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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539화 (539/657)
  • < --  [동질감과 이질감]  -- >유네스코의 파리 본부에서는 즉시 조사단을 애틀랜타 호로 보냈다. 조사단장인 영국의 찰슨 박사가 최태욱을 만나자 정중하게 부탁했다.“태공, 워낙 사안이 중대해 급하게 찾아왔습니다. 애틀랜타 호에서 인양했다는 고대유물들을 직접 조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그렇게 하세요. 데이먼드 단장이 모든 유물을 관리하고 있으니 얼마든지 조사하셔도 됩니다.”10명의 조사단원들은 모두 아시아 문화유적이나 고고학에 조예가 깊은 박사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들은 애틀랜타 호에서 인양한 석기시대 유물을 비롯해 앙코르 유적지에서 사라졌던 부조물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일본이 남방에서 유입된 문화 유적지에서 출토했다고 발표하던 고대유물들의 사진들과 대조했다.사진으로 확인하고 컴퓨터 그래픽으로 조합해보고 있었다. 찰슨은 펜티엄 투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해 두 개의 유물을 디지털 영상으로 만들어 이리 저리 대조하다가 놀랐다. 회1/13 쪽 등록일 : 13.03.08 00:02조회 : 1480/1483추천 : 70평점 :선호작품 : 5072(비허용)

    “헉! 앙코르 와트 벽에 있어야 할 부조물을 분리했어. 그런 고대유물을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유입된 선조들이 만든 유물이라고 발표하다니 기가 막히는군. 이제는 역사 왜곡을 넘어 고대유물까지 완전히 조작하고 있군.”“그게 정말입니까?”“이것을 보라고. 돌이 벽에서 갈라지며 생긴 상처 자리와 똑 같지 않은가?”“단장님, 그런 정도 증거로는 확신하기 어렵지요. 일본으로 가서 유물들이 서로 짝이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돌의 성분도 같은지 조사해야 하고요.”“그렇군. 그렇게 하면 일본이 더 이상 변명을 못하겠어.”이곳에서 생산되는 돌과 일본에서 생산되는 돌의 성분은 전혀 다를 수밖에 없었다. 찰슨 박사는 추가해서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말했다.“일본에서 주장하는 유적지로 가서 탄소측정을 해보는 것도 좋을 거야.”“알겠습니다. 장비를 일본으로 보내라고 하죠. 일본인들 장비보다는 베네룩스 왕국에서 만든 장비가 더 정확하게 측정되니까요.”회2/13 쪽

    “당연하지. 그럼 빨리 파리 본부로 연락해.”“넷!”베네룩스 왕국으로 자금만 몰린 것이 아니다. 대학교나 각종 연구소로 우수한 연구진들이 모여들자 자연히 첨단산업들도 급격하게 발전했다. 특히 덴마크가 연맹에 가입하게 되자 그런 시너지 효과 더욱 높아지고 있었다.세상은 점점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미국의 인텔과 여전히 공동으로 연구 개발하는 SG 필립스전자에서 드디어 펜티엄 투를 개발해 성황리에 판매하고 있었다. 유럽의 다른 나라는 겨우 뛰어가는 정도라면 베네룩스는 훨훨 날아가는 정도로 과학 수준에서 독보적인 위치로 변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한국도 이제 제품 생산 위주의 기술력을 넘어 기초과학 분야에서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다. 찰슨은 조수인 박사에게 지시했다.“자네. 암석에 관해 최고의 권위를 지닌 지질학 전문가도 일본으로 불러와.”“알겠습니다.”석기시대 유물도 마찬가지로 돌의 성분을 분석하면 어디서 나오는 돌로 만든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문제가 많은 고대유물들은 증거품으로 결정되었다. 조사가 끝난 이후 회3/13 쪽

    캄보디아 정부로 넘겨주기로 했다.   이런 조사가 어수선하게 이루어지는 동안. 최태욱은 자신이 몰래 따로 숨겨놓은 귀한 황금으로 만든 유물들이나 금괴를 베네룩스로 옮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밝음 속에 어둠이 진하다고 혼란한 틈에 고대유물을 운반할 생각이다.   그래서 에이트에게 엄중하게 지시했다.“에이트, 네가 유물을 모조리 가지고 가서 피닉스 여왕에게 넘겨. 돌로 만든 고대유물은 모두 타이거 왕립박물관으로 보내고 나머지 황금이나 보석으로 만든 것은 스텐 성에 보관하라고 전해.”“알겠습니다. 맹수 가죽은 이미 잘 말려 포장해 두었습니다.”최태욱은 고대유물을 비밀리에 운반하기 위해서는 전용비행기가 제일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전용비행기는 베트남에 계류되어 있다가 베트남에서 브루나이 왕국으로 이주하길 원하던 라이따이한 200명을 태우고가서 그쪽 공항에 계류되어 있었다. 그래서 최태욱은 에이트에게 지시했다.“전용비행기가 마침 브루나이 왕국에 있으니 그곳까지는 수송헬기로 이동해. 브루나이 국왕이 넘겨주는 백호 가죽도 아테나와 여왕의 선물이라고 같이 전해주고.”회4/13 쪽

    “알겠습니다. 그럼 다비흐 왕자님은 선물이 없나요?”“다비흐는 백호 가죽 한 장을 전해주면 돼. 왕자는 요즈음 축구와 무술연습으로 정신이 없다니 내가 백색코브라로 만든 보약이나 전해주면 되고.”“잘 전달하겠습니다.”이제 크리스마스도 며칠 남지 않은 상황이라 겸해서 가족들에게 선물을 보내는 것이다. 물론 다른 여자들에게도 백호 가죽 한 장씩은 보내주기로 했다.최태욱은 노벨상을 수상한 박경리 작가와 정인성 박사에게 종신제인 남작을 수여라는 편지를 에이트에게 넘겨주었다.“이 편지를 여왕에게 직접 전해.”“편지만 전달하면 되나요?”“동남아시아의 경제 상황이 너무 어수선하고 좋지 않으니 이쪽으로 돈을 보내지 말라고 전해.”“알겠습니다.”  회5/13 쪽

    전화로 작위를 주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칫 통신장교의 입을 통해 비밀이 나중에라도 누설될 염려가 있으니 편지로 부탁하는 것이다. 자신이 아무리 여왕의 남편이고 공동 통치자인 태공의 위치라고 하나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피닉스 여왕의 고유 권한을 함부로 침범하고 싶지 않아서 정중하게 부탁하는 것이다.다소 어수선한 가운데 여러 대의 수송헬기에 실은 유물들과 같이 에이트는 브루나이 왕국으로 떠나고 있었다. 1000킬로미터나 되는 장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그래서 중간에 이지스 순양함이나 구축함이 대기하고 있다가 급유하고 이동하도록 조치를 취했다.에이트가 경호원들과 같이 고대유물을 호송하기 위해 애틀랜타 호를 떠나고 나자 최태욱은 그제야 안심했다. 장물에 해당하는 고대유물들을 일단 수중에서 떠나보냈으니 나중에 들통이 나도 변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됐어, 이제 조금 한가해졌군.’최태욱은 애완동물을 직접 돌보던 에이트가 떠난 상황이라 붉은 환을 조각내서 애완동물들에게 먹이고 있었다. 특히 진돗개 암놈이 임신해서 신경을 조금 쓰고 있었다.회6/13 쪽

    “많이 먹고 튼튼한 새끼를 낳아라.” 그러자 일프이르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태공, 붉은 환을 먹으면 동물들도 튼튼한 새끼를 낳고 번식을 잘하나요?”“그렇다고 봐야지. 우선 건강해 지니 계속 붉은 환을 먹이는 거야.”“그렇군요.”최태욱은 아래의 승강기로 내려가 릴로 바다낚시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가 요즈음 새로 기르는 애완동물은 돌고래다.쿡쿡쿡.최태욱이 작게 소리를 지르자 바다에서 놀던 4마리의 돌고래들이 모여 들었다. 슝! 풍덩! 슝! 풍덩!마치 돌고래 쇼를 하듯이 여러 마리의 돌고래들이 수면 위로 높이 튀어 오르며 붉은 환을 받아먹고 있었다. 회7/13 쪽

    돌고래의 경우 바다는 물론 강에서도 산다. 대체적으로 훈련이 가능하기 때문에 애완동물로 사육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애틀랜타 호 내에 수족관을 만들어 놓고 수문을 열면 바다로 나갈 수 있게 해두었다. 본래는 잠수부들이 사용하던 공간을 개조한 것이다. 다소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중 애틀랜타에서 조사를 끝낸 유네스코의 조사단이 드디어 일본으로 떠나고 있었다. “태공, 일본으로 떠날까 합니다.”“여기서 할 조사는 모두 끝났나요?”“예, 일본으로 가서 조사하면 유네스코에서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될 겁니다.”“그동안 수고 많았네요. 제가 애틀랜타를 방문한 선물을 드리도록 하죠. 수송 헬기에 있을 겁니다. 나누어 가지시면 됩니다.”“감사합니다.”최태욱과 인사를 한 유네스코 조사단원들은 수송헬기를 이용해 프놈펜으로 떠나고 있었다. 프놈펜에서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와 같이 일본으로 가게 된다. 잠시 할 일이 회8/13 쪽

    없어진 데이먼드와 앙뚜랑도 같이 떠나고 있었다.그들이 떠나는 이유는 우선 애틀랜타 호에서 인양하던 군함에 있던 고대유물들은 모두 건져 올려 확인이 모두 끝났기 때문이다. 수송헬기를 타고 급하게 떠나는 유네스코 조사단원들을 바라보며 최태욱은 고소한 표정으로 말했다.“일본 놈들이 뭐라고 변명하는지 볼만하겠군.”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일프이르가 답했다.“일본은 조작하려다 들켰으니 변명할 여지가 없을 겁니다.”“그렇지는 않아, 일본 학자들은 그런 짓 벌이고 변명하는 구실은 아주 잘 찾는 잔머리가 아주 잘 돌아 간다고.”“그런가요?”최태욱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유네스코 조사단원들도 일본으로 가면 볼만 할 거야.’회9/13 쪽

    최태욱은 유네스코의 조사단원들에게 힘을 내라고 붉은 환을 선물로 넉넉하게 주었다. 붉은 환의 성분 중에는 마약 기운이 들어 있으니 전보다 다소 다혈질이고 전투적으로 변하는 특성이 있었다. 물론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칫 벌렁거려 일을 저지를 여지도 있었다.‘일본에서 로비를 하기 위해 게이샤 파티를 주선해주면 또 다시 소란해지기 쉬워.’ 보마마나 유네스코의 조사단원들은 전보다 강하게 나올 것이 분명했다. 그들은 일본 고고학이나 사학계 또는 일본 정부에 대해 세계를 상대로 사과하길 원할 것이다. 또한 선조들이 고의적으로 세계문화유산을 훼손한 죄로 뭔가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압박할 것은 확실했다.‘아직도 살아 있는 놈들이 많으니 옛날 일이라고 발뺌하기도 어려울 거야.’최태욱은 슬며시 차도살인지계를 고묘한 방법으로 펼치고 있었다. 붉은 환을 준 이유도 복합적인 계산으로 나누어 준 것이다. 이미 승기를 잡은 최태욱은 일본이 조금만 틈만 보이면 계속해서 쳐들려는 머리를 찍어 누르고 있었다.일본의 동경에서 그리 멀지않은 야산에 유네스코 조사단원들이 찾아 왔다. 그들을 맞이하는 일본의 학자들이 다들 우거지상으로 변해 있었다.속이 쓰려도 유적지가 아니라고 다시 파묻을 수도 없었다. 일은 너무 크게 벌려 놓아 회10/13 쪽

    수습하기 곤란한 상황이다.“어디부터 조사할 겁니까?”“그냥 한 번 둘러보면 됩니다.”유능한 지관이 대충 지형을 보고 명당자리를 찾는 식으로 조사원들은 지도를 펴놓고 주변 지형부터 살피고 있었다. 꼭 풍수지리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모여 살 위치인지 확인하는 것이다.‘흠, 일본 학자들도 완전 바보는 아니군. 좋은 터에서 조작을 시작했어.’대충 살핀 상태로는 사람들이 모여 살 장소로 적당해 보였다. 하지만 그거야 현재로 기준해서지 고대로 보면 이곳은 나무가 많아 사람들이 도저히 모여 살기에 적당한 장소가 아니었다.‘수렵이나 하면 모를까 살기가 어려운 곳이야.’조사원들은 먼저 토양의 시료도 채취하고 부지런히 근처의 식물들이 자라는 상태도 살피고 있었다. 분명히 조작한 흔적이 있지만 그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안하고 각자 할 일만 하고 있었다. 회11/13 쪽

    옛날을 기준해 돌을 운반하기 가능한 지역을 돌아다니며 채석장으로 사용될 장소까지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런 조사까지 모두 끝내고 나자 그제야 찰슨 단장이 말했다.“여기서 출토한 고대유물을 보죠.”“그럽시다.”의외로 대단해 보이지 않게 설렁설렁 조사하는 느낌이 들어 일본 학자들은 안심하고 있었다.  이윽고 이들은 동경박물관으로 옮겨진 고대 유물이 보관된 장소로 이동하게 되었다. 조사원들은 사진을 찍고 노트북에 저장된 자료들과 대조하고 나서 유물들에 번호를 써서 붙이고 나서 사진 촬영을 다시 했다.“일단 조사는 끝났습니다.”이렇게 말을 하고 나서 기자들을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내외신 기자들이 모두 모이자 찰슨 단장은 다부진 목소리로 하나하나 말하고 있었다.“유네스코 본부로 가서 추가로 검토할 필요도 없이 일본은 고대유물 발굴 자체를 조작했습니다. 유적지도 주변 토양이 아닌 흙을 일부러 날라다 뿌린 흔적도 있습니다.”회12/13 쪽

    “증거가 있나요?”“예, 있습니다. 조사단에서는 조작에 사용된 물질이나 토양이나 돌의 증거는 이미 확보한 상태입니다. 일본에서는 나오지 않은 돌로 만든 유물을 일본인이 제작한 것으로 조작했습니다. 세계에서 이런 식으로 유물을 조작해 고대 역사를 변조하려고 시도하는 사기극입니다.”향후 조사 방법이나 기자들에게 발표할 것으로 판단하던 일본 학자들은 기업하고 말았다. 시간을 끌어 어떤 식으로라도 로비를 벌여 조사 방향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던 것이 완전히 무산된 것이다.유네스코의 조사단에서 이렇게 기자회견을 하자 일본 전역은 마치 융단 폭격이라도 유네스코의 조사단에서 이렇게 기자회견을 하자 일본 전역은 마치 융단 폭격이라도 받은 듯이 소란스러워지고 있었다.“이럴 수가! 일본에서 최고로 권위가 있다는 고고학자까지 합류해 고대유물을 조작하다니.”도무지 믿어 지지 않아 일본 국민들은 일시적으로 패닉 상태로 빠져들어 버렸다. 전광석화처럼 발표하게 된 배경에는 데이먼드와 앙뚜랑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했다.      회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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