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553화 (553/657)

< --  [아시아의 금융위기]  -- >[아시아의 금융위기]세계 경제계를 주름 잡던 일본의 몰락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었다. 특히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온 태국이나 기타 인도네시아 그리고 필리핀 등은 타격이 심했다.경기가 어려워지자 일본 국민들은 특유의 근검절약 정신으로 해외여행을 대폭 줄였다. 다소 과하다고 판단하는 연료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있었다. 그렇게 되자 일본 여행객이 국가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많은 나라들은 여파가 심해졌다.그중에 제일 타격이 심한 곳은 일본인을 상대로 한 관광산업이 국가경제를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태국이 직격탄을 받고 있었다.방콕의 공항에는 손님이 전혀 없어 하루 종일 운행을 못하는 공항택시 기사들이 한가하게 담배를 피우며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일본의 불황으로 완전히 관광객이 끓어져 이제 먹고 살기 힘들어졌어.”“언제나 일본이 다시 살아날까? 내가 보기에는 힘들 것 같아.”회1/13 쪽등록일 : 13.03.11 16:06조회 : 1045/1046추천 : 49평점 :선호작품 : 5126(비허용)

“그러니 빨리 한국 관광객을 잡았어야 했는데······. 한국 관광객들은 몽골이나 베트남 그리고 브루나이로 여행을 많이 가니 그것도 힘들어졌어.”  공항 택시기사들이 한가하게 졸고 있을 정도면 자연히 다른 업종도 파리가 날릴 수밖에 없었다. 태국은 일본인 관광객의 단절과 더불어 경기가 완전히 추락하고 있었다.  경제발전을 이루던 태국은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 되는 시점이다. 태국의 북쪽 차앙마이 시 북쪽에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에서 살던 주민들이 대규모로 밀려왔다.와글 와글.국경선을 지키는 태국 국경수비대 병사들은 밀려드는 난민으로 인해 난감한 상황으로 처해 버렸다. 난민들은 모두 미얀마와 라오스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다. 라오스와 베트남 정규군의 소탕 작전을 피해 태국으로 도피한 것이다.“국경선을 넘으면 안 됩니다.”“살려주세요. 저쪽에 있다가는 모조리 총에 맞아 죽습니다.”2/13 쪽

목숨만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이들에게 총을 쏠 수는 없었다. 결국 국경수비대는 난민촌을 만들어 주는 수밖에 없었다. 이런 현상은 중국, 미얀마 국경지역에서도 벌어지고 있었다.골드트라이앵글 지역에는 샨 부족만 살던 것이 아니었다. 그 지역은 중국의 윈난 성과 인접한 지역으로 수많은 부족들이 교류하며 살던 지역이다. 중국의 윈난 성의 경우 제일 많은 소수민족 자치구역이 있는 곳이다.대대적으로 소탕작전을 펼친다는 단파방송을 수신한 사람들이 입소문까지 내자 다들 군인들에게 죽을까 겁이 나서 다른 나라로 도피한 것이다. 마약 재배를 생업으로 삼는 이들이 난민으로 이주해 오자 주변국들은 실로 난감한 상황으로 처해 버렸다.“어쩌지, 보나마나 우리나라로 들어와도 양귀비를 재배해서 막고 살 궁리만 할 것인데.”마약왕 쿤사가 죽었다고 해서 좋아할 일만은 아니었다. 태국이나 미얀마, 중국의 경우는 오히려 양귀비 재배나 필로폰 생산 기술을 가진 수많은 난민들로 인해 마약 재배 농가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상처를 터트려서 수술해 버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병균을 모든 주변국에 더 넓게 퍼지게 하는 역할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고급 기술자는 죽고 없다가 보니 조잡한 마약3/13 쪽

이 더욱 퍼지게 되었다. 물론 한번 혼난 마약 사범들은 전보다 더 은밀한 장소를 찾아 작은 규모로 양귀비를 재배하고 소규모 마약공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편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인 라오스에서는 난민으로 변한 샨 부족들에 대한 조치가 내려졌다. 타이거 대공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군인들은 샨 부족들에게 지시하고 있었다.“타이거 태공께서 브루나이 왕국에 샨 부족들이 살 정착촌을 만들어 준다니 그곳으로 이주할 사람은 따로 모이시오. 그러면 탄 호아 항구로 보내 상륙함에 태워 브루나이로 보내 줄 거요.”이미 단파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미 소식은 들었다. 그 때문에 샨 부족들은 잘사는 나라로 이주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우리 가족은 그리 가겠소.”“좋소. 저쪽의 트럭에 타시오.”생소한 나라로 가서 산다는 것이 마냥 신이 난 것은 아니다. 정든 고향땅을 버리고 떠나는 입장으로는 두려움이 앞서고 있었다. 다만 타이거 태공이 정착촌을 만들어 준다니 한번 믿고 떠나기로 한 것이다.4/13 쪽

“설마, 데리고 가다가 바다 속으로 집어넣지는 않겠지?”“그것을 말이라고 하나? 그분이 왜 굳이 그런 끔찍한 일을 할 이유가 없잖아.” “거기로 가서는 양귀비 재배는 못하겠지?”“당연한 이야기를 뭐 하러 해?”마약 근거지에 대해 소탕작전을 펼치러 파병을 왔던 베트남 군인들은 졸지에 난민들을 호송하는 부대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래도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죽은 것 보다는 나으니 대부분 불만은 없었다.“이번에는 그냥 놀러 왔다고 생각해야 되겠어.”“그게 편하지.”며칠간 시간을 소모하며 탄 호아 항구에 도착한 샨 부족들은 베트남의 상륙함에 올라 브루나이로 떠나게 되었다. 짐짝처럼 싣고는 가지만 그래도 물과 음식은 풍족하게 지급되고 있었다.상륙함만 샨 부족을 나르는 것은 아니다. 이지스 순양함이나 이지스 구축함에도 난민5/13 쪽

들을 싣고 있었다. 하이퐁까지 탐사 작업을 하던 애틀랜타 호나 미국의 칼 빈슨 항공모함도 난민을 싣고 이동하고 있었다. 애틀랜타 호는 제일 먼저 출발하고 있었다. 갑판에 많은 건축자재를 싣고 가며 격납고에서는 한창 건축기술자들을 상대로 교육하고 있었다. 한국의 건설에서 교육 받은 샨 부족인 남자가 설명했다.“최대한 빨리 집을 지어야 가족들이 편하게 살게 되니 명심하세요.”“예.”“집을 지어줄 자재는 무료로 제공하고 한 달 간 생활할 양식은 지원해 줍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브루나이에서 노동판에 다니던 벌어서 생활해야 합니다.”“알았어요.”어디고 사람이 많으면 그들을 이끄는 지도자가 나오게 되어 있었다. 자연스럽게 몇 명 책임자들이 정해지고 역할들이 부여되었다. 이윽고 난민으로 변한 샨 부족들은 모두 브루나이 왕국에서 비지와 같은 방가르 지역에 도착했다.회6/13 쪽

“여기서 정착하면 됩니다.”“도심과 떨어진 곳이군요.”“그래야 넓은 터를 차지하고 농사짓지 않겠소. 여기는 모두 슈퍼옥수수가 잘 자라는 곳이니 농사만 잘 지어도 살만 할 겁니다.”“아, 슈퍼 옥수수요. 그건 가축사료로 쓰지 않나요.”“상관없어요. 옥수수 빵을 만들어 먹어도 됩니다. 생산된 슈퍼옥수수는 이곳에서 많이 하는 양식업의 물고기 사료로 사용하게 되니 얼마든지 구매해 줍니다. 그러니 판매를 걱정하지는 마세요.” 군인들도 빠른 정착을 위해 조립식으로 지어지는 건축을 돕고 있었다. 모두 목재로 만들어진 조립식 건물이라 어찌 보면 그저 커다란 원두막 같은 가옥을 세우는 방식이다.빠른 속도로 샨 부족들이 새로 이주한 곳에서 건물들을 지어 정착하고 있었다. 한편 애틀랜타를 타고 이동한 최태욱은 반다르스리브가완 시에 있는 궁전에서 하사날 볼키아 국왕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회7/13 쪽

“국왕, 어떻습니까? 샨 부족이라면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감사합니다. 제 고민을 이렇게 해결해 주셔서.”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이 모두 국왕으로는 거북한 상대다. 그러니 그런 나라와 관련이 없는 라오스출신 샨 부족이 이주해 정착하니 한 시름을 덜게 되었다.“태공, 저들을 저런 식으로 정착시키고 끝나나요?”“예. 더 이상은 지원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브루나이 국민으로 변했으니 학교, 관공서, 의료기관은 책임지셔야 합니다.”“그거야 당연하죠. 태공께서는 불쌍한 부족들을 많이 도와주시고 계시니 제가 배울 점들이 많습니다.”최태욱은 쿤사가 도망치며 가져온 금괴를 받아 카리브로 보냈다. 그 대신 난민 구호기금이라고 해서 다시 샨 부족의 정착금으로 지출하고 있었다.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는 국왕은 타이거 태공이 정말 순수하게 어려운 부족을 돕는 위대한 자선 사업가로 여기고 있었다.회8/13 쪽

물론 국왕만 그런 것이 아니고 세계인들 대부분이 그렇게 알고 있었다. 사실을 알고 있는 쿤사나 수탈타는 카리브 궁전에서 표면적으로는 정착이고 내부적으로 외부와 접촉을 일절 금하게 되는 연금 상태로 지내고 있었다.최태욱은 일본의 경기불황으로 인해 아시아 국가들이 금융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여파가 점점 심하게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본래는 태국으로부터 시작되는 금융위기인데 인도네시아가 먼저 터지는군.’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 명이 넘는 큰 나라다. 많은 원유나 천연가스 그리고 철광석이나 목재들을 일본으로 판매해 생활하고 있었다. 갑자기 수출 실적이 부진하더니 자금회전이 어려워지고 있었다.그래서 인도네시아는 일본의 경기불황으로 제일 먼저 타격을 입게 되었다. 물론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영향이 많지만 한국이나 베네룩스와 밀착된 나라들은 그런 영향에서 조금 벗어나고 있었다.일본에서 금융위기가 닥치자 아시아 국가들의 국채를 서둘러 매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은 베네룩스에서 매입해 주자 큰 위기는 면하고 있었다. 그리고 발전 속도가 늦다보니 원유나 천연가스를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정도가 아니라 견디고 있었다.회9/13 쪽

최태욱은 국왕과 아시아에 불어 닥친 금융위기를 놓고 한동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브루나이 왕국이야 걱정할 하등에 없는 남의 나라 이야기다.“국왕, 안된 이야기지만 이번 아시아 금융 위기는 브루나이 왕국이 크게 성장할 좋은 계기입니다.”“예? 어떻게요?”“두고 보면 압니다. 그러니 함부로 돈 풀지 말고 꼭 쥐고 있어야 합니다.”“알았어요. 그렇게 하죠.”최태욱은 아시아로 불어온 금융 위기를 이용해 브루나이가 지금보다 조금은 더 큰 나라가 되길 원하고 있었다. 그래야 최소한 스스로 해군력을 보유할 정도는 힘이 생긴다고 판단했다.‘인구도 더 늘고 영토도 조금 간단하게 만들어야 관리가 편해.’작은 나라이면서 마치 비지와 같이 조금 떨어져 있는 땅덩어리를 연결해볼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남의 나라 영토를 쉽게 차지할 수는 없으니 위기를 이용해 싸게 사볼 요회10/13 쪽

량이다.‘생각처럼 잘 될지 모르겠어.’잠시 이런 생각을 하는 중에 국왕은 드디어 오래 전부터 계획하던 속심을 아주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었다.“태공, 사실 제가 해결하기 진짜 어려운 난제가 하나 있습니다.”“문제라뇨? 이제 나라도 완전히 안정되고 노동자 문제도 해결됐지 않아요. 또 남사군도에서 대륙붕 개발도 시작해 잘 진행되고 있는데 문제가 또 있어요?”“예, 제가 도저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태공께서만 해결해 주실 수 있습니다.”“뭐요? 내가 해결해야 된다고요?”“그렇습니다.”한 가지 문제를 너무 쉽게 해결해 주니 다시 난제가 있다며 말하며 자신보고 해결해 달라니 최태욱은 황당했다.회11/13 쪽

‘이 사람 비위가 너무 좋네. 완전히 날로 먹으려고 하는군.’최태욱은 국왕의 말에 황당하기는 했지만 들어 보기는 하고 거절하게 생겼으면 거절할 생각이다. 그래서 다소 퉁명스럽게 큰 목소리로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입니까?”다그치듯이 말하자 국왕은 화들짝 놀라 입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국왕은 타이거 태공을 자주 만나서 가까워질수록 주눅이 들어가고 있었다. 화를 내는 눈을 보면 호랑이 눈을 마주하는 것 같이 겁이 났다.‘헉! 화가 단단히 났어. 공연히 함부로 말하다 일만 어긋나게 돼.’이런 일은 아주 조심해서 추진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슬며시 입을 열었다.“제가 나중에 다른 사람을 통해서 전달을 하죠. 지금은 시기가 좋지 않아 보이는군요.”방금 시급하게 해결할 난제라고 하더니 다시 번복해서 말을 돌려 버리니 최태욱은 짜증이 났다. 그래서 퉁명스럽게 다시 말했다.회12/13 쪽

“앞으로 무슨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해결하세요. 나도 따로 할 일이 많은 사람이니까요.”“알겠습니다.”최태욱은 국왕과 헤어져서 애틀랜타 호로 가게 되었다. 애틀랜타 호에서 각국의 주가 변동이나 또는 외환상황을 검토하고 있었다. 본래와는 전혀 다르게 인도네시아서 금융위기가 시작되니 함부로 이득을 취하겠다고 덤비기가 곤란했다.집무실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서적을 보는 중에 안보보좌관인 슈이텐서가 들어와 조심스럽게 물었다.와 조심스럽게 물었다.“태공, 브루나이 왕비를 만나고 오는 길입니다.”“무슨 일이죠?”슈이텐서는 아주 조심스럽게 브루나이 왕비를 만난 사실을 설명하고 있었다. 설명을 듣던 최태욱은 눈이 동그래지며 크게 놀라고 말았다.“뭐요? 그게 정말이요?” 회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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