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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526화 (526/657)
  • < --  [원초적인 본능]  -- >두 시간 정도를 푹 자고 일어난 최태욱은 잠시 침대에 앉아 생각했다. 그리고 이미 정사를 벌인 두 남녀에게 조치할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다.‘그러면 되겠군.’결정하면 행동이야 빠른 최태욱이라 이내 크게 소리쳤다.“두 사람 모두 방으로 들어와!”크게 외치는 소리에 ‘이제 죽었구나.’ 하는 기분이 들은 투이말란이 급하게 루엔망과 같이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급히 방바닥이 엎어져 사정했다.“태공, 죽여주세요. 허락도 없이······.”“잘못을 안다니 다행이군. 근접경호원이라는 놈이 감히 내 숙소 옆에서 그런 짓을 벌이다니. 만약 루엔망이 적의 첩자나 암살범이라면 어쩌려고 그런 짓을 해.”“죽여주세요.”회1/13 쪽 등록일 : 13.03.04 16:11조회 : 2560/2571추천 : 80평점 :선호작품 : 5072(비허용)

    태공의 지근거리에서 최종적으로 근접 경호해야 하는 처지로 실수한 것은 틀림없었다. 물론 태공이 없었다고 하지만 타이머가 장착된 폭탄을 가져다 설치할 수 있으니 보통 큰 실수를 한 것이 아니다.이렇게 말한 최태욱은 이번에는 루엔망에게 호통을 쳤다.“어미가 함부로 행동해 평생 외롭게 혼자 살았으니 너는 항상 몸조심하고 행동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더니 결혼도 안하고 이러다니 제 정신인 거야?”“죄송해요. 이분이 떠난다고 해 마음이 너무 급해서.”“루엔망은 지금 당장에 호치민 시로 가서 여자 한 명을 구해와. 내가 떠나기 전에 구해 와야 하니 시간이 별로 없어. 누가 봐도 너보다 예뻐야 하고 대학교도 너 정도는 나와야 되니 그런 여자를 당장 구해와. 나이도 네 또래야 하고.”이런 지시에 투이말란은 얼굴이 파랗게 질려 버렸다. 지금 말하는 소리로 보아 태공께서 루엔망을 거둘 생각으로 옆에 두었는데 자신이 중간에 날름한 것이 틀림없었다.‘이제 죽었네. 주군이 노리는 여자를 가로채다니. 내가 미친 거야.’2/13 쪽

    사랑에 무슨 죄가 있냐마는 그래도 감히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벌인 것 같아 미칠 노릇이다. 투이말란도 이렇게 생각하고 루엔망도 똑 같이 생각했다. 그러니 자신보다 미모도 뛰어나고 학별도 좋은 여자를 데려 오라고 지시하는 것으로 이해했다.아무리 연애 경험이 없다고 하지만 남자가 소유욕이 무척 강하다는 것은 잘 안다. 특히 큰 권력을 지닌 남자의 경우 그런 집착이 누구보다 강하다는 것쯤은 상식에 속했다.태공이 만족할 만한 여자가 그리 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태공이 제시하는 정도의 조건이라면 호치민 시로 간다면 또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 대학 동기들도 많으니 어쩌면 쉽게 구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문제는 아무리 잘난 남자라고 해도 부인이 여럿인 태공에게 몸을 바칠 여자를 구하려면 또 어려워 보였다.루엔망은 일단 노여움을 푸는 길은 빨리 대학교로 찾아가 미녀를 구해 보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리에서 일어나려니 최태욱이 다시 추가해서 조건을 걸었다.“출신학과는 되도록 전산학과로 구해 봐.”3/13 쪽

    “넷!”꾸물거리다가는 또 다른 어려운 조건을 말할까 걱정되어 루엔망은 급하게 방에서 나왔다. 그러자 그런 그녀의 뒤를 향해 최태욱이 크게 외쳤다.“당장 급하니까. 헬기를 타고 가.”세상에나·····. 자신의 벌거벗은 상반신을 봐서 그런지 태공이 어지간히 급한 모양이다. 루엔망은 이렇게 생각하고 태공의 요구를 빨리 들어주지 않으면 그 화가 투이말란에게 고스란히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급하게 헬기 착륙장으로 달려가고 있었다.평생 이렇게 빨리 내달려 보는 경우가 없었다. 루엔망은 긴 검은 머릿결을 나풀나풀 휘날리며 내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어디가 아픈지 모르나 빠르게 달려가다가 다리를 오므리고 엉거주춤 걷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최태욱이 무심결에 중얼거렸다.“쩝! 숫처녀였던 모양이군.”“쩝! 숫처녀였던 모양이군.”무슨 큰 의미를 두고 토하는 말이 아니다. 그저 여러 여자를 경험한 처지라 여자의 행동거지로 보아 그렇게 느껴져 토해보는 말일 뿐이다.회4/13 쪽

    무슨 큰 의미를 두고 토하는 말이 아니다. 그저 여러 여자를 경험한 처지라 여자의 행동거지로 보아 그렇게 느껴져 토해보는 말일 뿐이다.4/13 쪽본시 권력자의 말이란 천금의 무게를 지닌다고 했다. 그러니 이런 말을 듣게 된 투이말란은 자신도 모르게 몸이 부르르 떨리며 오글거리고 있었다. 자신이 모시는 분은 가진 권력도 무섭지만 맨몸으로도 자신 정도는 한 주먹에 즉사 시킬 무력을 지닌 분이라 더욱 두려웠다.‘내가 뱀 굴을 쑤신 거야.’진솔한 사랑이지만 그보다 바로 코앞에 닥친 검은 죽음의 그림자가 보이는 것 같으니 약간 후회되고 있었다. 사실 사람이란 이렇게 간사한 것이다. 그것을 탓하는 놈 치고 더 치사한 일들을 벌일 놈들이다.인간이란 때로는 강하고 질기지만 때로는 너무도 허약하고 비굴하기까지 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생존 본능에서 나오는 원초적인 반응인 것이다.사회주의 체제로 사는 베트남이지만 남녀 간에 사랑이 허용되지 않는 이상한 나라는 아니다. 그러니 대학교 출신으로 숫처녀를 구해 오기가 쉬워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어찌될지 여전히 미지수다. 더구나 엎어져 있는 상태를 풀어줄 생각을 안 하않으면 어찌될지 여전히 미지수다. 더구나 엎어져 있는 상태를 풀어줄 생각을 안 하고 있으니 더욱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베트남은 프랑스 영향을 많이 받아 성문화가 상당히 개방적이라던데.’5/13 쪽

    워낙 다급하다 보니 별 이상한 생각까지 슬며시 떠오르고 있었다. 투이말란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문 앞에서 서 있는 트레블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도 태공이 루엔망을 마음에 담고 있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이를 어쩌지. 일이 참 고약하게 되었군. 갑자기 숫처녀를 어디서 구해 오라는 거야.’최태욱은 두려워서 떨고 있는 투이말란에게 퉁명스럽게 말했다.“찬물도 위아래가 있는데. 건방지게.”이렇게 말하고 방에서 나와 마당으로 가고 있었다. 어제 태우다 만 장작을 주어모아 놓고 나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아침을 먹지 못했으니 돼지고기가 없는지 찾고 있는 것이다.“태공, 고기 찾습니까?”“예, 돼지고기 구워먹은 냄새가 나서 그런지 갑자기 돼지고기가 먹고 싶네요.”그 소리에 엎드려 있던 투이말란이 급하게 주방으로 득달같이 달려갔다. 냉장고에서 남겨 놓았던 삼겹살을 가져와 솥뚜껑을 걸고 굽고 있었다.6/13 쪽

    지글지글.세 사람은 돼지고기를 구워서 같이 먹으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딱히 당장 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뱀을 잡으러 갔던 일프이르가 돌아와야 보약이라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난생처음 수송헬기를 타고 급하게 호치민 시의 호치민 대학교로 오게 된 루엔망은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전산학과라고 하셨지.’옵션이 걸린 상황이니 부득이 전산학과로 내달리는 수밖에 없었다. 강의실로 달려가며 생각하고 있었다.‘복잡하게 말하면 시간이 오래 걸려. 그러니 좋은 자리로 취업시켜준다면 빨리 구할 수 있을 거야.’이렇게 생각하고 전산학과 강의실로 가게 되었다. 그러나 마침 강의 중이라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마음이 급해 발을 동동 구르던 루엔망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생각으로 불쑥 강의실로 들어가 수업중인 교수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회7/13 쪽

    “교수님, 죄송합니다. 제가 급하게 스카우트할 여학생이 있어서요.”“그래, 그럼 들어와서 만나.”이미 SGRT 그룹의 인사담당 이사로 많은 모교 대학생들을 채용하고 있는 루엔망이라 교수가 그것을 모를 수 없었다. 대학교를 졸업하면 취업이 목표이니 강의 조금 안 해도 그게 더 급하니 허락하고 있었다.“너, 그리고 너! 너도 나와 보고.”50명의 학생들 중에 여학생은 20여명이고 자신의 눈에 딱 들어오는 여학생은 3명뿐이다. 루엔망의 지목을 받은 여학생의 얼굴은 모두 환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그들은 신이 나서 급하게 강의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다른 여학생들은 입이 툭 튀어나와 속으로 중얼거렸다.‘어머나, 그냥 얼굴 보고 뽑는 모양이야. 예쁜 애들만 고르네.’참으로 세상살이가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년은 죽게 공부해 성적 올려도 취업하기 힘든데 얼굴만 반반하다고 뽑아 가니 열불이 났다. 그래서 여학생은 퉁명스럽게 외쳤다.8/13 쪽

    “교수님, 강의는 안하세요.”“해야지.”여학생은 얼굴 때문에 취업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니 더욱 공부에 매달리는 수밖에 없었다. 성적이라도 좋아야 그나마 취업하게 생겼다는 기분이 들어서다. 이런 생각을 하는 여학생도 있지만 어떤 여학생은 한국의 제주도 남해 시에 있는 솜씨 좋은 성형외과 병원을 가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같은 현상이 벌어져도 사람마다 대응하는 방식은 이렇게 다를 수밖에 없었다. 강의실 안에서 이런 내밀한 머리들이 돌아가는 동안 밖에서는 기이한 면접이 시작되었다.“너, 숫처녀냐?”“예? 그게 무슨?”“묻는 말에 대답이나 정확하게 해. 숫처녀가 아니면 소용이 없으니까.”“아니, 요즈음은 회사 취업에 그런 조건도 있어요?”9/13 쪽

    “그래, 우리 회사는 상당히 보수적이라 그런 채용기준을 적용해. 그리고 사내 커플도 인정하지 않고.”“어머나, 너무 이상한 회사네요. 저는 그런 이상한 회사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요.”두 여학생은 이렇게 말하고 나서 횡 하니 강의실로 돌아가고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두 여학생은 이미 남자 경험이 있으니 그저 이상한 회사라는 핑계를 대고 직답을 피해버린 것이다. 혼자 남은 여학생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저는 합격인가요?”“진짜 남자를 모르냐?”“예, 공부만 하느라 그럴 기회가 전혀 없었어요.”“아, 그렇군. 나도 그랬으니 그럴 가능성이 높겠어.”사실 공부하기 위해 남자 사귀는 기회가 없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그저 사회적인 통념일 뿐이다. 머리가 빨리 깬 학생일수록 이성 문제에도 빠르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것은 정확한 판단이 될 수 없었다.10/13 쪽

    세상이란 어디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법이 없었다. 세상살이는 동전의 양면처럼 음과 양이나 앞과 뒤가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워낙 급하니 산부인과로 가서 확인할 수는 없고 그저 믿고 데리고 가는 수밖에 없었다.“지금 라이따이한 시로 가도 되지?”“예.”  “가서 태공께서 면접을 보고 통과하면 취업되니 그렇게 알아.”“고마워요.”루엔망은 여학생과 같이 수송헬기에 올라 대학교를 떠나고 있었다. 마침 강의가 끝나자 대학생들이 학교 운동장을 떠나는 헬기를 바라보며 부러워했다.“이야아! 세상 참 더럽다. 어느 년은 얼굴 반반해 헬기 타고 취업하러 가네.”“그걸 인제 아냐. 본래 세상은 아주 심하게 불공평한 거야.”11/13 쪽

    어느 놈은 죽어라 공부해도 성적이 늘 그 모양이다. 어떤 놈은 설렁설렁 놀면서 공부해도 항상 상위를 유지하는 놈도 있으니 불공평한 것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세상살이란 때로 역전이 벌어지고 위아래가 훌러덩 뒤집어 지기도 하니 그런 대로 살만한 것이다.그래서 인생살이의 연극에서 가장 기분 좋은 것이 역전극이다. 야구에서 9회 말 투아웃 이후에 홈런을 쳐서 이룬 대역전이 가장 짜릿한 것이다.한편 뜨거운 날에 장작을 수시로 넣기 귀찮다고 해 마구 한 번에 넣어 보약을 다리다 홀라당 태워먹은 일프이르는 논두렁을 돌아다니며 뱀을 잡고 있었다.흔하게 보이던 뱀도 그동안 자신들이 자주 잡아서 그런지 근처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어휴! 흔한 말똥도 쓰려면 없다더니.”하루 종일 논두렁을 돌아다니다가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 조금 먼 곳까지 이동했다. 결국 밤이 되어 돌아가지 못하고 노숙하며 밤을 지세다가 비까지 와서 옷을 홀라당 젖게 되었다. 세상사 되는 놈과 안 되는 놈이 있다더니 재수가 없으려니 졸지에 거지와 같은 꼴로 숲에서 헤매고 있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듯이 일프이르는 숲에서 뱀 굴을 찾아 독사를 10마리나 잡을 수 있었다. 크기도 하고 독도 강한 코브라를 잡았으니 이제 돌아가면 된다.12/13 쪽

    터덜터덜.돌아가면서도 일프이르는 주변의 땅을 살피며 가고 있었다. 혹시 눈먼 소경이 문고리 잡듯이 우연히 지나가던 뱀을 더 잡아 보려는 것이다. 이윽고 추가해서 두 마리의 뱀을 잡게 되었다. 비가 오고 나서 작은 바위에서 똬리를 틀고 있다가 한창 교접중인 백색코브라 암수 한 쌍을 잡았다.“백색이 제일 좋은 코브라라고 하던데. 이거면 용서를 받겠군.”     멀리 태공이 머무는 초옥이 보이는 숲에 도착한 일프이르는 숲에서 이상한 느낌이 들어 몸을 바싹 웅크리고 말았다.‘어, 저게 뭐지?’숲이라고 하지만 작은 나무 몇 그루와 풀로 뒤덮인 곳으로 초옥이 자세하게 내려다보이는 언덕이다.   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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