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557화 (557/657)

< --  [아시아의 금융위기]  -- >방콕 시의 북부 교외에 있는 방콕 국제공항은 동남아시아 국제항공로의 중심이다. 최태욱의 지시를 받은 민택수 은행장은 두 명의 비서와 같이 공항에 도착했다.“공항이 전에 비해 썰렁하군.”“그렇군요. 외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줄어들고 IMF로 인해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이 전혀 없는 모양입니다.”“그렇다고 이렇게 한산 한가?”동남아시아의 교통중심인 허브공항 역할을 하던 방콕 공항이 한산하게 보일 정도로 여행객이 줄어들 정도다. 아시아의 금융대란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다. 여행객이 줄어들 정도다. 아시아의 금융대란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다. “은행장님, 공항 택시를 타고 가죠.”“그러지.”세 사람은 공항 대합실을 빠져나와 공항택시가 있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한가하게 장기를 두고 있는 50대로 보이는 머리카락이 반백인 택시기사를 불러 올라타고 회1/13 쪽 등록일 : 13.03.12 17:17조회 : 745/746추천 : 41평점 :선호작품 : 5139(비허용)

지시했다.“방콕 호텔로 갑시다.”“넷!”이들이 도착한 때는 마침 우기에 해당하는 6월이라 그런지 날씨가 흐렸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아 길옆에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민택수는 빠르게 운전하는 중년인 택시기사에 슬며시 물었다.“요즈음 살기가 어떻소?”“말도 마세요. 오늘 하루 종일 공항에서 기다려 손님을 처음으로 태웁니다.”그러자 민택수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방콕에서 제일 돈벌이가 좋다고 소문난 공항택시 기사가 이렇게 말한다면 더 이상 태국의 경제 상태야 물어 볼 필요도 없었다.이윽고 방콕 시내로 들어와 호텔에 도착해 민택수가 택시비를 포함해 10달러를 주었다. 그러자 불친절하다고 소문난 공항 택시기사는 고개를 계속 깊숙하게 숙여가며 인사했다.회2/13 쪽

“감사합니다. 혹시 또 쓰실 일 있으면 저를 꼭 불러주세요. 저는 25년을 택시기사해서 어디고 가장 빠르게 모실 수 있습니다.”바트화의 폭락으로 미국달러 가치가 높아져 10달러라면 너무 많은 돈을 받았다. 민택수는 나이로 보아 많은 처자식을 거느린 가장 같고 사람이 좋아 보이는 택시기사가 마음에 들어 물었다.“그래요. 그럼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시오.”“여기 명함이 있습니다.”이제 시대는 변화해 핸드폰 시대로 접어들고 있었다. 전에는 카폰이나 또는 벽돌만한 무전기와 같은 핸드폰이 이제는 소형으로 바뀌어 업무상 급하게 연락이 필요한 사람들은 필수품으로 변하고 있었다. 한국이나 일본 등이야 점차 대중화를 이루고 있지만 들은 필수품으로 변하고 있었다. 한국이나 일본 등이야 점차 대중화를 이루고 있지만 태국의 경우 영업을 위한 필수품으로 보급된 상태다. 방콕의 공항택시 기사들은 생업을 위해 다들 핸드폰을 소유하고 있었다.명함을 받아든 민택수가 번호를 보며 슬며시 물었다.“호텔에서 전화하면 공항까지 핸드폰이 잘 터지나요?”회3/13 쪽

“예, 제 핸드폰은 한국의 SG필립스에서 만든 신제품이라 통화가 아주 잘 됩니다.”“알았어요. 필요하면 부르죠.”민택수는 호텔 안으로 들어가 5층의 룸으로 가게 되었다. 그리고 5층에서 내려다보자 공항에서 타고 온 택시가 가지를 않고 호텔의 주차장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았다.“공항으로 가야 손님이 없으니 그냥 우리가 불러주길 기다리는 모양이군.” 그리고 택시기사는 들고 있는 핸드폰에 입을 맞추며 동동거리고 있었다. 아마도 거액을 들여 산 핸드폰이 가족을 살려주는 좋은 기기가 되었다고 생각되어 하는 동작 같았다.“천 비서, 핸드폰으로 전화해서 택시기사를 불러.”“행장님, 어딜 바로 가시려고요?”“아니, 저 택시기사가 마음에 들어 전속으로 계약하려고.”“아, 그럼 제가 내려갔다고 오죠. 시장으로 가서 살 것도 있습니다.”회4/13 쪽

“그럼, 하루 100달러 정도로 계약하고 와!”“넷!”이후 민택수는 천 비서가 하루에 80달러를 주기로 하고 계약한 택시기사의 안내를 받으며 방콕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방콕은 타이어로 끄룽텝이라 부르고 의미는 ‘천사의 도시’라고 한다. 사이암만으로 흘러드는 차오프라야 강의 하구에서 약 30킬로미터 상류의 왼쪽 연안에 있다. 방콕은 여전히 번잡했지만 전과 달리 생기가 사라진 모습이다. 군인들이 거리를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그러나 보기에 무슨 임무가 주어져 다니기 보다는 그거 거리를 활보하는 것 같았다.‘군대가 너무 엉망이야 봉급이 밀렸다고 파업을 하다니.’‘군대가 너무 엉망이야 봉급이 밀렸다고 파업을 하다니.’방콕은 근대적인 도시계획에 의한 공업 및 도시화가 발전함에 따라 남부의 차오프라야 강 연안에는 제재, 정미기계 공장이 들어선 공업지대로 발전했다. 민택수는 택시를 타고 이곳에 새로 건립된 전자 공장들을 살피고 있었다. 굳이 안으로 들어갈 필요는 없었다.“허, 벌써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했군.”회5/13 쪽

“일본에서 자금을 보내 세우고 갑자기 자금을 중단해 힘들게 운영하가가 이번에 부도가 났어요.”“잘 아네요.”“제 딸이 저 회사를 다녀서 압니다.”동부의 방카피 방면에는 공공기관과 주택가로 발전하게 되었다. 또 오랫동안 시내의 유일한 교통수단이던 사통팔달의 운하가 발달되었다. 급격한 팽창에 따라 주택문제·교통문제·대기 오염 등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문제가 많았다. 민택수와 두 비서는 택시기사의 안내를 받으며 관광을 겸한 실태 조사를 하고 있었다. 바쁠 것도 없고 남들이 보기에 진짜 팔자 좋은 돈 많은 관광객이다.“행장님, 사원을 가볼까요?”“그러지. 살기가 어려우면 부처님 힘을 빌리려고 사람들이 사원으로 많이 몰려 올 거야. 본시 구경이란 사람 구경이 아닌가?”방콕 시내에는 크고 작은 300개의 사원이 있을 만큼 일찍이 불교문화의 꽃을 피워 왔다. 민택수는 제일 유명한 사원으로 가서 관람하고 있었다. 민택수 일행이 소리 없이 회6/13 쪽

방콕에서 관광을 겸해 며칠 돌아다니고 나서 북쪽으로 올라가 그곳 사정도 알아보았다.“마약 재배 농가가 10배로 증가하고 있다니 태국 정부도 앞으로 골치가 아프겠어.”“그렇겠죠. 워낙 살기가 어려워지자 북쪽에서 들어온 골든트라이앵글 출신들로 부터 양귀비 씨를 구해서 재배를 많이 하는 모양입니다.”양귀비는 꽃이 너무 아름다워 당나라의 현종 황후인 양귀비와 같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별칭으로 앵속, 약담배, 아편 꽃이라고도 칭한다. 조금 외진 마을로 들어가면 생아편을 너무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삶에 지친 사람들은 아편에 쉽게 중독되고 있었다.“태국도 이제 완전히 망조가 들었군.”“태국도 이제 완전히 망조가 들었군.”“그러네요. 아편은 쉽게 구하고 또한 어렵지 않게 재배도 가능해서 단속하기도 어려운데 이렇게 흔하게 생아편이 나돌 정도면 문제가 진짜 심각하군요.”“아편 중독자도 많아질 거야.”익지 않은 열매에 상처를 내어 받은 유즙을 건조한 것이 생아편이다. 성분으로는 모회7/13 쪽

르핀, 파파베린, 코데인 등의 알칼로이드 성분과, 납, 수지, 타닌, 단백질 색소 등이 들어 있다. 중추신경 계통에 작용하여 진통, 진정, 지사 효과를 내므로 복통, 기관지염, 불면, 만성 장염 등에 복용한다. 민택수가 아편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이런 식으로 양귀비 재배가 흔해지면 그만큼 나라가 엉망으로 변한다는 증거기 때문이다.“아무 죄의식이 없이 상비약 정도로 사용하니 중독자가 많아지고 있어요.”“그렇군. 우선 아프니 쉽게 사용이 가능하다고 위험한 민간요법에 해당하는 약을 구입하니 문제인거야.”  민간에서는 열매와 식물체를 분리해 두었다가 응급 질환에 사용했다. 아편을 담배와 함께 피면 마취 상태에 빠져 몽롱함을 느끼고 습관성이 되면 중독 현상이 나타나 심하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하면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민택수는 다시 방콕으로 돌아오며 택시기사에게 물었다.“기사분도 아편을 사용해요?”“아닙니다. 그건 몸을 망치고 나라를 망하게 하는 사악한 약인데요. 절대로 사용하지 않아요. 조금 비싸도 저는 SG 바이엘에서 만든 의약품을 사먹습니다.”회8/13 쪽

“그래요? SG 회사 제품을 무척 좋아하는 군요.”“예, 당연하죠. 아주 오래전에 저는 푸켓의 악어농장에서 일하는 사촌을 만나러 갔다가 타이거 태공을 우연히 직접 본적이 있어요. 그리고 그게 인연이 되어 제 딸이 피닉스 시회복지재단에서 주는 장학금으로 대학교를 나와 SG나 태공을 무척 좋아합니다.”“사촌은 푸켓에 사나요?”“아뇨. 카리브로 이민을 떠나 거기에서 악어농장을 운영해요. 여기서 살다가 힘들면 그곳으로 이민을 가볼 생각입니다.” 이런 대답을 듣자 민택수는 이미 죽어 버린 여자들이 떠올랐다. 어쩌면 두 여자가 살이런 대답을 듣자 민택수는 이미 죽어 버린 여자들이 떠올랐다. 어쩌면 두 여자가 살아 있었으면 태공이 태국을 이런 지경으로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아픈 기억이라 태공께서 태국을 자주 찾지 않는 거야. 처음에는 태국에 투자도 하고 애착을 보이다가.’사실이야 어찌 된 연유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최태욱은 태국으로 투자하다 갑자기 중단했다. 물론 그 회사들은 모두 SG 그룹으로 흡수되어 잘 운영되고 있었다.    회9/13 쪽

방콕 호텔로 민택수가 돌아오자 호텔에는 많은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다.“무슨 일이지?”“행장님을 만나러 총리가 찾아 왔습니다.”“그래?”태국 정부에서는 금융대란이 일어난 시기에 피닉스은행의 민택수 은행장이 자국을 방문한 사실을 늦게 알았다. 부랴부랴 호텔로 찾아와 만나게 된 것이다.“은행장님, 제발 우릴 도와주세요.”“저는 은행업무 때문에 찾아 온 것이 아닙니다. 그저 태국을 관광하러 왔으니 그런 말씀을 하지 마세요. 그리고 비록 제가 은행장이라고 해도 태국을 도와줄 정도로 힘은 없습니다.”그러나 태국 총리로는 일부러 찾아가 만날 필요가 있는 자금력이 풍부한 피닉스 은행장이 태국을 방문 했으니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회10/13 쪽

“뭐든 원하는 데로 풀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방콕에 지점을 내주세요.”“그건 더 어려운 말씀이군요. 지점은 태공이 결정해야 개설하게 됩니다. 그러니 저에게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어요.”총리는 사정하고 민택수는 모른다는 식의 대화만 나누고 헤어지게 되었다. 민택수는 최태욱에게 태국을 직접 돌아본 사실을 보고했다.  “태공, 태국은 마약재배가 늘고 아주 엉망입니다. 아마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도 비슷할 겁니다. 자세한 보고서는 암호로 만들어 전송했습니다.”“알았어요. 내가 지시할 때까지 계속 방콕에서 지내세요. 산업시설도 구경하고 푸켓으로 가서 악어 농장도 이번 기회에 돌아보고요.”“넷!”민택수는 보고를 끝낸 이후에도 태국에 머물며 공장이나 회사들을 살피며 지내고 있었다. 방콕 호텔에는 민택수를 만나러 찾아오는 기업인들로 붐비고 있었다. 처음에는 태국에서만 찾아 왔으나 나중에는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서도 찾아오고 있었다.민택수는 마침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아 실업자가 된 택시가사의 딸을 임시로 가이드회11/13 쪽

를 겸해 비서로 채용했다.“자네가 나를 면담하려는 사람을 선정해.”“알았어요.”“경영학과를 나왔다니 기업가들이 가져오는 재무제표도 사실인지 자세하게 검토해 보고. 혼자하기 힘들면 친구를 불러서 같이 해.”민택수는 어디로 자금을 빌려준다고는 단 한마디도 안하며 태국의 대부분 기업체에 대한 자료들을 수집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웃한 말레이시아에서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태공이 전에 인연 때문에 태국은 살리려는 것 같군.”“태공이 전에 인연 때문에 태국은 살리려는 것 같군.”타이거 태공의 재력이라면 충분히 태국 경제가 살아날 정도 지원도 가능했다. 또한 그의 영향력이라면 태국으로 외국에서 투자도 이루어진다고 판단했다.“그러면 우리는 위기를 벗어날 기회가 사라진다고.”“그럼 어쩌죠. 태공을 만나서 뭔가 제시하고 협상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브루나이 국회12/13 쪽

왕을 통하면 만날 수 있지 않을 까요?”“그렇지 않아. 브루나이 국왕은 우릴 싫어한다고. 전에 사건 때문에.”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태공을 만나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으나 여건이 별로 좋지 않았다. 전에 백호를 방사한 사건을 주도한 사람들이 말레이시아인들이라 그것이 마음에 걸렸다. 말레이시아 왕국은 아랍계인 입헌군주제라 브루나이 왕국과 친했으나 이제 사이가 멀어져 있었다.최태욱이 오랫동안 관망하며 때를 기다리던 동남아시아의 금융대란은 점점 파장이 커지고 있었다. 그는 도와주기 보다는 뭔가 큰일을 성사시킬 계획이다. 회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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