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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519화 (519/657)
  • < --  [식량의 증산 산업]  -- >갑자기 사람을 추천하라는 말에 루엔망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어머? 라이따이한이라면 아직 나이가 많지 않은데 큰 회사를 운영할 수 있나요?”월남으로 파병되었던 한국군은 75년도에는 모두 철수했으니 약 20년 정도가 흘렀다. 그러니 10살을 더한다고 해도 라이따이한의 경우 최고로 많아도 30살에 불과했다. 그런 정도 나이에 큰 회사를 책임지기에는 다소 나이가 어리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태욱은 라이따이한을 돕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다시 권했다.“처음에는 회사 규모를 크게 하지 않을 것이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그러니 라이따이한으로 대학교 졸업자 정도로 유능한 청년을 추천해봐.”“제가 대학생들은 많이 알지만 그런 정도의 인재를 찾기가 조금 힘들겠네요. 제가 꼭 추천해야 한다면 졸업자들 중에 있는지 알아보죠.”성격이 차분해서 그런지 루엔망은 쉽게 아는 사람을 추천하지 않았다. 최태욱은 그런 루엔망의 생각에 동조해 답해 주었다.회1/13 쪽등록일 : 13.03.02 21:41조회 : 1668/1675추천 : 65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알았어. 그럼 최대한 빨리 사람을 알아봐서 연락해.”“그렇게 하죠.”“특별히 다른 회사와 취업을 약속하지 않았다면 루엔망도 앞으로 내가 만드는 농산 회사에서 근무할 생각을 하고.”“어머, 그렇게 해주시면 저야 좋죠.”“루엔망은 전공이 문학계통이니 회사의 홍보 담당 책임자 정도로 채용할 생각이야. 앞으로 남은 대학생활은 그쪽으로 공부해보고.”“알았어요. 그렇게 하죠.”“수의사도 필요하고 또한 여러 분야에서 일할 직원들이 필요하니 우선 라이타이한을 최대한 모아줘야 되겠어. 배운 사람은 배운 데로 배우지 못한 사람은 배우지 못한 대로 남녀 구분 없이 채용할 부서는 많으니 그렇게 알고.”많은 사람을 채용하겠다고 말하자 루엔망의 얼굴이 환해지며 답했다.“어마, 그러면 많이 모아도 되겠네요.”2/13 쪽

    “홍보 책임자로 생각하고 있지만 필요하면 인사 담당을 할 수도 있으니 잘 모집해 봐. 우선 내가 그런 일을 수행하는 것을 봐서 나중에 직위는 결정해 줄거니 최대한 능력을 발휘해.”“열심히 해보겠습니다.”루엔망은 한국어를 잘하고 영어도 아주 잘 했다. 필요하면 농산 회사의 모델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미모도 겸비했으니 쉽게 채용을 약속하고 있었다. 이런 대화를 나누고 나서 루엔망과 헤어지게 되었다.“다음에 만나지.”“예.”최태욱은 포장마차와 같은 식당을 나와 경호원들과 같이 호치민 시를 떠났다.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는 수송헬기를 타고 서쪽에 있는 농촌지역으로 가게 되었다.베트남 남부에 해안가에 위치한 락자 지역은 거대한 평야 지대다. 마치 온 대지가 끝없이 논으로만 이루어져 보이는 곳이다. 아직 베트남의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3/13 쪽

    경지정리가 되어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조금만 손을 보면 대형 트랙터를 이용한 기계화 영농이 가능해 보이는 곳이다.아직 베트남은 거의 인력에 의하거나 또는 경운기 정도만 활용하는 농사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간혹 트랙터가 있기는 하지만 소형에 불과했다. “여기는 최소한 2헥트 정도로 경지 정리해서 농사를 지어야 기계화 영농의 효과가 생기겠군요.”“완전히 평야 지대라 가능하겠어요. 아주 좋은 위치로 보입니다.”최태욱은 이곳 락자 지역에서 대규모로 플랜테이션 농업 형태로 벼농사를 지어볼 생각이다. 물론 사회주의 국가에서 대규모로 농토를 인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약간 다른 형태를 구상하고 있었다.“협동조합과 비슷한 형태로 농산회사를 만들면 되겠군요.”최태욱이 협동조합과 비슷한 농산회사를 건설한다는 말에 트레블은 확실하게 어떤 방법인지 몰라 슬며시 질문했다.    “태공, 여기서 벼농사를 모두 계약 재배로 지어 보시려고요? 하지만 그건 조금 힘이 들것 같습니다. 다른 방법이 더 좋다고 봅니다.”4/13 쪽

    “무슨 방법요?”“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지어보신다고 했으니 그런 농사기술만 농민들에게 전수해 주고 계약재배로 쌀을 수매해 주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봅니다. 물론 축산업도 병행하고요. 한국의 강경에서 태공의 동생께서 하시는 방법과 같이요.”“백강 농산회사 처럼요?”“예, 거기는 이미 친환경 농법으로 검정 쌀을 대량으로 생산하지 않아요? 그리고 슈퍼옥수수 종자도 많이 재배하고요.”“오라, 그렇군요. 내가 그런 생각을 미처 못 했네요.” “일부 계획만 변경하면 서해의 황금평처럼 운영해도 될 겁니다.”트레블이 이렇게 조언해주자 최태욱은 그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그러고 보니 황금평 사업장을 참고하는 것이 제일 적당하군요.” 황금평의 경우 일부 농토는 회사에서 직접 경작하는 직영농장으로 운영한다. 그곳은 5/13 쪽

    일종에 영농기술 연수원 같이 운영하게 되고 있었다. 그곳에서 기술을 전수 받은 농민들이 같은 방법으로 농사를 지어 회사로 경작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방식이다.베트남에서는 2모작이나 3모작이 가능했다. 그러나 그렇게 계속 농사를 지으려면 토질에 계속해서 퇴비를 넣을 필요성이 있었다.“유기질 비료 공장은 반드시 지어야 되겠어요.”“그렇군요.”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짓기 위해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려면 근처에 반드시 유기질 비료공장이 있어야 한다.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유기질 비료를 생산할 원료인 부산물이 생산되는 축산농장도 같이 운영해야 한다.트레블은 자꾸만 사업 규모가 커지자 슬며시 물었다.“태공, 베트남에서 유전개발로 벌어들인 자금은 여기로 재투자하실 생각이군요.”“그렇습니다. 어차피 자금이 회수되면 어딘가 투자해야 하니 베트남에서 벌어들인 자금은 베트남으로 다시 투자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봅니다. 그래야 내가 돈을 얼마를 벌던 베트남 정부에서도 불만이 없고요. 그렇지 않으면 중간에 태클을 걸 수도 있6/13 쪽

    어요.”“설마 베트남 정부에서 그렇게까지 하려고요.”“그렇지 않아요. 돈을 벌고 모조리 해외로 빼돌리면 분명히 베트남 정부에서 어떤 조건을 달아서라도 방해할 구실을 찾을 겁니다.”“그렇군요.”당연히 양식업을 같이 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시설도 만들어야 한다. 최태욱은 사업 규모가 커지게 되자 결국 한국에서 시작한 사업을 토대로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이미 서해의 간척지에서 거대한 황금평을 건설한 경험이 있었다. 최태욱은 그곳과 비슷하게 이곳에서도 농업과 축산을 같이 하는 거대한 농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다른 것이 있다면 한국에는 농장의 토지가 모두 회사 소유라면 이곳은 극히 일부분만 회사 소유라는 것이다.최태욱은 양돈장, 도축장, 냉동가공공장, 유기질비료공장, 배합사료공장. 유통회사, 통조림생산 공장을 건립하기로 결정하고 빠르게 회사 설립서류를 만들었다.축산 시설은 가축들의 사양관리 때문에 약간 고지대에 지어야 한다. 그 때문에 입지 선정은 한정되었다. 7/13 쪽

    계획서를 완성하자 최태욱은 락자 시로 찾아가게 되었다. 이미 베트남의 농산장관과 협의를 끝냈기 때문에 관계자를 만나자 그가 입지를 안내하고 있었다.입지 조건은 좋았으나 4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마을이 있었다.“마을이 있군요. 축사를 지어야 하는데 이들은 어떻게 하죠?”“태공께서 건설하신다는 공장에 가족들이 취업하는 조건이라면 모두 이주를 하겠다니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여러 개의 공장을 건설해야 되기 때문에 이주할 주민들의 가족이야 얼마든지 취업이 가능했다. 최태욱은 베트남 관리 입회하에 주민들과 계약서를 작성하고 철거를 약속 받게 되었다.“주민들은 당분간 근처에 임시로 사시기 바랍니다. 이곳에 별도로 연립주택을 지어서 입주하도록 해주겠습니다.”“알았어요. 그렇게 하죠.”결국 집단으로 이주하는 주민들이나 앞으로 공장이나 농장에서 일할 근로자들이 지8/13 쪽

    낼 주택도 필요해 주택사업도 병행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학교도 세워야 하니 사업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이런 신도시 건설 사업도 이미 시도해본 경험이 많은 최태욱은 쉽게 계획을 수립해 낙스 시장에게 제출했다.“시장님, 이런 정도 투자면 됩니까?”“태공, 이 계획서는 아주 훌륭하십니다. 이런 정도로 투자해 주신다면 저희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신도시에 필요한 도로 개설이나 상하수도와 전기 시설을 바로 해드리도록 하죠. 정부로 건의해 락자 시에 방파제를 건설해 곡물이나 기타 농산물을 수출할 컨테이너 부두가 있는 항구를 만들겠습니다.”“그렇다면 그런 공사들을 담당할 건설 회사를 추천해 주세요.”“알겠습니다.”  허가서와 더불어 일부 토지를 구입하게 되자 최태욱은 즉시 한국으로 연락했다. 공장건립이나 경지 정리 등에 필요한 자재나 중장비들은 보내도록 지시했다.베트남 건설회사도 참여하게 해주지만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한국 건설회사의 노하우가 필요한 것이다.9/13 쪽

    최태욱의 연락을 받은 SG 미디어의 종합기획실에서는 즉각 지시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해주고 있었다. 먼저 종합적으로 사업 계획서를 다시 세밀하게 수립할 직원들이나 또는 필요한 회사 설립에 필요한 변호사들도 보내게 되었다.최태욱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루엔망을 자주 만나고 있었다. 그녀가 가지고 오는 인사파일을 보며 채용 여부를 결정해 주고 있었다.“당장 공장이 가동되는 것이 아니니 그렇게 알아.”“알았어요.”“경지 정리도 병행하고 공장 건설도 같이 하게 되니 건설이나 토목과를 나온 사람들도 모집하고.”“예.”최태욱은 라이따이한만 채용하면 그것이 오히려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루엔망에게 추가해서 지시했다.“라이따이한은 최우선 채용하기로 기준하지만 유능한 사람이 있으면 모집해 봐.”10/13 쪽

    “알겠어요.”공식적으로 라이따이한의 경우 수천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많기 때문에 최태욱은 그들을 모두 채용할 수는 없었다. 물론 손이 많이 가는 사업장도 있지만 최대한 첨단시설인 자동화를 생각하기 때문에 의외로 공장들의 규모에 비해 채용할 인원은 많지 않았다.최태욱이 베트남에서 대대적으로 사업을 벌이자 브루나이에서 급하게 정인성이 찾아왔다.“태공, 베트남에서 웬 투자를 이렇게 많이 하시나요?”“유전개발로 벌어들이게 되는 돈을 재투자하려고요.”“아, 그렇군요. 하지만 굳이 농업은 하신다니 조금 이상하군요. 다른 사업도 많은데요.”최태욱은 정인성 박사의 이런 물음에 빙그레 웃기만 하고 답해 주지 않았다. 전과 달리 쉽게 답하지 많고 웃는 최태욱을 보며 이상해서 정인성은 다시 물었다.11/13 쪽

    “태공, 왜 대답을 안 하세요? 혹시 제가 알면 안 되나요?”“박사님에게 제가 숨길 것이야 없죠. 하지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제가 왜 이러는지 아실 것 같아서 그럽니다.”“제가 안다고요?”“그렇죠. 박사님은 조금만 생각해 보면 내가 왜 하필 다른 곳이 아닌 베트남에서 투자하는 줄 잘 아실 겁니다.”아무리 서로 마음이 통하는 사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뜬 구름 잡기의 말에는 정인성도 짐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 내용보다는 자신이 추진할 일에 대해 말했다.“태공, 친환경 농법은 사실 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계획 중에 일부는 변경하세요. 그리고 베트남 주민들이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는 현재로는 힘들다고 봅니다.”“무슨 말씀인지 알아요. 아무튼 회사에서 직영하는 농장만 친환경 농법으로 시작하니 너무 염려 안 해도 될 겁니다.”“민물 양식업은 사실 병이 많아 성공하기가 힘듭니다. 특히 이곳은 양식업을 너무 오12/13 쪽

    래 해서 특히 더욱 그렇고요.”“그래요?”“태공, 그렇다고 함부로 양식하는 어류에 대해 의약품을 투입하기도 매우 곤란합니다. 어류에 잔류되는 약성분이 식약청의 검열 기준에 걸리면 사업은 완전히 망하게 됩니다.”“그야 박사님이 해결하시면 돼죠.”“태공, 베트남의 농토는 너무 오랜 경작으로 사실은 오염된 농토라고 보셔야 합니다.”“그렇군요. 나는 그런 점은 미처 몰랐습니다.”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더니 정인성 박사를 만나보자 베트남에서 추진하려는 거대한 식량 증산 계획은 쉽지 않은 사업임을 알게 되었다. 최태욱은 락자 시에서 지내며 베트남에서 식량 증산을 위해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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