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489화 (489/657)

< --  [종말론의 망령들]  -- >이런 요구에 일본 대표들은 너무 기가 막혔다. 어찌 하다가 일본이 이런 지경으로 변했나 싶었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이고 현재는 현재다.참담한 기분이 들었지만 묻지 않을 수 없었다.“무슨 담보를 원하는 겁니까?”“그것을 내가 어떻게 말할 수 있다는 거요. 담보를 제공할 그대들이 알아서 제공해야 하는 거죠. 일단 사주기는 할 것이니 그렇게 알고 담보물을 잘 생각해서 채권을 발행해 같이 가지고 오세요. 언제라도 담보물만 제공되면 채권을 사드리죠.”“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일본 대표들은 일단 채권을 발행하면 사주겠다고 하자 은행을 떠나게 되었다. 그들이 은행을 떠나고 나자 페이트란 은행장은 신속하게 타이거 태공에게 전화했다.“태공, 지시한 그대로 일본 대표에게 알렸습니다.”“수고했어요. 다음에 뭐를 가져오던 채권은 사주면 됩니다.”회1/13 쪽등록일 : 13.02.18 00:01조회 : 2933/2947추천 : 83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태공, 그렇다면 아무 담보물도 좋다는 건가요?”“그렇소. 내가 담보물을 요구하라는 것은 꼭 받아 둘 필요가 있어서 보다 일본인들이 재도약하려는 각오가 어떤지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어 해보라는 것이었소.”“그렇군요.”통화를 끝낸 은행장은 태공이 하던 말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일본에서 발행하는 채권의 이율은 상당히 높았다. 모두 연간 이자가 6퍼센트에 달해 국채로는 높은 편에 속했다. 물론 저개발국가나 또는 개발도상국이라고 평가되는 나라들은 그보다 금리가 더 높은 경우는 있었다.‘태공은 여전히 일본을 상당히 경계하는 중이야.’사실 일본은 여러 차례 이상하게 꼬여서 그렇지 아직도 경제 규모가 세계의 2위를 달리는 경제대국이다. 다만 전에 비해 적자가 나고 여러 요인으로 계속해서 여유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 문제가 발생했다.군사적인 팽창을 지향하지 않고 경제에 조금 더 신경을 쓰면 엔화 가치의 하락과 인건비 하락과 부동산 하락은 위기이자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아무래도 그런 점 때문에 태공은 무리하게 담보물을 요구하며 일본 정부의 행동을 테스트하려는 것 같2/13 쪽

았다.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가운데 어느새 봄이 지나고 뜨거운 여름이 다가오게 되었다. 여름이 다가오자 부국인 베네룩스 국민들은 모두 휴가를 떠날 준비로 바빴다.베네룩스 국민들은 보통 한국을 한 두 번은 다녀와야 그런대로 휴가를 잘 보냈다고 하는 풍토가 있었다. 세 명의 직장동료들이 노상 카페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번 여름휴가에는 한국의 영토로 완전히 변한 대마도를 가볼까? 그곳으로 가면 한국과 일본 문화를 동시에 접할 좋은 기회가 있다고 하던데.”“그런가? 나는 이번에는 몽골을 가볼 생각이야. 거기로 가서 초원에서 말을 타며 자유를 만끽하는 휴가를 보내기 아주 좋은 곳이 많다고 하더군.”두 사람이 이런 대화를 나누자 다른 사람이 나서며 말했다.“나는 카리브 주로 가는 것이 좋아 보이더군. 그곳에 가면 여러 나라 문화를 동시에 접할 기회가 많으니까. 진주 목걸이도 사고 휴가 기간 동안 우주선 발사 장면도 구경할 수 있으니 좋지.”“진주야 대마도도 유명하니 대마도로 가는 것이 좋아.”3/13 쪽

처음에는 서로 약간씩 의견이 갈리더니 결국 세 사람은 대마도를 가보기로 결정하고 있었다. 여름휴가지만 그래도 남들이 항상 거론하고 뉴스에서 가끔 나오는 대마도라는 섬에 대해 관심이 많아 그곳으로 휴가를 떠나기로 한 것이다.다들 여름휴가 계획으로 바쁜 가운데 에이트는 빠르게 최태욱의 지시에 따라 음식거리를 조성하는 사업 추진으로 정신없었다. 기존의 단독 건물들을 매입해 시설을 약간 변화를 주는 식으로 개업하고 있었다.최태욱은 에이트가 결정한 투자 장소를 살피고 나서 필요자금을 건네주고 있었다.“에이트, 이런 정도면 충분하니 앞으로는 더 이상 나에게 보고할 필요가 없다. 내가 믿긴 자금 한도 내에서 네가 알라서 결정하도록 해.”“알겠습니다.”본시 항상 기본적인 어떤 체계만 잡아주지 일일이 간섭하지 않기 때문에 에이트에게 모든 권한을 넘기고 있었다. 그러자 에이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태공, 자금은 언제 회수하실 거죠?”“1년 뒤에 5퍼센트 이자와 같이 회수해서 나에게 주면 돼.”4/13 쪽

“1년 뒤라면 최소한 2년 안에는 회수한다는 것인데 조금 무리가 아닌가요?”“뭐가 무리야? 음식 장사해서 1년 안에 자리 잡지 못하면 그건 끝난 사업이라고. 돈이야 쉽게 그런 정도로 벌지는 못하겠지만 1년 동안 식당이 유명해질 정도로 자리만 잡으면 은행에서 얼마든지 대출을 받을 조건이 되니 대출을 받아 갚으면 되는 거지.”“아, 그런 방법이 있군요.”돈을 꼭 급하게 회수할 필요는 없지만 조금은 졸라야 된다고 판단해 이렇게 지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최태욱은 이런 일은 추진하는 에이트의 보수에 대해 말했다.“에이트, 너는 멧돼지 농장을 운영해 이득을 챙기고 자금을 빌려주고 생기는 5퍼센트 이자는 네가 연봉으로 생각해 사용하면 된다.”“그 많은 돈을 제 보수로 쓰라고요?”“그래, 대신 사업 추진에 필요한 경비를 나에게 달라고 하면 안 된다.”“알겠습니다.”5/13 쪽

최태욱은 그동안 자기와 위험한 작전도 같이 수행한 측근이라 이런 식으로 다소 후하게 자리를 잡도록 배려해 주고 있었다.한편 일본 정부에서는 베네룩스에서 요구하는 담보물을 뭐로 정하느냐를 놓고 의견을 모으고 있었다. 일부에서는 대륙붕에서 한일 공공개발 지역인 7광구를 담보로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베네룩스 입장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장관, 그곳은 엄연히 한국과 일본 사이에 벌어지는 대륙붕 개발권한이라 담보물이 될 수 없다고 봅니다.”“그렇군요. 한국 정부에서 반대하면 안 되니 소용이 없겠네요.” “그렇다면 남태평양에 있는 조업권을 담보로 하면 어떨까요?”“그것도 어렵다고 봅니다. 점차 어획량이 줄어드니 베네룩스에서 좋아 할리 없다고 봅니다. 공연히 받아들이지 않을 담보물을 제공해 망신당하지 맙시다.” 이런 저런 의견이 모두 실효성이 없다고 해서 밀려 버리고 나자 총리가 답답한 심정으로 상공부 장관에게 물었다.6/13 쪽

“장관 생각에는 담보로는 어떤 것이 적당하다고 판단합니까?”“제 생각에는 호주와 칠레 그리고 브라질에 있는 광산개발권을 담보로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런 정도라면 지하에 그대로 있을 광물이니 그들이 받아들인다고 봅니다.”“좋소. 담보로 맡기는 것이니 사라질 염려는 없어 적당하군요. 그럼 광산개발권을 담보물로 제공합시다.”좋은 시절에 자원 확보 차원에서 확보해둔 광산개발권을 결국 담보물로 제시하게 되었다. 그러자 베네룩스에서는 별로 이의를 달지 않고 1000억불의 일본국채를 매입해 주었다.  유엔에 500억불을 납부하자 유엔에서는 즉시 오사카만의 방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방제 작업을 끝내야 된다고 하며 종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남의 돈으로 방제 작업을 해서 그런지 방제포를 한국에서 대량으로 사와 바다 전체에 천을 깔듯이 뿌리고 있었다.“저런, 내 돈을 그냥 바다에 뿌리네.”“유엔에서 보낸 작업인부는 도대체 누구야?”7/13 쪽

“보아하니 필리핀 사람 같은데.”“그러면 인건비는 조금 덜 들겠군.”일본 정부에서도 비용 처리에 대해 감시단이 있으니 300억불은 다른 용도로 샐 염려가 없었다. 다만 필리핀에서 보낸 작업인부의 인건비로 지출되고 한국 제품인 방제포가 엄청나게 소모되니 조금 아깝기는 했다.“방수포 소각비도 장난이 아니게 소모 되는군.”“억울해도 하는 수 없지. 지금은 저런 방식이 최선이야.”그와 동시에 아주 긴 오일펜스도 설치해 두고 있었다. 작은 돌까지 일일이 수작업으로 기름을 제거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런 단순한 방법이 현재로는 최선일 수밖에 없었다.  바닷가에 수많은 사람들이 방수포를 들고 기름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자 일본인들도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나서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오사카로 몰려와 방제 작업에 동참하고 있었다.8/13 쪽

“식사와 숙소는 제공해 줘야죠.”“자원봉사자 신분증을 가지고 백제 산업으로 가시면 됩니다.”“그래요. 거긴 목욕 시설도 좋으니 그쪽이 좋겠네요.” 기름을 먹음은 방제포를 소각하는 시설은 오사카의 부두 노동조합을 장악한 백제 산업에서 담당하고 있었다. 소각하며 생기는 화력으로 물을 데워 대형 대중목욕탕 시설을 운영하고 있었다. 방제작업에 투입된 인부들은 매일 같이 따뜻한 물로 목욕하지 않으면 피부병이 생길 위험성이 많았다. 그 때문에 그런 목욕시설을 같이 운영하고 있었다.“세탁시설은 어떻게?”“그것도 백제 산업으로 가면 세탁을 해줍니다.”모든 시설의 이용이야 당연히 유엔에서 정산해주고 있었다. 필리핀에서 오게 된 인부들의 숙식도 백제 산업에서 전담하니 돈이야 잘 벌고 있었다. 그렇게 모아지는 자금들은 헐값으로 나온 오사카 부두 근처의 부동산을 하나 둘 매입하고 있었다.  다소 단순하지만 많은 인원이 투입되어 대대적으로 방제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9/13 쪽

보니 차츰 정상적으로 변하는 지역이 생기고 있었다. 뜨거운 여름날. 방제 작업에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지친 몸으로 쉬고 있었다. “힘들어도 보람이 있군.”“당연하지. 나라를 살리는 길이 아닌가?”이런 대화를 나누며 TV를 보던 일본인들은 다들 기겁하고 말았다.“뭐야? 저런 미친놈들이 있나?”나라가 망조가 들어 버린 것인지 뉴스에서는 동경의 지하철에 독가스를 대량으로 살포하는 끔찍한 보도가 나오고 있었다. 누군 죽게 자원봉사를 하며 고생하는데 한쪽에서는 이런 사건이 터지자 맥이 탈 풀리고 말았다.“진짜 힘 빠지게 만드는 죽일 놈들이군.”“혹시 조선인들이 하지 않았을까?”10/13 쪽

이런 말에 다른 일본인이 기겁하고 있었다.“자네. 아직도 그런 소리를 하나? 내가 보기에는 절대로 그렇지 않아. 분명히 일본인의 짓이 분명하다고 가끔 종말론을 외치는 놈들이 분명해.”“그런 종교도 있나?”“우리 일본에는 그런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그리고 나라가 너무 어려워지니 신도가 더 늘어나고 있고.”  8월 20일에 일어난 지하철 독가스 살포 사건은 일본인들은 물론 세계가 놀라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독가스에 중독되어 피를 흘리고 죽어가는 장면도 나오고 있었다.“저런 도대체 어떤 놈들이야.”“경찰도 아직 범인이나 어떤 조직원들이 벌인 사건인지 잘 모르는 모양이야.”   원 역사보다 5개월 늦게 터져서 그런지 범인들은 더욱 치밀했다. 그래서 살포한 현장에서 사라져 범인을 잡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또한 살포한 독가스의 양도 많고 살포 장소나 퍼진 구역이 아주 넓었다. 그러니 사린가스에 당한 희생자들도 많았다. 그런 내용이야 최태욱 혼자만 알지 다른 사람은 전혀 모르니 일본인이나 세계인들은 그저 11/13 쪽

경악하며 분노하고 있었다.사린가스를 제조해 살포한 사건은 세계인들에게 화학무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었다. 동경에서 드디어 사린가스 살포 사건이 터지는 순간. 스텐 성에서 지내는 최태욱은 그런 사실을 총리로부터 보고 받고 있었다.“태공, 사린가스를 종말론을 믿는 광신도들이 살포했다고 하더군요.”“그래요? 하긴 지구의 종말이 얼마 있으면 죽는 처지로 생각하고 사는 광신도들이니 그런 짓을 해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할 겁니다.” “태공, 아직 배후는 밝히지 못한 모양입니다.”“이상하군요. 방금 범인은 종말론자들이라고 하지 않았어요?”“그거야 그런 유인물들이 교회에서 떠도니 저도 한 번해보는 판단이죠.” 최태욱은 범인들이 모두 사라졌다니 또 어떤 사건을 저지를 수 있어 무심결에 말했다.12/13 쪽

“일본에는 옴진리교라는 종교단체가 종말론을 믿습니다. 교주는 아사하라로 꼭 돼지 같이 생겼어요. 그놈이 올해 돼지해라 그런지 아마 죽으려고 환장해 그런 짓을 벌였을 겁니다.”최태욱은 이렇게 말하고 나서 다 토하고 보니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흐미, 자칫하면 이상한 소리 나오게 생겼어.’아주 정확하게 범인들을 지목해서 말을 토하고 보니 분명 실수를 한 것이다.‘쩝! 대충 돼지 같이 생긴 놈이라고 했으면 북한도 그런 비슷한 놈이 있으니 조금 나은데. 공연히 헛소리를 토했군.’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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