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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465화 (465/657)
  • < --  [녹화사업과 사랑]  -- >피닉스 여왕은 이런 생각을 하고 네브소냐에게 지시했다.“실장, 다비흐가 말을 타보기도 했으니 속히 무룬을 잠시 들렸다가 귀국하지.”“공단을 견학하시려고요.”“그곳에 와 있는 로버트 회장을 직접 만나 물어볼 것이 있어서 그러니 그리 갑시다.”“그럼 준비를 하겠습니다.”다른 곳으로 떠날 준비를 하라고 지시한 피닉스 여왕은 테무르바칼에게 다가가 다정스럽게 말했다.“바칼 공주, 신년 초에 베네룩스 왕국에서 축하 행사가 있으니 꼭 유럽으로 오세요. 그날은 왕실 가족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기로 했으니 반드시 참석해야 해요.”“무슨 축하 행사인가요?”“내년에 항공모함 출정식도 있으니 꼭 참석해야 해요.”회1/13 쪽등록일 : 13.02.07 16:36조회 : 3061/3077추천 : 88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알았어요. 꼭 참석하도록 하죠.”어차피 태공의 모든 여자들에게 마음을 후하게 열기로 결정했다. 그 때문에 피닉스 여왕은 새해 초에 있는 축하행사에 꼭 참석하라고 전하고 있었다. ‘이제 가족처럼 한 마음으로 살아야 해.’그동안 다소 산발적으로 따로 떨어져 살던 왕실의 여자들을 한곳에서 모이게 할 계획이다. 여자들도 베네룩스 왕실의 한 가족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려는 것이다.피닉스 여왕은 추가해서 우수리아 기예단장에게 당부했다.“바칼 공주가 유럽으로 올 때 우수리아 단장이 공연단과 같이 오세요. 몽골도 이제 베네룩스 왕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으니 국민들에게 몽골 문화를 알리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상설공연장을 개설할 생각이니 유럽에서 지낼 단원들도 미리 결정해서 데리고 오고요.”“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이런 당부를 하고 피닉스 여왕일행은 바칼 공주와 헤어지게 되었다.2/13 쪽

    울란바토르에서 전용비행기를 타고 무룬 공항에 도착한 피닉스 여왕은 트랩에서 내리며 매우 놀랐다. 공항의 크기도 울란바토르에 버금가고 도시에는 높은 빌딩들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여기도 발전 속도가 아주 빠르군.”“그러네요. 공장만 있는 도시가 전혀 아니군요.”“인구도 아주 많겠어.”공항 주변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여럿이 보였다. 넓은 도로에는 자가용도 많이 보이고 있었다. 무룬 공업도시는 제철소, 제련소, 정유공장, 화력발전소, 섬유, 피혁, 특수철강, 자동차공장들이 있었다.미국에서 제약회사 사장을 겸해 SGUS 소그룹을 이끌던 로버트가 몽골로 와서 소그룹 회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오너의 부인이자 여왕인 피닉스가 공단에 있는 SG그룹의 사무실로 찾아오자 그가 옆에서 안내하고 있었다.“폐하, 어떤 공장을 가보실 것인지?”3/13 쪽

    “굳이 공장을 일일이 돌아볼 필요는 없어요. 몽골로 와서 고생하시는 로버트 회장님을 한번 만나려고 왔어요.”“저를요?”피닉스 여왕은 만나서 물어볼 것이 있다고 했지만 그에 대해 말 하지는 않고 다른 이야기를 했다.“기왕에 여기까지 왔으니 SG 그룹에서 운영하는 공장을 돌아 봐야겠군요.”뭔가 알고 싶어 하는 표정을 보이면서도 달리 말하자 로버트는 즉시 답했다.“폐하, 금괴가 생산되는 제련소를 가보는 것이 어떤가요?”“그럴까요. 가면서 이야기하면 되겠군요.”제련소와 사무실은 거리가 별로 멀지 않았다. 가는 동안 승용차에서 바라본 거리는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활보하고 있었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은 가끔 백인이 보이고는 있지만 대부분 검은 머리의 동양인들뿐이었다.“이상하군요. 여기 공단 지역에는 동유럽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들4/13 쪽

    었는데 지금 거리를 직접보니 백인들이 아주 드물군요.”“그래 보이나요?  지금은 낮이라 대부분 사무실에서 근무하니 그럴 겁니다. 그리고 동유럽에서 왔다고 해도 모두 머리색이 흑발인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 겁니다.”“그런가요?”“폐하, 여기 몽골에서는 일부러 머리색을 검게 염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별히 인종이나 종교적인 차별은 전혀 없지만 흑발인 사람을 미인 미녀라고 여기기 때문에 흑색으로 염색하고 있어서 더욱 그렇게 보일 겁니다.”“그렇군요. 인구가 얼마나 되죠? 도시가 상당히 큰데.”“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미 20만명이 넘는 곳으로 압니다.”인구가 200만명을 조금 넘는 몽골 공화국에서 20만명의 인구가 모여 사는 대도시라면 상당한 규모라는 생각이 들어 물었다.“어머, 인구의 1할이나 여기에 모여 사는군요.”“대략 따지면 그렇지만 몽골의 인구는 이제 300만명이 되어 그런 정도는 되지 않습니5/13 쪽

    다.”처음 듣는 말에 피닉스는 화들짝 놀라 되물었다.“예? 몽골의 인구가 그렇게 늘어요?”“폐하께서는 아직 잘 모르고 계시는 군요. 몽골에는 한국, 일본, 동유럽, 러시아에서도 이주를 많이 하고 만주 지역에 살던 조선족이나 또는 중앙아시아에서 이주해온 조선족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친척도 같이 이주해 인구가 많이 늘었지요.”“그렇군요?”“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로버트 회장이 이렇게 설명해도 피닉스 여왕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았다. 자신이 알기로는 한국이나 해외에서 몽골로 이주한 사람들이 많다고 해도 납득하게 힘들었다. 불과 몇 년도 지니지 않은 사이에 그렇게 많은 인구가 늘었다는 것은 너무 이상했다.그런 정도의 인구 이동이라면 민족 대이동이라는 소리가 세계 언론사에서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언론 보도가 전혀 없었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피닉스 여왕은 여전히 의혹어린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자 약간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음녀 로버트 회장은 슬며시 말했다.6/13 쪽

    “폐하, 우선 공장부터 돌아보고 나서 나중에 제가 추가해 설명 드리죠.”“그게 좋겠네요.”로버트 회장의 안내를 받아 돌아본 SG제련소 몽골공장은 규모가 상당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금속들은 대부분 한국이나 베네룩스로 보내진다고 했다.공장을 돌아보던 피닉스 여왕이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생산 공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모두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눈이 파란 백인들도 마차가지로 한국어를 사용하지고 있었다. 그런데 책임자로 보이는 근로자들은 말의 억양은 부드럽고 말단 근로자들은 억양이 너무 강했다. ‘이상하군. 하위직이라 힘들어서 퉁명스럽게 말해 그런가?’여자들은 전혀 보이지 않아 피닉스는 공장을 돌아보고 로버트에게 말했다.“여자근로자들이 있는 곳을 가보고 싶군요.”“그럼 모직이나 화학섬유 또는 피혁 생산 공장으로 가봐야죠.”7/13 쪽

    피닉스 여왕은 모직, 화학섬유 공장도 들리고 피혁 생산 공장을 들렸다. 여자들이 많이 근무하는 공장들도 전과 같이 독특하게 상하가 구분되는 말들을 사용하고 있었다.밀집한 공장들과 가까운 자회사인 봉제공장이나 제화공장에서는 주로 군복이나 군화가 많이 생산되고 있었다.“군인용품이 많군요.”“보기에는 그래도 사실 군납은 반이고 나머지는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겁니다. 몽골이나 시베리아 등지는 모두 군화를 민간인도 같이 사용하니까요.”“그렇군요. 여기서 생산된 가죽원단을 베네룩스로 보내는군요.”“그렇습니다. 한국과 베네룩스로는 가죽원단을 보내고 나머지 피혁원단은 모두 몽골에서 완제품으로 만들어 수출하는 중입니다.”공장들은 돌아보고 나서 사무실로 돌아오자 피닉스 여왕은 공장을 방문하는 내내 이상하게 느끼던 점을 물었다.“왜 책임자들과 하위근로자들의 억양이 전혀 다르죠?”8/13 쪽

    “아, 그건 이유가 있습니다. 책임자인 근로자들은 모두 한국에서 오게 된 근로자들이고 하위직은 조선족이나 또는 북한 출신들이라 다소 억양이 다른 겁니다.”“북한 출신이 그렇게 많아요?”“그렇습니다. 사실 공단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80퍼센트는 북한에서 탈출한 근로자들입니다. 탈북자들이라 몽골 정부에서도 외부로 발표하지 않고 몽골로 이주한 이주민으로 조용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정부도 그런 사실을 외부로 전혀 알리지 않고 있어요.”“그렇다면 탈북자들이 몽골에서 완전히 정착한다는 건가요?”“물론 그런다는 탈북자도 있고 한국이나 또는 미국 그리고 카리브나 베네룩스 등으로 가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은 일단 여기서 임시로 정착해 살다가 기술이나 또는 교육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고 자본주의의 생활에 적응하면 보내고 있습니다.”“그럼 그들은 모두 몽골 국적을 가지고 정상적으로 다시 이민을 떠나는 형식이 되겠군요.”“그렇습니다. 그래서 외부에서는 대규모 인구 이동에 대해서 모르고 몽골 정부도 굳9/13 쪽

    이 인구 증가를 발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북한은 거대해전 무렵에 서해상에서 서해해전을 벌여 크게 패했다. 그리고 유럽에서 외교관들이 마약밀매와 위조지폐를 유통시키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 그런 행위로 인해 유엔에서는 북한에 대해 금융거래 중단이나 무역거래 중단 등 여러 가지 제재조치를 하게 되었다.북한은 힘든 살림살이를 하는 중으로 식량 사정이 나빠 주민들이 굶어 죽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로인해 북한을 탈출하는 주민들이 대폭 늘어나고 있었다.함경북도지역이 그 정도가 특히 심했다. 그 지역의 수많은 주민들이 중국의 만주나 또는 러시아의 연해주로 탈출했다가 다시 쉽게 시민권을 발급해 주는 몽골로 이주한다는 이야기다.“무조건 받아도 곤란하지 않나요?”“그렇지요. 다른 곳은 모르지만 한국으로 다시 이주를 원하는 경우는 심사 과정이 아주 복잡합니다. 탈북으로 위장해 한국으로 들어가 간첩으로 활동할 여지가 많아서요.”“그렇겠군요.”10/13 쪽

    로버트 회장의 설명에는 이곳 공단에서 근무하는 하위직인 근로자는 모두 탈북자로 계약직이라고 했다. 2년, 1년, 6개월, 3개월로 나뉘어 보수가 약간씩 차이가 난다고 했다.“폐하, 6개월과 3개월은 모두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사람들입니다. 1년 이상 계약자는 가족을 데리고 완전히 탈북한 사람들이고요.”       “다른 구분은 없나요?”“가족을 데리고 탈북하면 1년 계약을 무조건 해줍니다. 그리고 그 후에 2년 계약을 해주어 그게 끝나면 다른 나라로 이주할 권리를 주거나 또는 정규직으로 변하는 것이고요.”“그렇군요. 그렇게 되면 어떤 방법으로라도 가족을 데리고 오려고 하겠군요.”“그렇다고 봐야죠. 그렇게 구분하는 이유는 가족이 그립던 체제에 적응을 하지 못하던 북한으로 다시 돌아갈 사람까지 챙겨줄 이유가 없다고 해서 태공께서 이런 식으로 구분하라고 했습니다.”“태공이 직접 지시한 사안인가요?”11/13 쪽

    “예, 태공께서 저를 이곳으로 보낸 것은 그런 일을 전담하라고 보낸 겁니다.”피닉스 여왕은 그동안 최태욱이 유달리 몽골에 신경을 쓰는 이유를 정확하게 알았다. 여전히 중국은 북한 정권을 비호하는 배경국가다. 그리고 몽골과 중국은 약간 다르기 때문에 이런 방법으로 북한을 탈출하는 주민들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최태욱은 북한에서 어떤 짓을 하던 그에 대해 언론을 상대로 평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주민이 굶어 죽은 북한을 같은 동포로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최태욱은 몽골을 통해 이미 북한의 주민들을 간접적으로 돕고 있었다. 다소 특이한 방법을 사용해 외부로는 전혀 표가 나지 않도록 자신이 도와주는 자금들이 모두 주민들에게 직접 돌아가게 배려한 것이다.“그래도 북한 정권이 일부로 돈을 중간에 챙기면서 몽골로 보낼 수도 있겠네요.”“아마 그런 것도 참고했을 겁니다. 우선이야 주민들이 당 간부들에게 뇌물을 주고 이곳으로 와서 일하게 될겁니다.”“그런 일도 충분히 있을 수 있겠군요.”12/13 쪽

    “하지만 사람이 살다보면 더 나은 생활을 원하니 가족을 데리고 완전히 탈북하게 되는 거죠. 돈을 받아먹던 당 간부들이야 벌이가 중단되니 여전히 주민들의 탈북을 슬며시 눈 감게 되고요.”피닉스 여왕은 무작정 탈북자를 몽골에서 계속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 물었다.“앞으로 계속 탈북자가 늘 전망으로 보이는데 계속 공장을 증설할 수도 없지 않나요?”“그렇습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그 많은 탈북자들을 몽골에서 수용한다는 거죠? 식량 사정이 너무 나빠 탈북자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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