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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560화 (560/657)
  • < --  [명분과 실리]  -- >유엔에 속한 국제통화기금은 아시아 국가에 지원할 경우 금리가 타 지역의 국가들 보다 높고 심한 편차를 보이고 있었다. 기금을 조성한 금액에 따라 의결권을 가지기 때문에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그래서 다른 대체기구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민택수는 수상의 이런 결정에 대해 부드럽게 평했다.“과감하시군요. 그런 결단력이면 말레이시아의 금융위기는 쉽게 벗어나게 될 겁니다.”“감사합니다. 은행장님을 믿고 한번 견뎌 보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나라를 도와주세요.”민택수는 수상의 말에 답해 주었다.“돕기보다 저야 은행가니 돈을 벌수만 있다면 어디고 자금을 보냅니다. 그래야 고객들이 그것을 믿고 예금하게 되니까요. 제가 말레이시아로 가서 돈을 벌 수 있게 수상께서 저를 도와 줘야죠.”회1/14 쪽등록일 : 13.03.13 11:17조회 : 1741/1747추천 : 86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5171

    “알겠습니다. 우리나라에 지점을 만드신다면 돈은 벌게 될 겁니다.”“수상께서는 피닉스은행의 쿠알라룸푸르 지점을 개설할 건물을 주선해 주시기 바랍니다. 건물은 약 2억 달러를 주고 매입해 은행에서 부동산임대업을 병행해볼 생각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가서 마음 놓고 부동산임대업을 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 주시기 바랍니다.”“잘 알겠습니다. 필요한 조치를 하죠.”“토지 매입 대금과 1차 지점 개설 자금을 포함한 16억불은 바로 보내 드리겠습니다.”“감사합니다.”16억불로 외환위기를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러나 자금의 흐름이란 어떤 계기로 인해 달라질 수 있었다. 그리고 투자분위기라는 것이 있다. 피닉스 은행이 말레이시아에서 지점을 개설한다는 것은 새로운 투자바람을 부르는 계기가 될 것은 확실했다. 민택수는 토지 매입 협상이 끝나자 태국의 기업 실태 조사를 하고 있는 여비서인 타에랑에게 지시했다.2/14 쪽

    “타에랑은 직원들과 같이 방콕에서 지금하고 있는 업무를 계속하고 있어.”“알았어요.”“아직 방콕에 피닉스 은행의 지점을 당장에 개설하지는 않지만 언젠가 개설하게 돼. 기업들에 대한 조사는 철저히 하고. 비밀은 반드시 지키고 있어.”“넷!”민택기는 급하게 방콕을 떠나 브루나이로 가게 되었다. 언론을 통해 이미 발표가 된 상황이라 브루나이 국왕은 너무 기분이 좋아 공항까지 마중 나와 반겼다.“대단하십니다. 그 많은 토지를 쉽게 매입하다니요. 정말 감사합니다.”“모두 태공께서 지시한 일이죠. 우선 주민들의 실태조사를 하시고 국경선으로 병력을 배치하고 측량사를 보내 국경선을 표시해야 합니다.”“그야 당연하죠.”3/14 쪽

    영토가 마치 둘로 갈라진 형태라 한쪽은 개발하기가 곤란했으나 이제 그런 불편함은 사라지게 되었다. 비록 쓸모없는 토지라고는 하나 도로만 개설해 활용해도 충분히 매입할 가치가 높은 땅이었다. 특히 국경선이 단순해져 국경 수비에서 상당히 유리하게 되었다.“태공께서는 브루나이 왕국에서 필요한 땅은 얼마든지 사용하시고 4억불만 부담하시면 된다고 했습니다. 거기에 있는 비행장도 왕국에서 인수해 공군비행장으로 활용하시면 된답니다.”“알겠습니다.”새로 매입한 토지는 모두 타이거 태공 즉 베네룩스 왕실의 직할 영토에 해당된다. 보다 엄밀하게 말하면 타이거 태공의 개인 소유토지다.공공기관이나 또는 도로개설 그리고 브루나이 국가에서 필요한 토지는 마음대로 사용하고 4억불만 내놓게 되니 부국인 브루나이 왕국은 부담감이 전혀 없었다. 민택수는 국왕에게 말했다.“국왕께서 말레이시아로 가서 영토협약은 추가로 해야 합니다. 주민들 1만명 때문에요.”4/14 쪽

    “알겠습니다. 바로 가서 조약을 체결하고 그 지역에서 사는 주민들에 대한 실태조사와 더불어 고속도로 공사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민택수는 구입한 영토에 대한 관련 서류 넘겨주고 필리핀의 팔라완 섬에 있는 애틀랜타 호로 가게 되었다. 태공으로부터 이후의 행동 지침을 받을 생각이다.필리핀의 팔라완 섬 남쪽에 있는 작은 섬에서 최태욱은 정인성 박사를 포함해 경호원들과 같이 보약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가 보약 제조에 필요하다고 하자 섬사람들은 다른 일은 모두 제치고 뱀 사냥에 나서고 있었다.수십개의 항아리를 화덕에 걸어놓고 보약을 만드는 모습을 보며 민택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대공, 여기서 보약 장사를 하시려고요?”“아닙니다. 브루나이로 이주한 북한, 몽골, 샨 그리고 유럽 출신들이 풍토병에 조금 약하다고 해서 보약을 먹여볼 생각입니다.”5/14 쪽

    “그렇군요.”브루나이 국왕으로부터 4억불을 받아 냈다고 보고하자 최태욱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그 사이 4억불을 벌었군요.”“그냥 넘기는 건 조금 그래서 그 정도는 브루나이 정부에서 부담해도 된다고 판단했습니다.”최태욱이 토지를 매입하게 된 6억불은 모두 마약왕 쿤사가 미국 뉴욕에 비축하고 있던 자금이다. 이미 성형수술을 하고 지병도 어느 정도 치료된 쿤사는 여전히 타이거 궁에서 지내고 있었다. 궁전의 별관에서 정원사라는 신분이지만 사실상 큰 궁전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쿤사는 총 10억불이 전 재산이라고 하며 최태욱에게 넘겨주었다. 그러자 최태욱은 그 자금을 모두 카리브의 피닉스 은행으로 이전시켰다. 세상에는 비밀이 없으니 혹시 나중에라도 미국 정부가 알면 자금을 동결하는 조치를 취할 염려가 있어서다.최태욱은 민택수에게 지시했다.6/14 쪽

    “이제 돈도 벌었으니 이무기 앞으로 따로 저택을 마련해 주고 현금 1억불은 넘겨주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조치해요. 그런 정도면 노후에 얼마든지 편안하게 살 자금으로 충분합니다. 같이 성형 수술한 수탈타는 이호변이란 이름의 여권을 만들어 이무기 아들로 등록하고요.”“알겠습니다.”“은행장님은 말레이시아로 가서 내가 전에 지시한 그대로 움직이면 됩니다.”“알겠습니다.”민택수는 지시를 받고 신속하게 브루나이를 거쳐 말레이시아로 떠나게 되었다.브루나이를 떠난 민택수는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하자 수상을 만나러 가게 되었다. 수상이 주선해준 초대형 빌딩을 2억불을 주고 매입했다. 운영자금이 급하게 필요한 대기업에서 소유하던 건물을 인수한 것이다.“수상께서는 너무 큰 건물을 넘기시는군요.”7/14 쪽

    “은행장님, 앞으로 고객들이 많이 몰려 올 것을 예상하고 큰 건물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주선한 겁니다.”“은행지점에서 필요한 공간 이외에는 모두 임대를 놓아야 되겠군요.”은행도 도산하고 있는 상황이라 해고된 금융 전문가인 직원들을 채용해 지점은 쉽게 개설했다. 은행에서 필요한 전자장비야 모두 한국의 SG 필립스 전자회사에서 들여오니 별로 어렵지 않았다. 자본금이 1억불인 지점이지만 현지 법인으로 되어 있었다. 개점 행사가 끝나고 나자 수상이 민택수를 찾아와 조심스럽게 물었다.“자금은 어떻게 풀 생각이죠? 기업체들의 성화가 대단합니다.”“걱정하지 마세요. 건물 사고 남은 8억불과 본사에서 지점으로 보내는 지원 자금 10억불, 태공께서 보내신 7억불로 싸게 판매되는 건물을 구입해 달러를 풀겠습니다.”“기업에게 대출은 안 하고요?”“예, 기업으로 대출하려면 그냥 대출이야 힘듭니다. 재무제표도 세밀하게 8/14 쪽

    검토해야하고 회사의 공장 가동 상태나 또는 자금운영상태도 점검하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그러니 가장 빨리 평가가 가능한 건물이나 토지의 매입으로 자금을 풀어 볼 생각입니다.”“무슨 말인지 잘 알겠습니다. 기업인들에 그렇게 전해 매각할 부동산을 가지고 여기로 찾아가라고 연락해야 되겠네요.”“그렇게 하시면 자금들은 빠르게 기업으로 가게 될 겁니다.”새로 개점한 피닉스 은행에서는 미국의 달러 화, 한국의 원 화, 베네룩스 왕국의 피닉 화로만 예금업무를 취급하고 있었다. 물론 이자가 거의 없는 일반예금의 경우는 말레이시아 화폐인 링깃도 취급하고 있었다. 그러자 시중에서 사라졌던 외국 화폐들이 피닉스 은행으로 예탁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었다.“이제야 믿고 맡길 은행이 생겼어.”외환으로 예금 되면 말레이시아서는 인출이 가능하고 해외 지점에서 인출이 불가능한 옵션이 걸려 있었다. 이자율은 지극히 정상적인 연간 5퍼센트만 적용된다. 물론 무한정이 아니고 시한이 있는 옵션 상품이다.9/14 쪽

    “1년이 기간이라니 그때는 완전히 금융위기에서 벗어난다는 뜻이군.”“그래도 불안하니 외국 화폐로 예금하는 것이 좋아.”“금도 받아 준다고 하더군.”“그렇다면 기회에 금으로 예금을 해야 되겠어. 그런데 금은 이자가 없다며?”“그냥 보관만 해준다는 의미야.”아무리 나라가 어려워도 돈이 남아도는 사람이야 있는 법이다. 그들은 피닉스 은행에서 받은 예금의 종류 중에 가장 유리하다는 상품을 선택해 예탁하고 있었다.   민택수는 이곳에서 지내며 몰려드는 예금과 이미 확보되어 있는 여유자금으로 매일 같이 싸게 매몰로 나온 부동산을 사는 업무만 수행하고 있었다. 잔챙이를 사는 업무가 아니라 대기업에서 싸게 내놓은 대형건물 10여 개를 사고 나니 할 일이 없어졌다. 이때 지점장이 찾아와 보고했다.10/14 쪽

    “폐하께서 왕실 자금에서 10억불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피닉스 투자회사에서 1차로 펀드 자금 20억불, 2차로 40억 불을 보낸다고 하고요.”“알았어, 이제부터는 증권을 사라는 지시군.”민택수는 애초 대형 건물을 판매한 대기업을 대상으로 1차로 보낸 20억불이 주식시장으로 투입되었다. 그리고 주가가 오르자 2차로 40억불이 단계적으로 투입되었다. 엄밀하면 주가조작에 해당하는 작전을 펼치는 것이다. 그러나 또 어찌 보면 외환위기로 저평가된 주가를 정상으로 올리는 지극히 당연한 투자인 것이다.그러자 필리핀이나 태국에서 도망쳐 갈 곳을 찾고 있던 많은 외국 자본들이 말레이시아로 몰려들고 있었다. 그들은 자연히 다른 은행 보다는 피닉스 은행을 통해 자금을 보내고 있었다.“행장님, 매일 같이 2억불 이상씩 유입되고 있습니다.”“알았어, 그럼 기회를 봐서 지점장이 왕실 자금부터 다시 서서히 빼서 왕국으로 다시 보내도록 해.”11/14 쪽

    “알겠습니다.”해외에서 들어오는 외화의 반 정도는 슬며시 다시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물론 싸게 사고 나서 급격하게 다시 오른 주식을 매각하고 손을 털고 떠나고 있는 것이다. 설사 그렇더라도 외환 위기가 닥친 말레이시아 정부는 우선 급한 불은 쉽게 끌 수 있었다.지하 경제의 큰 축을 차지하던 암흑가의 자금들도 이런 좋은 기회를 소홀하게 넘길 수 없었다. 마약조직을 거느린 보스가 1년이면 외국의 지점에서도 인출이 가능한 옵션을 활용하기로 했다.“야! 싱가포르에서 달러를 모조리 가져와.”“밀수로요?”“당연하지, 모조리 여기로 가져와 피닉스 은행에 넣어 두라고. 그리고 나중에 외국 지점에서 찾아도 되니 좋은 기회야.”“알겠습니다.”말레이사아나 싱가포르는 중국계인 마약 조직들이 큰 세력을 이루고 있었12/14 쪽

    다. 그들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조직의 여유자금은 슬며시 피닉스 은행에 달러나 기타 외환으로 예탁하고 있었다.이런 현상은 싱가포르와 연결된 조직만 아니라 태국이나 또는 인도네시아와 연결된 폭력 마약조직들로 똑 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자 싱가포르는 조금 영향을 받고 있었다.“어째 자금 회전이 영 이상하네.”“주변국들이 모두 엉망이라 그런 거야.”아주 조금의 영향이라 싱가포르는 타격이 있지만 약간의 문제가 발생하는 정도다. 그러나 마약 조직이 전보다 대폭 늘어나 음성적인 지하자금이 많은 태국의 경우 더욱 힘들어 지고 있었다.“암달러 시장에서도 외화를 구하기가 힘들어졌어.”“어떻게 하지?”“구제 금융을 더 신청해야 되겠어.”13/14 쪽

    고금리에 해당하는 국제통화기금에 추가로 지원을 요청해야 되는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정부로는 그야말로 피가 마르고 목이 타서 죽을 맛이다.“도둑놈들 자기들끼리는 5퍼센트 이하로 빌려주며 더구나 일부는 상환 안 해도 되게 해주며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8퍼센트 이상 주면서 100퍼센트 갚아야 한다고 하고.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망하게 생긴 나라의 고혈을 짜내는 치졸한 수법이야. 이놈들은 사채업자들 보다 더한 놈들이야.” “그래도 빨리 돈을 보내기나 했으면 좋겠습니다.” 억울하지만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 더 큰 후유증이 생길 수 있으니 사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태국이나 인도네시아는 그래도 구제 금융을 지원받아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힐러리 대통령에게 찍힌 필리핀의 경우 구제 금융을 신청했으나 아직 언제 준다는 확답을 듣지 못하고 있었다.14/14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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