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500화 (500/657)
  • < --  [눈물 끝의 여명에 빛]  -- >지부티에서 지내던 최태욱은 부두 옆에 있는 통조림 공장의 준공식에 참석하고 있었다. 지부티 대통령을 비롯한 장관 , 각국 대사나 영사 그리고 미군 사령관이 참석해 있었다.대통령은 축사를 하며 다소 흥분된 표정으로 근로자나 시민들에게 외치고 있었다.“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힘차게 전진합시다.”대통령의 말에 근로자들이나 시민들도 다들 공감하고 있었다. 가난이 지긋지긋한 지부티 국민들은 그런 가난을 면할 기회가 찾아오자 전과는 달리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었다.일부 빈민촌이 철거되었다. 철거민들은 이미 모두 소금공장으로 취업해 멀리 떠나게 되었다. 최태욱은 도시에 너무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자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분산정책을 쓰고 있었다. 소금공장은 운송회사의 본사도 공장 주변에 만드는 식으로 해서 많은 근로자를 채용했다.준공식이 끝나고 나자 최태욱은 할마안 사장을 따로 만나고 있었다. 할마안 사장은 베네룩스에서 근무하던 흑인으로 최태욱의 부름에 따라 수산회사 사장으로 부임해 이주하게 되었다. 30대 초반의 나이나 사장으로 발탁해 힘을 실어주었다.회1/13 쪽등록일 : 13.02.21 13:28조회 : 2843/2856추천 : 89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최태욱은 할마안 사장을 보며 물었다.     “할마안 사장, 원양어선들은 언제 조업을 끝내고 돌아오나?”“내일 오전부터 항구로 돌아오게 됩니다. 원양어선들이 가기고 오는 어물의 반은 통조림으로 가공되고 반은 건조대에 말려 건어물을 생산하게 될 겁니다.”“건조장에서 일한 근로자들은 모두 확보했나?”“넷! 홍등가 주변에서 살던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주하는 경우만 취업하게 하니 다들 도시를 떠나 신도시 지역으로 갔습니다.”지부티 시에서 20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작은 마을에 건조장이 있는 건어물 생산 공장이 있었다.최태욱은 지부티에 SG수산의 현지 법인으로 수산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수산회사는 통조림공장, 건어물 공장, 어물직판장, 냉동 공장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한 수산회사 소속이나 선장이나 기관사들이 선주인 원양어선단을 운영하고 있었다. 원양어선단은 베네룩스와 한국에서 오게 된 500톤과 1천톤급 어선 40척으로 구성되었다. 원양 어선단에는 수산회사 소유인 2천톤급인 대형냉동선도 같이 조업활동에 동참하고 있었다.2/13 쪽

    인도양에서 홍해로 진입하는 입구인 아덴만은 많은 어류들이 모이는 좋은 어장이 많았다. 최태욱은 예멘 정부에서 넘긴 조업권을 가지고 있어 대규모 선단을 구성해 조업활동을 펼치게 되었다.“예멘의 어민들은 어느 정도 흡수됐나?”“모카 지역의 어민은 모조리 흡수했습니다. 다만 아덴 시의 어민들은 일부만 수산회사 소속으로 포함되어 조업하고요.”“아덴의 어민들이 조업한 어물은 종전처럼 아덴의 수산 시장으로 보내지?”“그렇습니다.”예멘 정부에서 넘겨받은 조업권을 소유했다고 하지만 모든 어장에 대해 권리를 행사하지는 않았다. 일부 조업권은 그대로 아덴에 있는 어민들에게 조업할 수 있도록 조치해 주었다.지부티와 예멘 정부 사이에 그동안 약간 분쟁이 있는 해역의 어장들만 최태욱이 소유권을 행사하는 형태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중에 대통령을 배웅하고 돌아온 데리운이 다가와 말했다.3/13 쪽

    “태공, 건의 사항이 있습니다.”“뭔가?”택시회사와 주유소를 운영하던 데리운은 소금호수로 가서 대형인 소금 공장을 건립했다. 많은 소금을 생산해 육로로 통해 에티오피아로 판매중이다. 지부티 광업인 소금공장은 최신 장비로 시설해 질 좋은 소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었다. 아직은 커다란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대형 화물트럭으로 판매하고 있었다.소포장 단위로 소금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이익이 더 많다고 판단한 데리운 사장은 최태욱에게 건의하고 있었다.“태공, 지부티에 종이와 비닐포장지 생산 공장을 만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통조림 공장에 깡통을 납품한 공장도 있어야 하고요. 대통령께서 공장건립 자금만 가져오면 부지는 공짜로 주겠다고 했습니다.”“토지가 공짜라면 운영해 볼만하겠군. 그래서 공장에서 필요한 종이와 합성수지 그리고 철판은 수입해서 제작할 생각이고?”“그렇습니다. 한국에서 1차로 가공된 원료를 수입해 제작하면 된다고 봅니다.”4/13 쪽

    “알았어. 그런 공장을 운영할 사람을 구해봐. 내가 투자해줄거니. 조건은 너와 같으니 참고하고.”“알겠습니다.”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는 혼자서 모든 회사를 독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별도로 회사를 설립해 지부티 주민이 소유하도록 배려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최태욱은 SG 수산회사와 축산회사의 지부에 해당하는 현지법인만 만들어 운영하기로 했다. 축산회사의 경우 사료공장과 축산농장, 도축 및 가공공장, 유기질 비료 공장을 직영하고 있었다. 자회사와 비슷한 피혁공장을 지부티 주민이 직접 운영하도록 했다.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기존에 있던 건물을 인수해 기계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게 되었다. 그러자 빠른 시간에 많은 공장들이 가동되고 있었다.거리에서 구걸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어린 아이들도 다들 배우기 위해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새롭게 변하는 지부티다. 불과 2개월도 지니지 않은 사이에 표가 나게 사람들의 의식들이 변화하고 있었다.“노력하면 누구도 부자가 될 수 있어.”“나도 공장을 다녀야겠어. 어디로 가면 취업이 되지?”5/13 쪽

    “정부의 노동부로 찾아가면 돼.”“알았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부서인 노동부가 생겼다. 노동부에서는 컴퓨터에 의해 전산화된 개인 신상 자료에 의해 공장들에서 필요한 인력을 조달해 주고 있었다.   지부티의 주민들은 다들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었다. 주민등록증, 취업확인증, 예금통장을 보며 신기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주민등록증과 취업확인증 항상 목에 걸고 다니라고 하더군.”“그게 없으면 불법이민자로 추방한다고 하더군.”“나는 조상 대대로 살았는데 그런 것이 꼭 필요한가?”“이 사람아 그게 있어야 의료원으로 가서 진료를 받잖아. 그러니 빨리 신고해. 그리고 노동부로 가서 취업확인증도 받으라고.”개벽·····.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개벽이 지부티에서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었다. 전에는 일자리가 없어 그저 무기력하게 놀았지만 이제는 전혀 달랐다. 건설공사도 많고 각종 공6/13 쪽

    장들이 들어서자 일할 의지만 있으면 각자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취업이 가능했다. 쾅! 쾅!대형 중장비가 힘차게 파일들을 땅에 박고 있었다. “뭐를 세운다고 저렇게 크게 터를 잡는 거야?”“주민들이 살 임대아파트를 짓는다고 쓰여 있잖아?”“내가 어디 글을 알아야지.”“글을 모르면 배워야지. 이 사람아 앞으로 글을 모르면 살기 힘들다고.”“그런가? 그럼 나도 글을 배워야겠군.”지부티는 문맹률이 매우 높은 나라라 이런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급격한 변화는 주민들에게 많은 노력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러니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글을 배우는 풍토도 생기고 있었다.프랑스 군대가 주둔하던 지역은 대규모 아파트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는 아파트 공사 역시 최태욱이 임대하기 위해 짓고 있었다.7/13 쪽

    이제 최태욱이 지내는 거처는 지부티 궁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궁전이라고 부르기는 너무 초라한 주택이나 주민들은 모두 최태욱을 칭송하기 위해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베란다에서 차츰 외형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지부티 시가지를 내려다보며 최태욱은 트레블에게 물었다.“주민들이 사는 지역을 돌아보니 어떤가요? 주민들이 잘 적응은 하던가요?”“예, 반은 적응하고 반은 아직도 적응을 못해 여전히 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것은 다들 아는 모양 같습니다. 뭔가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더군요.”“그런 정도면 됐군요. 반만 끌고 가도 됩니다.”어디고 순발력이 있어 적응이 빠른 사람도 있고 늦게 적응하는 부류도 있는 법이다. 일단 분위기는 새롭게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려는 노력들은 하고 있으니 다행이었다. 이때 통신 담당인 경호원이 다가와 보고했다.“태공, 미국 대통령께서 지부티를 방문한다고 합니다. 태공을 만나고 싶다고 하더군요.”8/13 쪽

    “언제?”“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방금 출발했다고 합니다. 아마 지부티에서 주둔 중이 부대를 방문하기 위해 오는 것 같습니다.”“알았어. 내가 미군 부대로 간다고 해.”“넷!”몇 시간이 지난 뒤 최태욱은 지부티의 부두와 접해 있는 미군사령부로 찾아갔다. 위병 장교가 거수경례를 하며 급하게 말했다.“대통령께서는 사령관 실에서 기다리십니다.”“알았어.”최태욱은 경호원들과 같이 사령관실로 가서 힐러리 대통령을 만나고 있었다. 서로 가볍게 악수를 나누고 나자 힐러리가 축하 인사를 했다.“태공, 공주님 탄생을 축하합니다.”9/13 쪽

    “감사합니다.”“그런데 공주의 이름은 어떻게 되나요? 한창 이름 맞추기 대회도 있던데요.”“그래요. 저는 아테나로 정했습니다.”“어머, 예쁜 이름이군요. 아테나는 전쟁의 신이라고 하지만 그보다는 지혜의 여신이란 의미가 있어 그렇게 지은 것 같군요.” 먼저 가볍게 사적인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공무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힐러리는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태공께서는 오사마 빈 라덴을 아시죠?”“당연히 알죠. 그는 지금 수단에서 활동 중일 겁니다.”“그래요? 정확한 정보인가요?”“정확한 정보인 것은 장담하기 힘들지만 정황으로 보아 가능성이 높은 첩보라고 봅니다. 수단에서 게릴라를 양성하는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을 얼마 전에 들었습10/13 쪽

    니다.”최태욱은 말에 힐러리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오사마 빈 라덴이 대규모로 자살 폭탄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니 그를 체포하거나 사살해야 합니다. 그래서 태공의 협조를 구하러 왔습니다.”“그를 제거해 달라고요?”“그건 아닙니다. 다만 태공의 인맥이나 정보망으로 그의 정확한 소재를 파악해 달라는 겁니다. 나머지야 미국 정부에서 해야죠. 태공이야 그와 직접 적인 원한이나 어떤 분쟁이 없으니까요.”최태욱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많은 사건 사고를 해결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 자신이나 한국 그리고 베네룩스 왕국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으면 절대로 간섭하지는 않았다.힐러리 대통령이 이렇게 부탁하는 이유는 베네룩스에서 보유한 첩보위성의 능력 때문이다. 예멘과의 짧은 전투를 분석한 미국 정부는 자신들이 보유한 관측 위성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파악했다. 그러니 그런 관측 위성을 이용해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을 추적해 달라는 것이다.11/13 쪽

    “대통령께서는 그를 꼭 제거해야 됩니까?”“예, 이제 그는 미국을 철천지원수로 아는 테러리스트로 변했어요. 그러니 미국의 안전을 위해서 반드시 제거해야 된다고 봅니다.”“그렇군요. 그는 지명수배만 하고 있나요?”“예, 하지만 아무래도 상금을 걸어야 제보자가 있을 것 같아요. 그의 행방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제보자에게는 500만달러를 주기로 해볼까 생각중입니다.”“그를 제거하는 경우는 얼마를 주고요?”“최소한 1000만 달러는 지불할 생각입니다.”이런 거액을 건다는 사실은 오사마 빈 라덴이 중요한 인물이고 또한 그만큼 행적 파악이 힘들다는 이야기다. 힐러리는 이어서 최태욱에게 다른 제안을 했다.“그가 있을 만한 비밀기지의 위성사진을 우리 미국에게 넘겨주면 지부티 정부에 5억불의 무상원조할 생각입니다.”12/13 쪽

    “그렇게 많이 지원해줘요?”힐러리의 이런 제안은 분명히 미끼라는 생각이 들었다. 먹기 좋다고 함부로 먹다가는 코가 끼일 염려가 아주 많은 고기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어떻습니까?”“제가 그런 정보 분야에 잘 모르니 해주기가 곤란합니다. 다만 우리가 찍고 있는 중동지역의 위성사진은 모두 미국정보부로 넘겨주도록 하죠. 그 대신 미국도 동아시아의 모든 위성사진을 우리에게 넘겨주고요.” 중국이나 북한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가 필요해 위성사진을 서로 교환하자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었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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