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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73화 (473/657)
  • < --  [열도에서 부는 화풍]  -- >[열도에서 부는 화풍]아직은 주위가 깜깜하게 어두운 새벽······.휘리릭. 휘리릭. 차가운 바닷바람이 강하게 불어오고 있었다. 두툼한 외투를 입은 피닉스 여왕과 레베이카 대공주 그리고 다비흐 왕자는 최태욱과 같이 스텐 성의 망루에 서있었다.피닉스 여왕이 추워 보이는 아들의 옷깃을 단단히 여며주며 말했다.“태공, 날씨가 무척 차갑군요.”“기상대에서 이틀간 기온이 10도 정도 아래로 내려간다니 계속 춥겠어요.”며칠간 따뜻하더니 갑자기 추워져서 그런지 스텐성에서 근무하는 시녀들 중에 감기환자가 늘었다. 최태욱은 그에 대해 슬며시 물었다.“감기에 걸린 몽골시녀들은 모두 병원에 보냈다고요?”회1/13 쪽등록일 : 13.02.11 00:01조회 : 3193/3212추천 : 101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4979

    “예, 이상하게 새로 발령 받은 몽골시녀들만 걸렸어요. 아마 감기에 약한 체질들 같습니다.”감기에 걸린 시녀들은 모두 몽골에서 새로 왔다. 추운 지방에서 살다가 유럽으로 오자 환경변화로 인해 아직 적응되지 않아 감기에 걸린 것 같았다. 그 시녀들은 모두 5명으로 테무르바칼 공주가 이곳 스텐 궁으로 오게 되면 보살피는 역할을 하기위해 왕실로 보내졌다.“유행성 감기라고 하던데. 다른 사람은 이상이 없고요?”“예, 전부터 근무하던 시녀들은 모두 태인권법도 수련하고 홍삼제품을 오래 복용해서 그런지 다들 건강한 모양입니다.”베네룩스 왕국의 국민들은 이제 거의 태인권법이 생활체육으로 변했다. 그래서 일부 무술 동작은 여자들도 쉽게 익히기 위해 에어로빅과 접목해 변형되기도 했다. 그로인해 태인권법은 유럽 전역으로 더욱 넓게 퍼지고 있었다.전보다 더욱 많은 부국이 된 베네룩스 국민들은 이제는 변했다. 돈 벌이도 좋지만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데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실내체육관에서 운동을 많이 하지만 사설인 고급 스포츠센터에서 운동하는 경향이 많았다.2/13 쪽

    일부는 아침이나 저녁에 조깅이나 파워워킹을 하는 사람들이 대폭 늘었다. 그래서 SG 필립스전자에서는 파워워킹을 하는 국민들을 상태로 만보기를 판매하고 있었다.최태욱은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사이클을 장려하는 피닉스 여왕에게 물었다.“사이클 로드를 별도로 만든다고요?”“예, 주로 강변에 만들기로 했어요. 기존에 있는 길들에 조금만 자금을 투입해 정비하면 돼요.”자전거를 타는 인구가 늘면서 몽골에서 제작되는 자전거가 많이 수입되었다. 베네룩스 왕국에 있던 엔티 모터스 회사의 생산 공장을 몽골로 이전해서 제작하고 있었다.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생산하는 엔티 모터스는 동남아시아로 진출을 노리고 있었다. 귀족이 소유한 회사라 최태욱은 그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엔터모터스가 베트남으로 진출하고 싶다고요?”“예. 기회가 있으면 태공께서 힘을 써주세요.”“합자회사라면 모를까 아마 베트남에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거요. 유럽과는 달리 동남아시아에서는 저가품을 만들어야 되니까요.”3/13 쪽

    “그래도 좋은 자전거를 타려는 인구가 늘어나니 승산이 있다고 하더군요.”“알았소. 한번 알아보죠.”최태욱은 대답이야 쉽게 했지만 동남아시아의 진출에 대해 약간은 회의적이다. 원 역사에서 이제부터 동남아시아에는 많은 자연재해와 더불어 금융 위기가 닥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물론 원 역사와 그대로 흐르지는 않겠지만 동남아시아는 분명 지금도 투자하기 매우 난감한 상황이다. ‘조짐이 너무 좋지 않아. 일본이 다급하면 모든 아시아권 국가들의 국채를 회수할 수 있어.’원 역사에서 얼마 있으면 일본에 큰 자연재해가 일어나니 해보는 생각이다. 일본은 경제협력을 위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그러니 일본이 지진으로 너무 어려워지면 외국의 국채를 모두 현금으로 회수할 수 있었다. 그러니 최태욱은 자신의 뜻과 같이 일본이 타격을 받게 될지 때로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드디어 동쪽의 먼 산자락에서 붉은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한국의 동해에서 바라보는 4/13 쪽

    해맞이와는 전혀 느낌이 다르다. 그래도 1995년 새해에 가족들과 같이 해맞이를 같이 하니 기분 좋았다.“올해는 돼지해라 양돈업이 잘 되겠군.”“태공, 돼지해에는 양돈업이 잘되다니요? 그런 속담도 있나요?”“돼지해는 본시 자손이 번성하는 해로 칭하고 있어 덕담으로 해보는 소리지요. 아마 살찐 돼지가 불에 잘 끄실러 질 거요.”최태욱은 그저 해보는 소리는 아니다. 돼지해가 되자 그는 올해에는 양돈업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생각이다. 혼자서 구상하다가 여건이 되면 시도해볼 생각이다.사실 살찐 돼지가 불에 탄다는 의미는 본시 달리 표현해야 된다. 하지만 그저 원숭이를 돼지라고 표현한 것에 불과했다. 지진은 깊은 지하에서 벌어지는 자연현상이다. 전생에서처럼 그대로 벌어질지도 모르고 전혀 다른 형상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고베에 진짜 그런 지진이 날까?’자연현상이라 미래를 안다고 해도 장담하기는 어려웠다. 고베에서 지진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자신이 구상한 사업들은 큰 자질이 생기게 된다. 이미 주사위는 던졌으니 5/13 쪽

    운명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동쪽에서 떠오른 붉은 해가 점점 하늘 높이 오르자 최태욱은 아들을 보며 말했다.“다비흐 이제 내려가자. 그런데 다비흐는 새해에 뭐를 배울 생각이냐?”“저 축구 배우려고요.”“축구를?”“예. 애들과 놀려면 축구를 잘해야 인기가 좋아요.”틀린 이야기가 아니라 최태욱은 그저 흘리듯이 말했다.“열심히 배워봐. 어려서부터 공을 가지고 놀면 결굴 잘 하게 되니까.”망루에서 천천히 내려온 최태욱은 축구를 배운다고 하는 다비흐에게 계속해서 드리블에 대해 말해주고 있었다.“다비흐, 그냥 이렇게 몰고 다니면 돼.”6/13 쪽

    최태욱이 알려주자 다비흐는 눈이 동그래서 유심히 듣고 있었다. 뭔가 배우려는 집중력이 아주 강한 아이다. 자신이 잘하는 운동을 배운다고 하자 최태욱도 약간은 신이 나서 아들을 코치해주고 있었다.“양쪽 발로 이렇게 해봐.”“예.”자주 같이 지내지 못하는 아빠가 축구를 알려주자 다비흐는 정신을 집중해 듣고 있었다. 어린 아이지만 아빠에게 관심이 많다가 보니 잘 보이려는 마음이 우러나 열심히 배우려고 했다.아직 어리지만 그래도 제법 축구공을 이리저리 잘 몰며 뛰어다니고 있었다.툭! 다다다다. 이제 베네룩스를 떠날 생각이라 며칠간이라도 아들이 하고 싶어 하는 축구놀이를 같이 해주는 것이다.낮에는 다비흐와 같이 놀아주고 밤에는 주로 레베이카 공주와 같이 지내고 있었다. 그녀가 수집한 자료를 보며 그리스 해역에서 벌어진 해전들에 대해 살펴보고 있었다.7/13 쪽

    레베이카는 자꾸 아테네 근처의 해역을 유심히 살피는 최태욱을 보며 물었다.“살라미스 해역을 탐사하려고요?”“직접 가서 한번 돌아보려고. 꼭 그쪽으로 가서 탐사한다는 것은 아니야.”“그쪽의 해역은 많은 사람들이 탐사해서 유물들이 별로 나온 것이 없다고 하던데요.”“그들이야 수심이 낮은 곳을 찾은 것이고 나야 잠수정이 있으니 깊은 곳을 탐사해야지.”“그래도 쉬운 일은 아니겠네요.”최태욱은 지금 당장 한국 해역으로 가기가 약간 곤란했다. 해저유물을 탐사하면서 세상의 이목을 슬그머니 속이려는 것이다. 그리스 해역 중에서 적당한 곳에서 탐사작업하며 일본에서 벌어지는 고베지진을 기다릴 생각이었다.스텐 성으로 한국에서 반가운 사람이 찾아왔다.“어서 오세요. 숙부.”8/13 쪽

    최태욱이 아들의 교육을 담당하라고 초청한 사람은 자신의 무술스승이자 이제 숙부인 최도술이다.“견우에게 무술과 축구를 지도해 주라고?”“예, 숙모님은 초등학교 교사를 하셨고 붓글씨와 한문, 그리고 음악도 아주 잘 하시니 두 분이 같이 견우를 지도해주시면 됩니다.”“알았어, 그렇게 하지.”최도술을 왕궁으로 초청한 이유야 무술에서 일기견이 있고 축구도 잘 지도하기 때문이다. 또한 차명희는 초등학교 교사출신이라 다 방면을 잘하니 충분히 개인교습을 할 수 있었다.“견우를 엄하게 교육해 주세요.”“알았어. 뭘 걱정하는지 잘 아니 신경을 쓰지.”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아들의 교육을 맡기니 마음이 조금은 편했다. 또한 한국에 계신 부모님도 걱정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가 지도교사로 스텐 성으로 오게 되었다. 에이트는 앞으로 주로 경호원 역할이나 또는 잡다한 놀이 상대로 변하게 되9/13 쪽

    었다.새해가 되어 며칠이 지나고 있었다.스텐 성의 망루에는 왕실 가족들이 모두 모였다. 다들 두툼한 외투를 입고 기다리고 있었다. 왕족들 옆에는 총리를 비롯한 각료나 국회의원들이 서있었다.날씨가 너무 추워서 다들 코끝이 벌게져 있었다. 그들 앞에는 커다란 화로가 놓여 있었다. 익숙한 솜씨로 에이트가 칼집을 내서 밤을 굽고 있었다. 최태욱과 왕족들 그리고 관료들은 군밤을 먹으며 관함식을 겸한 출정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빠바바방.이때 해변에 대기하고 있던 해군군악대가 요란하게 팡파르를 울리고 있었다. 드디어 관함식을 겸한 출정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쉬이익. 쉬이익이윽고 함재기인 F/A 18E 슈퍼 호넷 전투기가 하늘을 나르고 있었다. 그러자 최태욱과 왕실 가족들은 의자에 앉아 스텐 성의 망루를 향해 예를 포하며 지나가는 함정들을 바라보고 있었다.10/13 쪽

    수많은 함정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이동하고 있었다. 물살을 가르며 지나가는 대형함정들은 아주 믿음직해 보이고 있었다. 특히 대형 항공모함의 위용은 대단했다.관함식에 참여하는 함정은 뉴코레아 호인 만재배수량이 10만톤인 항공모함 1척, 12000톤인 이지스 순양함 2척, 8000톤의 이지스 구축함 4척, 수중배수량 9000톤의 원자력잠수함 2척, 보급함, 소해함, 4만톤급의 헬기강습상륙함 그리고 3천톤급인 잠수함 4척이 포함되었다. 또한 뒤에는 3천톤급의 코르베트 4척이 이동하고 있었다.쉬이익, 두두두두.하늘에서는 전투기를 비롯해 아파치 공격헬기들이 꼬리에 오색 연기를 품으며 이동하고 있었다.“충~성!”함선의 갑판에 일렬로 도열한 해군 병사들이 일제히 충성을 외치며 지나가고 있었다. 최태욱은 간간히 같이 거수경례하며 답하고 있었다. 천천히 이동한다고 하지만 함정들은 빠르게 스텐 성을 지나 사라지고 있었다.‘이제 제주도로 가는군.’최태욱은 자신 대신에 한국으로 떠나는 함정들을 바라보며 감격에 겨웠다. 비록 남의 11/13 쪽

    나라에서 살지만 조국을 위해 뭔가 확실하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제 한국은 적어도 남의 나라에게 당하지 않을 거야.’최소한 자신이 있는 한 비록 베네룩스 해군이지만 조국을 잘 지켜줄 것으로 믿고 있었다. 또한 그러는 사이에 한국도 스스로 지킬 힘은 충분히 이룰 것으로 굳게 믿었다.‘대마도 문제도 이번에 끝장내야 해.’ 이런 생각을 하는 중에 다비흐가 슬며시 물었다.“아바마마, 저 배들은 모두 할아버지 배야?”“할아버지 배?”“할아버지 사시는 곳으로 간다면서요?”최태욱은 이런 아들의 말에 다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아들이 하는 이런 비슷한 말을 들으면 이질감이 생길 때가 많았다. 다비흐는 자신과는 달리 여왕의 아들인 왕자로 태어났다. 아들은 장차 베네룩스 왕위에 오를 신분이다가 보니 자신과는 사물을 보는 시각이 전혀 달랐다.12/13 쪽

    어린 아들에게 복잡한 내용을 설명하기도 그렇다. 주변에 총리나 장관들도 같이 있으니 간단하게 답해 주었다.“할아버지 배가 아니고 할아버지 집을 지키러 가는 배야.”“아, 나는 할아버지가 아빠보다 더 부자인줄 알았어요.”이윽고 해군 함정들이 모두 지나가고 나자 이번에는 해양경찰의 함정들이 지나가고 있었다.“충성!”해경의 함선은 해군함정에 비해 약간 평평했다. 후미에는 늪지대나 수면이 낮은 지역이 많은 영토의 특성 때문에 각종 공기부양선이 유달리 많았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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