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456화 (456/657)
  • < --  [투자는 태풍으로]  -- >일본은 계층을 불문하고 도농을 가리지 않으며 너도 나도 주식 투자에 몰두하고 있었다. 매입만하면 계속 오르는 증권에 투자를 안 하면 바보가 되는 사회 분위기다.회사원들이 점심시간에 분식점에서 식사를 마치고 자판기에서 커피를 빼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자네도 주식을 샀나?”“당연하지. 나는 중공업 주식에 투자했어.”“정밀 기계가 전망이 좋다던데.”“그건 너무 올라서 사기가 힘들더라고.”처음에는 퇴직금 등 여유 있는 자금을 가진 소액 투자자들이 몰려왔다. 나중에는 회사원이나 공무원들도 다들 은행에서 대출 받아 증권으로 투자하고 있었다. 눈치를 보며 이리 저리 계산해 투자를 미루던 일본인들은 연일 높이 오르는 주식 시세로 인해 다들 눈들이 뒤집혀 버렸다.커피를 마시고 난 직원들이 옆을 지나가는 여직원을 보며 옆에 있는 동료에게 물었다.회1/13 쪽등록일 : 13.02.04 12:49조회 : 3092/3109추천 : 46평점 :선호작품 : 4979(비허용)

    “자네 요즈음 제일 유명한 유행어가 뭔지 아나?”이런 물음에 동료가 즉시 답했다.“아내 팔아 주식한다는 소리!”그런 대답에 고개를 흔들며 이내 답을 말해주고 있었다.“자네는 요즈음 컴퓨터 게임만 하느라 뉴스나 코미디 프로도 안보는 모양이군. 그런 말이야 오래전에 나온 유행어지. 요즈음은 남편 팔아서 주식한다는 소리가 있다고.”“그런가?”일본에서는 요즈음 이혼율이 갑자기 높아졌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나 젊은 사람이나 가리지 않았다. 주식투자로 인해 부부싸움이 벌어져 이혼하는 사태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회사원은 동료에게 그런 유행어가 나온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요즈음 돈이 잘 벌리는 주식에 고집스럽게 투자하지 않는 남편과 이혼하고 위자료 받아 투자하는 주부들이 늘어나자 나오는 유행어야.”2/13 쪽

    “이혼 당해도 싸지. 요즈음 주식에 투자 안하는 멍청이도 다 있나?”“조선출신들이 그런다고 하더군.”“그것들은 대부분 모자라는 놈들이라 그래.”일본인들은 겉으로야 한국출신들에게 우호적인 표정을 보인다. 그러나 일본 해상자위대의 일방적인 패배로 끝난 거대해전 이후로 변했다. 속으로는 한국 출신에 대해 상당히 반감들이 많았다. 그래서 전보다 더욱 재일 교포에 대한 차별이 심해지고 있었다.일본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는 어디고 주식투자에 대한 대화가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자네 얼마나 벌었나?”“나는 어제 하루에 1만엔 벌었어.”“겨우 그거야? 나는 하루에 10만엔 벌었는데.”3/13 쪽

    이러니 열불이 나서라도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주식에 더 많이 투자할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니 공무원들은 슬며시 공금을 유용해 주식을 매입하고 있었다.‘적당히 벌고 다시 채워놓으면 되지.’그러나 한번 투자해서 잘 벌면 버는 대로 더 많은 이득을 노리게 된다. 유용해 투자한 공금을 회수해 원상복귀를 시키지 못하고 있었다.주식투자는 사실 상당히 위험성이 많은 분야다. 특히 소자본을 가지고 짧은 기간에 이득을 보려는 단기 투자의 경우 특히 그렇다.주식시장이란 자체적으로 어떤 생산을 하는 산업이 아니다. 계속해서 외부로부터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면 완전히 제로섬게임인 정글이다. ‘한 번의 성공으로 인생이 완전히 역전된다고.’힘들게 모아 놓은 종자돈으로 한방을 노리고 증권시장으로 사람들은 몰려가고 있었다. 그곳이 아수라 지옥보다 더한 곳인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인간의 탐욕은 이성적인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다.가끔 운이 좋아 터지는 대박으로 인해 사람들의 혼을 빼버리는 마력을 지닌 곳이다. 투자해 벌게 되면 더 많은 돈을 끌어들여 투자하게 된다. 그런 이유야 인간의 끝없는 4/13 쪽

    탐욕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휴! 다들 버는데 나는 망했어.”“그러니 왜 엉뚱한 주식을 사고 그러나.”“그것이 더 빨리 오를 줄 알았지. 처음에는 잘 나가더니 다시 내려갔다고.”아무리 주가시세가 오르는 분위기라고 해도 망하는 분야는 항상 있는 법이다. 호황중이지만 가끔을 쫄딱 망해서 자살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었다.“죽긴 왜 죽어. 다시 돈을 구해서 한 번에 역전하면 되지.”“그러니 바보지.”누구도 증권시장의 호황 중에 망해서 자살해 버린 사람을 동정하지는 않았다.결국 증권시장에서 손을 털고 떠나는 사람은 완전히 알거지가 되는 정도로 망해서 떠나게 된다. 대부분의 도박판에서 벌어지는 현상이 주식시장에서는 끝없이 진행되는 것이다.누군가 손해를 보아야 자신이 이득을 보는 그런 살벌한 시장이다. 그런 와중에 소액5/13 쪽

    이지만 거래 때마다 수수료를 꼭꼭 챙기는 증권회사만 나중에는 돈을 버는 구조인 요상한 시장이다.단기 투자의 경우 도박보다 위험성은 더욱 높았다. 잔잔하게 요동치던 동경의 증권 시장은 점점 태풍과 같은 거센 바람으로 투자 열기가 휘몰아치고 있었다.고베나 오사카 지역은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었다. 한국교포들이 비교적 많이 사는 오사카지역에는 요즈음 새로운 풍토가 생기고 있었다.고베에 있는 중소형 아파트에서 부부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40대의 한국교포2세 남편과 부인이 벌써 한 달 간이나 냉전 중이다. 요즈음 누구도 사는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대마도로 이사를 간다는 남편과 살수 없다고 이혼을 요구하고 있었다.“당신은 대마도가서 공무원 생활을 한다는 것이 좋은지 모르지만 나는 거기로 가서 살수 없어요. 여기서 주식으로 투자에 돈 벌어 편하게 살고 싶어요. 그러니 우리 이혼해요.”남편은 주식으로 투자를 안 한다고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의 태도에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6/13 쪽

    “애들을 생각해서 절대로 이혼할 수 없소.”“당신과 나는 서로 갈 길이 다르니 이혼하는 거죠. 내일 법원으로 합의이혼 신청하죠.” 서로 고집스럽게 자기의 생각만 주장하던 부부는 결국 합의이혼하게 되었다. 아파트를 팔아 나누고 남편의 퇴직금도 나누는 식으로 재산을 정리했다.죽도록 일해 번 돈을 아내에게 거의 넘겨준 남편은 너무 허탈했다. 삶의 의욕이 사라져 해변에서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곳에서 태어나 살았지만 새삼 머나먼 타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후우! 세상살이가 진짜 험악하군.’살면서 처음으로 자살하고 싶다는 충동이 생기고 있었다.부부간이란 헤어지면 남이라더니 참으로 인생 공부 심하게 하는 중이다. 이제 가지고 있는 돈도 없고 대마도로 가서 공무원으로 산다는 꿈도 사라져 버렸다. 그러니 나오는 것은 한숨뿐이다.“후우! 앞으로 뭐하며 살지?”이때 비슷한 처지인 이웃집 사람이 슬며시 다가와 물었다.7/13 쪽

    “자네도 결국 주식을 안사서 아내와 싸우고 이혼했군.”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일본인 아내와 살다 주식 때문에 이혼한 교포2세다. 이런 물음에 이내 답하고 있었다.“대마도로 가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면 더 살기 좋아 보여 그리로 이사하자니 이혼하자고 해서······.”“애들은?”이혼하면 제일 걱정되는 것이 아이들이라 우선 그 문제에 대해 묻고 있었다. 그러자 낙심한 표정으로 답하고 있었다.“애들 둘은 모두 아내가 키우기로 하고 양육비로 재산을 대부분 넘겨줬어요.”“자네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이제 빈손으로 대마도로 가서 살기도 뭐하고 정말 막막합니다.”이런 소리를 토하자 옆집 남자가 슬며시 권하고 있었다.8/13 쪽

    “자네, 대마도로 가서 살기 어려우면 나와 몽골로 이민가세.”“몽골요?”“자네는 자동차정비사 자격증이 있으니 몽골로 가서 나와 같이 자동차 정비소를 해보세.”몽골이 전과 달리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일본에서 이민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았다. 재일교포 출신들이 일본인인 부인들과 이혼할 경우 이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대마도로 가서 살겠다는 재일교포의 수가 대폭 늘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몽골로 가서 자동차 정비소를 차려 승산이 별로 없다고 판단해 거절하고 있었다.“몽골에 무슨 자동차가 있어 정비소를 운영해요? 내가 보기에는 승산이 없어 보입니다.”“자네는 아직 변하고 있는 몽골에 대해 전혀 모르는군. 거긴 전과 달리 자동차가 많아. 그리고 주로 중고 자동차를 수입해 사용하기 때문에 정비할 경우가 더 많다고.” “알았어요. 나도 남은 재산 모두 정리해 투자해 보죠.”9/13 쪽

    “그러세. 자네는 정비소를 운영하고 나는 중고차 매매센터를 옆에서 운영하면 될 거야.” 결국 일본에서 살길이 막막해진 그는 옆집 남자와 같이 남아 있는 재산을 챙겨 오지의 땅인 몽골로 떠나고 있었다. 일본의 증권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상황에 대마도나 또는 몽골로 이주를 떠나는 사람들이 대폭 증가하고 있었다. 다들 남모를 사연들이 있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 보자고 떠나고 있었다.“우리 애들을 학교에서 따돌리고 그러니 멀리 떠나서 삽시다.”“알았어요. 차라리 몽골이 더 좋겠어요.”“일찍 떠나지 못한 것이 후회되는군.”“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몽골에는 한국 사람들이 많으니 거기서도 충분히 학교를 다닐 수 있어요.”처음에는 일본에서 삶이 실패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이주를 시작했다. 차츰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들도 나른 새로운 삶을 살아본다고 몽골로 이주하는 새로운 열풍이 불어버린 것이다.10/13 쪽

    일본은 급격하게 해외에서 자금들이 유입되는 동시에 해외로의 이주 열풍으로 인해 많은 돈들이 빠져 나가고 있었다. 대마도는 이제 한국인이나 재일교포 그리고 일본 국적을 지닌 교포 2-3세들이 주민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오사카에서 살다가 이곳으로 이주한 사람이 관공서를 다녀와 어업허가증을 보여주며 말했다. “어업허가를 내주네.”“그야 바다에서 양식업을 한다니 조업허가를 내주는 거지.”“전에는 해주지 않았잖아.”“그야 먼 바다로 나가 조업한다니 그런 것이고.”거대해협은 대마도의 경우 해안에서 1킬로미터 외부로 나가서 조업할 수 없다. 그래서 해변과 가까운 곳에서 하는 양식업만 허가를 내주고 있었다. 많은 한국관광객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며 말했다.“여기서는 한국어로 말해야 살겠어.”11/13 쪽

    “당연하지, 관광객들이 모두 한국인이니 당연히 그래야 살아남아.”상가의 간판이나 또는 관광지의 안내문은 모두 한국어로 표기되고 있었다. 주민들의 구성원도 거의 대부분 한국어를 사용하고 공무원들도 그렇기 때문에 나누는 대화다.한편 LA에서 지내는 최태욱은 일본에서 드디어 증권 투자 열풍이 불자 피닉스 은행장인 민택수를 부르게 되었다.호화로운 저택의 대형 응접실의 소파에 앉은 두 사람은 일본에서 투자되다가 회수한 자금을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태공, 회수된 자금은 어떻게 하죠?”“약속한 대로 10억불은 베네룩스 국방부로 넘기고 나머지는 모두 달러로 바꾸어 보관하고 있어.”“알겠습니다.”최태욱은 자신의 돈은 이미 회수를 했지만 피닉스 투자 회사나 또는 개인적으로 투자한 사람의 자금이 회수되지 않아 지시했다.12/13 쪽

    “피닉스 투자회사는 이제부터 서서히 회수를 시작해.”“지금요?”“지금이 손을 털기가 제일 적당해 너무 과욕은 화를 부른다고.”“알겠습니다. 표가 나지 않도록 상황에 따라 회수하도록 연락하겠습니다.”최태욱은 피닉스 투자회사의 자금을 일본에서 회수한 이후에 대해 지시했다.“피닉스 투자회사의 자금은 모두 곡물을 사도록 하고.”“태공, 그 많은 자금을 곡물에 모조리 투자하라고요?”“꼭 곡물로 투자해야 돼. 올해는 아칸소 주까지 허리케인으로 피해가 많았으니 앞으로 곡물시세가 많이 오르니 빨리 그쪽에 투자해 두는 것이 유리해.”최태욱은 미국의 곡창지대 수확량이 거의 반으로 줄자 재빠르게 곡물을 사들이는 조치를 내리고 있었다.13/13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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