적인 외교 노선으로 여러 나라와 수교하고 있었다.최태욱은 다소 복잡한 극동아시아 국가들의 외교 관계를 떠올리며 말했다. 3/14 쪽

    “베네룩스나 한국은 특별히 대만과 우호적인 맹방이잖아요. 함정들이나 첨단 무기들도 많이 팔고요.”“오라, 그렇군요. 제가 잠시 깜빡했군요.”최태욱은 베네룩스 왕국에서 여러 나라로 분리 독립하는 연맹국으로 변하자 지부티, 카리브, 앤틸리스 제도, 페로 제도가 대만과 수교했다.그러자 베네룩스 왕국 의회에서도 대만과 슬며시 수교하게 되었다. 이런 복잡한 외교관계로 인해 대만과 하나의 국가라고 주장하는 중국은 타이거 태공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았다. 최태욱은 전생의 기억 때문에 중국의 발전을 최대한 방해하고 있는 입장이다. 또한 힐러리와 결탁해 힐러리 벨트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도 인구가 10억명이 넘는 나라다 보니 인재도 많았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타이거 태공이나 힐러리 대통령의 계획을 모를 리는 없었다. 그렇다고 당장 전쟁을 시작하거나 무슨 음모를 쉽게 꾸미지는 못하고 서로 겉으로는 웃으며 경계하는 그런 관계만 유지하고 있었다.4/14 쪽

    타이베이 항구에 애틀랜타 호가 입항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부두에 몰려와 환영해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최태욱을 좋아하지만 자국을 중국과 똑 같이 중요하게 생각해 수교해준 타이거 태공이라 환영하고 있었다.‘여기가 백제시대 22개의 담로 중 하나가 틀림없어.’다른 곳은 모르지만 이곳에 있는 단수이강(淡水河)이란 명칭으로 거의 확실해 보이는 곳이다. 한국의 남쪽과 거리를 가늠해 보아도 이곳이 백제시대 담로가 있었다는 학설이 결코 틀린 학설 같지가 않았다.‘여기 해역에서 뭐를 건져야 하는데.’그런 학설을 뒷받침할 보다 구체적인 증거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육지의 유물이야 그저 지명만 남고 이렇다 할 증거가 없는 상태다. 물론 오래된 성터에서 백제 시대로 보이는 흔적이 조금 나오기도 했지만 너무 빈약했다.타이베이 시의 북쪽은 다툰 화산군이 있다. 서쪽은 린커우 분지가 있어 동쪽과 남쪽은 중앙산맥으로 둘러싸인 타이베이 분지의 중심에 있다. 최태욱이 애틀랜타 호에서 내려오자 리덩후이 총통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5/14 쪽

    반겼다.“태공, 어서 오세요. 오시기를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방문을 국민 모두와 함께 열렬히 환영합니다.”리덩후이는 1996년 3월에 최초의 직선총통이자 제9대 총통으로 선출되었다. 사람 좋아 보이는 리덩후이 총통은 자국에게 외교적으로 큰 힘을 실어준 태공이라 그런지 매우 정중했다.최태욱이 부두에 내리자마자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러자 리덩후이 총통은 이를 두고 덕담하고 있었다.“태공께서 오시니 드디어 용이 승천하는 비가 오는 군요.”“그런가요?”“예, 제가 보기에 하늘에서도 태공이 드디어 타이거 벨트라인을 완성했다고 좋아하는 모양입니다.”평범한 신분으로 방문했지만 대만에서는 국빈과 같이 대하려고 했다. 그래서 최태욱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총통에게 말했다.6/14 쪽

    “이거 생각지 못한 대접을 받으니 제가 복장이 이래서 국민들께 결례가 되는 군요. 잠시 들어가서 예복으로 갈아입고 나오죠.”“아, 그렇군요. 제가 미처 그 생각을 못해 연락을 못했습니다.”   너무 융숭한 대접을 받다가 보니 최태욱은 전과 달리 다소 불편하지만 해군 제독 차림의 예복으로 갈아입고 다시 부두로 내려 왔다.기다리고 있던 총통과 같이 카퍼레이드를 시작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씨이 갑자기 맑아지고 있었다. 그러자 총통은 환하게 웃으면서 다시 덕담을 던졌다.“이거 하늘에서 모두 알아서 해주시는 군요.”“그런가요?”웃으며 말하는 사람이 사실 제일 음흉한 법이다. 최태욱은 이렇게 생각하면서 그래도 극진하게 호의를 표하는 총통이 결코 싫지가 않았다.‘뭐를 해달라고 할지 두고 봐야겠군.’7/14 쪽

    최태욱은 총독과 같이 오픈카를 타고 시가행진을 하게 되었다. 전에 없이 이런 가두행진을 하자 트레블이나 에이트 등 비서관이나 경호원들은 매우 긴장하고 있었다.‘방심하면 안 돼.’도로에는 수많은 경찰이나 군인들이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경호원들 입장에서는 그들이 더 무섭고 경계해야할 적이라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었다.이어폰에 달린 무전을 통해 에이트가 작게 외쳤다.“최대한 밀착해서 경호해.”“넷!”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결국 무사히 총독 관저로 들어와 본격적으로 공식적인 정상회담이 있었다. 총통은 조심스럽게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전투를 벌인 사건에 대해 말했다.8/14 쪽

    “중국이 해군을 양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그래요? 뭐 특별히 개발된 무기가 있나요?”“그럴지는 않고 해군 함정을 러시아로부터 사려고 했지만 거절당한 모양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잠수함 전력을 강화하려는 모양 같습니다.”“그렇군요. 저도 확인해 봐야겠군요. 저야 필요할 때 이외에는 군대나 군사 정보를 전혀 보고 받지 않고 있어 잘 모릅니다.”총통은 먼저 이렇게 해군 전력에 대해 말문을 열고 다시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했다.“저희는 섬인 나라라 해군력이 강해야 됩니다. 그러니 한국에서 건조 중인 이지스 순양함을 매입했으면 합니다.”“몇 척이나요?”“현재 이지스 순양함이 1척에 불과해 운용에 어려움이 많아 그러니 2척을 더 보유할 생각입니다.”9/14 쪽

    이런 요구를 받게 되자 최태욱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경제사정이 좋아진 한국은 이제 8000톤급 구축함을 기함으로 운영하던 해군 전력을 더욱 보강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한국의 조선소에서 12000톤급인 이지스 순양함을 5척을 건조 중이다. 3척은 한국 해군이 사용하고 2척은 최태욱이 해외로 판매하거나 필요한 왕국의 해군 전력 보강에 사용할 생각이다.대만의 해군 전력 강화가 결코 한국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한 최태욱은 즉시 답해 주었다.“좋습니다. 그렇게 하죠. 2척이 여유가 있으니 넘겨 드리도록 하죠. 우리야 새로 건조를 시작해도 그렇게 늦지는 않습니다.”이외로 쉽게 대답을 하자 총통은 그만 자신의 본심을 말하고 있었다.“사실은 조어도 문제 때문입니다. 중국도 탐내고 일본도 조어도를 탐을 내서 해군력 보강이 절실합니다.”“중국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일본은 아직도 조어도를 탐해요?”10/14 쪽

    “그렇습니다. 전보다 더 탐을 내고 있습니다.”“이유가 뭐죠?”“그야 주변의 대륙붕 자원이 욕심도 나지만 당장 그곳이 타이거 벨트라인에 속한 지역이라 어획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좋은 어장이기 때문입니다.”“아, 그렇군요.”대만에서 조어도(釣魚島)까지 이르는 타이거 벨트라인이란 인공어초 작업을 할 때는 경기불황을 이유로 전혀 협조도 안하던 일본이 비위 좋게 탐내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센카쿠열도, 중국이나 대만에서는 댜오위다오(釣魚島)나 댜오위타이(釣魚臺)로 불리는 섬 지역은 분쟁 지역이다. 조어도는 일본 오키나와의 서남쪽 약 400킬로미터 중국 대륙의 동쪽 약 350킬로미터 대만의 북동쪽 약 19킬로미터 떨어진 동중국해상에 위치한 8개 무인도로 구성되어 있다. 기타 여러 개의 암초도 있었다. 결국 제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대만의 영토권 주장이 가장 강력한 힘을 발11/14 쪽

    휘하는 곳이다. 원역사와는 다르게 일본의 영향력이 거의 미치지 못하나 그래도 여전히 욕심을 부리고 있었다.  최태욱은 슬며시 그에 대해 물었다.“일본이 어떤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자꾸 민간인들을 보내 일본 국기를 바위에 세기거나 어떤 흔적을 남기려고 시도합니다.”“그렇군요. 그렇다면 일본의 어부들도 조어도로 조업하기 위해 많이 몰려오나요?”“예, 그래서 해군에서 나포하고 풀어주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대만에서 너무 유연하게 대처하는 군요. 그런 일본의 무뢰한 행동은 처음에 꽉 잡아야 두 번 다시 그런 행동을 안 하게 됩니다.”“듣고 보니 그렇군요.” “대만 해군이 너무 유약하게 일본 어선들을 대해서는 안 됩니다. 전에 일12/14 쪽

    본이 한국의 독도를 침탈하던 것처럼 놔두다가 보면 더 많은 억지를 부리게 됩니다. 그러니 한국 정부에서 나중에 죽기 살기로 강하게 나와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듯이 강하게 나가야 합니다.”“알겠습니다.”최태욱은 한국에서 영해라고 주장하는 이어도 해상 문제가 떠올랐다. 그래서 거리로 기득권을 주장하는 대만에게 호의를 보내고 있었다.“앞으로 국제 여론은 기존의 언론 매체도 중요하지만 인터넷으로 결판이 납니다. 그러니 인터넷에 조어도가 대만 영토라는 것을 많이 자료로 올려 두는 것이 좋습니다.”“그렇군요. 미래에는 인터넷의 위력이 강하다는 뜻이군요.”“그렇습니다. 그러니 전자 분야에 투자해야 앞으로 살아남게 됩니다.”그러자 총통은 눈빛을 반짝 빛내고 있었다. 미래의 성장 동력에 대해 아주 중요한 힌트를 얻었다는 표정이었다. 그러자 최태욱은 그제야 자신이 중요한 실수를 했다는 것을 떠올렸다.13/14 쪽

    ‘흐미, 이런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는데. 공연히 말해 버렸어.’사람이란 조금만 방심하면 이렇게 실수하게 된다. 앞으로 국제 무역 시장은 점점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전처럼 조금 기술이 앞선다고 해서 마냥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편한 세상이 아니다.‘어떤 괴상한 놈이 대만이나 중국에서 나타나 전자 시장을 홀라당 뒤집을 수도 있는데. 공연히 그쪽 방면으로 투자를 하라고 권하다니 나도 이런 때 보면 덜떨어진 놈이야.’이후 최태욱은 실수라도 할까 매우 조심하며 회담에 임하고 있었다.14/14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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