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475화 (475/657)
  • < --  [열도에서 부는 화풍]  -- >최태욱은 일본의 대마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식을 들으며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었다.‘결국 주민들이 선택한 그 방법이 최선이야.’고베에서 일어나게 될 대규모 지진을 기해 벌어질 대마도의 움직임이다.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지만 지금은 이미 그가 손을 쓸 상황이 아니다. 이제 대마도의 운명은 그곳으로 이주한 한국인들이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로 결정되는 것이다.‘잘못하면 일본과 전쟁이 터지는데.’대마도의 주민들 행동을 일본 정부에서 수수방관할 리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니 최태욱은 이번에 일을 벌이기로 착수한 주민들이 걱정이다.‘전쟁은 안 되는데.’어떤 이유로든 전쟁은 최악이자 최후의 수단이 분명했다. 그래서 전쟁을 안 하고 대마도의 완전히 회복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의외로 대마도는 그가 생각하는 일정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회1/13 쪽등록일 : 13.02.12 00:01조회 : 3178/3200추천 : 94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벌써 그렇게 많은 주민이 대마도로 이주했다니. 너무 놀랍군.’최태욱은 이런 생각을 하며 애틀랜타 호가 있는 바닷가로 향하고 있었다. 이제부터는 모든 것은 운명에 맡기고 해저유물 탐사 작업만 할 생각이다.옆에 있는 몽골 출신인 두 경호원을 보며 물었다.“일루와 투이는 잠수정을 탈 수 있겠냐?”“예, 전에 한 번 타보니 안전하더라고요.”“그거야 해류가 전혀 없는 곳에서 타는 것이지. 여기는 물살이 거세.”“그래도 잠수정을 타고 충분히 탐사 작업에 동참할 정도는 됩니다.”“알았어. 그렇게 자신하면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잠수정을 타보도록 해.”최태욱은 먼 일본에서 어떤 사건이 벌어지던 상관이 없다는 듯이 애틀랜타 호에 올라 탐사작업만 지휘하고 있었다. 그가 탐사 작업을 하는 동안 멀리 떨어진 일본은 운명의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2/13 쪽

    일본의 오사카 옆에 있는 고베 시 인근에는 수많은 전자공장들이 들어서 있었다. 소니를 비롯한 많은 전자회사들이 다투듯이 전자공장을 건립해 거대한 산업단지를 만들었다.그리고 임해 공단지역에는 거대한 천연가스와 원유 저장시설이 있었다. 또한 그곳에는 정유공장을 비롯해 조선소도 가동되고 있었다.붕! 붕!커다란 뱃고동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수많은 대형 선박들이 오사카만으로 몰려오고 있었다. 대형 컨테이터 선박들도 줄을 있고 있었다. 컨테이너 부두에는 무수한 컨테이너가 싸여 있었다.오사카 만에는 대형 유조선들이 입항해 한창 중동에서 들여오게 된 원유를 하역하고 있었다. 일본의 경기가 다시 살아나자 중동이나 멀리 북해에서 수많은 원유를 계속 사들여 오고 있었다. 또다시 중동지역이 조금 불안정한 정국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원유 비축량을 늘리려고 다소 무리하게 원유를 들여오고 있었다.40만톤급 원유 수송선의 선장인 나카무라는 여러 척이 오사카 만에 모여들자 짜증을 내고 있었다. 40만톤인 유조선들이 이미 4척이나 원유하역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3/13 쪽

    “이러다 화재라도 나면 완전히 골로 가겠네.”“선장님, 이거 기분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지진연구소에서 자꾸 지진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고 하니 실제로 지진이 난다면 큰일이 아닙니까?”“그래서 걱정하는 거지.”  “선장님, 해저 지진으로 인해 쓰나미라도 밀려오면 원유수송선끼리 부딪치게 생겼어요.”“예인선이 조심해서 유도하겠지.”오사카 지역이 인구증가로 인해 더 이상 산업공단이 들어서기가 어렵도록 밀집되었다. 그래서 인근 도시인 고베 시로 국가산업공단인 전자분야 생산지역이 이전되었다. 또한 원유 저장 탱크도 그쪽에 많이 건립했다. 또한 고베 시는 싼 원료인 천연가스를 이용하기 위해 도시 전체를 도시가스 배관으로 연결해 두고 있었다.이곳 전자 공단은 새로운 전략 산업인 거대한 반도체 공장들이 수없이 들어서 있었다. 같은 업종이 밀집되니 상당히 유리한 점들이 많았다. 한국이 어느새 자신들이 자랑하던 전자 산업 분야에서 추월할 기세로 뒤를 따라오자 공동으로 합심해 신제품을 4/13 쪽

    개발하기 위한 연구소를 건립했다.   우글우글.퇴근 시간이 되자 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은 모두 바쁘게 퇴근하고 있었다. 퇴근해서 회사의 정문을 통과하자 동료들과 가볍게 대화를 나누던 이시하라 연구원은 신이 나서 말했다.“잘하면 1분기에 목표를 달성하게 되겠어.”“그런가? 자네가 가진 주식 시세를 말하는 거지?”“당연하지. 회사의 주식을 많이 사두고 일하니 더욱 힘이 나더군.”“부럽군. 나는 애들 교육비 때문에 저축할 여유가 없는데.”“그래도 주식을 사보라고. 자네도 시골에 농토가 있지 않나?”“그거야 부모님들이 사시니 팔기가 곤란하지.”“누가 땅을 파나 담보해 대출받다 주식을 사보라는 거지. 요즈음 주식투자 안하면 아5/13 쪽

    내에게 이혼 당한다는 소리도 모르나?”“하긴 나도 아내에게 그런 소리 듣기는 하지만 아무튼 당장 주식에 투자할 여유 돈이 없으니 어쩌겠나.”일본의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 주식 시장이나 부동산 시장도 활성화되었다. 일본의 국민들은 대부분 반도체나 전자회사의 주식을 많이 사두고 있었다.물론 그런 회사를 다니는 회사원들은 자신들의 회사 주식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었다. 주가가 연일 조금씩 오르니 이래저래 일할 맛이 나고 있었다.이시하라는 오사카에서 출근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기위해 터미널로 향하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하철로 몰려들고 있었다.와글와글. 웅성웅성.돼지해인 을해 년이 되고 벌써 보름이 지나가고 있었다. 한국과 있었던 거대해전 패배로 인해 잠시 불황을 겪었다. 하지만 이제 과거 수준으로 다다를 정도로 전자 산업을 비롯한 각종 산업들이 활기차기 되살아나고 있었다.지하철을 타고 오사카로 향하던 이시하라가 이어폰을 귀에 끼고 뭔가 듣고 있었다. 그는 전에 대마도에서 살다가 이곳 오사카로 이주했다. 대마도가 대부분 한국어를 사6/13 쪽

    용하는 조선인들이 거주하자 그것이 보기 싫어 이사를 왔다.이시하라는 이어폰으로 라디오 방송을 듣고 있었다.‘어라! 대마도에서 무슨 투표를 한다고 소란스럽지?’뉴스의 앞부분을 듣지 못해 자세한 것은 모르나 주민들이 모두 찬반 투표를 해야 한다고 방송되고 있었다. 신경을 써서 들어 보려고 하나 뉴스에는 전혀 다른 내용이 보도되고 있었다.한국의 제주도 해상에 드디어 뉴코레아라는 원자력항공모함이 입항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뉴스를 듣던 이시하라가 은근히 열이 나서 투덜거렸다.“어휴! 해상자위대도 기왕에 해군력을 기를 바에는 원자력항공모함이나 건조하지 뭐 하러 구형이라는 이지스 구축함은 또 건조한다는 거야?”일본은 평화헌법으로 외국을 공격할 무기라고 판단되는 항공모함은 보유할 수 없었다. 그래서 대신 강습헬기상륙함을 두 척이나 건조해 두고 있었다. 모두 15000톤 규모로 오래전에 건조한 함정이다. 지하철을 타고 오사카에 도착한 이시하라는 근처에 있는 야식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7/13 쪽

    이곳 야식집은 그가 살던 대마도에서 이주한 사람이 개업한 곳이다. 그래서 항상 오사카로 이주한 일본인들이 모여들고 있었다.“아저씨, 우동 하나 주세요.”“자네 또 우동인가?”“저야 항상 그렇죠.”이시하라는 주인장이 가져다주는 우동을 젓가락으로 한 입 먹으며 물었다.“아저씨, 대마도에서 무슨 투표를 한다고 하던데요? 그게 무슨 소리죠?”“자네 고향의 소식에 대해 너무 모르는군. 대마도에서 주민들이 찬반투표를 해서 한국과 합병하는 문제를 결정한다는 거야.”주인장의 말에 이사하라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뭐요? 그런 일이 있어요?”“그렇다네. 그래서 정부에서 그것은 불법이라고 반대하지만 대마도 주민들은 기어이 8/13 쪽

    강행할 모양이라 지금 대마도는 그 때문에 상당히 소란스럽다고.”자신의 토지가 아직 대마도에 남아 있는 이시하라는 이런 말에 마음이 급해졌다. 그래서 정신없이 우동을 먹고 돈을 지불하고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이거 빨리 팔아야지 돈을 한 푼도 건지지 못하게 생겼어.’이시하라 생각에는 이미 한국인들이 80퍼센트 이상 거주하는 대마도이기 때문에 투표는 하나마나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급했다.아파트로 오게 된 이시하라는 급하게 대마도로 전화를 넣고 말했다.“사장님, 제가 소유한 토지를 사게라도 빨리 팔아주세요.”“알았네. 시세를 알아보고 내일 회사로 연락을 해주지.” “빨리 팔아야 해요.”“알았다고.”아직 대마도에 남아있는 일본인들은 대부분 토지를 소유하고 있으나 싼 가격으로 판매하고 떠나기 어려워 남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노인들이라 고향을 떠나기 어려운 처9/13 쪽

    지들이 대부분이다.이시하라는 싼 가격이라도 토지를 판매하겠다고 말하고 침대로 가서 누었다. 이시하라는 대마도에서 벌어지는 사태로 인해 마음이 심란했다.‘어휴, 어찌하다가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거야.’정말 나라가 어찌 변할지 모르고 불만이 가득했다.‘조선인에게 계속 밀리고 있다니 정치인들은 뭐하고. 자위대 놈들은 도대체 뭐를 하는 거야. 한국인들 말대로 밤에 다들 자위만 하고 지내나?’항상 한참은 뒤진 나라라고 생각하던 한국이다. 공업화를 이룬 한국은 어느새 많은 산업 분야에서 일본을 추월하고 있었다. 조선업도 그렇고 철강업에서 뒤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전자 부분에서 신형컴퓨터 생산에서 뒤지더니 냉장고나 에어컨 그리고 세탁기 등도 추월당하고 있었다.  심란한 마음이라 침대에서 일어나 서성이고 있었다. 그러나 마음이 너무 불안하고 어째 기분이 아주 이상해 주방으로 가서 맥주를 꺼내 마시고 있었다.‘대마도 때문에 내가 불안한가?’10/13 쪽

    큰 토지가 아니라 있으나 없으나 자신의 생활을 크게 바꾸지 못하는 정도다. 그래서 버린다 생각하고 놔두다가 한 푼이라도 건져 보려고 판매를 의뢰한 것이다.  ‘내가 신경이 너무 예민한 성격이라 그런가?’그가 잠 못 이루는 동안 오사카 지역을 비롯한 인근에는 그와 같은 현상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다. 오사카에서 멀지 않은 정신 병원의 병동에서는 갑자기 환자들이 난동을 피우고 있었다.“우리 다 죽는다. 다 죽어!”“불에 타서 다 죽는다니까? 나를 빨리 꺼내줘.”그러자 급하게 달려온 남자 간호사들이 환자들을 구석으로 몰고 가서 진정제인 주사를 놓고 있었다. 그러나 전과 같으면 얌전해질 환자들은 여전히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살려줘! 나 여기 있으면 죽는다고.”“살려주세요. 제발 우릴 놔주세요.”11/13 쪽

    환자들은 울며 매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남자간호사들은 매몰차게 외쳤다.“얌전히 못 있어!”남자간호사들은 난동을 피우는 환자들을 모두 방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신병동에서 환자들의 처절한 외침은 커져만 가고 있었다. 밤이 깊어갈 수록 정신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울부짖는 외침은 높아졌다. 환자들의 외침이 너무 커지고 있자 짜증난 남자간호사들이 건물 밖으로 나왔다. 넓은 잔디밭의 벤치로 가서 담배를 피워 물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저것들 오늘 따라 왜 저지랄 들이야?”“미친놈들이 언제 이유가 있어서 날뛰나? 가끔 저러잖아.”이들은 환자들이 이유도 없이 난동을 피운다고 하며 벤치에 앉아 있었다. 벤치 옆의 숲에서는 작은 소리들이 들리고 있었다. 귀가 약간 간지럽고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사르륵. 사르륵.12/13 쪽

    풀숲은 빠르게 지나가는 소리들이 들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다고 할 정도로 조용히 들리던 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고 큰 소리로 변하고 있었다.  발밑에서 뭔가 빠르게 지나간다고 생각해 내려다보던 남자 간호사들이 기겁했다.“헉! 이게 뭐야!”“으아아악!” 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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