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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531화 (531/657)
  • < --  [트라이앵글]  -- >8000톤급인 3척의 이지스 구축함에서 각기 한발씩 발사되었다. 이어서 12000톤급인 이지스 순양함에서도 크루즈미사일이 발사되었다.구궁! 구궁! 구궁!거의 동시에 3발의 크루즈미사일이 공중으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함선을 떠난 크루즈미사일은 빠른 속도로 어둠속을 뚫고 하늘로 오르더니 이어서 낮은 고도로 날아가고 있었다.과과광! 과과광!해안에서 50킬로미터나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발사된 소리라 동시에 들렸다. 하지만 워낙 큰 소리가 들리자 꾸이년 항구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밤이 늦도록 가까운 근해에서 조업하던 어민들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이게 무슨 소리야?”“해저에서 화산이라도 터졌나?”회1/13 쪽 등록일 : 13.03.06 00:00조회 : 2219/2227추천 : 84평점 :선호작품 : 5072(비허용)

    “설마?”이런 소리를 토하는 동시에 낮게 해변으로 날아오는 뭔가를 보고 놀라고 말았다.“전쟁이다!”“헉! 중국이 쳐들어오는 모양이야.”민간인이나 군인에게 일체 알리지 않았다. 그래서 바다에서 날아오는 6발의 크루즈 미사일을 보자 어부들은 다들 그리 생각하고 있었다.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크루즈미사일로 인해 사람들은 몸이 완전히 뻣뻣하게 굳어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빠르게 날아오는 크루즈미사일은 꾸이년 도심의 낮은 상공을 지나 계속해서 서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다.“후유! 우리가 아니네.”“죽다 살았어.”그러자 제법 뭘 아는 듯이 젊은 청년은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회2/13 쪽

    “태공께서 드디어 마약 소굴인 트라이앵글 지역을 공격하는군. 성격이 대단한 분인데 어째 잠잠하더니 기어이 보복하는 중이야.”  그 말에 꾸이년 항구의 사람들은 모두 다 안심하고 있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으나 라이따이한에서 저격사건이 벌어진 것은 대부분은 아는 사실이다. 그런 범행의 배후가 트라이앵글 지역에서 활동하는 마약 조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놈들은 죽어도 싸.”“인도차이나반도 전체를 좀먹는 놈들이야.”사람들이 모두 잠든 고요한 밤에 꾸이년 해안에서 발사된 크루즈미사일은 낮은 고도로 계속해서 서진하고 있었다. 그 시간 라오스의 최남단 도시인 무앙콩 시에서는 군인들이 모여 있었다. 부르릉. 부르릉.간혹 미군들이 오래전에 버리고 떠난 낡은 장갑차도 보이고 있었다. 오후 1시에 이곳으로 도착한 베트남 육군과 라오스 육군 병사들이 트럭에 올라 역시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회3/13 쪽

    낡은 미제 장갑차에 올라 숲길을 가는 베트남 장교가 옆에 탄 지휘관에게 물었다. “장군님, 우린 그냥 무작정 가기만 하면 되나요?”“조금 있으면 브루나이 함대에서 좌표가 날아 올 거야.”“왜 늦게 좌표를 보내는 거죠? 장군님,”“태공께서 우리를 완전히 믿지 못하는 것이지. 미리 정보를 누출해 마약 조직이 알고 도망칠지 모른다고 해서. 미사일이 명중한 이후에 좌표를 보내 줄 거야.”“그때면 좌표가 없어도 마약 소굴이 어딘지 저도 알겠네요. 포탄이 떨어진 곳을 찾아가면 되니.”“하긴 그렇군.”기분이 별로 좋은 현상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정도로 마약조직을 소탕하는 작전에 크루즈 미사일로 정밀하게 공격해 도와준다는 사실이 그저 감지덕지할 뿐이다. 크루즈미사일은 완전히 돈 덩어리인 비싼 무기라 그렇다.이윽고 병사들이 이동하는 하늘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회4/13 쪽

    쉬이익! 쉬이익!낮은 고도로 날아가는 크루즈미사일이 지나가는 소리다. 그러자 부관이 다시 묻고 있었다.“장군님, 왜 하필이면 밤에 공격합니까? 낮에 작전하면 편한데.”“그건 파괴할 공장이나 또는 양귀비 재배 농장에서 낮에는 민간인들이 일한다고 해 밤에 공격해 피해를 최소화 하려는 거야.”“아하, 그건 그렇군요.”이윽고 무전으로 마약소굴이 있는 좌표가 통신장교에게 날아오고 있었다. 그런 좌표가 지휘관들에게 전달되는 동시에 먼저 서쪽으로 날아간 미사일이 터지는 폭음이 크게 들렸다.쾅! 쾅! 쾅! 과광! 쾅! 쾅!여섯 번의 큰 굉음이 들리고 있었다. 별로 멀지 않은 곳에서 크게 하얀 불꽃이 크게 일어나고 있었다. 가까운 거리의 숲에서 불길이 솟아오르자 부관이 놀라 외쳤다.회5/13 쪽

    “헉! 장군님, 백린탄을 사용했네요.”“뭐라! 확실한가?”“넷!”백린탄은 인 성분으로 이루어진 실로 무서운 살상력을 지닌 포탄이다. 아마도 마약제조 공장이나 양귀비 농장을 모조리 파괴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 같았다.“정지! 잠시 쉬었다 이동해.”“넷!”백린탄이 터진 직후에 들어갔다가는 덤으로 죽은 수 있으니 전진을 멈춘 것이다. 이윽고 얼마 동안 경계하며 기다리는 동안 부대 앞으로 사람들이 떼 지어 몰려오고 있었다. 와글와글. 우글우글.“엉! 엉!”회6/13 쪽

    자다가 놀라 부모 손에 끌려오는 아이들은 영문도 모르고 그저 울면서 따라오고 있었다.모두 마약 조직원들과 같이 생활하던 민간인들이다. 대부분 무엇 하나 손에 들지 못하고 그저 빈손으로 몸만 겨우 빠져 나왔다. 다들 공포에 질려 덜덜 떨고 있었다. 옷차림은 다들 벌거벗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한밤중에 곤하게 잠을 자다가 무서운 포탄이 동시에 터지자 무작정 마을을 떠났다. 그러니 모두 거지 떼와 다름이 없었다. 물론 이들은 광의로 보면 마약 조직의 일원이다. 그래서 군인들은 불길을 피해 도망치는 이들을 모두 체포하고 있었다. 살 집이 없이 전쟁이 난 고향을 떠나 도망치는 처지라 별도로 수용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 중에 죄질이 무거운 사람이야 당연히 처벌을 받게 된다.“살려주세요.”“나중에 조사해 보며 알아. 그러니 가만히 있어.”조금 시간이 지나자 군인들은 천천히 마약 조직원들인 마을사람들의 안내를 받아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마을에 있었다는 마약공장은 이미 백린탄에 의해 완전히 전소되었다.회7/13 쪽

    “헉! 다 죽었군.”나무고 풀이고 집이고 모두 무서운 백린탄에 의해 불타서 사라져 버렸다. 더구나 양귀비를 재배하던 농장도 완전히 시커먼 재만 남아 있었다. 약간은 풍요로워 보이던 곳에는 무엇 하나 남은 것이 없었다. 파랗게 자라던 풀들도 모조리 타버리고 백린탄이 떨어진 주변에 살아 있는 생명체가 단 하나도 없었다.죽음의 비릿한 냄새만 가득했다.‘에이, 완전히 태워버렸군.’마약이란 이곳에서는 군인이고 민간인이고 돈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니 마약소굴의 소탕 작전 와중에 마약 덩어리라도 하나 챙겨볼 심산인 군인들은 실망하고 있었다.처참한 모습은 죽은 사람만이 아니다. 짐승들도 시커먼 재가 되어 타죽어 땅에 나뒹굴고 있었다. 악취가 진동하고 어느새 괴상한 파리들이 날아오고 있었다. 윙! 윙!죽음을 알리는 냄새 고약한 벌레들이 꾸역꾸역 모여들고 있었다. 긴 빨대를 가진 모 회8/13 쪽

    기까지 달려들고 이상한 벌레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계속해서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 이곳은 이제 당분간은 사람이 살 곳이 못된다.  마을 사람들의 증언을 들어보니 이곳으로 와서 마약을 제조하던 조직원들은 공장 근처에 있다가 모조리 타죽었다고 했다. 단 한명도 도망치지 못하고 말았다고 전했다.“정말인가?”“예, 멀리서 보초서다가 도망친 한두 명이야 살아남았는지 모르지만 대부분 죽었습니다.” 제일 큰 마약 공장은 마을과 약간 떨어진 숲의 거대한 천연동굴 속에 있었다. 그러나 천연동굴은 완전히 파괴되고 무너져 내려 흔적도 없었다. 원주민인 마을사람들은 마약공장과 조금 떨어져 살고 있었다. 그런 덕분에 대부분이 목숨을 부지했다는 것을 알았다.‘태공이 이런 사실을 알고 밤중에 공격해 피해 규모를 줄인 거야.’세계인들에게 비난 받을 위험성이 높은 백린탄을 과감하게 사용했다. 정황으로 보아 그만큼 이곳 마약 조직들이 거주하던 마을의 사정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회9/13 쪽

    ‘어떻게 그런 정확한 정보를 안거지? 너무 이상하군.’ 모조리 불타버린 마을은 그래도 민간인들이 살던 초가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완전한 소탕을 원하는 상부의 지시로 인해 마을 사람들에게 살림살이만 챙기라고 하고 초옥들은 모조리 태워지고 있었다.화르륵. 화르륵.자신들이 살던 오랜 보금자리가 활활 타도 마을사람들은 항의 한마디 못하고 피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이제 살길은 더욱 막막해졌다.“흑! 흑! 앞으로 뭘 먹고 어디서 살아.”“이제 뭐하며 살고.”이들에게는 마약인 양귀비 재배란 그저 돈 잘 벌리는 농사에 불과했다. 그러니 앞으로 살길이 정말 막막하기만 했다. 자신의 집들이 불에 타도 뭐라고 말도 못했다. 두려운 눈빛인 아낙들은 아이들만 껴안고 구슬프게 울고 있었다. 만약 잘못 말하다가는 마약 조직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한 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으로 들어가게 생겼기 때문이다.회10/13 쪽

    이제는 목숨만 겨우 부지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그래서 마을사람들은 전에도 그랬지만 승리자인 정부군에게 아부하고 있었다.“장군님, 저쪽에 마약보관 창고가 있어요.”“가봅시다.”그나마 남아 있던 마약 보관 창고도 마을 사람들의 밀고에 의해 찾게 되었다. 양귀비를 소규모로 재배하던 장소도 모조리 고발에 의해 찾아지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마약 덩어리를 찾아 몰래 챙기는 병사들도 간혹 있었다.그러나 그런 병사는 아주 드물었다. 이유는 고지식한 장교가 힘들게 찾아낸 돈 덩어리인 마약을 역시 백린 수류탄을 터트려 불태우고 있기 때문이다.그런 모습을 보던 다른 장교 두 명이 비웃고 있었다.“저 바보. 자기가 무슨 대단한 애국자라고.”“저런 놈이 뒤에서는 더욱 도둑질을 잘하는 법이야.”돈 덩어리인 마약을 챙기려고 했으나 챙기지 못하나 열불이 나서 불평하며 비난하고 회11/13 쪽

    있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사람 사는 곳에는 어디고 이런 상반된 구조로 살아가는 것이다.마약 조직을 소탕하러 찾아온 군인들은 약간은 허망했다. 도대체 군인인 자신들이 힘들게 이곳까지 왜 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그냥 치명타를 날려 일발필살 작전으로 소탕해 버렸어.”“그게 태공의 급소치기 전술이잖아. 한 번도 지게 생긴 싸움을 벌이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전투는 절대로 안하고 한 방에 끝내는 전술.”“그렇군. 이번에도 전에 사용하던 전술과 거의 똑 같아. 아주 치밀하고 냉정하게 적의 치명적인 약점만 찌르고 끝내고 있다고.”전쟁이란 그래도 서로 치고 박고해야 하는데 도무지 전쟁이라는 실감이 나질 않았다. 그저 유능한 집도의가 암 덩어리만 수술하듯이 싹둑 잘래내는 식으로 치명적인 곳만 도려내고 그것으로 끝이다.‘깔끔하게 마무리 됐어.’심지어는 이런 전쟁 방식은 너무 스마트해 산뜻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도무지 어느 하나 구질구질하거나 치사해 보이는 경우가 없었다. 당연히 필요 없는 살상은 회12/13 쪽

    절대로 하지 않았다.그래서 최태욱은 적국의 군인들도 때로 존경하는 경우가 많았다. 스스로 세계 최고의 무술 실력에 최고의 부하와 장비로 항상 이기는 전투만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꼭 필요한 전투 이외에는 벌이는 법도 없었다. 남의 싸움에 함부로 끼어들지도 않았다. 라오스 영토 내에서 벌어진 짧은 군사 작전이다. 별로 할 일이 없는 베트남 군인들은 다시 동쪽으로 이동해 귀대하고 있었다. 그래도 승전을 했다고 병사들은 다들 좋아하고 있었다. 특히 마약인 아편덩어리를 챙긴 병사는 회심에 미소를 지었다.‘돌아가면 휴가를 보내주겠지.’회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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