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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97화 (497/657)
  • < --  [아프리카의 뿔]  -- >세계는 전과 달리 큰 변화가 있었다. 전에는 공산사회주의와 자본민주주의가 소련과 미국이라는 맹주들이 격돌하는 시대라면 이제 국제적인 분쟁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었다.‘세상은 더 복잡해 진거야.’최태욱은 중국이 개방정책을 시도해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자 세상은 더욱 복잡해 졌다고 판단했다. 더구나 자신의 등장으로 인해 세계의 판도가 크게 변하자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복잡했다.‘일본의 경제가 무너지니 세상은 더 어지럽게 변했어.’이런 생각을 하고 최태욱은 트레블에게 물었다.“실장, 실장이 보기에 우리가 지부티를 장악하는 것이 좋다고 보나?”“지부티를 장악한다고요?”“그래요. 앞으로 무역루트 확보 문제도 있고 원유 확보나 아프리카로 진출할 교두보회1/13 쪽등록일 : 13.02.20 10:17조회 : 2839/2851추천 : 94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로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실장 생각은 어떻습니까?”최태욱의 이런 물음에 트레블은 잠시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태공, 지부티가 요충지이기는 하지만 워낙 척박하고 지하자원도 전무한 나라라 실익이 별로 없는 곳입니다. 굳이 장악해서 태공께서 직접 관리할 필요성까지 있나요? 지금처럼 적당히 다른 나라와 협조해 무역루트 확보 정도가 정당해 보입니다.”“그래요? 실장 생각은 나와는 많이 다르군요. 나는 지부티는 반드시 차지해야 되는 중요한 나라라고 보는데요.”“그렇습니까? 저는 정확하게 판단하기 곤란하니 태공께서 하신 결정에 따라야죠.” “아무튼 세상은 너무 복잡해졌어요.”“그건 그렇습니다.”중동에서는 종교와 민족분쟁이 끝없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로인해 파생된 테러조직과 반테러 조직 간에 치열한 전쟁이 복잡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유럽의 화약고인 발칸반도에서는 수많은 작은 민족들 간에 끝없는 인종말살을 하는 살육전이 전개되고 있었다. 2/13 쪽

    전에는 정치형태나 어떤 이념의 싸움이라면 이제는 변했다. 석유자원 확보나 무역 분쟁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다툼이 많아지고 있었다. 그래서 국제 질서는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최태욱은 중요한 무역루트이자 석유자원 확보라는 이유 때문에 지부티를 장악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으로 인해 다소 과한 대응방식으로 중동국가와 아프리카 지역에 무력을 과시한 것이다.‘지부티 정부에서 알아서 처신하겠지. 예멘도 마찬가지고.’미국의 패권주의는 완전한 승리를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태욱은 필요한 정도의 군사력인 힘을 발휘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생각이다. 예멘 정부에서 더 이상 확전을 원하지 않은 것을 알자 최태욱은 공격을 즉각 중단했다. 두 척의 구축함에게 평상시 임무를 수행하도록 명령했다.최태욱은 장기보 선장에게 지시를 내렸다.“왕실에서 보관한 지도에 표시된 해역을 탐사하도록 하시오.”“넷!”3/13 쪽

    “혹시라도 모르니 공격헬기는 언제든지 출동이 가능하도록 대기하고요.”“알겠습니다.”전쟁 상황으로 몰아가던 행동이 돌변해 한가하게 해저유물 탐사작업을 다시 시도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필요한 만큼의 최소한의 무력시위만 하고 평상시로 돌아간 것이다.한편 베네룩스 왕국과 한국의 이지스 구축함이 홍해에서 활동하는 해적들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예멘 공군과 짧은 교전이 벌어진 사실은 전 세계로 알려졌다.자국에서 파병을 보낸 지부티 주변에서 벌어진 전투로 인해 프랑스 기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과거 남예멘의 무장 조직원들이 천명이나 몰살당했다고 하는군.”“함포 사격으로 미그-21기가 8대가 격추당하다니 대단해.”“우리 프랑스는 지부티에서 철군하는 것이 좋지 않나? 공연히 먹고 살기도 힘든데 많은 병력을 지부티에 주둔시킬 필요는 없어.”4/13 쪽

    “그거야 정부에서 알아서 결정하겠지.”국제무역에서 계속 적자를 보고 있는 프랑스다. 국민들 사이에서 너무 많은 국방비가 소요되는 지부티 주둔을 반대하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었다. 뭐하나 이득을 취하기 어려운 척박하기만 한 아프리카 뿔 지역은 실익이 전혀 없는 지역이다.지구촌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전쟁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었다. 신흥강국인 베네룩스 왕국의 해군력에 세계인들은 놀라고 있었다. 전에 리비아에서 벌어진 전쟁에서 위용을 나타내더니 이번에도 해군함정으로 예멘을 아주 빠르게 굴복시킨 것이다.유럽의 기자들은 급하게 지부티나 혹은 아덴으로 떠나려던 것을 취소하고 말았다. 가던 발길을 멈춘 이유는 이미 전투가 끝났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스라엘과 중동 아랍국 사이에 전운이 감돌자 이집트의 카이로에서 머물며 사태를 관망하고 있었다.“무슨 조건으로 태공이 예멘을 공격하다가 끝낸 거지?”“그야 모르지. 정치적으로 예멘에서 태공에게 뭔가를 제시하자 전투를 끝냈겠지.”“너무 싱겁게 끝난 전쟁이야.” 5/13 쪽

    “애초에 게임이 안 되는 전쟁을 벌인 거야.”“전쟁이라고 볼 수도 없어. 너무 일방적이라.”세인들의 관심이 쏠리는 기사거리가 있어야 먹고 사는 언론사 기자들로는 아쉬움이 많은 전투다. 아덴에서 우연히 전투기 격추 장면을 찍은 신문기자는 특종해서 크게 명성을 얻었다. 전쟁터란 특종을 노리는 기자들에게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이지스 구축함이 함포 사격으로 예멘의 공군기 격추 사진으로 인해 세계인들은 예멘 사태에 대해 관심을 표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형이 아니고 종결된 전쟁에 대해 더 이상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예멘에서 공연히 객기를 부리고 덤비다가 꽁지 내린 거지.”“너무 싱겁게 끝나서 아쉽지만 돌아가는 상황으로 보아 더 이상의 전투는 없을 것 같아.”“기왕에 싸울 거면 더 화끈하게 때려 부수지.”“그게 말처럼 쉬운가? 그런 전비는 누가 감당하고?”6/13 쪽

    “베네룩스 왕국이야 돈이 많으니 그런 정도의 전비는 소모해도 돼. 그래야 세상으로 돈이 팍팍 풀리지 않나?”사람의 심리란 아주 묘하다. 자신이 직접적으로 피해만 보지 않는다면 전쟁처럼 신나는 구경거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미 끝난 전쟁에 관심을 둘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더구나 별로 빼앗아 먹을 것이 없다고 판단하는 가난한 예멘이라 더욱 그렇다. 그러나 전쟁 당사국인 예멘의 국민들은 느낌이 전혀 다를 수밖에 없었다.전쟁이 가져오는 두려움은 짧은 순간에 예멘 국민들의 생활이나 의식에서 많은 변화를 주고 있었다. 남북으로 갈라져 있다가 통일된 예멘은 여전히 내부적으로 좌우로 갈려 심한 갈등이 있었다. 친서방 세력인 북예멘과 러시아와 친한 남예멘 사이에는 여전히 정치적으로 분쟁이 있었다.아덴 항구에서 사는 주민들은 두려운 표정을 지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남예멘 정치세력들이 옹호하던 무장 조직은 이제 완전히 분쇄됐다는 거야.”“천명이나 죽었다던데 민간인은 없었나?”“있기야 있었겠지. 함포 사격과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지하 동굴에 있던 비밀기지가 완전히 파괴되었다고 하더군. 거기에 있던 모든 탄약이나 무기도 사라졌고.”7/13 쪽

    “이것으로 남예멘의 좌파 정치세력은 완전히 사라지게 생겼어.”“좌파인 정치세력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 하지만 일단 무장 세력이 전혀 없으니 전과는 다른 정치적인 행동을 보일거야.”“그렇겠군. 이제 앞으로 우리도 조금 더욱 개방되나?”“아무래도 그렇게 변하기가 쉽다고.”이런 대화를 나누며 앞으로 벌어질 사태에 대해 관심을 표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아덴 항구에서는 해적들과 동조한 관리나 군인들이 검거되는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었다.“고위 관리나 군인들이 해적과 내통해서 정보를 주고받았다고 하더군.”“무슨 생각으로 그런 거지?”“외국에서 공격하면 그런 틈에 정권을 잡아 볼 생각을 했다는 거야.”“세가 불리하니 별 생각을 다하고 있었군.”8/13 쪽

    “정권만 잡아 볼 생각으로 국민들이나 자신들 편인 무장조직들이야 죽던 말든 전혀 상관이 없다는 거지.”“그럼 이번에 완전히 소탕된 무장조직은 좌파 정치인들의 정치 놀음에 속절없이 당한 셈이군.”“그렇다고 봐야지.”도대체 누가 어떤 편인지 구분이 안 가게 난마처럼 이리 저리 엮여 있었다. 어찌 되었건 이번 전투로 인해 예멘은 극좌파로 불리던 무장 조직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통일된 예멘은 정치세력이 좌우로 나뉘어져 있었다. 극좌파에 속한 무장 조직이 사라짐으로 인해 내전의 위험성은 어느 정도 소멸됐다. 그 대신 극우세력도 자연히 필요성의 상실로 소리 없이 소멸되고 있었다. 좌우 모두 온건파가 득세하는 변화가 있었다. 거친 물살이 흐르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북쪽인 홍해·······.대형 쌍동선인 애틀랜타 호가 바다에 정박한 상태로 탐사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로봇 잠수정에서 두 선원이 내리며 최태욱에게 보고했다.9/13 쪽

    “태공, 해저에 부서진 선체가 조금 남아있고 도자기 종류만 보입니다. 말씀하신 보물 상자로 보이는 물건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알았어. 도자기라도 인양을 시작해.”“넷!”수심이 별로 깊지 않은 30미터인 해저에서 침몰된 선박의 흔적을 찾았다. 그러나 황금 제품이 들어 있다는 보물 상자는 찾을 수 없었다. 베네룩스 왕실에서 중요하다고 기록해 놓았던 보물 상자는 누군가 이미 찾아서 인양해 버린 것 같았다. 그러나 인양되는 도자기들은 의외로 귀한 문화재로의 가치가 있었다. 명대의 초기에 유행한 청화자기와 오채자기가 많이 보이고 있었다.격납고에는 수많은 도자기들이 쌓이고 있었다. 일부는 온전한 상태이고 일부는 파괴된 상태로 모아지고 있었다. 장기보 선장이 최태욱에게 온전한 도자기를 보여 주며 보고했다.“태공, 명나라 초기와 원나라의 말기의 도자기가 아주 많습니다. 비록 보물 상자 발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런 정도면 충분히 보물을 찾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인양하면서 혹시 모르니 보물 상자가 있는지 잘 찾아봐요.”10/13 쪽

    “넷! 금속 탐지 장치로 찾고 있으니 있다면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겁니다.”한창 해저 유물인 도자기 인양작업으로 바쁜 애틀랜타 호에서는 예멘의 하리마 외무장관이 찾아왔다. 집무실에서 만나 최태욱과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태공, 예멘에서 활동 중인 알카에다 조직을 완전히 소탕하겠습니다.”알카에다 테러조직은 1979년에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였을 때 아랍의용군으로 참전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인 오사마 빈 라덴이 결성했다. 무장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는 빈 라덴의 막대한 자금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예멘, 파키스탄, 수단, 필리핀,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서방 세계인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수많은 나라에서 성전을 외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처음에는 미국의 CIA 조직과 깊은 관계가 있던 오사마 빈 라덴은 노선을 변경해 미국을 상대로 극렬하게 테러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그를 제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최태욱은 하리마 장관의 말에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그거야 어디 내가 요구하는 조건인가요? 미국에서 알카에다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11/13 쪽

    예멘 정부에게 요청한 사실이 있는지 모르지만 그 사람과 나는 직접 무슨 관계가 없지요.”“하지만 이번 사태의 원인인 한국 국적인 컨테이너 선박을 습격하려던 해적은 알카에다 조직입니다. 그러니 그들을 제거하면 되지 않습니까?”  이런 대답에 최태욱은 도대체 무슨 말이냐는 듯이 즉시 반박했다.“아덴에서 검거사태가 벌어진 것은 예멘 정부에서 정치적인 필요에 의해 반대파의 제거를 위한 행동일 뿐이죠. 내가 요구하는 것은 홍해나 아덴만을 지나는 선박들이 해적에게 공격당하는 사건만 없어지면 족합니다. 그리고 그 일환으로 무장 조직 근거지를 소탕한 것이고요.”쉽게 생각하면 비슷한 내용 같으나 정치적으로 판단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다. 예멘의 극좌파인 무장 조직이 알카에다와 연결은 되어 있지만 알카에다 조직 자체는 아니다.최태욱은 뭔가 이득을 취할 생각으로 벌인 전투라 난감해 하는 하리마 장관에게 제안했다.“알카에다 조직 제거는 미국과 협의하시고 내 생각에는 아덴만과 홍해의 조업권을 12/13 쪽

    일부 넘겨주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평소에는 어민으로 지내다가 필요하면 해적으로 돌변하니 아예 조업자체를 못하게 해야 근절된다고 봅니다.”“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나요?”“그렇습니다. 그런 정도는 조치를 해줘야 예멘 정부에서 해적무리와 관련이 전혀 없다는 것이 확실하게 증명되지 않겠어요?”“그렇다면 어민은 어떻게 하고요?”“그야 간단합니다. 내가 조업권을 가지고 있으니 내 허락을 받아 조업하면 됩니다.”패전한 입장인 예멘에서는 결국 태공의 요구를 들어주는 수밖에 없었다. 홍해와 아덴만의 조업권을 넘겨주자 애틀랜타 호는 그제야 홍해를 떠나 동남아시아로 향하게 되었다.애틀랜타 호가 인도양을 항해해 이동하는 동안. 최태욱은 지부티에서 지내며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었다. 아프리카 뿔이라 너무 척박해 이득이 전혀 없다는 곳에서 최태욱은 철저하게 이득을 취하고 있었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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