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542화 (542/657)
  • < --  [동질감과 이질감]  --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전쟁을 계기로 경제부흥을 이루어 미국과 쌍벽을 이루었다. 그러던 일본이 거대 해전 이후 몰락이 시작되었다. 태공이 여러 차례 비밀리에 치명적으로 경제적인 공격을 가했다. 그로 인해 생긴 데미지가 너무 깊어져 시름거리고 있었다.해외수출로 살아가던 일본은 수출 부진으로 인해 치명적으로 허약해진 상태로 변했다. 매일 같이 떨어지는 엔화가치나 부동산 하락 거기에 증권시세 폭락으로 인해 사람들이 자살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또 자살 행진의 시작하는 건가?”“그렇다고 하더군. 이번에는 퇴직금을 몽땅 날린 나이 많은 사람이 집단으로 자살을 “그렇다고 하더군. 이번에는 퇴직금을 몽땅 날린 나이 많은 사람이 집단으로 자살을 했어.” “집단이라니? 혹시 종말론을 주장하는 종교 단체에 속해서 그런 것 아닌가?”“그게 아니라 지방에 있는 신용금고가 망하자 같은 마을에서 살던 노인들이 예금이 날아가자 같이 농약을 마시고 마을 회관에서 같이 죽은 거야.”“비참한 일이군.”회1/13 쪽 등록일 : 13.03.08 18:01조회 : 2050/2057추천 : 77평점 :선호작품 : 5100(비허용)

    경제가 어려우면 항상 일어나는 도미노 현상이다. 그리고 자살하는 경우는 노인뿐만 아니다. 계속된 불황으로 인해 대학을 졸업하고 실업자 생활하던 젊은이들도 자살하는 사태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그런 자살들이 혼자 시도했으나 이제는 집단으로 모여서 결행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같은 입장인 사람끼리 교류하다가 쉽게 자살하기로 합의해 죽어가고 있었다.일본 국민들을 이런 사태로 인해 통탄하고 있었다.“이거 나라가 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망해 버렸어.”“우린 이제 끝난 거야.”자살이란 극단적인 행위로 인해 살아남은 가족들도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자신들이 조금만 잘해 줬으면 그런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회환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못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일본에는 전보다 정신병을 가진 사람들이 대폭 늘어나고 있었다.화려한 생활로 보이는 연예계도 경기불황의 여파가 그대로 전해졌다. 그래서 유명연예인들이 인기하락으로 자살하자 급기야 어떤 문제점도 없는 열성팬인 청소년들이 따라서 자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2/13 쪽

    “이제 그냥 따라서 자살하는 유행까지 생겼어.”“이런 일이 벌어지니 우리 일본은 끝났다고.”이러다 보니 일본에는 종말론을 내세운 종교단체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2000년 1월 1일에 휴거가 일어난다고 주장하며 신도들을 모으고 있었다.일본인들은 다시 일어서고 싶다는 의지까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사회가 너무 불안하니 상대적으로 강성해지는 것은 야쿠자인 범죄조직들이다. 그들도 경제 불황으로 살길이 어려워지자 수시로 세력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었다.“야쿠자도 러시아를 통해 들어온 기관총을 사용해 패싸움을 벌이는군.”“이거 무서워서 살수가 없어.”너무 흉악해진 범죄 행위로 인해 동경은 낮이고 밤이고 함부로 돌아다니기 어려웠다. 그래서 심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는 어둠의 도시로 변하고 있었다.“일본에서 떠나는 것이 좋아. 그래도 범죄 조직이 적은 중국으로 가보자고.”“무슨 소리야. 중국도 마찬 가지야. 언론에서 보도 통제하니 조용하지 거긴 더 엉망이야. 차라리 몽골이나 아니면 카리브로 가는 것이 좋다고.”회3/13 쪽

    “몽골은 모르지만 카리브 왕국은 돈을 많이 가지고 가야 이민을 받잖아.”일본으로 수출을 많이 해서 조금 경제가 풀려나가던 중국이다. 그러나 일본의 몰락으로 인해 심하게 흔들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그런 이유로 아시아 전체가 집단적인 경기 불황으로 이어지고 있었다.그런 가운데에서도 대만이나 한국 그리고 싱가포르는 더욱 수출실적이 대폭 늘고 흑자 무역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일본은 전과 비교하기 어려운 정도로 경제적인 능력이 매우 취약해진 상태다. 그런 병든 상태의 일본에게 치명적으로 독침을 날려 또다시 금융대란을 유발시킨 유네스코 조사단이다. 자신들이 무슨 역할을 수행했는지 전혀 모르고 태연하게 유럽으로 돌아가고 있었다.고령인 찰슨 단장이 다른 박사를 보며 말했다.“전에는 오사카 성이라도 있어 볼만하더니 이제 그것마저도 완전히 불에 타서 사라졌으니 일본에 오면 이제 후지산만 보이더군.”“단장님, 화산활동이 활발해진다니 후지산도 어쩌면 폭발할지 모르겠어요.”지리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같이 파리로 돌아가는 박사는 후지산 폭발을 예상하고 있었다. 휴화산인 후지산은 점차 다시 폭발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다.회4/13 쪽

    “후지산이 폭발하게 되면 일본은 완전히 침몰되는 건가?”“그렇겠지요.”사람이란 조금은 악마적인 취향이 있었다. 죽어가는 사람을 더 빨리 죽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듯이 찰슨은 일본이 이대로 완전히 망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과거에 처참하게 죽은 자신의 친한 친구 때문이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일본도에 의해 목이 잘려 살해당한 원한이 있었다. 총으로 적을 죽이는 유럽과 칼로 적을 죽이는 형태로 인해 찰슨은 일본에 대해 심한 이질감을 느끼고 있었다.‘일본 놈들은 잔악한 짓을 많이 했으니 망해야 해.’물론 그런 오래 묵은 원한도 있지만 가깝게는 유네스코에서 일본 학자들을 완전히 몰아내니 속이 시원했다. 일본 학자들은 그동안 경제력을 앞세워 많은 연구나 발굴 조사를 해서 자신의 권위에 수없이 도전을 해왔었다. 그로써는 실로 속 시원하게 자신의 영달과 오랜 구원을 원 없이 풀어 마음이 편했다.‘50년 만에 어린 게이샤도 안아보고 이제 죽어도 원이 없어.’회5/13 쪽

    아주 젊어서 태평양 전쟁이 끝나고 연합군 점령지 시절 일본으로 와서 품었던 어린 게이샤를 잊지 못했다. 이제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할 요란한 정사를 게이샤와 즐기고 돌아가니 기분이 너무 좋은 것이다. 이런 때의 일본여성은 아주 친한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일본 여성의 좁은 신체 구조로 인해 주는 심한 압박감은 실로 오랜 만에 느껴보는 인생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태공께서 선물해준 붉은 환 덕분으로 내가 잠시 회춘했어.’이런 기쁨을 줄 계기를 만들어준 데이먼드를 자신의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었다.‘돌아가면 데이먼드에게 뭔가 해줘야 되겠어.’유네스코 본부도 하는 업무에 따라 고저의 직위가 있기 때문에 데이먼드를 높은 직급으로 올려줄 생각이다. 타이거 태공이야 아주 오래전부터 자신에게 피닉스 재단에서 학술 연구비를 보내주는 후원을 해주고 있으니 그에게 충성하는 마음이야 강했다.‘나에게 오래 살라고 보약도 자주 보내주는 분이니 원하는 바를 뒤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야지.’6/13 쪽

    재력이 지닌 힘은 막강했다. 베네룩스 태공은 이미 유럽에서도 수많은 우호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들은 때로 태공의 조언으로 비밀리에 단기 투자로 돈도 많이 버니 더욱 그렇다.조사단원들을 공항에서 배웅하고 난 데이먼드와 앙뚜랑은 캄보디아 정부 관리와 같이 프놈펜으로 가는 항공기에 오르고 있었다. 이제 두 사람 모두 이혼한 싱글이라 스스럼없이 다정스럽게 나란히 앉아 있었다.두 사람은 아주 강한 동질감이 생겼다.공항의 면세점에서 구입한 선물을 보여 주며 즐거워하고 있었다.“이것 예쁘죠?”“그건 게이샤 인형이 아니요?”“예, 자그마한 인형인데 아주 정밀하게 만들었어요.”앙뚜랑은 게이샤 인형을 사고 데이먼드는 일본 무사 인형을 사서 서로 교환해 가며 낄낄 거리고 있었다. 사람이란 별 이상한 계기로 동질감이 생긴다. 같은 학교를 다녀도 나이 차이를 떠나 동질감이 생기고 또는 피부나 언어가 같아도 외국에서는 쉽게 동질감이 생기기도 한 회7/13 쪽

    다.때로는 나쁜 짓이나 좋은 짓이나 똑 같이 경험해도 동질감이 생기는 법이다. 그래서 똑 같이 같은 분야며 같은 공간에서의 직장 생활을 하니 친했다. 거기에 같은 호텔에서 같은 시간에 캄보디아 인과 불륜을 저지른 두 사람은 쉽게 가까워졌다.결국 이혼까지 같은 시기에 하고 보니 두 사람은 너무 빠르게 뜨거운 연인사이로 변했다. 일본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밤에 동침했었다.소곤소곤.무슨 할 말들이 그렇게 많은지 계속 작은 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캄보디아 관리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 심한 이질감을 느끼고 있었다.‘어떻게. 얼마 전에 다른 놈이나 년하고 불륜을 저지른 사람끼리 금방 저렇게 변하지?’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아 떨떠름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관리는 자신의 상식으로 조금도 이해되지 않아 심한 이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더구나 자신과는 피부색도 다르고 말도 다르고 종교까지 다르니 이질감은 더욱 강해지고 있었다.‘심하게 놀아나던 여자를 좋아하는 놈은 참으로 이상한 별종이야.’8/13 쪽

    사실 동질감이나 이질감 모두 자신의 생존을 위한 본능에서 나오는 느낌인 것이다. 오래전 인간들은 무서운 맹수들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뭉치지 않고 혼자 지내면 바로 죽어 버리는 수렵생활을 했다. 그러니 차츰 같은 모습을 지닌 종족들끼리 뭉치고 그래서 생긴 것이 동질감이다. 하나로 뭉친 종족은 자신과 다르게 생활하는 다른 종족을 리더의 지도아래 공격해 점점 세력을 넓혔다. 적과 아군을 구별할 필요성이 있다 보니 또 생긴 것이 이질감이다.믿는 상징물이 조금이라도 다르거나 또는 생활 방식이 약간이라도 다르면 무조건 적으로 아는 형태가 이질감인 본능이다. 이들이 일본을 떠나는 그 순간 일본은 드디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국채를 국제 시장에 내다 팔기 시작했다. 도저히 이대로는 버티기 힘들어서다.중국 채권도 회수하기 위해 시장으로 내다 팔고 있었다. 일본의 경제적인 추락으로 인해 아시아 전체에서 금융위기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고 있었다.한편 애틀랜타 호는 캄포트 해안에서 이동해 가까운 작은 섬 지역에서 탐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돌고래도 붉은 환을 먹이다 보니 쉽게 붉은 환이 모조리 소모되어 섬으로 들어가 해안에서 보약을 만들었다.“에이트, 불 잘 때라.”“넷!”9/13 쪽

    커다란 항아리를 20개나 화덕을 만들어 걸고 장작을 때고 있었다. 장작불의 뜨거운 열기로 인해 에이트나 일프이르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최태욱은 진득하게 다려진 보약으로 커다란 환을 만들고 있었다. 붉은 환은 나중에 사용하기로 하고 애완동물에게는 사료와 같이 액체 상태인 보약을 먹이고 있었다.4마리이던 돌고래도 이제 15마리로 대폭 늘었다. 수놈인 돌고래 4마리가 주변에서 사는 암놈 돌고래를 꼬여서 끌어 들였는지 뭐를 했는지 모르나 암놈들이 떼로 몰려왔다. 최태욱은 기존에 돌고래와 같이 붉은 환인 보약을 먹였다. 그 후로 암놈 돌고래들도 애틀랜타 주변에서 떠나지 않아 그냥 사료를 주며 기르고 있었다.에이트는 모여든 암놈 돌고래를 수조 안으로 집어넣지 않고 있었다. 계속 바다에 방치해둔 상태로 사료주어 키우자 이상해서 물었다. “태공, 수조에 넣을 것도 아니며 왜 키우죠?”“그런 너는 왜 지나가는 갈매기에 비싼 먹이는 공짜로 던져주고 그래.”이렇게 너무 쉽고 간단하게 응수하니 사실 할 말이 없었다. 최태욱은 사실 동물들만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과 관계를 가진 여자들도 대충 터만 잡게 해주고 나면 그냥 방치하고 있었다.10/13 쪽

    부인인 여자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기업 운영 방식도 똑 같이 책임경영자를 두어 방치하는 것처럼 운영하고 있었다. 다른 회사 같으면 고위급 경영자들이 부정을 저지르거나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많은 경영 방식이다. 그러나 SG 그룹에서는 그런 사태가 전혀 벌어지지 않고 있었다.이런 경영 방식이 가능한 것은 처음에 안태형이 벌인 사정업무가 너무 혹독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부정을 저지른 임원들을 어떻게 처벌을 가했는지 모른다. 저승사자로 알려진 안태형으로 인해 SG 그룹은 처음부터 부정이란 절대로 존재할 수 없는 회사로 성장했다.회사 내에서 탈법이나 부정을 시행하거나 기획하는 사람은 오직 최태욱뿐이다. 그는 탈법적인 행동을 수시로 벌이고 있었다. 그의 회사 운영 방식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밀수, 탈세, 외환관리법, 납치, 감금, 협박, 심지어 살인까지 다반사로 벌이고 있었다. 최태욱은 자신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으나 일본에서 금융대란이 일어나자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자신의 회사나 또는 한국이 피해가 없으니 방치하고 있었다.애틀랜타 호로 멀리 카리브에 본사가 있는 피닉스 은행의 민택수 은행장이 찾아 왔다. “태공, 일본에 있는 두 지점으로 예탁금이 너무 많이 들어와 문제가 생겼습니다.”11/13 쪽

    “그래요? 일본정부에서 발행한 채권을 사고도 예탁금이 남나요?”“그렇습니다.” “일본에서 중국 채권을 할인해서 내다 팔기 시작했다고요?”“약 200억불 정도의 중국채권을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에서 일본 정부에 항의하고 있는 중입니다. 자신들이 마침 채권을 발행하려고 하는 시점에 시장에 풀었다고요.”“중국으로는 열이 났겠군요.”경제 대국이던 일본이 최후의 수단으로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외국의 채권을 내다 팔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제일 많이 채권을 발행한 중국으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태공, 제가 보기에 아주 좋은 기회 같습니다.”“무슨 기회요?”“태공께서 전부터 기다리던 중국 진출의 기회 말입니다.”“무슨 소리에요? 나는 아직 중국으로 진출할 마음이 전혀 없어요. 지금 벌인 사업도 12/13 쪽

    마무리 못한 상황에 중국으로 진출하다니요. 나중에는 모르지만 중국 진출은 늦으면 늦을수록 좋다고 봅니다.”힘들게 중국을 약화시키는 전략을 쓰는 중이다. 그러니 최태욱은 중국으로 진출해 새로 사업을 벌일 마음이 전혀 없었다. 누가 마구 써도 좋다는 공돈이나 주면 모를까 아직은 그런 생각이 없었다.세상살이란 너무 이상해 욕심을 완전히 버리면 공돈도 저절로 생기는 법이다. 회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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