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546화 (546/657)
  • < --  [흑묘 백묘]  -- >루엔망은 타이거 태공이 일프이르의 신부를 구해보라고 하자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라이따이한이 건설되자 그로 인해 베트남으로 찾아오는 한국 관광객이 늘어났다. 한국인 2세들이 건설했다는 의미로 라이따이한으로 관광을 오는 한국인들도 많아졌다.라이따이한 그룹에서는 라이따이한에 본사를 둔 국제관광 회사를 설립했다. 그래서 여자 가이드를 채용하기로 결정해 한창 채용심사를 보는 중이다. 관광회사의 여직원으로 채용하며 일프이르가 마음에 드는 아가씨를 신붓감으로 골라 보라는 뜻이다. 루엔망이 늘씬한 아가시들이 모여든 모습을 보는 최태욱에게 조심스럽게 묻고 있었다.“태공, 어떤가요? 모인 아가씨들이 마음에 드세요? 모두 대학교 출신입니다.”“나야 마음에 들면 뭐해. 일프이르가 마음에 들고 아가씨가 일프이르와 결혼하겠다고 해야지.”“많은 아가씨가 응모했으니 잘하면 한 명 정도는 그런 여자가 생기겠죠.”“알았어. 루엔망이 저번처럼 실패하지 말고 중간에서 잘 유도해 보라고.”회1/13 쪽 등록일 : 13.03.09 19:46조회 : 1607/1611추천 : 58평점 :선호작품 : 5115(비허용)

    “알겠습니다.”투이말란과 달리 일프이르는 여자를 꼬이는 재주가 별로 없었다. 최태욱은 이런 대화를 나누고 나자 심사위원으로 일프이르로 정해 놓고 지시했다.“네가 심사해서 마음에 들면 직원으로 채용해.”“제가요?”최태욱은 자신이 왜 이런 채용 심사를 일프이르에게 담당하라는지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재차 다부지게 강조했다.“일프이르, 이렇게까지 해줘도 네가 신부를 못 구하면, 나는 너 장가보내는 일은 그만 포기할 거다. 그러니 정신을 잘 차려서 이전에 골라 봐.”“알았어요.”이미 서류 심사는 끝나고 면접을 보는 중이다. 최태욱이 꼭 심사석에 앉아 있을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면접심사를 일프이르에게 떠넘기고 밖으로 나왔다.2/13 쪽

    웅성웅성.호텔의 정원으로 나오자 서류심사를 통과한 많은 베트남 여자들이 보였다. 전통옷인 아오자이를 입고 면접시험을 보기 위해 서성이고 있었다. 모두 하얀 색의 아오자이를 입고 있었다. 대부분 늘씬한 키에 미모도 수준급이다.‘아오자이는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옷이야.’주로 엷은 천으로 만든 아오자이는 베트남어의 ‘아오’는 옷 이고 ‘자이’는 길다는 뜻이다. 그래서 긴 옷이라는 듯이다. 품이 넉넉한 바지와 길이가 긴 상의로 되어 있다. 베트남의 풍토와 민족성에 동화시켜서 만든 것으로 상의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옆이 길게 트여 있었다.유행에 따라서 옆트임의 깊이나 칼라의 높이가 달라지며 옷감, 무늬, 빛깔도 다양하유행에 따라서 옆트임의 깊이나 칼라의 높이가 달라지며 옷감, 무늬, 빛깔도 다양하게 변화했다. 바지는 풍성하게 만들어서 통기성이 아주 좋으며 보통 흰색을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교복으로도 입고 의식 행사에 많이 입고 있으나 요즈음은 보통 평상복으로 많이 입고 있었다.‘혹시 70년대에 한국에서 유행하던 판타롱 바지가 아오자이의 바지를 보고 만들었는지 모르겠군.’회3/13 쪽

    잠시 이런 객쩍은 생각을 하며 베트남 아가씨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이때 트레블이 급하게 다가와 보고했다.“태공, 장소희 공주님이 찾아 왔습니다.”“뭐? 지금 어디에 있어?”“룸에서 기다리십니다.”연락도 없이 급하게 미국에서 지내는 장소희가 찾아왔다니 약간 놀라고 있었다. 최태욱은 발걸음을 빨리해서 별관으로 가게 되었다. 호텔의 별관인 룸으로 들어가자 장소희가 환하게 웃으며 품으로 달려들어 안기며 속삭였다.“오빠, 저 왔어요.”“네가 여기까지 웬일이냐?”“이잉, 오빠를 보고 싶으니 온 거죠.”회4/13 쪽

    미국에서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는 장소희다. 막연하게 그냥 보고 싶다고 연락도 없이 찾아 올리는 없었다. 그래서 최태욱은 슬며시 소파로 가서 앉으며 물었다.“무슨 일인지 빨리 말해봐.”“어머, 급하기도 하네. 숨이나 돌리고 말해야죠.”장소희는 곱게 눈을 흘기며 옆에 앉았다. 자신이 급하게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그녀는 미국 국적을 가진 수탈타 변호사를 만났다고 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이상한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변호사도 종류가 많아. 사기꾼도 많다고.”“오빠, 수탈타는 아주 유능한 변호사입니다. 그러니 그의 말을 믿어도 됩니다.”“그가 무슨 제안을 했는데?”최태욱이 다그치듯이 물어 보자 장소희는 다시 설명했다.“마약왕인 쿤사의 심부름으로 오빠를 만나고 싶다고 해요. 아마 쿤사가 오빠에게 투회5/13 쪽

    항할 의사가 있는 것 같아요. 조건은 카리브 왕국에서 안전하게 살게 해달다는 것이고요.”“그렇게 해주면 내가 무슨 이득이 있고?”“잘은 모르지만 아마 돈을 주겠다는 조건이겠죠.”“돈이야 나도 많은데? 내가 꼭 그런 사람 돈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 공연히 그 사람 요구 들어주다가 미국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비난 받은 일인데. 내가 손해가 많은 거래 같은데.”“그래도 수탈타 변호사를 직접 만나 보는 것은 좋죠. 뭐라고 말하는지.”“알았어. 네가 부탁하니 만나 보도록 하지. 그 사람 지금 어디에 있냐?”“호텔 밖의 골 택시 안에 있으니 전화로 연락하면 바로 들어올 겁니다.”“알았어. 오라고 해.”   장소희가 전화하고 나서 잠시 기다리자 까무잡잡한 피부인 40대인 수탈타가 방안으로 들어 와 인사했다.6/13 쪽

    “폐하, 처음 뵙는군요. 저는 태국 출신인 수탈타 변호사라고 합니다.”“어서 와요. 나를 만나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요?”“예, 쿤사 왕께서 타이거 폐하께 간곡하게 전해 달라는 전언이 있습니다.”이렇게 말하자 최태욱은 수탈타도 과거 안태형과 비슷한 사고력을 지닌 사람으로 생각되었다. 자신을 폐하라고 부르고 쿤사를 거리낌 없이 왕으로 칭하고 있었다.하긴 사람이란 제 멋에 사니 굳이 나무라거나 정정을 요구할 필요는 없었다.“쿤사가 뭐라고 전하라고 하던가요?”“폐하께 망명을 요청해보랍니다. 폐하께서 쿤사 왕을 카리브 왕국에서 편하게 살게 해주시면 현재 가지고 있는 재산을 모두 드리겠다고 했습니다.”“모든 재산을 나에게 넘긴다고요?”“그렇습니다. 나머지 망명 생활은 폐하께서 배려해 주시는 그대로 따르겠다고 합니다.”회7/13 쪽

    쿤사가 망명을 요청하며 일부 재산을 넘겨준다는 조건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전혀 생각지 못한 의외의 제안을 하니 최태욱은 속으로 생각했다.‘죽기 싫어서 어지간히 마음이 다급했던 모양이군.’최태욱은 전혀 생각지 못한 제안에 망설이고 있었다. 과연 쿤사의 망명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 자신에게 이득인지 판가름하기 곤란했다. 대단한 악명을 날린 범죄인을 받아들이면 좋은 일 보다는 나쁜 일이 더 많이 발생할 것 같았다. 그래서 슬며시 돌려서 거절했다.“망명은 어렵다고 보는데요. 그냥 신분을 감추고 성형 수술해 다른 사람으로 살겠다면 모를까 내가 보기에 망명은 힘들다고 봅니다.”거절한다고 말한다는 것이 조금 이상하게 되어 버렸다. 결국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현재 그대로 망명을 하기에는 곤란하다는 답이다. 현재 그대로 망명을 하기에는 곤란하다는 답이다. 그러자 긴장하던 수탈타는 이내 표정이 밝아지며 답했다. “폐하께서 그렇게 승낙해 주신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쿤사 왕께서도 아주 좋아할 겁니다.”최태욱은 그만 별 생각 없이 토한 말이 승낙으로 변해 버리자 당황해서 급하게 정정회8/13 쪽

    했다.“내 이야기는 쿤사 왕이 그곳에서 사망한 것으로 만들고 신분을 위장해 숨어서 산다면 모를까 망명은 어렵다고 한 말입니다.”“폐하, 저희도 그런 정도는 압니다. 폐하께서 배려한 그대로 따르겠습니다.”어째 거절하는 말을 한다는 것이 자꾸만 이상하게 은폐하는 아이디어만 토해내고 있었다. 재산을 몽땅 준다는 말에 욕심이란 놈이 머릿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작동하는 것 같았다. ‘내가 돈에 눈이 먼 건가?’   이런 생각을 하며 최태욱이 약간 곤욕스러운 표정을 짓자 옆에서 바라본 장소희가 슬며시 이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며시 이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오빠, 요즈음 중국이나 홍콩에서 유행하는 흑묘백묘라는 말이 있잖아요.”“흑묘 백묘라니?” “오빠, 어떤 식으로 벌었던 돈이야 모두 같은 돈이니 굳이 가릴 것은 없다고 봅니다. 회9/13 쪽

    더구나 쿤사 왕을 완전히 죽은 사람으로 만들고 신분을 새롭게 만들어 과거를 평생 감추고 산다면 카리브로 와서 살겠다는 요구를 들어 주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흑묘백묘란 이런 때에도 적용되는 말인지는 좀 더 알아봐야 한다.그보다 장소희가 이렇게 말하는 폼으로 보아 그녀는 이미 두둑한 돈 덩어리를 중간에서 벌써 챙긴 것이 틀림없었다.‘쩝, 마누라가 이미 돈을 먹어 버렸으니 거절하기는 틀렸군.’느낌이지만 거액을 중간에 거간비로 날름한 것 같았다. 이번에 그냥 두면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질 수 있어 최태욱은 장소희에게 물었다.“너, 도대체 얼마나 챙겼는데. 이런 일을 주선하고 그러냐?”“저는 챙긴 것이 전혀 없어요. 그냥 플로리다의 마이애미 해변에 있는 별장을 언제든지 사용하게 배려해준다고 해서 주선하는 겁니다.”말하는 폼이 그냥 사용이 아니라 호화별장 한 채를 날름한 것이 확실했다. 사태가 이런 정도로 번지자 최태욱은 잠시 생각했다. 뇌물이 분명하니 그냥 놔둘 수 없었다. 그렇다고 돌려주라고 하기도 곤란해 물었다.회10/13 쪽

    “나중에 내가 가서 확인해야겠군.”“어머, 당연히 그래야죠. 거기에 큰 요트도 있으니 오시면 마음에 들 겁니다.”아뿔싸, 해변에 있는 호화별장에 더구나 호화요트까지 날름해 버렸으니 진짜 거절하기가 곤란해졌다. 더 캐물어야 아내의 뇌물 잗아 먹은 범죄 사실만 자꾸 들추는 일이라 수탈타를 보고 말했다.“어떤 식으로 죽은 사람으로 위장할 것인지는 구상을 했나요? 소이탄으로 시체의 흔적도 찾지 못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건가?”이런 또 이상하게 구체적으로 모의하는 아이디어를 토해내고 말았다. 그러자 수탈타는 기도 안차는 표정을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특공작전만 잘 하시는 줄 알았더니 이런 좋은 구상이 척척 머리에서 나오다니 대단한 분이야.’일단 이런 정도를 대화를 나눈 최태욱은 수탈타에게 말했다.“달러도 번호로 추적이 가능하니 녹여서 위장이 가능한 금괴로 준비하는 것이 좋을 거요.”11/13 쪽

    “알겠습니다. 이미 그렇게 준비하고 있는 줄 압니다.”“나중에 나를 찾지 말고 장기보 선장을 만나면 될 겁니다.”“예 그렇게 하죠.”일단 서로 기본적인 의견은 충분히 교환했다. 추후 최태욱이 하노이 쪽으로 이동하면 구체적으로 움직일 생각이다. 그래서 수탈타는 이내 룸에서 나갔다.수탈타가 떠나고 나자 최태욱이 빙그레 웃으며 장소희에게 말했다.“나는 뭐 생기는 것 없냐?”“어마, 쿤사 왕이 재산을 모두 넘긴다고 하잖아요?”“너는 그걸 믿어? 아마 푼돈이나 나에게 넘겨주겠지.” 어찌 되었건 골든트라이앵글에서 활동하는 마약 왕인 쿤사를 비밀리에 다른 곳으로 빼돌리기로 결정했다.회12/13 쪽

    ‘어차피 사람 목숨 하나 살리는 정도로 편하게 생각하지.’최태욱이 자신은 뭐가 없냐고 붇자 장소희는 자연스럽게 침대로 향하고 있었다.돈이야 너무 많은 남편이다. 그러니 줄 것이라고는 몸뚱이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거야 사실 자신에게도 너무 좋은 일이니 두루두루 좋은 것이다.장소희가 배짱 좋게 거액의 뇌물을 중간에 먹었다. 그 대가로 넓은 침대가 비좁은 듯이 마구 휘저으며 열심히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회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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