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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524화 (524/657)
  • < --  [원초적인 본능]  -- >최태욱은 안철동 대사를 만난 이후로 속이 미식거리고 매우 불편했다. 그래서 아마도 죽어가는 북한 주민을 생각해서 그런가 하고 정인성에게 말했다.“박사님, 약을 다 만들었으면 어류연구소나 가죠.”“넷! 조금만 기다리면 다됩니다.”최태욱은 사막에 잘 자라는 아카시아 종류에 관한 책을 보고 있었다. 이윽고 정인성 박사가 약을 다 만들어 커다란 플라스틱 통에 넣고 준비를 끝내자 초옥을 떠나려고 했다.최태욱이 떠나려고 하자 보약을 다리던 투이말란이 급하게 물었다.“태공, 보약을 모두 돼지에게 줍니까?”마음이 뒤숭숭하며 속이 미식 거렸다. 심기가 매우 불편해 보약을 먹고 싶지 않던 최태욱은 다소 퉁명스럽게 말했다.“네가 알아서 처리해.”회1/14 쪽 등록일 : 13.03.04 10:00조회 : 2444/2453추천 : 87평점 :선호작품 : 5072(비허용)

    “넷!”최태욱은 이런 지시를 내리고 정인성 박사와 같이 화물 트럭에 올라 경호원들과 같이 초옥에서 10킬로미터 떨어진 라이따이한 어류연구소로 향하고 있었다.최태욱이 떠나고 얼마 시간이 지나자 여러 대의 트럭을 탄 100여명이 초옥으로 몰려왔다. 모두 최태욱이 지어놓은 보약을 먹으러 찾아온 애틀랜타 호의 선원들이다. 그중에 30대 초반인 여자들도 여러 명이 보이고 있었다. 인사 담당인 이사로 선임된 루엔망도 합류해 있었다. 와글와글.조용하던 초옥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자 일순 초옥 주변은 장마당처럼 소란스러웠다. 투이말란은 큰소리로 찾아온 사람들에게 외쳤다.“저쪽에 있는 대접을 들고 줄을 서세요. 그리고 가져온 수통도 뚜껑을 여시고 보약을 담을 준비를 하고요.”“예.”아까운 보약을 그냥 돼지에게 줄 수는 없으니 본래 계획대로 선원들에게 나누어 주기로 했다.회2/14 쪽

    투이말란은 길게 늘어선 선원들에게 한 사람에게 한 대접의 보약을 퍼주어 먹게 하고 지참하고 온 수통에 보약을 부어 주었다. 선원들은 태공이 지어놓은 보약이라니 귀한 것이라고 생각해 다들 쓰디 쓴 약을 급하게 마시고 있었다.“허! 독하게 쓰네.”“보약은 써야 약이 되는 거야.”이들이 보약을 먹고 나서 바다에서 잡아온 생선을 굽고 또는 돼지를 잡아 구워 먹으며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소주는 요즈음 인기가 아주 좋은 ‘참이슬’이다.  한국 소주에서 오랫동안 두꺼비로 유명하던 진로소주가 드디어 새로운 브랜드로 출시했다.진로(眞露) 한자의 뜻 그대로 참 진(眞) 이슬로(露) 라는 간단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쉽게 어필하는 이미지로 인해 아시아권에서 폭발적인 인기로 판매되고 있었다. 점점 유럽이나 미국 등 세계적으로 널리 판매되고 있었다. 참이슬 소주는 사람 몸에 좋다는 참나무 숯을 이용해 가공했다. 참이슬 소주는 이미 오래전에 최태욱이 SG 미디어의 디자인실을 통해 특허등록을 해놓은 것이다.긴 항해로 지친 애틀랜타 호 선원들은 고기와 소주를 먹으며 참이슬 소주의 녹색 디자인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소주병의 색이 녹색이라 참이슬이라는 이미지와 아주 잘 부합되는 것 같아.”회3/14 쪽

    “그야 당연하지. 태공께서 오래전에 디자인을 한 제품이잖아. 내가 알기로는 제품 개발의 아이디어도 제공했다고 하더군. 그러니 성공한 브랜드가 된 거야.”이렇게 말하자 옆에서 같이 소주를 마시는 제주도 출신인 여자 잠수부가 응수했다.“나는 참이슬을 먹으면 마치 새벽에 일어나 약수터에서 빈속에 약수 한잔 미시는 시원한 느낌이 들어 좋더라고.”“나는 광고 때문인지. 첫사랑의 달콤한 첫 키스가 떠오르더라고.”“어머, 너는 아직 첫사랑이 없다며.”“무슨 소리야? 내 나이가 몇인데 첫사랑이 없을 수가 있나?”“누군데? 혹시 너 태공을 첫사랑이라고 생각 하냐?”그러자 첫사랑을 운운하던 여자 잠수부가 한숨을 토하며 응수했다.“그래, 내 첫사랑은 태공이다. 내가 본래 운동을 좋아하니 금메달을 줄줄이 따는 멋진 스포츠 스타를 좋아하는 거야 당연하지.”     회4/14 쪽

    이렇게 답하자 옆에 있던 여자 잠수부가 가볍게 응수했다.“에이, 그런 사랑이야 소녀시절에 누구나 하는 거지. 그때 태공을 좋아하지 않던 여학생이 있었나? 그런 애는 반에서 완전히 따돌림 당했는데.”“하긴. 태공은 그때나 지금이나 너무 멋진 분이야.”서로 가벼운 농담이나 또는 과거를 회상하며 선원들은 소주파티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입술을 촉촉하게 적시며 짜릿한 느낌을 주는 소주의 맛에 선원들은 모두 아릿한 어떤 느낌을 받고 있었다.소주란 기분으로 마시는 술이라 선원들은 잡담을 나누며 많은 양을 마시고 있었다.이슬이란 사람들에게 촉촉하게 풀잎에 위태롭게 매달린 영롱한 물방울을 떠올리는 단어다. 그래서 사람들은 참이슬 소주를 먹다 보면 과거 어린 시절에 가슴 졸이던 첫사랑이나 짝사랑을 떠올리는 모양이다.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지 남녀가 같이 어울려 술병들을 비우고 있었다.최태욱이 SG 미디어를 모기업으로 만든 이유는 바로 이런 상표 특허권 때문이다. 자신이 잘하는 그림 솜씨와 결부하면 큰 돈벌이가 된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본래 이런 브랜드를 만든 사람에게는 미안한 일이다. 하지만 최태욱은 한국에서나 외국에서 성 회5/14 쪽

    공한 제품의 광고나 상품 디자인은 대부분 상표등록이나 디자인 등록을 해버리는 식으로 가로챘다.그가 이 세계로 넘어 오기 전에 미국의 애플사 즉 썩을 사과가 벌인 삼성전자와 거액의 특허권 소송사건을 또릿하게 기억했다. 휴대폰의 4각에 테두리를 검게 했다는 것도 디자인 도용이라고 고발하던 횡포와 더불어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내놓으라고 하던 미국법원의 판결에 최태욱은 심한 충격을 받았었다.  너무 큰 충격을 받은 기억으로 인해 특허등록의 중요성을 인식해 많은 특허권을 오래전에 장악했다.초옥에서 애틀랜타 선원들이 소란스럽게 소주 파티를 여는 동안. 최태욱은 어류연구소로 가서 치어들에게 약품을 살포하고 있었다.  라이따이한 어류연구소는 철제 조립식으로 지어진 초대형 건물에 자리하고 있었다. 물론 사무실 건물은 철근콘크리트로 크게 별도로 지어 놓았다.모두 지붕에는 태양광 집광판이 설치되어 있고 근처에는 대형인 풍력발전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보약을 투여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치어들이 있는 수조에 보약을 붇는 방법이고 배합사료에 투여해서 먹이는 방법이다.한창 정인성 박사와 같이 그런 작업을 하던 최태욱이 슬며시 아까부터 머리에 가득하 6/14 쪽

    던 생각을 말했다.“북한의 안철동 대사가 왜 찾아 왔을까요? 분명히 보약을 달라고 요구하기는 했지만 그것 때문에 찾아 온 것은 아닌 것 같더군요. 그리고 상부의 지시로 식량을 보내달라고 사정하러 왔다면 그렇게 쉽게 돌아갈리 없다고 생각이 드네요.”“그러네요. 지금 생각해 보니 안철동 대사의 행동이 이상하긴 하군요. 그저 태공을 직접 만마 보고만 싶어 찾아온 사람 같더군요.”외교관으로 근무하는 대사라는 사람이 할 일없이 먼 곳까지 일부러 찾아 올리는 없었다. 가볍게 생각을 해보지만 최태욱은 대사의 행동이 너무 이상했다.자꾸만 꺼림칙하고 머리가 뒤숭숭하니 뒤통수가 간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마자꾸만 꺼림칙하고 머리가 뒤숭숭하니 뒤통수가 간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마음이 왠지 초조해지고 매우 불안정해지는 기분이다. 최태욱은 다소 꿀꿀해진 기분을 잊어볼 생각으로 어류연구소에서 직접 사료를 투여하거나 또는 오물 제거하며 수조 청소를 거들고 있었다.최태욱이 어류연구소에서 늦게까지 시간을 보내는 동안 멀리 호치민 시 부두에서는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호치민 시의 항구는 아주 번잡했다. 밤이 늦었지만 사람들이 화물선에서 뭔가 부지런히 내리거나 또는 싣고 있었다. 아직 현대적인 시설이 완벽하게 설치되지 않아 화물 회7/14 쪽

    들을 인력으로 나르는 곳도 많았다.번잡한 부두와는 달리 다소 쓸쓸해 보이는 부두가 있었다. 이곳은 화물을 적재하는 식량 창고가 줄지어 있는 곳이다. 낮에는 사람들이 많으나 밤에는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은 곡물을 수출하기 위한 전용부두다.부르릉. 끼익.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한적한 부두에 검은 승용차가 빠르게 다가왔다.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창고 옆에 정차한 승용차 안에서 두 남자가 내렸다. 두 사람의 양손에는 각기 2개씩의 가방이 들려 있었다.약간 날씨가 흐려 구름으로 별들이 모두 가린 밤이라 주위가 어두움에도 불구하고 검은색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뚜벅뚜벅.마치 범죄자들이 누군가와 비밀리에 거래하기 위한 접선장소인 부두로 나타난 것 같았다. 날씨까지 흐려서 그런지 더욱 음산해 보이고 있었다. 사람들이 전혀 보이지 않고 조금 떨어진 부두는 밤에도 불구하고 환한 조명 빛이라 더욱 대비되고 있었다.부두의 창고 옆 검은 그림자 쪽으로 다가가자 몇 명의 사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회8/14 쪽

    “돈은?”“여기 있소.”사내들이 검은 가방 2개를 넘겨주고 있었다. “금액은 확실하죠.”“확인해 보시오.”그러자 승용차에서 내린 두 사내가 상대방이 넘겨준 서류가방을 받아서 확인하고 있었다. 2개의 가방 안에는 수많은 지폐가 들어 있었다. 돈뭉치를 대충 세어 금액을 확인한 사내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온 4개의 가방을 사내들에게 넘겨주고 빠르게 승용차로 돌아가고 있었다.승용차에 오른 두 사람은 빠르게 부두를 떠나고 있었다.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사내들은 4개의 가방을 살짝 열었다. 조심스럽게 안에 들어 있는 물건들을 확인하고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한 사내가 지시했다.“가지. 그들이 물건을 기다리고 있을 거야.”회9/14 쪽

    4명의 사내들은 4개의 가방을 들고 그림자 속에 있던 승용차를 타고 부두를 떠나고 있었다. 어두운 부두를 떠나 시가지로 들어온 승용차는 빠르게 많은 술집과 유흥업소가 밀집한 거리로 가고 있었다. 그리고 승용차는 좁은 골목으로 통해 건물의 지하 차고로 들어갔다.넓은 지하 차고의 어두운 구석에 두 대의 승용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승용차가 도착하자 사내들이 내리더니 그들도 뭔가 들어 있는 가방을 사내들에게 넘겨주고 부두에서 가져온 4개의 가방을 인계 받았다.서로 별로 말도 없이 가방만 교환한 이들은 서둘러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지하 주차장을 떠나고 있었다. 그들은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번잡한 도시를 떠나 서쪽으로 달리고 있었다. 새내들은 복작한 도심을 떠나 계속 한적한 시골로 이동했다. 리고 있었다. 새내들은 복작한 도심을 떠나 계속 한적한 시골로 이동했다. 이윽고 날이 밝아 오고 있으나 흐리던 날씨가 드디어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 진창으로 변한 비포장도로를 따라 이동하던 승용차는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완전히 빈촌으로 보이고 마치 폐허로 변했던 마을이 다시 조금 회복되어 초옥들이 들어서 있는 것으로 보였다.회10/14 쪽

    두리번두리번.갑자기 나타난 승용차를 보자 동네의 꼬마들이 벌거벗은 몸에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마을은 사람도 별로 없고 마른 체구인 여자들이 아침밥을 만들기 위해 개울에서 쌀을 씻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있었다.승욘차는 마을 변두리에 있는 작은 초옥으로 가서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아직 도착하지 않은 모양입니다.”“금방 올 거야. 그냥 놓고 가도 돼.”“넷!”사내들은 부두에서 가지고 온 4개의 가방을 초옥 안의 방에 넣어놓고 이내 승용차에 올라 다시 동쪽으로 내달려 돌아가고 있었다.부르릉! 철퍽 철퍽!비가 내린 비포장도로는 진창으로 변하기 일보 직전이다. 마을 사람들은 다소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사라지는 승용차를 바라보고 있었다.회11/14 쪽

    승용차가 떠나고 나서 조금 시간이 지났다. 부르릉. 덜컹! 덜컹!굴러서 운행을 한다는 것이 신기할 정보로 보이는 군용으로 보이는 낡은 화물차가 보였다. 화물차를 타고 몇 명의 중년인 사내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초옥으로 들어가 안에 들어 있는 검은 가방을 들고 물건을 확인했다.“정확하게 왔군.”가방의 물건을 확인한 중년 사내들은 빠르게 근처에 세워놓은 허름한 화물 트럭을 타고 서쪽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어 도로는 더욱 진창으로 변해 이동하는 차량은 심하게 뒤뚱거리고 있었다.덜컹! 덜컹!한편 어류연구소에서 작업을 돕다가 밤에 이동했다. 그러나 이동 중인 밤에 비가 내리자 비포장도로가 개울물로 막혀 버렸다. 최태욱 일행은 별 수 없이 작은 개울 옆에 있는 마을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워낙 살기가 어려운 농촌이라 허름한 창고에서 최태욱은 야전침대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회12/14 쪽

    극성스럽게 달려드는 모기와 씨름 하느라 생고생하며 선잠 상태로 잠자던 최태욱은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났다. 그가 야전침대에서 일어나자 주변에서 서성이던 트레블이 죄송한 표정으로 말했다.“태공, 죄송합니다. 이런 곳에서 잠자리를 하시게 해서.”“신경 쓸 것 없어요. 야전 침대서 자는 것이 어제 오늘이 아니지 않습니까. 아직 저는 젊으니 상관없어요.”“모기장도 없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민가의 방에서 잠을 자고 일어난 정인성 박사도 합류하게 되자 최태욱은 서둘러 떠나고 있었다. 다행히 막혔던 개울물은 의외로 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에도 물이 줄어있었다.있었다.“이상하군요. 비가 오는데 물이 줄었네요.”“수로라 물을 빼서 논으로 보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최태욱 일행은 빠르게 이동해 본래 머물던 초옥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잠을 설치고 차량을 타고 이동해 매우 몸이 개운치 않은 최태욱은 침실로 향하고 있었다.  회13/14 쪽

    “헉!”침실로 들어가던 최태욱은 경호원들이 묵는 작은 쪽방을 바라보고 놀라 급하게 숨을 들이마셨다.   회14/14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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