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노이 협정] -- >어두움 밤 밀림에서 혼자 있으려니 외로움은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 풀벌레 소리만 들려도 머리가 곤두서고 있었다. 초조하게 기다리는 동안 어느새 담배를 여러 대나 피웠다.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목이 잠겼다.“컥! 컥!”갑자기 가슴이 답답해 심하게 기침을 토하고 있었다. 마약 대신 피우기 시작한 담배로 인해 그런지 호흡기관이 너무 좋지 않았다. 가래도 끓고 가끔은 가슴에서 심한 통증이 오고 있었다. 느낌이지만 오래 살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슬며시 들었다.‘녀석들은 미얀마로 가서 투항하겠지?’자신이 죽기만 고대하던 아들들은 모두 미얀마로 보냈다. 아들들은 미얀마 정부에서 특별히 사면해 준다는 조건을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래서 협상하라는 식으로 모두 미얀마로 슬며시 피신시켰다. 자신이 마지막으로 자식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배려다.이때 숲속에서 작은 인기척이 들리며 수탈타의 목소리가 들렸다.회1/13 쪽 등록일 : 13.03.10 15:21조회 : 1987/1994추천 : 74평점 :선호작품 : 5126(비허용)
“타이거! 타이거!”“샨! 샨!”서로 약속한 암호를 연거푸 두 번 외치고 나자 쿤사 주변에서 많은 특공대원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헉! 포위된 줄도 몰랐네.’자신을 중심으로 20명의 특공대원들이 풀숲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쿤사는 매우 놀라고 말았다. 죽이려고 마음만 먹었다면 자신은 벌써 죽은 목숨이다. 수탈타는 급하게 쿤사에게 다가와 땅에 엎드려 절하며 외쳤다.“소인 이제야 문안 인사 올립니다.”“소인 이제야 문안 인사 올립니다.”“오느라 고생했구나. 이제 너는 내 아들이야. 우리 그렇게 살자꾸나.”“예, 아버님.”자식들이나 여러 명의 부인들을 모두 버리고 이제 수탈타와 가족으로 살 생각을 하고 있었다. 특공대원들은 급하게 노새를 끌었다.회2/13 쪽
꾸욱. 꾸욱.처음 보는 사람들이 끌고 가려고 하자 노새들이 소리치며 강하게 버티고 있었다. 그러자 쿤사가 나서며 조용히 말했다.“내가 끌고 가죠. 나와 오래 같이 지내서 그런 거요.”쿤사가 제일 앞에 있는 노새를 끌고 천천히 이동했다. 소리치며 버티던 다른 노새들이 졸졸 뒤를 따르고 있었다. 짐승들이야 자연스럽게 이질감을 느끼는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이다.숲길을 따라 한참 이동하자 드디어 수송 헬기 세 대가 모여 있는 개활지가 보이고 있었다. 쿤사와 특공대원들이 도착하자 지휘관인 양국철이 다소 큰 목소리로 명령했다.“빨리 떠납시다.”“그러죠.”양국철은 그동안 활동하던 특수부대에서 은퇴했다. 그는 베네룩스에서 민간인들이 회3/13 쪽
서바이벌 게임을 즐기는 스포츠센터를 운영하고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민간인 신분이다. 그러나 서바이벌 게임 훈련 교관들은 모두 타이거 태공이 직접 관리하는 국가안보위원장 직할에 속한 비밀특수요원들이다.얼룩무늬의 군복과 얼룩무늬의 두건을 쓰고 있어 때로는 밀림에서 활동하는 게릴라들 같아 보였다. 그러나 휴대한 장비는 모두 처음 보는 첨단 특수 장비들이다. 이들은 모두 최고의 무력을 지닌 특수요원들이다. 존재 사실을 아는 베네룩스 왕국의 몇 몇 고위직들 사이에서 타이거 태공의 화살부대로 불리고 있었다. 주로 해외에서 수행해야 할 특수 작전에만 투입되고 있었다.노새 등에 실린 커다란 자루를 수송헬기에 싣던 양국철은 궁금한 표정으로 안내원인 수탈타에게 물었다.“자루가 무척 무겁군요.”“예, 조금 무거울 겁니다. 모두 태공께 드릴 물건입니다.”“알았소. 지금 부터는 내가 관리하죠.”물건이 모두 태공에게 전달될 것이라니 더 이상 물을 필요도 없고 알 필요도 없었다. 호기심을 표해야 별로 의미도 없었다.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특수요원들은 모두 자신회4/13 쪽
들에게 주어진 임무 이외에는 전혀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것이 특수부대원의 기본수칙이다.쿤사와 수탈타는 노새 등에 실려 있는 자루에 들어있는 금괴를 인계하고 나자 수송헬기에 올라타고 서둘러 떠나고 있었다. 이륙한 수송헬기들은 최고 속력으로 동진하고 있었다.두두두두. 두두두두. 두두두두.수송헬기들이 이륙해 멀리 사라지자 남아 있는 노새들은 물끄러미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오래 모시던 주인이 사라지고 나자 노새들은 잠시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요란한 프로펠러 소리마저 희미하게 사라지자 노새들은 서서히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고 있었다. 수송헬기가 라오스에서 쿤사와 합류한 시간 멀리 통킹만에서는 대형함정들이 대기하고 있었다.어둠이 깔린 통킹만에는 대형 함정들이 포진해 있었다. 여러 척의 함정이 모여 있는 해안에는 베트남의 5천톤급인 상륙함 2척이 보이고 있었다. 상륙함은 전에 미국에서 사용하다가 베트남으로 넘겨주었다. 당연한 것이지만 중국을 견제하라는 의미로 넘겨준 무기지원이다.5/13 쪽
두 척의 상륙함을 바라보며 이지스 순양함 함장이 부관에게 말했다.“헬러리 대통령이 베트남 정부에게 통킹만 사건에 대해 사과하는 의미로 넘겨준 상륙정이라고 하더군.”“그렇군요. 저는 그냥 중국을 견제하라고 넘겨 준 것만 압니다.”“그게 그 소리지만 그래도 힐러리 대통령은 통킹만 사건에 대해 이런 식으로 슬며시 사과한 거야.”“그렇군요.”베트남과 중국과 접경지역인 통킹만은 세계인들에게는 통킹만 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오래전 통킹만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인해 미국이 베트남전쟁 개입을 공개적으로 강화한 계기로 삼았었다. 미국 측에 따르면 1964년 8월 2일 북베트남 어뢰정 3척이 통킹만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 구축함인 매독스 호를 향해 어뢰와 기관총으로 선제공격을 가하였다. 미국 구축함은 즉각 대응해 1척을 격침하고 2척에는 타격을 가하였다. 주변에서 공동으로 작전을 수행하던 항공모함 타이콘디로거 호도 가세하여 함재기들이 공세를 회6/13 쪽
펼쳤고 함대 구축함인 터너죠이 호도 공격에 가세하였다.미국은 통킹만에서 벌어진 해상전투를 빌미로 베트남전쟁에 본격적으로 개입했다. “함장님, 유명한 통킹만 사건이 미국에서 벌인 자작극이라니 너무 놀랍습니다.”“그런 일이 어디 여기서만 벌어지나. 전쟁을 할 명분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그런 일이야 수시로 벌어지는 것이지. 미국을 나무랄 필요는 없다고 어쩌면 우리도 그래야 할지 모르니까.”“그렇군요.”“군인인 우리야 윗분들이 결정하면 그보다 더한 일도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는 것만 명심하게.”“알겠습니다.”“알겠습니다.”“아무튼 미국의 지도부는 그것이 항상 부담으로 남아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아 결국 반전시위의 계기가 되고 나중에 베트남 전쟁에서 패했다고 봐야지. 첫 번째 단추가 잘못 끼워지니 아무리 뒤에 잘 해보려고 노력해도 소용이 없었던 것으로 보여.” 당시 미국은 통킹만 전투 이전에도 베트남전에 개입하고 있었다. 8월 7일 미국 하원회7/13 쪽
은 만장일치로 ‘통킹만 결의안’을 채택해 베트남전에 개입했다. 중국의 공산화에 이어 인도차이나 반도의 공산화를 저지할 필요성이 많아 부득이하게 벌인 조작된 사건이었다. “함장님, 전쟁에서 승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대의명문이 필요한 모양입니다.”“그야 당연하지 그래야 국민들이 단결해 협조하니 그런 응집력으로 전쟁을 해야 승리하게 되는 거야. 그런 점에서 그 당시 미국은 너무 조급했던 것이 큰 불찰이었고.”“그러네요. 얼마든지 다른 명문을 만들 수 있었을 건데 너무 어설프게 조작해서 탈이 난거죠.”미국은 통킹만 사건 이후로 북베트남을 대대적으로 폭격을 시작하였고 해병대를 상륙시켰다. 1971년 미국방부 펜타곤 보고서에 의하면 이 전투는 미국 측이 베트남전에 개입하기 위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베트남전 당시 미국 국방에 개입하기 위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베트남전 당시 미국 국방장관이었던 로버트 맥나마라도 2년 전에 발행한 회고록에서 이 전투가 미국의 자작극이었음을 고백했다.“당시 월맹군에게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대의명분을 주고 미국군대의 고위급들은 그런 사실을 아니 뒤가 구려서 제대로 전쟁을 수행할 수 없었던 거지.”회8/13 쪽
“그 당시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르는 비밀이 아니었나요?”“그렇지 않아.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사람에게는 양심이란 것이 있거든. 그러니 자신도 모르게 남에게 발설하는 경우도 많아. 물론 월남이 월맹에게 패한 가장 큰 이유는 부정부패가 너무 심해서 그리 됐고 그때는 공산주의가 왕성하던 시기라 그렇지만. 아무튼 전쟁에는 확실한 대의명분이 반드시 필요해.” 함장은 이런 대화를 부관과 나누며 기다리고 있었다. 분명히 태공이 크루즈미사일로 골든트라이앵글을 공격할 좌표를 보내준다고 했는데 아직도 공격할 좌표와 명령이 하달되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되었다.“이상하군. 계획이 갑자기 변경됐나?”어느새 새벽이 가까워오고 있었다. 이때 무전기를 통해 전용비행기를 타고 하노이로 이동 중인 태공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함장은 서둘러 통신하게 되었다.“넷! 알겠습니다. 좌표를 받는 즉시 사격하겠습니다.”“하나에 한발씩이요.”“넷!”회9/13 쪽
이어서 위성통신을 통해 이지스 순양함으로 목표의 좌표가 전송되었다. 그러자 함장은 즉각 명령했다.“발사!”구궁! 구궁! 쉬이익! 쉬이익!함장의 명령과 동시에 플랫폼에서 굉음을 울리며 하얀 연기를 품으며 발사된 두 발의 크루즈미사일이 베트남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잠시 기다리고 있던 함장은 첩보위성 위성으로부터 목표에 정확하게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보고했다.“태공, 목표 둘을 모두 파괴했습니다.”“수고했어요. 이제 함대는 모두 하이퐁 항구로 입항하면 됩니다.”“넷!” 이지스 순양함과 구축함으로 이루어진 브루나이 함대는 서서히 하이풍 항구로 가고 있었다. 전투복과 구명조끼를 입고 있던 해군들은 모두 하얀 예복으로 갈아입고 입항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회10/13 쪽
해군 병사들은 신이 나서 시시덕거리고 있었다.“월남 처녀 맛을 보게 생겼군.”“인마, 우리가 점령군이냐? 그런 소리하게.”병사들의 이런 말에 장교가 끼어들어 나무라고 있었다.“정신들 차려! 공연히 헛된 꿈꾸어 딴 짓 벌이다 골로 가지 말고. 베트콩 여자들은 외국군 꼬여서 집으로 데리고 가서 그거 잘라서 걸어 놓은 습성이 있어.”“예? 요즈음에도 그런 베트콩 여자가 있어요?”“그럼, 여긴 북베트남 지역이나 늙으나 젊으나 모두다 베트콩 여자들이지. 아직도 그런 풍습은 남아 있어 그러니 조심해. 그거 싹둑 잘려서 처참하게 죽지 말고.”베트남 전쟁이 오래 전에 끝났지만 유럽에는 여전히 베트남 전쟁 당시에 떠돌던 괴담들이 남아 있었다. 지금이야 개방된 베트남이라 아니다 싶은 괴이한 소문들이다. 그러나 병사들은 막상 이런 소리를 장교에게 다시 들으니 뒷덜미가 은근히 근질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회11/13 쪽
브루나이 함대의 함정들이 하이퐁 항구로 입항하는 동안에 다소 떨어진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에서는 최태욱과 힐러리가 베트남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만나고 있었다.“저를 만나자고 했다고요?”“예, 급하게 상의하려고요. 골든트라이앵글에 대해 군사적인 행동을 해야 할 때가 왔다고 봅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어요.”“그래요? 이번 총기 난동사건의 여파가 큰 모양이군요.”“그렇습니다. 그러니 태공께서 저를 좀 도와주세요.”“제가 뭐를 도와야 합니까? 필요한 부분을 일단 말씀해 보세요.”힐러리는 방금 전에 최태욱이 크루즈 미사일을 2발이나 골든트라이앵글로 발사했다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에 그에 대해 먼저 물었다.“전에는 공격을 안 한다고 하시더니 이번에는 저에게 말도 없이 공격을 했더군요.”“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크루즈 미사일 발사 실험은 해야하고 적당한 표적은 없어 기왕에 쏘는 것 대충 그쪽으로 날린 것뿐입니다.”12/13 쪽
“그래요?”“위성사진으로 나타난 건물과 양귀비 농장으로 발사했습니다. 그쪽 조직에서 라오스에 있는 SG주석광산을 습격하려고 한다는 정보가 있어 선제공격을 가한 겁니다.”이렇게 말하자 힐러리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최태욱은 다른 말로 변명하면 코브라 공격헬기 2대를 라오스로 보낸 사실에 대해 변명하기 곤란해 이렇게 설명했다. 힐러리는 베트남 정부의 국방장관을 만나 미군이 베트남을 통해 골든트라이앵글로 가길 원했다. 하지만 베트남의 하노이 정권은 미국이 들어오는 것을 여전히 상당히 경계했다.“태공, 상황이 이러하니 태공께서 해병대를 그쪽으로 보내지요. 마약 조직이 크루즈 미사일 2발로 소탕되지는 않았으니 기회에 나머지 잔당도 소탕해야 합니다.”“각하, 제가 나서기도 어렵다고 봅니다. 그러니 다른 방법을 써보도록 하죠.”최태욱은 골든트라이앵글을 완전히 소멸하고 싶어 하는 힐러리 대통령에게 이이제이 수법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13/13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