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527화 (527/657)

< --  [원초적인 본능]  -- >벌써 태공의 경호원으로 지낸지 오래되었다. 항상 편하게 지내는 것 같지만 촉각을 곤두세운 긴긴 세월이다. 언제고 누가 태공에게 위해를 가할 위험성이 있으면 몸으로 막을 각오로 살았다. 또한 스나이퍼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아 그 방면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 오직 그런 업무만 하면서 지낸지 벌써 햇수로 계산하면 5년이 지났다. 그러다 보니 위치가 저격하기 좋은 곳이라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자신과 거리가 30미터에 불과한 숲이다.부스럭 부스럭.긴장한 상태로 숨을 죽이고 시선을 집중했다. 작은 소음이 들리는 곳을 유심히 살피자 풀숲에 기다란 총구가 보이고 있었다. 분명히 총구 방향으로 보아 초옥에 있는 태공을 노리는 것이 분명했다.‘헉! 저격!’일프이르는 순간 급하게 숨을 멈추고 재빠르게 상황을 파악했다. 적이 어떤 무기로 공격할지 모르니 함부로 나서기 곤란했다. 조심스럽게 옆구리에 차고 있던 리볼버 권총을 빼어들고 다시 숨을 죽였다. 적이 몇 명이나 되는지 감을 잡으려는 것이다. 또한 회1/13 쪽등록일 : 13.03.05 00:31조회 : 2323/2331추천 : 77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5072

혹시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노리는 적이 있을지 모르니 조심스러웠다.그런 생각을 하자 이어지는 느낌은 다급함뿐이다. 적어도 교차로 사격하기 위해 적이 또 있다면 오히려 가까운 적에 대해 총소리를 크게 내며 사살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그게 최선이야.’이런 행동은 매우 위험했다. 하지만 초옥으로 경고를 하기에는 이 방법이 최선이다. 자신의 목숨 따위는 이제 안중에 없었다. 결정을 내리자 일프이르는 주저 없이 저격소총을 겨루고 있는 저격병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탕! 탕! 탕!두 발은 총구가 보이는 쪽을 향해 날렸다. 한발은 분명히 관측병이 있을 방향이라고 짐작하는 곳에 발사했다.“카악!” “컥!”두 명 모두 명중을 한 것인지 두 마디의 큰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그 순간 저격 소총은 발사되고 있었다.2/13 쪽

탕!단한 발의 총알이 발사되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러나 이어서 2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요란한 발사음이 들렸다.따당! 따당!연달아 사격하는 총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연달아 들리는 총소리로 보아 분명히 고성능인 저격소총을 두 정에서 발사하고 있었다. 일프이르는 급하게 휴대한 무전기로 크게 외쳤다.“실장님, 저격병입니다.”“알았어! 너는 어디야?”“그쪽에서 동쪽의 숲입니다. 여기 저격병은 제가 잡았고 반대편 200미터 거리에 저격병 두 명이 있습니다.”“알았어. 조심해.”  일프이르는 자기가 사격을 가했던 저격병이 있는 곳으로 급하게 달려갔다. 그러자 위 회3/13 쪽

장복 위에 잡풀로 몸을 감싸고 있는 저격병과 관측병이 쓰러져 있었다. 저격병은 가슴과 다리에 총알이 박혔다. 관측병은 공교롭게 머리가 관통되어 죽어 있었다. 저격병은 신음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저 숨만 급하게 몰아쉬고 있었다.저항할 의사나 또는 어떤 구원의 손길을 기대하지 않는 공허한 표정이다. 그저 벌러덩 누워 먼 허공만 바라보고 흐릿하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미 삶을 포기한 것 같았다. 일프이르는 그런 저격병의 처참한 모습에 가여운 생각이 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급하게 가슴에서 품어 나오는 붉은 피를 틀어막았다. 그리고 빠르게 무전으로 외쳤다.“저격병이 부상입니다. 빨리 의무병을 보내세요.”“알았어. 곧 보내지.”“알았어. 곧 보내지.”저격을 피하고 중간에 저지하는 임무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판국에는 저격병을 살려 배후를 알아내는 것도 아주 중요한 임무다. 가슴에서 품어 나오던 피는 멈추고 있었다.타당! 타당! 여전히 초옥을 향해 숲에서 저격소총이 발사되는 가운데 초옥에서도 응사하는 총소 회4/13 쪽

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타다당! 다다다다당! 탕! 탕!숲을 향해 여러 명의 경호원들이 휴대하고 있던 권총이나 기관총으로 응사하고 있었다. 두둥! 두둥.이때 조금 전에 들리던 총소리와 전혀 다른 둔중한 소총소리가 들렸다. 마치 M50 대공화기와 같은 둔중한 발사음이 들리고 숲에서 발사되던 저격용 소총 소리가 사라지고 있었다. “태공께서 저격 소총으로 잡았군.”둔중한 저격소총의 발사음은 계속되고 있었다. 아마도 다른 놈이 또 있는 것 같았다. 이윽고 초옥을 중심으로 들리던 요란한 총소리는 멈추었다. 경호원들이 빠르게 내달려 숲으로 뛰어가는 모습들이 보였다.이때 의무병 역할을 하는 경호원이 구급상자를 들고 빠르게 달려왔다. 일프이르가 손으로 틀어막고 있던 가슴을 거즈로 막아주고 나서 크게 외쳤다.회5/13 쪽

“잘하면 살리겠어.”“그럼요. 꼭 살려야죠.”에에에엥. 에에엥.이어서 연락을 받은 것인지 구급차가 요란하게 사이렌을 울리며 초옥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다행이 숲까지는 길이 나있어 구급차는 트레블 경호실장과 같이 숲에 도착했다.트레블은 일프이르의 손이며 몸에 검붉은 피가 잔뜩 묻어 있는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일프, 너 다친 곳 없어?”“넷! 없습니다.”    트레블은 다시 의무병에게 크게 외쳤다.“여기 병원시설은 열악하니 빨리 수송헬기에 태워 애틀랜타로 이송해.”회6/13 쪽

“알겠습니다.”워낙 위험한 해저 탐사 작업을 수행하는 애틀랜타 호라 첨단인 각종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다. 위급한 환자를 처리할 능력이 뛰어난 의사도 있으니 이렇게 명령하고 있었다. 짧은 순간이지만 혹시 베트남 병원으로 보냈다가는 고의적으로 죽이는 수가 있다고 판단했다. 누군가 증거인멸의 위험성이 있었다. 그래서 트레블은 급히 무전으로 태공에게 보고했다.“태공, 중상자는 모두 애틀랜타로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알았어요. 사망자는 그대로 현장에 놔두고 모두 애틀랜타로 보내도록 해요.”“넷!”또릿하게 무전으로 말하는 최태욱의 목소리에 일프이르가 물었다.“태공은 무사하신가요?”“아니, 허벅지를 관통 당했어.”“예? 허벅지를요?”회7/13 쪽

“그래, 스치는 정도지만 한동안 치료해야 될 거야.”주군이 다쳤다고 하자 일프이르는 한숨을 토하며 중얼거렸다.“내가 더 빨리 죽였어야 하는데.”“아니야, 정말 잘 처리했어. 저격병이 마지막 사격을 가할 때 아마 머리를 노렸다가 네가 쏜 총알 때문에 힘이 빠져 사격을 아래로 한 것 같다. 다른 조인 저격병들도 총소리에 놀라 급하게 쏘는 바람에 태공 이외에는 다친 사람이 없으니 다행이고.”이때 경호원이 빠르게 현장을 카메라로 찍고 있었다. 현장이 훼손되지 않은 정도로 주머니를 뒤지거나 또는 시체의 몸을 살피고 있었다. 저격소총의 총번을 확인해 적고 있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자료 수집을 끝났다는 듯이 보고했다.있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자료 수집을 끝났다는 듯이 보고했다.“실장님, 우선 급한 자료는 챙겼습니다.”“알았어. 저쪽으로 가서도 조사를 끝내.”경호원이 다른 숲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트레블은 급하게 일프이르에게 지시했다.회8/13 쪽

“너는 빨리 가서 옷 갈아입고 피 묻은 옷은 태워버려. 권총은 나에게 넘겨주고. 무슨 말인지 아나?”“넷!”근접 경호원이자 가끔 특수 임무도 수행하는 일프이르가 혹시라도 베트남의 언론에 노출될 염려가 있어 이렇게 지시하는 것이다.다다다닥.지시를 받은 일프이르는 권총을 먼겨주고 나서 빠르게 초옥으로 향했다. 뱀이 들어 있는 포대자루를 들고 다소 멀리 돌아서 초옥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개울로 가서 옷에 진흙을 묻혀 피를 닦아내고 나서 마치 무슨 일이 있느냐는 듯이 초옥으로 갔다. 그에 진흙을 묻혀 피를 닦아내고 나서 마치 무슨 일이 있느냐는 듯이 초옥으로 갔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트레블은 다른 경호원에게 지시했다.“일프이르의 흔적을 지워!”“넷!”경호원 네 명이 빠르게 주변을 살펴 탄피도 찾고 발자국이니 기타 흔적들을 지우고 회9/13 쪽

있었다. 이런 행동은 자칫하면 크게 오해를 받을 수 있는 행동이다.  한편 약간 돌아서 다른 방향에서 초옥으로 돌아온 일프이르는 옷을 갈아입었다. 옷을 슬며시 태우고 태연하게 태공에게 뱀이 들어 있는 자루를 보여 주며 말했다.“태공, 안에 백색 코브라 한 쌍이 있습니다. 한창 교접중인 것을 잡았습니다.”“그래, 아주 귀한 뱀을 잡았군. 수고 했다.”다쳤다는 다리를 보자 허벅지에 하얀 붕대를 감고 있었다. 큰 부상인지 몰라 걱정되어 물었다.“태공, 다친 다리는 어때요?”“약간 스치는 정도야. 뛰어 다니기는 약간 결리는 정도다. 한 달을 절고 다녀야 될 것 같다.”“죄송합니다.”“네가 왜 죄송해. 네 덕분에 우리가 모두 살아났는데.”회10/13 쪽

이때 저격소총을 빠르게 분해해 챙긴 투이말란은 소총이 들어 있는 가방을 초옥 안으로 넣어놓고 일프이르에게 슬며시 다가와 물었다.“나는 네 마리 잡았는데. 너는 몇 마리나 잡았냐?”“열 두 마리.”“총소리가 세발이던데 무슨 열 두 마리를 잡아?”“아하, 그건 두 마리.”잠시 이런 대화를 나누는 중에 수송헬기가 중상자들을 태우고 급하게 떠나고 있었다. 수송헬기가 떠나고 나서야 군용트럭이 도착하며 많은 군인들이 내렸다. 그리고 경찰차도 그제야 나타나고 있었다. 경찰이나 군인의 출동이 너무 늦어 다소 이상했다.차도 그제야 나타나고 있었다. 경찰이나 군인의 출동이 너무 늦어 다소 이상했다.이어서 언론사 기자들 세 명이 택시를 타고 나타나 현장을 촬영하려고 가까이 접근했다. 군인들이 사진을 찍지 못하도록 막아서고 있었다. 지휘관이 기자들에게 다가가 말했다.“보도 금지요. 상부의 명령이니 그렇게 아시오.”“아니? 태공께서 저격을 당했다고 하던데 보도 금지라뇨?”회11/13 쪽

“그래서 보도금지라는 거요. 아직 게릴라들의 정체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 함부로 보도하면 배후를 정확하게 캘 수가 없어요. 그러니 당부간 보도하지 마시오.”“이미 외국에서 온 기자들도 압니다. 그러니 우리도 보도해야 합니다.”“그게 정말이요?”“예, 같이 있다가 총소리로 인해 다들 압니다. 그들은 캄보디아와 전쟁이라도 터진 줄 알고 급하게 몸을 피했어요. 지금쯤 그게 아닌 걸 알 것이라 떼 지어 몰려올 겁니다.”이런 말에 군의 지휘관이 잠시 생각하다가 초옥 안 침실로 들어갔다. 태공에게 다가와 다친 다리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태공, 어떻게 하죠. 보도를 막기가 힘들어 보입니다.”“보도하게 놔두세요. 함부로 기사는 쓰지 말고 내가 약간 부상당한 내용도 절대 쓰지 않도록 조치하세요.”“알겠습니다. 병원으로 후송할 정도가 아니라니 그것을 비밀로 하죠.”회12/13 쪽

최태욱도 서둘러 피가 묻은 군복인 바지를 갈아입었다. 아무리 건강해도 소총에 관통당한 허벅지는 쓰리고 아팠다. 오늘은 어째 연달아 별로 기분 좋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때 호치민 시로 떠났던 루엔망이 수송헬기를 다고 초옥 근처에 있는 헬기장으로 도착하고 있었다. 그리고 헬기에서 내려 투이말란에게 다가와 얼싸 안고 엉엉 울고 있었다.“흑! 흑! 나는 투이가 다친 줄 알았어요.”그러자 부상당해 아프기도 하고 이런 판에 뭐하는 짓들 인가 싶어 이래저래 뿔이 난 최태욱은 크게 호통 쳤다.“너희들 지금도 영화를 찍냐? 사람이 죽어가는 판에 놀고들 있어!”  “너희들 지금도 영화를 찍냐? 사람이 죽어가는 판에 놀고들 있어!”  최태욱의 호통 소리에 두 사람은 화들짝 놀라 급하게 떨어졌다. 사실 사랑이란 죽음이 가까워 보이는 절박한 상황에서 더욱 간절한 것이다. 그래서 비록 떨어졌다고 하지만 애절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원초적인 종족 보존의 본능에서 나오는 것이다. 회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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