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502화 (502/657)

< --  [눈물 끝의 여명에 빛]  -- >어느새 늦은 가을이다. 하지만 지부티는 여전히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었다.최태욱은 지부티에 많은 사업들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이곳에서 만나고 미국으로 돌아간 힐러리 대통령 여러 차례 전화해 강조했다. 국제적인 테러조직인 보스인 오사마 빈 라덴이나 알카에다의 활동을 경고하자 그에 대비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테러 조직을 도울 필요는 없지만 적대 관계를 굳이 만들 필요는 없어.’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목숨을 내놓고 자살폭탄테러를 벌이는 그들과 함부로 상대가 껄끄러웠다. 그들과 공연히 원수로 변했다가는 자신이나 가족이 다칠지 모르니 일단 적당한 거리를 두고 관망할 생각이다.이제 정규전으로는 자기나 베네룩스 왕국을 함부로 공격할 나라는 없었다. 숨어서 몰래 벌이는 테러 활동에는 사실 아무리 조심해도 대비책은 없었다.‘자는 사람 뒤통수치는 식인데. 군사력이 아무리 강해도 별로 소용이 없어.’테러조직에 굴복해 그들에게 협조하자는 생각이 아니다. 적당히 그들과 교류하며 최소한 테러집단들의 직접적인 목표는 되지 않을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회1/13 쪽등록일 : 13.02.22 00:01조회 : 2906/2921추천 : 97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적당히 달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야.’강함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최태욱은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해 낙타를 대규모로 구입했다. 최태욱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와 전혀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있었다.이제 가을이 오자 추운 지방인 몽골은 일찍부터 추위가 엄습하고 있었다.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남쪽으로 100킬로미터 떨어진 고비사막의 끝자락에 위치한 테무르 파크. 철골시멘트와 대리석으로 지어진 타이거 테무르 궁전은 독특한 양식으로 지어졌다.몽골의 전통 가옥인 이동식 게르를 모방한 원형 건물이나 지붕에는 청기와가 올려져있었다. 한국과 몽골 전통을 가미한 건물이다. 울란바토르 바로 옆에 있는 테무르 파크는 이제 울란 파크로 이름이 변경되었다. 그리고 새로 건설되는 신도시와 더불어 새로운 테무르 파크가 건설되었다.도시는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도시가스 배관이 설치되었다. 모든 전기나 통신 시설도 지중화를 이루었다. 더구나 전산화를 비롯해 광통신 유선시설도 설치되어 있었다.원형 궁전에서 지내는 바칼 공주는 심심해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위성통신 시설을 이용해 한국의 서울에서 송출하는 방송을 보고 있었다. 바칼 공주가 요즈음 재미있게 2/13 쪽

보는 방송의 ‘지구의 오지탐험’과 ‘장학퀴즈’다.지구의 오지탐험은 지구의 특이한 지형을 지난 일종에 관광가이드와 같은 프로다. 여행을 자주 다니지 못하니 일종에 대리 만족으로 시청하고 있었다. 그 방송에서 몽골 초원이나 바이칼 호수 그리고 테무르 파크도 여러 번 방송되었다.또한 태공이 사업을 벌이며 지내고 있는 지부티의 소금사막도 방송으로 나왔다. 바칼은 한국어를 매우 잘한다. 그래도 장학퀴즈를 풀다보면 지식을 조금은 넓이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시청하고 있었다. 장학 퀴즈에서는 계속 태공과 조금은 연관된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었다.“사막에서 낙타를 타고 행상하는 사람들은?”삑!  “텔레반!”  삑! “카라반!” 딩동댕!바칼 공주는 자신도 크게 외치며 퀴즈문제를 같이 풀고 있었다. 장학 퀴즈가 모두 끝나고 나자 장원한 학생은 대학교 등록금을 주는 SK 장학증서를 받았다. 이어서 SK와 SG 그룹에서 전국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펜티엄 컴퓨터를 보내는 뺑뺑이를 돌리고 화살 쏘기를 하고 있었다. 이번 주에는 강원도 홍천에 있는 홍천고등학교가 당첨되어 신형컴퓨터 20대를 받게 되었다.3/13 쪽

SK 장학 퀴즈는 한국 국민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고 있었다. SK 장학퀴즈가 모두 끝나고 나자 바칼 공주는 해외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어마, 태공이 낙타를 5천 마리를 왜 사지?”뉴스에서는 지부티에서 지내는 타이거 태공이 외봉낙타를 5천 마리를 구입한 사실을 보도하고 있었다. 해외뉴스에서는 몽골의 경우와 같이 낙타부대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보도했다.  이런 보도를 시청하던 바칼 공주는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다.‘요즈음에 무슨 낙타 부대야? 너무 이상해.’사람이란 자신이 경험한 사실을 가지고 모든 것을 추측하거나 또는 판단한다. 언론을 통해 타이거 태공이 대규모로 낙타를 구입한다고 보도되자 몽골에서 지내고 있는 바칼 공주는 슬며시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낙타를 누구에게 선물로 주려고 사는 거야.’이렇게 생각한 바칼 공주는 자신을 잘 돌보지 않으며 태공이 다른 여자를 좋아해 또 결혼한다고 짐작했다.4/13 쪽

“어마, 태공께서 아랍공주와 결혼하려는 모양이야.”요즈음은 좋은 자동차나 트럭이 많은 시절이다. 그러니 낙타를 이용해 물건을 운반하기 위해 구입하거나 또는 낙타부대를 만들 것으로 추측하지 않았다. 몽골은 몽골말을 결혼 예물로 넘겨주는 풍습이 남아 있었다. 또한 아랍권에서는 낙타를 결혼선물로 신부측에게 넘겨주는 관습이 있었다. 구입한 낙타의 수가 5천 마리나 된다니 신부의 신분도 보통은 넘는 여자라고 생각했다.“석유 팔아 부자 된 아랍 공주가 틀림없어.”이런 생각이 한번 생기자 밤이나 낮이나 며칠간 그 문제로 고심하고 있었다. 그래서 고심 끝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급하게 베네룩스로 가게 되었다.안트베르펜의 대궁전으로 바칼이 급하게 찾아오자 레베이카 대공주가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바칼 공주, 무슨 일인데 연락도 없이 급하게 온 거야?”“대공주님, 태공께서 예멘을 통해 한 번에 낙타를 5천 마리나 구입했다고 하더군요. 낙타를 많이 사는 것이 너무 이상하지 않아요?”5/13 쪽

“그게 뭐가 이상해. 언론의 보도를 보니 태공께서 낙타부대를 만들려고 구입하고 있다고 판단하던데. 아니면 물건들을 나르기 위해 사실 수도 있고.”   “어머, 아랍 사람들의 결혼풍습에 대해 잘 모르시는 군요. 요즈음에 무슨 낙타로 부대를 만들고 짐을 날라요? 전통 결혼 방식으로 신부 측에 낙타를 넘겨주려는 거죠.”막상 이런 말을 듣자 레베이카도 슬며시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약간 놀란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공주는 무슨 소리를 들은 거야?”“정확한 내용을 듣지는 못했지만 제 생각네는 아무래도 태공께서 결혼할 여자에게 선물을 주기위해 낙타를 구입했다고 봐요.”  이런 말에 레베이카도 어느새 동조하고 있었다.“어머, 진짜 그러네. 어떤 여자를 또 만난 거야?”“제 생각에는 낙타의 수로 보아 아랍의 공주로 생각 돼요. 수가 너무 많으니까요.”“그렇구나.”6/13 쪽

피닉스 여왕이야 자식이 둘이나 있으니 양육에 신경 쓰느라 다른 생각은 없었다. 새로 태어난 공주는 아테나로 한국식 이름은 최유화(崔柳花)다. 처음에는 태공이 그림을 잘 그려 유화라고 지었다고 생각했으나 고구려 시조인 주몽의 어머니인 유화부인에서 따온 이름이라는 것을 알고 만족했다. 피닉스 여왕은 소원대로 딸을 낳게 되자 애지중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식이 없는 두 여자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태공과 같이 지낼 때 이외에는 혼자지내는 독수공방이라 너무 힘들어 죽겠는 상황이다. 젊은 몸으로 이미 남자와 잠자리 맛을 너무 잘 아는데 혼자 지내려니 외로움은 깊어지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또 여자를?’ 두 여자 모두 태공이 또 다른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낙타를 매입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은근히 뿔이 났다. 레베이카는 입을 불쑥 내밀며 투덜거리고 있었다.“있는 부인들이나 건사를 잘하시지······. 태공께서는 도대체 왜 또 다른 여자와 결혼하려는 거야?”“그러니 대책을 마련해야죠.”7/13 쪽

“무슨 대책?”“그냥 수수방관할 수는 없잖아요.”레베이카나 바칼은 이신전심으로 서로 마음이 통해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지부티로 찾아갈 수는 없으니 결국 지부티의 태공에게 전화해 하소연을 토하고 있었다.“태공, 우리를 그냥 버리려고 하세요? 그 사이 또 딴 여자와 결혼을 하시다니요.”“무슨 소리야?”“우리를 버리고 또 다른 여자와 결혼하려고 하잖아요?”두 여자가 번갈아 같은 내용을 말하며 하소연을 토하자 최태욱은 어이가 없었다. 통화를 끝내고 나자 최태욱은 투덜거리고 있었다.“할일 없으니 별 이상한 생각이나 하고. 그렇게 답답하면 찾아오지 전화로 뭐하는 짓이야.”다소 가볍게 지부티에 투자하고 이득도 챙기고 떠날 생각을 하다가 변수가 생겨 계속 8/13 쪽

머물고 있었다. 예멘과 교전 이후로 생긴 조업권도 정리해야 한다. 또한 힐러리 대통령을 만나니 조금 투자를 더 하고 있었다.이런 판국에 두 공주가 전화로 불평하고 이상한 소리를 하니 짜증이 났다.“에이, 진짜 아랍 공주와 결혼이나 해버릴까?”누구 말대로 홧김에 바람을 피운다고 전에는 생각지도 않은 말을 토하고 있었다. 그러나 두 공주가 외로워서 생긴 불평이라고 생각하니 이해되었다.‘그렇겠어. 아이도 없으니 마음들이 불안했을 거야.’여자의 행복이 돈으로 좌우하지만 돈이 전부는 아니다. 그러니 돈이 많아 호화롭고 편하게 산다고 해도 채워지지 않은 욕구 불만이나 불안감은 높을 것 같았다. 다음날 두 공주의 부추김으로 인해 피닉스 여왕도 확인하기 위해 전화했다.“당신 혹시 아랍 공주와 결혼할 생각으로 낙타를 샀어요?”“아니? 당신까지 왜 그런 이상한 생각을 하는 거요? 여기서 사업하기 위해 산 것이니 그렇게 알아요.”9/13 쪽

“알았어요. 동생들이 너무 걱정해 전화했어요. 더운데 너무 고생하지 마세요.”“여기서 일을 빨리 끝내고 브루나이 왕국으로 갈 생각이니 그렇게 알아요.”피닉스 여왕까지 전화해 낙타를 왜 샀냐고 추궁하듯이 확인하자 최태욱은 투덜거렸다.‘아내가 여럿이니 바가지 긁기도 번갈아서 여러 번 하는군.’여기서 벌인 사업들을 정리하고 브루나이로 떠날 생각이다. 최태욱은 부지런히 서류들을 챙기고 있었다. 서재로 찾아온 데리운으로부터 예멘에서 구입한 외봉낙타 5천 마리가 모두 들어왔다는 보고를 듣고 있었다.“태공, 예멘에서 수입한 낙타는 모두 목장에 넣어 두었습니다.”“수고 많았군. 사온 낙타로 100마리 단위로 대상을 조직해.”“예? 낙타로 장사를 다니는 대상(隊商)인 카라반을 조직하라고요?”“그래, 도시에서 그냥 허송세월하는 젊은이 모아서 50개의 카라반을 조직해. 그리고 10/13 쪽

모두 자동소총 정도는 능숙하게 사용할 정도의 기초적인 군사훈련을 시키도록 하고.”“상인인 카라반인데 군사훈련을 시켜요?”“당연하지.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오지 부족들이 사는 지역으로 소금이나 생필품을 판매하러 다니는 카라반이니 자기 방어는 충분히 할 정도는 되어야지. 가끔 무장한 산적과 같은 게랄라 조직들이 습격하는 수도 있다고 하니까.”“아, 그렇군요.”에티오피아는 물론 에리트레아 소말리아를 비롯해 국내에도 오지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니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마을을 경유하며 장사해 먹고 살게 해주려는 것이다.힘든 생활이라 기초체력도 있고 또한 군부대와 같은 명령체계나 또는 군사훈련도 해야 한다. 그 때문에 사실상 낙타부대를 창설하는 것과 같았다.“태공, 무기는 어떻게 하죠?”“지부티 정부에서 무기소지의 허가가 나면 한국에서 수입해 보낼 것이야. 그렇게 알11/13 쪽

고 기초적인 군사 훈련부터 시작해. 모두 예비대원까지 5천명을 모집하고.”“알겠습니다.”“대상의 수장은 백인장, 천인장으로 나누고 제일 우두머리는 사장으로 칭하고.”“그렇게 하면 쉽겠군요.”       카라반은 일종에 떠돌이 상인이다. 그 때문에 전통 방식으로 사는 오지마을의 동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정보조직인 셈이다. 정보를 수집도 하고 전달자 역할도 하는 것이 카라반이다.최태욱은 데리운 사장에게 카라반이 수집해온 정보를 모아서 크레안 대사에게 전달하는 가교 역할까지 맡기고 있었다.“너무 무리할 필요는 없고 장사를 다니며 자연히 수집된 정보만 모아도 되니 그렇게 알아.”“넷! 조심하겠습니다.”이런 지시를 하고 최태욱은 그동안 제일 고심하던 문제를 말하고 있었다.12/13 쪽

“백인 대상에는 반드시 지하수를 잘 찾는 사람을 대동하도록 하고.”“알겠습니다. 그런 사람도 특별히 채용하죠.” 아프리카 뿔이라 불이는 이 지역은 물이 너무 귀한 지역이다. 특별히 지하수를 잘 찾는 능력을 지닌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을 통해 지하의 수맥을 찾아보고 나중에 첨단장비를 동원해 지하수를 개발해 오지에서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돕기로 결정했다.최태욱은 카리브를 비롯한 지부티나 몽골의 테무르 파크를 특별히 자신과 관련된 지역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는 무의식중에 오래전 선조들이 무역하며 거점을 개척하던 전통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다.처음에는 자신이 왜 이러는지 몰랐으니 이제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결국 그는 몸속 깊은 곳에 간직한 선조들의 생활 방식을 그대로 따른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고대이던 그때와 비교하기 어렵게 범위가 넓어졌다. 추구하는 목표도 많이 다르지만 큰 흐름은 거의 비슷했다.‘역사는 이렇게 되풀이 되는 건가?’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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